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천원을 주고 산 박경리 유고시집을 펼치다가...
- 뮤직쿤 | 2011-02-05 | 5,033 Reads | 0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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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X 페이지마음
마음 바르게 서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빨아서 풀먹인 모시 적삼같이
사물은 싱그럽다.
마음이 욕망으로 일그러졌을 때
진실은 눈멀고
해와 달이 없는 벌판
세상은 캄캄해질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욕망
무간지옥이 따로 있는가
권세와 명리와 재물을 쫓는 자
세상은 그래서 피비린내가 난다.
원래 받을 나이가 아닌데. ㅋㅋㅋ
세뱃돈 쪼끔 받은거 탕진한다고
기타 카포랑 튜너 구입하면서
제가 사는 지역에서 제일
규모가 커보였던(번화가에 자리한)
서점에서 구입한 박경리님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님 대표작들 중, 어떻게 된 노무 자슥이...
단 한권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어서... ㅡ.ㅡ;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는 그렇게 재밌게 봐놓고. ㅡ.ㅡ;;)
단지 시를 창작하거나 낭송하는
활동을 즐겨했던 시기가 있었기에 그때가 생각나서 걍 사봤네요. ㅋㅋㅋ
문학, 시와 관련된 것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 가장 신비로운
경험으로 머리속에 남아있는 추억하나는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때 시낭송 실기시험 때.
(1학년때였는지 2학년때였는지 헷갈리는데, 후자가 맞는 듯. 중요한 추억이네요.)
시인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낭송...
낭송을 마치고 같은 반 아이들이 박수를 쳐주는데
전 그냥 벙쪄(?)갖고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자리에 앉아서 다음 차례에 같은 반 친구들이
잘하나 못하나 그냥 열심히 보고... 뭐 그 정도의 기억뿐...
그때 문학 선생님(안경쓰셨음)께서 약간 젋은 분이셨는데
락, 메탈 음악을 좋아하신다면서 진달래꽃 진도나가는
수업시간에 막 노바소닉(2집 참고) 설명하셨던거도 기억나고. ㅋㅋㅋ
어떤 문학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비디오 게임 즐겨한다면서
메탈기어 솔리드 2가 어쩌고 저쩌고 왠만한 영화보다
더 개쩐다고 문화충격이네 컬쳐쇼크네 어쩌네 암튼
참 별난 선생님들 많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그건 그렇고
이번에 산 유고시집 12X 페이지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수십년 후에 다시 읽고 음미해도
저의 인생 자체를 뒤흔들어 버릴수도
있을 것 같은. 저력이 느껴지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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