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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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죄에 대한 이야기...
    클라우드 | 2011-07-27 | 5,590 Reads | 0 Thumb Up
    가 나오고 전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험한 표현이 많이 나오므로 유의해주시길. 최대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요.
    험한 표현 때문에 뮤직보드에 쓰려다 여기에...

    친구와 대화하다

    친구 : 너 이승철 싫어한다며
    IIIIIIII : 어. 태원옹 노래 함부로 가져다 쓰고 마누라 팬 다음에 저잘난듯이 재혼하고 뭐 주절주절
    친구 : 너 가식이네. 너 힙합 듣는다며. 그새끼들도 다 개새끼들 아니야.
    IIIIIIII : 야, 아니야... 윌 스미스만 해도...
    친구 : 아오 씨바 야 한번 처음부터 따져보자. 투팍이랑 비기 걔네 갱단이었지. 사람을 죽였어 사람을. 게다가 자룰 그새끼는 아직도 갱단 중간보스야. 시발 에미넴에 릴 웨인에 약빨다가 감옥가고 라킴, 올 더티 바스타드, 디디, 제이 지, 스카페이스, 투팍, 스눕 독, 빅 펀, 비기, 에미넴, 빅 엘, 윌아이엠, 릭 로스, 루다크리스 다 약팔고 총들고 사람쏘고 했는데도 존나 관대하게 외국이니까 봐주는 거 아냐 너? 씨바 너 그렇게 살면 안돼 알어? 표절에 뭐에 그런건 잘도 증오하고 그러면서 사람이 죽고 마약유통하고 그런건 아주 봐주고 그러냐? 그거 옹호하는 새끼들이 아주 개 미친거같다 알아? 지 맘에 안든다고 차타고 가면서 개틀링건으로 두두두두 쏴버리고 가는 짓을 수십번 저지른 게 스눕독이라고. 씨발 내가 그래서 미국을 좆같다고 예전부터 한거야. 아니 약하고 조용히 사는거면 몰라 사람 쳐죽인 것들 횡횡하게 돌아다니게 하고 또 총갈겨피고 그런데 그것들이 희망이고 리스펙이고 그렇대 씨발. 야 루다크리스가 헤이헤이 여자여자 떡떡 오예 가버렷! 하는 그게 가장 얌전한데서 내가 아오...
    IIIIIIII : ...너 잘 안다?
    친구 : 너 아이돌 산업 나치로 보잖아. 나는 힙합이 그래 씨발. 까려면 그만큼 알아야 되지 않겠냐?
    IIIIIIII : ...알았다 앞으로 그쪽 이야기는 안 꺼낼게.
    친구 : 카니예 웨스트 5집 들고오지 말지 그랬냐. 씨바 그새끼도 비욘세랑 테일러 스위프트한테 엿 존나먹이고 개새끼. 크리스 브라운 개새끼.
    IIIIIIII :크리스 브라운은 왜 갑자기...
    친구 : 몰라 씨발 개같은 새끼라서 갑자기 생각났다 왜!
    IIIIIIII : 그래 내가 미안하다 다시 밥이나 먹자.

    어떻게 단 한마디도 못하겠더군요. 집에 돌아오며 오래전에 스크랩 해 두었던 크리스 락의 힙합 비판http://poeticlife.egloos.com/358527이 생각났습니다. 힙합의 웬만한 디스는 꺼져라 할 정도로 대단한 이야기들을 저리 찰지게 하는데 놀랐습니다. 더불어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안 그래도 예전에 저 설전으로 한번 대판 엎은 뒤에 서로 이틀후에 만나 그 친구는 가지고 있던 아이돌 씨디 20장, 저는 힙합CD 10장과 저장되어 있던 많은 디스코그래피를 지웠습니다. 서로 잘 맞지만 저 부분에선 극단적으로 생각이 달라 아주 남남될 뻔 하다가 친구사이가 '그딴 거'로 깨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죠.

    해서 이후로는 서로 디스하는 쪽 이야기엔 쪽도 못씁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아주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더라구요. 라킴, 올 더티 바스타드, 디디, 제이 지, 스카페이스, 투팍, 스눕 독, 빅 펀, 비기, 에미넴, 빅 엘, 윌아이엠, 릭 로스, 루다크리스, 릴 웨인. 제 폴더에 남아있는 가수들 가운데 위의 사례에 직간접적 영향권에 있는 가수들이더군요.

