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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 2013-10-15 | 11,059 Reads | 3 Thumb Up
    아무래도 저작권법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힙합/랩 음악 팬들이 한번쯤 읽어 보면 좋을 책.
    얼마 전에 나왔어요.



















    디지털 시대를 규제하는
    아날로그적 저작권법의 현주소!


    “수백만의 시민이 단지 한 편의 음악이나 영화를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매일같이 저작권을 침해하게 된다면, 그러한 저작권법은 디지털 시대에는 적합한 것으로 생각될 수 없다”
    - 이언 하그리브스 교수(영국 지식재산권 제도 개혁위원회 위원장)

    저작권, 과연 보호만이 최선인가?
    저작권 보호에 숨겨진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다


    디지털 시대인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강조되는 추세인 저작권. 저작자는 저작권법으로 인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으며 창작 의욕을 높일 수 있고, 대중은 이 법으로 인해 문화산물에 대한 접근을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즉 우리는 대체로, 저작권은 강화돼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 생겨난 ‘인위적 희소성’의 가치를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저작권법이며, 이는 소수의 이권에 의해 대중의 문화산물을 누릴 권리를 제약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해박한 지식, 풍부한 사례와 문제제기를 담아 우리가 저작권법을 막연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관점으로 고쳐나가야 함을 역설한다.

    우리가 저작권 강화 논리를 믿는 이유는?

    몇 년 전만 해도 유명한 시인의 시 한 편을 그대로 인용하여 다른 책에 싣기도 하고, 가수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타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 한 편당 몇 만 원을 내야 출판물에 실을 수 있고, 가요의 작사작곡뿐 아니라 가수의 안무에도 저작권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저작권은 보호되고 지켜져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우리에게도 자리잡아가는 것이다. 그래야 그 콘텐츠를 생산한 창작자도 자신이 힘들게 창작한 대가를 받고 권리를 보호받으며, 그에 따라 앞으로도 창작을 잘할 수 있게 된다고 우리가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이러한 문제에 ‘불편한 진실’을 주장하는 책이 있다. 저작권 보호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이 저작권 강화의 논리에 현 사회에서는 많은 이권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로 인해 저작권 보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근거가 상당부분 왜곡돼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기술이나 문화의 발전에 필요한 너무나 많은 것이 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저작권,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적인 제한

    저자 윌리엄 패트리는 시장과 기술이 현재의 저작권 관련 법을 훨씬 넘어서고, 이제는 법과 갈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양에서 저작권법은 18세기의 시장과 기술 상황에서 생겨났는데 이 법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인위적 희소성(artificial scarcity)이다. 이는 소수의 문지기(gate keeper)가 진입장벽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하고 불법 복제에 대해 아날로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위적 희소성은 독점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는 생산비용과는 관계가 없는 수입이 되고, 이런 환경 속에서 저작권(적어도 영미법계의 저작권)이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과 기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한다. 인터넷과 디지털 장치에 의해 조성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는 현재, 이 시장의 진입장벽은 낮고 생산 비용이나 배포 비용도 낮다. 아날로그적인 인위적 희소성의 세계와는 극적으로 대비된다. 창작의 민주화는 인위적 희소성을 대체하는 디지털 세계의 풍부함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누구나 창작자인 동시에 이용자가 되는 디지털의 풍요 시대에도 저작권법은 이에 바탕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 희소성의 세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저작권법은 ‘로비 경제학’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미국 저작권법은 1978년 이후로 한 번도 전체적으로 재검토된 적이 없다. 오히려 저작권법은 정책결정자들이 새로운 어떤 부분이 전체적 맥락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판단하지 않은 채, 오랜 기간에 걸쳐 강력한 특수 이익들 사이의 정치적 타협을 통해 만들어낸 개별 조문들의 불운한 조합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작권법에 대한 우리의 오해 다섯 가지, 그 불편한 진실

    1. 저작권법으로 인해 저작자는 창작 의욕을 북돋을 수 있다고?

    - 저작물의 창작은 생산성이 높아지면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 더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저작자는 거의 협상력을 가질 수 없어서 저작권은 그들의 권리를 기업에게 싼 값에 판매한다는 의미에서만 저작자의 권리가 되기도 한다.

    2. 저작권법은 궁극적으로 사회의 발전과 풍요에 기여한다고?

    - 제한적으로만 그렇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2억 5,000만 건의 말라리아가 발병하고 거의 10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현 말라리아 예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마히돌 대학 옥스퍼드 적도의약품 연구프로그램은 20세기 전반기에 발행된 1,000개의 논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 논문은 권리 처리를 하지 못해서 아직도 연구자에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주요 의료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담겨 있는 자료의 87%는 (……) 법적 자료로 또는 데이터 마이닝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3. 저작권법은 과연 대중에게 문화적 산물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법일까?

    - 최첨단의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동영상을 특정 컴퓨터에서 특정 스마트폰으로 옮기려면 영상 코드를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 브라운 수상에게 선물한 미국 영화 DVD는 브라운 수상의 DVD 플레이어에서 작동하지 않아 볼 수 없었다. 이것은 기술의 한계인가? 그렇지 않다. 현대 기술은 이러한 제한을 넘나들 수 있지만, 여기에 ‘제한’을 가하는 움직임, 즉 이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4. 저작권법은 ‘공짜’에 맞서 저작자의 수입을 보장할까?

    - 저작권자는 결코 해적판을 없앨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작권자는 적정한 가격과 편의성으로 해적판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09년 5월, ABC의 콘텐츠가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훌루에 제공되자 불법복제가 37%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또 하나의 예로, BBC에서 방영된 파이턴의 코미디 시리즈는 파이턴의 팬들이 그 각 편을 유튜브에 (불법으로) 올리고 있었다. 파이턴은 이를 막는 대신 이 시리즈를 고화질로 제공하는 그들만의 무료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여기에 ‘DVD를 구입하려면 클릭’ 버튼을 추가했다. 그 결과 이 코미디 시리즈의 DVD 판매가 2만 3,000% 증가했다. 이와 같이 저작권은 공짜를 배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와 ‘경쟁’을 할 수 있다.

    5. 저작자의 권리와 수익을 위해 저작권 보호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 지나치게 긴 보호기간은 살아 있는 저작자를 해친다. 저작권자를 추적하고 얼마를 원하든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이전 저작자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권리 처리가 되지 않은 모든 자료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는 아주 적은 저작물이나 빈곤한 창작력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전의 수많은 저작물에 의존해야 하는 전기나 역사물, 다큐멘터리나 그 밖의 저작물에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저작권 논의의 창의적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저자가 제시한, 저작권법으로 인한 이 많은 부조리한 현실 상황은 현행 저작권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촉구한다. 형식이 만들어진 이유를 재검토하여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은 그래서 현상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틀어진 제도의 덕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저작권 제도를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그래서 쉽지 않은 길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이 길을 떠나도록 촉구하고,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든든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저자는 당장 저작권법을 뜯어고치자고 과격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현재의 저작권법상 문제라고 판단되는 지점을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사례로 담아놓고 결론 단원을 작성하지 않은 점은 저자의 의도로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이 문제를 더욱 고민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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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cuba (2013-10-21 18:42:35, 220.85.231.***)
      2.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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