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작성자
패스워드
이메일
태그사용
자동줄바꿈
자동링크
사실 오랫동안 한국힙합앨범은 굳이 찾아 듣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평가가 좋은 앨범도 들어보면 그저 비트 골라서 그위에 되는대로 라임칠한것뿐인 앨범이 대부분이더군요. 제가 뭐 철학적 사유나, 사회비판적 가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랩퍼라면 자신만의 스타일과 에티튜드정도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저 일회용 컨셉잡기에 급급하고 무슨놈에 허세는 그리 많은지. 물론 어디 랩가사에 허풍없는거 몇이나 있겠습니까. 근데 커리어 쌓은지 얼마되도안은엠씨들이 마치 한국힙합을 대표하는것처럼 말하니 전혀 진실성이 없어보이더군요. 또한 앨범을 통째 들어도 결국은 비슷한 이야기 비슷한 주제를 비슷한 방식으로 풀어 놓으니 재미없더군요. 그에 반해 데프콘의 랩이 맘에 들었던건(그는 항상 그래왔었지만) 곡마다 다양한 테마가 존재하고 곡의 목표를 정확히 집어서 랩을 한다는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낙태중의 가사에서도 bj에 대한 스토리텔링이란 주제를 (뭐 이건 스토리텔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가장 정확히 집어서 표현한건 데프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들어도 오랜만에 뜬구름 잡는 가사가 아닌 진짜 한국랩 들은 기분이었습니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요새 메인스트림의 요소를 조금씩 살을 발라 배치합니다. 이런 선택은 단순히 '유행'을 받아들였다기보단 '봐라. 나 이런 비트위에서도 존나 썰풀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어 랩다운 랩을 들을 수 있었고 제가 별로 맘에 안들어하는 스타일의 몇몇곡만 제외한다면 음악적 완성도 또한 흠잡을데 없는 앨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