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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배드 조이스카웃 - Sportsa
    rhythmer | 2014-06-08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배드 조이스카웃(Bad Joyscoutt) 
    Album: Sportsa
    Released: 2014-05-16
    Rating: 

    Reviewer: 남성훈









    랩 듀오 배드 보이스카웃(Bad Joyscoutt)의 [Sportsa]는 앨범 전체를 책임진 한 명의 프로듀서와 두 랩퍼 간의 잘 조율된 상호작용을 통해 신인의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차별화 된 신선함을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데뷔작이다. 프로듀서 말립(Maalib)은 트랩 영향권 아래의 몽환적 비트를 담은 "Netwrk"로 앨범을 열고, 건반이 주도하는 단출한 사운드의 조합으로 목적한 무드를 형성하는 "B.A.D", 신세하의 참여로 신스팝(Synthpop)의 빈티지함에 세련미를 더해 흥을 끌어올린 "Miss Universe" 등 산만하게 도드라지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색의 프로덕션을 배치하는 데 성공한다.

    특히, "Bully"에서는 피-펑크(P-Funk)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변주한 캘리포니아 기반 힙합 프로듀서들이 2000년대 초반 선보인 펑키하면서 끈적한 비트를 떠올리게 하는데, 중간에 30초간 노골적으로 이를 내비치고는 부씨 콜린스(Bootsy Collins) 특유의 신음을 흉내 낸 부분을 넣은 것은 듣는 이에 따라 꽤 효과적인 유머로 작용할 것이다. 곡간의 기복도 존재하고 주목해야 할 고유함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하기 쉽지 않지만, 스스로 각 곡에서, 나아가 앨범을 어떤 식으로 꾸미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 영리한 프로덕션임은 분명하다.


    아쉽게도 두 랩퍼의 활약은 흥미로운 비트 프로덕션에 비해 도드라지지 않는다. 세상과 반 보쯤 떨어진 듯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여유 있게 펼쳐내는 데 성공하지만, 이를 드러내는 센스가 돋보이는 일부 표현을 제외하고는 가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특별하게 주목할 지점이나 없다는 것은 이 앨범이 프로듀서 말립의 앨범이 아닌 신인 랩 듀오 밷 조이스카웃의 데뷔작인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랩의 양이 많지 않은 스타일임에도 곡의 무드를 쉽게 전달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찾기 힘든 수준의 영어 가사를 많은 부분 사용한 것은 신인 랩퍼의 존재감 부각에 도움이 되어 보이지 않는다. 단지 스타일리쉬하게 들린다는 이유로 그 자체가 고유한 스타일이라 치켜세우기엔 어떤 식으로든 랩을 통한 더 많은 성취가 쌓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Sportsa]는 충분히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색이 뚜렷한 앨범이지만, 정작 이 앨범으로 데뷔한 주인공들을 크게 기억에 남기지 못한 아쉬운 앨범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지 못했던 신인들의 흥미로운 데뷔 앨범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한국 힙합의 2014년 상반기에 [Sportsa] 역시 그들 사이에 한 자리를 차지할 것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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