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릴보이 X 테이크원 - Good Time For The Team
- rhythmer | 2019-05-09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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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릴보이 X 테이크원(Lil Boi X TakeOne)
Album: Good Time For The Team
Released: 2019-04-01
Rating:Rating:
Reviewer: 이진석
릴 보이(Lil Boi)와 테이크원(TakeOne)은 오랫동안 같은 크루 -두메인(DoMain)과 벅와일즈(Buckwilds)- 에서 활동했고, 한때 배드뉴스(BadNews)라는 팀까지 결성한 적 있지만, 그동안 상반된 행보를 걸어왔다. 한쪽은 긱스(Geeks)로 활동하며 음원 차트 성적을 기반으로 범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왔고, 다른 한쪽은 수년간 명반에 대한 강박 속에 [녹색이념]을 작업하며 늦은 정규 데뷔를 했다. 이렇듯 다른 방향의 커리어를 쌓아온 둘임에도 합작 [Good Time For The Team]에서 이질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앨범의 인트로인 “진실”에서 밝히듯, 일관된 서사보단 오로지 랩 자체를 중심에 놓았기 때문이다.구체적인 주제의식 아래 만들어진 앨범은 아니지만, 둘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의 한국힙합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특유의 요소들이 들어있어 흥미롭다. 앨범의 제목부터 2012년 발표했던 릴 보이의 [Good Time]과 테이크원의 [TakeOne For The Team]으로의 회귀를 내걸었다. 또한, 많은 양의 랩을 빈틈없이 채워내는 구성이나 후렴을 짜는 방식 등, 여러모로 수년 전의 결과물을 염두에 둔 흔적이 엿보인다.
내용적인 측면 역시 마찬가지다. 불특정 대상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가 바탕이 되면서도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와 가리온, 주석, 그리고 MC스나이퍼(MC Sniper)의 “한국인”, “Gloomy Sunday” 등의 곡을 언급하며 한국힙합으로부터 영향받은 과거를 회상하고, 문화를 향한 애정과 낭만을 담아내려 했다. 트랙의 수도 시선을 잡아끈다. CD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한정 트랙을 제외하더라도 18개의 긴 러닝타임을 단 한 명의 객원도 없이, 오직 릴보이와 테이크원의 벌스로 빼곡하게 이끌어간다.
더욱 흥미로운 건, 앨범을 관통하는 서사나 주제의식 없이도 둘의 시원시원한 래핑이 러닝타임 내내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쭉 뻗는 발성과 뛰어난 박자감 등, 둘 모두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견고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Hot Shot”, “Shimmy Shimmy Ya”나 “Ray Freestyle” 등은 특히 인상적인 래핑과 마주할 수 있는 곡들이다.
하지만 아쉬운 구간 역시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Good Time For The Team]의 강점은 치열하게 맞물리는 두 래퍼의 퍼포먼스다. 반대로, 구성상 “벌어갈게”나 “To The Moon”처럼 다소 밀도가 떨어지거나 둘의 랩이 충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 트랙은 상대적으로 늘어진다. 빠른 템포로 워낙 많은 수의 트랙을 담아낸 만큼, 이러한 부분은 감상할 때 산만함의 원인이 된다. 가사적인 부분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빽빽하게 채워진 벌스 만큼 많은 양의 가사가 지나가지만, 대부분 직선적인 표현으로 채워져 결과적으로 귀에 남는 라인은 찾기 어렵다.
[Good Time For The Team]은 근래 발매된 한국힙합 앨범 중에서도 가장 양질의 래핑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각자 커리어에서 찾아볼 수 있던 차트를 위한 노림수, 혹은 명반을 향한 강박을 들어내자 전작들을 웃도는 결과물이 나왔다. 새로 런칭한 둘의 레이블, 하프타임 레코즈(HALFTIME RECORDS)로서도 꽤 성공적인 출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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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illo (2019-05-10 23:16:20, 110.34.76.***)
- 앨범을 관통하는 서사와 주제의식이 없다...라. 서사의 퀄리티가 좋고 구리고도 아니고 서사의 유무도 판별 못한채 글을 쓰는건 뭔가 싶네요. 제대로 안들었으면 그냥 평론 안쓰시는게 나을 것 같은데. 이 앨범 평론 안쓴다고 누가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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