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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y Dolla $ign - Beach House EP
    rhythmer | 2014-02-18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y Dolla $ign
    Album: Beach House EP
    Released: 2013-01-21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미 메인스트림 힙합 차트와 클럽 씬을 장기집권 중인 더티 사우스 클럽튠은 좀 더 단출하고 스트리트한 사운드의 트랩 뮤직(Trap Music)이 파생되어 나오면서 그 세를 더해갔다. 그리고 근 2년 사이 대중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스타일이 갈라져 나왔으니 바로 래칫 뮤직(Ratchet Music) 되겠다. 래칫은 극도로 단순함과 반복을 핵심으로 한다. 트랩보다 더욱 미니멀하고 기존의 클럽용 힙합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스트립 클럽을 노린다. 잘나가는 프로듀서 중 한 명인 디제이 머스타드(DJ Mustard)는 이 계열의 선구자 격이며, 최근 메이저 프로모션 없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세이지 더 제미니(Sage the Gemini)도 래칫의 인기를 체캄케 한 뮤지션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래칫 뮤직이란 게 프로덕션과 가사 면에서 역대급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다 보니 클럽과 라디오를 강타하는 인기만큼이나 힙합 팬들의 모진 질타 또한 뒤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한두 곡의 싱글이라면 모를까 앨범 단위의 작업을 고려하면, 트랩 뮤직보다도 더 답 안 나오는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는 오늘날 나오는 수많은 힙합 앨범 중 정작 클럽튠이나 트랩이 차지하는 수록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방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은 꽤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를 제공한다.  

     

    그가 발표한 지난 두 장의 ‘Beach House’ 시리즈 믹스테입(Mixtape)은 래칫 뮤직 영향권 아래에서도 충분히 즐거운 앨범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고, 결국, 이번 EP를 통해 그것을 공식적으로 실현했다. 그 주된 원동력은 타이 달라 사인의 음악적 감각이다. 그는 디제이 머스타드, 디마일(D'Mile), 영 찹(Young Chop) 등의 프로듀서와 곡 작업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조율하여 래칫 뮤직과 알앤비를 잘 배합한, 이름 짓자면, ‘래칫앤비(Ratchet&B)’라 할만한 특유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신스를 비롯한 악기 소스가 간간이 가미되어 래칫의 맹점인 단조로움을 커버하고 랩과 노래의 경계를 오가는 타이 달라 사인의 보컬 자체가 멜로디의 일부가 되어 곡의 맛을 더한 게 특징이다. 그의 보컬에선 이미 비슷한 스타일의 장을 열었던 퓨쳐(Future)가 언뜻 스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목소리의 왜곡을 거의 하지 않고 좀 더 선명하게 라인을 살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문을 여는 “Work”는 이러한 특성들이 고스란히 응축된 곡이다. 래칫 사운드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탁월하게 가미된 브라스와 스트링, 그리고 타이 달라 사인의 중독적인 후렴구가 어우러지며 본작에서 가장 돋보이는 순간을 장식한다. 더불어 달라 사인의 레이블인 테일러 갱(Taylor Gang Records) 수장 위즈 칼리파(Wiz Khalifa)가 참여한 "Or Nah"8비트 칩튠(Chiptune) 사운드를 배합한 "Never Be The Same" 등도 하이라이트를 가져가는 곡들이다.

     

    다만, "Paranoid"라는 곡에 대한 그의 집착(?)은 앨범의 감흥을 깎아먹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이 곡은 이미 믹스테입 [Beach House 2]에 수록된 바 있는데, 이번에 비오비(B.o.B)를 초대하여 싱글로 다시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레이 송즈(Trey Songz), 프렌치 몬타나(French Montana)를 대동한 리믹스 버전까지 수록한 것. 양다리 걸친 남자의 심리를 클럽이라는 공간과 피해망상을 소재로 삼아 가볍게 그린 가사적 재미와 별개로 문제는 머스타드가 만든 곡의 비트가 본작에서 가장 뒤처진다는 점이다. 참여 진만 다르고 같은 비트의 이 곡을 두 곡씩이나 그것도 연달아 배치하는 강수를 둔 건 다소 의아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앨범의 얼굴마담인 "Paranoid"만 제외하면, [Beach House EP]는 그의 정규작을 기대하게 하는 예고편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섹스와 여자라는 한정된 주제는 EP라는 구성을 통해 충분히 설득력을 얻었고,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가사는 타이 달라 사인이 랩퍼보다 힙합 싱어송라이터에 더 가깝다는 포지션으로 상쇄되었다. 기존의 클럽 힙합 사운드와 미묘하게 다른, 래칫 뮤직과 알앤비의 결합으로 탄생한 본작의 프로덕션, 그리고 자신의 무기 하나를 확실하게 장비한 신진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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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izzy (2014-08-07 01:36:17, 180.65.7.***)
      2. Paranoid 2연타는 정말 듣는이를 의아하게 하는 수..
        그래도 Ty Dolla $ign은 정말 올해 들은 신인 중에서 가장 매력있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네요 정말 목소리를 들으면 들을 수록 끌리네요
        Work는 그냥 무한반복중.....
      1. 레이니웨이 (2014-02-24 19:50:02, 14.33.13.***)
      2. 와.. 저는 Work가 엄청 떙기는 노래네요
        래칫사운드...! 마치 로버트글러스퍼 같은 작법이 느껴지던데 맞을지...?
        와.... 사운드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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