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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Onyx - #Wakedafucup
    rhythmer | 2014-03-25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Onyx
    Album: #Wakedafucup
    Released: 2013-03-18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90
    년대 열혈 힙합의 대명사였던 오닉스(Onyx) 2000년대는 암울했다. 클래식 [Bacdafucup]의 발매 10주년 즈음에 맞춰 야심 차게 발표한 속편 [Bacdafucup Part II]'사실 II가 아니야. 만우절 농담이었어!'라고 말해 달라 간곡히 부탁하고 싶을 만큼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으며, 이후 이어진 앨범들도 그들이 한물갔다는 평에 연속된 확인사살을 가할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본작은 여전히 오닉스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일말의 혹할만한 떡밥을 제공한다. 다시 한 번 [Bacdafucup]의 향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앨범의 타이틀을 어느 정도 수긍할만하다. 핵심 멤버 스티키 핑가즈(Sticky Fingaz)와 프레드로 스타(Fredro Starr) 2인 체제로 나선 오닉스가 재기를 위한 파트너로 정한 건 꾸준히 언더그라운드 랩퍼들과 합작을 진행해오고 있는 독일 출신의 프로듀서 그룹 스노우군스(Snowgoons). 사실 날 것의 냄새 그득한 이들이 오케스트라, 혹은 서사 영화의 샘플을 이용하여 장엄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의 비트를 주조하는 스노우군스와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선 반신반의한 심경이었다. 더불어 이미 오닉스 못지 않은 열혈 힙합 그룹 엠오피(M.O.P)와 스노우군스의 합작이 나온 상황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도 관건이었다.

     

    실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두 그룹은 적절하게 타협점을 찾았다. 스노우군스가 제시한 해법은 리듬 파트와 사운드의 공간감. 기존보다 두텁고 빡세게 가공한 드럼과 베이스로 성벽을 두르고 내부에서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건반과 관현악 샘플을 활용해가는 식이다. 그 위로 이전보다 목을 덜 혹사시키며 유연하게 뱉는 프레드로 스타와 여전히 거칠게 으르렁대는 스티키 핑가즈의 격렬한 랩핑이 얹혀서 꽤 인상 깊은 순간을 연출한다. 특히, 8번 트랙까지는 한 차례의 늘어짐도 없이 듣는 이를 바짝 조이는데, 그중에서도 "Buc Bac""The Realest"에서 뿜어 나오는 박력은 오닉스의 부활이라 할만하다.

     

    그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부드러워지고 클럽 지향적이 된 오늘날 힙합에 대한 격한 분노, 그리고 태생적 고향 뉴욕과 마음의 고향 힙합에 대한 애정이 짙게 깔린 가사도 앨범의 무드를 한껏 달아오르게 한다. 웨스트코스트 힙합이 한창 인기를 얻을 당시 커먼(Common)이 비판적인 심경을 담았던 "I Used To Love H.E.R"의 하드코어 버전이라고 할만한 "Trust No Bitch", 지금은 문닫은 뉴욕의 전설적인 나이트클럽터널(Tunnel)’을 이야기한 "The Tunnel", 격하지만, 냉철한 어조로 거리와 세상을 얘기하는 “Hustlin Hour” 등은 오닉스가 단지 독특한 금속성의 랩핑만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그러나 스노우군스가 본격적으로 관현악 샘플을 전면에 부각하면서 예의 그 장엄한 프로덕션의 봉인을 완전히 해제하는 후반부("One 4 da Team", "Hammers On Deck", "Turndafucup")는 상당히 아쉽다. 비트의 완성도 문제라기보다는 오닉스와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게 패인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One 4 da Team"에서 피처링한 렉스(Reks)와 오닉스의 랩을 비교해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전까지 훌륭한 절충을 보여주던 두 그룹의 조합이 갑작스레 깨지는 마지막 3연타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앨범의 마무리는 생각할수록 미련이 남지만, [#Wakedafucup]을 통해 들려주고 증명하고자 했던 이들의 목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만큼 오닉스가 약 15년 만에 랩핑과 프로덕션 모든 부분에서 다시 보여준 박력 힙합은 잠자고 있던 열혈 힙합 팬들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이번 앨범을 통해 재점화된 오닉스의 파괴적인 랩핑은 여전히 죽지 않은 베테랑의 저력을 느끼게끔 해준 좋은 예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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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버서버스 (2014-03-25 18:28:37, 1.229.238.***)
      2. 마지막 트랙 3개는 정말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는 오닉스 형님들이기에 평점 4점주고 싶네요,,
      1. 할로윈1031 (2014-03-25 11:25:33, 175.202.125.**)
      2. 오닉스 씨엔엔 엠오피.. 뉴욕이 주도권을 빼기면서 순식간에 약해진 비운의 그룹들이죠.
        이제 힙합씬이 좀 더 다양성을 요구하게 됬으니 그들만의 통로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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