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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Freddie Gibbs & Madlib - Piñata
    rhythmer | 2014-03-3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Freddie Gibbs & Madlib
    Album: Piñata
    Released: 2014-03-18
    Rating:
    Reviewer: 양지훈









    서던 힙합이 주류를 장악하고 있지만, 아직도 갱스터 랩을 컨셉트로 하여 거리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랩퍼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중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인지도를 넓힌 선수를 찾는다면, 단연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를 거론해야 할 것이다. 비록, 정규 앨범은 작년에 나온 [ESGN]이 유일하지만, 여러 장의 스트리트 앨범과 믹스테입, 그리고 10여 년의 세월 동안 실력을 다져왔기에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존재이다. 그는 지지(Jeezy aka Young Jeezy)와 벌이는 설전 속에서도 [ESGN]의 발매와는 별개로 다년 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스톤 스로우(Stones Throw)의 간판 프로듀서 매드립(Madlib)과 콜라보가 그것이다. 그리고 발매 연기를 거듭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이 앨범은 결국 이제서야 공개되었다.

     

    [Piñata]로 명명된 이 합작 앨범은 2011년부터 이어진 [Thuggin']-[Shame]-[Deeper] EP 3부작을 포함하는 LP이다. 모든 곡에 매드립의 손길이 닿은 만큼,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곡들도 기존 싱글의 스타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 매드립의 장기인 밀도 있는 샘플링과 빈티지 사운드의 운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점철되어 있다는 것이다. '70년대 소울과 펑크(Funk) 음원을 이용하는 비트를 두루 발견할 수 있는데, "High"에 활용된 프레다 페인(Freda Payne)"I Get High", "Robes"의 샘플 원곡인 레니 화이트(Lenny White)"Sweet Dreamer" 등등, 그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매드립이 자주 해온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편집자 주: 1970년 전후에 나타났던 흑인 영웅이 등장하는, 흑인 관객들을 위한 영화를 일컫는다.) 영화 음원의 활용도 수시로 이루어졌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데에 있어 '장인'으로 통하는 매드립의 센스는 조금도 녹슬지 않았으며, 직접적인 만남을 자주 갖지 못한 채 작업이 이루어졌음에도, 프레디 깁스와 조화에는 문제가 없다. 작년에 등장한 [ESGN]의 허약한 비트에서 느낀 아쉬움을 날려주기에 충분하다.

     

    어떤 스타일의 비트에서도 맛깔스러운 랩을 해내던 깁스에게 처음으로 의구심을 갖게 했던 [ESGN]과 달리, 이번에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시종일관 활약을 보여준다. 그의 장점인 빠른 랩은 시시때때로 등장하는데, 현악 루프 위에서 이따금씩 텅 트위스팅(Tongue Twisting)을 들려주기도 하는 "Shitsville" "Uno"는 그의 장기가 발휘된 대표적인 곡으로 꼽을 수 있다. 지지와 계속해서 대치 중인 만큼 그에 관련된 곡도 빠질 수 없다. 아예 'Remember Everybody Ain't Loyal'이라는 약어를 만들어 'Snowman Killa'(스노우맨은 지지의 별명)를 자처하기까지 하는 디스랩 "Real"은 두 남자의 첨예한 대립이 현재진행형임을 잘 보여준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로 찬사를 이끌었던 "Thuggin'"은 어느덧 2011년을 빛낸 싱글로 자리를 굳혔고, 대니 브라운(Danny Brown)과 함께 코카인 복용 상태를 생생하게 묘사한 "High"의 흥겨움도 빼놓을 수 없다.

     

    앨범의 후반부에서는 농구 구단의 이름을 딴 "Lakers""Knicks"가 연이어 등장하여 감상의 재미를 이어간다. 비록, 인디애나 개리 출신이지만, 깁스는 LA에서도 커리어를 쌓았기에 LA 출신의 두 뮤지션과 함께 "Lakers"를 통해 도시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는데, 이 트랙을 접하는 대부분의 힙합 리스너는 투팍(2Pac)"To Live & Die in L.A."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각각의 벌스(verse)마다 오래 전 있었던 NBA 이야기로 시작하여, NBA 경기가 있었던 동일한 시기에 자신이 동료를 잃었던 비극적인 경험을 대비시키는 "Knicks"의 독특한 가사는 쓴 여운을 남긴다.

     

    전반적으로 프레디 깁스가 제 몸에 맞는 옷을 다시 찾아 입은 듯한 모습이다. 이미 많은 수록곡이 공개되었던 만큼, 마니아들은 기대치에 충족하는 앨범이 탄생할 거라고 확신했을 터인데, 깁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고의 후렴 메이커라는 찬사를 이끌어낸 몇몇 믹스테입의 중독성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와 그에 잘 어울리는 시원한 랩이 있기에 금세 아쉬움이 사라진다. 앞서 수차례 언급했지만, 그의 커리어를 꾸준하게 지켜본 입장에서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던 실망스러운 앨범 [ESGN]과 지금 소개한 [Piñata]의 격차는 정말 크다. 랩퍼에겐 저마다 어울리는 비트메이커가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되새기게 해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 확실하다. 다작을 즐기는 랩퍼인 만큼, 깁스가 앞으로도 [Piñata]의 매드립처럼 좋은 프로듀서를 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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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퍽웟유투 (2014-04-09 16:33:45, 211.245.66.***)
      2. 자기가 뭘 하고있는지 너무도 잘 아는 양반. 진짜 상남자 중의 상남자 같아요. 왜 사람들이 깁스에게서 투팍을 떠올리는지 이제 이해가감.
        글고 뜰려고 헛짓거리 안하고 인디펜던트로 자기 하고싶은거 계속 쭉 해나가는 모습 진심 멋있고 박수 쳐주고 싶음.
        이번엘범도 그에 걸맞는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매체에서는 올해의 힙합, 랩엘범 감이라고 벌써부터 얘기가 나오더군요. 기대했던 만큼 잘 나와줬고 깁스 본인이 직접 맫립의 비트 시디들 중에서 골랐다는 맫립의 빈티지, 소울풀 비트 또한 플랙플로테이션 영화에 걸맞는 사운드 트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김선생 (2014-04-03 21:38:34, 211.205.45.***)
      2. 올해까지 나온 것중에선 제일 좋게 들었네요
        깁스의 다음 앨범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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