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미 더 머니3 리뷰 [‘잘하는’ 랩퍼의 기준이란?]
- 허재복 | 2014-09-11 | 13,303 Reads | 16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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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머니3 리뷰 [‘잘하는’ 랩퍼의 기준이란?]
최근 화재의 프로그램인 ‘쇼 미더 머니(Show me the money)’는 심사기준이 애매하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각 팀의 프로듀서들의 객관적인 판단으로 자기 팀에 들어와 우승하는 길에 도움이 될 만한 지원자들을 1차 예선 때부터 2차 예선 때 까지 뽑는다. 3차 선발은 1:1 배틀 형식으로 랩을 하여 더 나은 랩퍼를 뽑는 형식인데, 여기까지는 딱 ‘랩을 잘 하는’ 랩퍼를 뽑는 형식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무대 공연을 하면서 형식이 바뀌는데 기준은 바로 관객투표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초반과 후반의 심사 기준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사진1 켄드릭 라마(Kendric Larma)‘랩’을 잘 한다는 것 의 기준은 무엇일까? 필자는 가사 전달력, 즉 메시지가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라임(rhyme)을 사용하는 센스, 이 외에 지루하지 않은 플로우(flow), 호감은 아니어도 비호감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 등을 랩의 기본요소로 언급 하고 싶다.
스튜디오 엠씨[studio mc(공연무대에서는 실력이 없는 mc를 일컫는말)]가 아닌 이상, 랩퍼라면 관객들 앞에서 좋은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힙합뮤지션의 힙합공연 무대연출은 어느 정도 그에 한 일부분이며, 랩퍼의 실력에 한 부분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랩 실력이랑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주제와는 조금 벗어나서 중간에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의 취지 중 근본에 해당하는 것은 일반인 중 숨어있는 보석을 캐내는 것이 아니었나? 심사위원들이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쇼 미더 머니 후반부에는 결국 기존에 활동을 하던 뮤지션들이 남는다. 거기서 또 경쟁을 하는데, 많은 무대공연 경험이 있는 현역 랩퍼들이 일반인 참가자들보다 ‘당연히’ 잘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는 첫째, 우승상금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우승상금 1억 원. 음악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적은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억대의 우승상금을 공개하면 프로들은 아마추어들이 우글대는 저 전쟁터에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둘째, 유명새를 타고 싶어하는 무명 랩퍼들의 등장하기 때문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빛을 보지 못한 무명 래퍼들,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 하지만, TV에 등장하여 얼굴을 알리기 위함이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쇼 미더 머니 지원자들의 잘 안 알려진 곡들이 방송 후 빛을 본 경우는 시즌 1때부터 있었다.
사진2 바스코(vasco)와 바비(bobby)쇼 미더 머니’의 우승자를 뽑는 취지가 ‘랩’을 잘하는 참가자 보다는 ‘무대연출’을 잘 하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더 날뛰게 만드는 능력자를 뽑는 것 이라면 그것이 맞는 것 인 것 이다. 결국 관객투표는 인기투표라고 볼 수 있는데 우승자 바비(bobby)가 복근을 드러내 호응을 얻는다거나, 준우승자 아이언(iron)이 한국레게의 대표 스컬(skul)을 객원으로 합동 무대를 펼친다거나,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지원자 바스코(vasco)가 락(rock)색깔이 강한 곡으로 관객들을 뛰게 만들었다거나, 이러한 것으로 얻은 점수는 랩 실력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는 좋은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출생이 미국인 랩퍼 화지(Hwaji)의 믹스테잎 ‘뷔페’ 중 [한영혼용]을 들어보면 화지는 랩가사에 한영혼용을 하는 한국 래퍼들의 어색한 영어발음과 부적절한 단어 사용을 꼬집는다. 하지만 노래 마지막에는 “섞어 써도 툭 까놓고 결국 듣기 좋으면 짱이고.” 라고 말하는데, 화지 말대로 한영혼용이 어색하든, 문법이 틀리든, 리스너가 듣기 좋으면 짱인 것 이고, 듣기 좋으면 짱인 사람 무대가 랩을 잘하던 못하던, 승자가 될수 있다.
사진3 화지(hwaji)결론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정확히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중 랩을 잘 하는 실력자를 뽑는다면 처음부터 그렇다 알려야 될 것이고, 아마추어든 프로든 슈퍼스타가 오든, 무대연출을 최고로 잘 해서 관객들의 표를 쓸어 갈수 있는 능력자를 뽑는다면 그런 사람을 뽑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랩만 잘 하는’ 일반인 지원자들이 헛걸음을 하지 않고, 한국힙합계 에서도 기존에 잘 알려져 있는 ‘드러난 보석’이 아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은 보석’을 찾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사진출처
–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이경화
-http://www.theguardian.com/music/2013/jan/21/kendrick-lamar-review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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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재복 (2014-11-04 17:36:53, 61.109.225.***)
- 오미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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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교 (2014-10-25 20:39:04, 211.230.0.**)
- 리드머도 다른커뮤니티처럼 뜸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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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교 (2014-10-25 20:34:13, 211.230.0.**)
- 형님 글솜씨대단하셔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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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재복 (2014-09-11 13:14:58, 121.152.131.***)
- 그냥 칼럼식으로 제생각을써봤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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