    끝맺음을 못 하겠습니다. 그냥 R&B Soul만 듣고 살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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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BE (2011-07-29 00:13:04, 116.124.51.***)
      2. 리드머의 KRS - One 강연 영상도 보여드리세여.. 힙합에 대한 오해는 좀 풀어야 할듯.. 분명히 "갱스터 힙합"에서 "갱스터"라는 이미지 자체를 뭐랄까 팔아대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우린 갱스터니까 멋있다"라는 측면도 있는 반면에 그냥 극도로 현실을 투영하는 그런 측면도 있는 거겠죠.. "그러면서 넌 왜 이승철 싫어하냐?"는 식의 논증에는 "이승철은 힙합이 아니니까"라고 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힙합이 솔직히 도덕적 잣대에서 좀 자유롭기는 하죠..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평판이라던가 그런 거요..
      1. PROBE (2011-07-29 00:07:10, 116.124.51.***)
      2. 투팍과 비기가 갱단이라 사람을 죽였다느니 하는 말을 할 때 "투팍이랑 비기가 사람을 언제 죽였는데?"하고 말을 잘랐다면? 그리고 힙합LE에 있는 투팍 17세 때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었다면?
      1. killakim (2011-07-28 02:34:02, 175.197.179.**)
      2. 저도 힙합을 즐겨 듣긴 하지만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사실이라 찜찜한게 많고
        다른 팝 락 알앤비 아이돌 대중가요 역시 여러가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죠.

        생각해보면 외국 아티스트에게는 관대하고, 유독 국내 아티스트들에게는 엄격한게 있는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런거 같구요.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고 예부터 예를 중시해왔고, 서양은 비교적 그런게 덜하니까'
        라는 생각 내지는 문화 사대주의에서 오는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라는 명목으로 눈감기에는 너무 심한 컨텐츠도 많은게 사실이고,
        힙합은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거짓이 없어야 한다 라고 주창하면서,
        이럴때는 "엔터테인먼트니까 눈감아줍시다. 컨셉이잖아요" 라고 하는 것도 어폐가 있는것 같군요.

        작금의 음악판은 털어서 먼지 조금 나는 정도가 아니라 털면 털수록 거대한 비듬덩어리가 수십개씩 떨어지는 양상인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점점 도덕성이 상실되고, 자본주의에 물들어가다보니 진실함을 찾기도 많이 어려워지고
        누가 진실한지, 진실한 척 하는 건지도 감이 안오는군요.

        우리가 좋아하는 커먼이나 모스뎁, 탈립콸리도 아주 멋지고 유익한 랩을 들려주지만
        그들의 사생활 일상까지 모범적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겠죠.
      1. 조원희 (2011-07-28 01:45:54, 66.124.28.***)
      2. 50cent가 전에 인터뷰에서 얘기했죠
        자기는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아니 뭐라고? Baltimore Love Thing같은 노래 부른 50전이?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50는 말했습니다.
        50cent라는 건 영화의 케릭터 같은거라고

        힙합곡의 가사같은 것들도 액션영화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우리가 액션영화 보면서
        '와 쟤네들;;; 사람 죽이네 너무 잔인허다... 세상이 어떻게 될려고'
        라고 하진 않잖아요?
      1. euronymous (2011-07-28 01:42:03, 183.102.139.**)
      2. 그리고 아이돌 음악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일부 뮤지션들의 범죄를 가지고 특정 장르의 음악 전반을 매도하는 것과, 막대한 자본력으로 한국의 대중문화 시장을 집어삼키려 하는 아이돌 음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어떻게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기가 뭘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 앵무새처럼 노래만 부르는 아이돌 가수들, 그런 아이돌 가수들을 더 잘 팔릴 만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법을 가리지 않는 기획사 임원들, 그리고 오로지 최신 트렌드의 음악에만 반응하고 그 트렌드가 고스란히 이식된 음악만을 만드는 작곡가들, 이 모든 사람들이 과연 인간적으로 어떤 사람들인지 저는 전혀 몰라요.

        그렇기에 저는 그들의 됨됨이를 비난하거나 인성에 대고 욕하지는 않습니다. 욕을 하려고 해도 뭘 알아야 욕을 하죠. 아이돌 음악이라는 한심한 유행에 모두들 공모하고 있긴 하지만 알고보면 다들 존나 착한 인간일 수도 있어요. 본인들도 아이돌 음악 되게 싫어하는데 그냥 돈 때문에 하는 걸 수도 있지요.

        하지만 대중음악을 둘러싼 주위 환경에 대해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알 수가 있어요. 왜 TV엔 아이돌 가수만 나오는지. 왜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은 다 엇비슷한지. 기획사들이 아이돌 가수를 끊임없이 데뷔시키는 이유는 무엇인지. 답은 어떻게 보면 뻔합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니 한철 장사하는 거죠.

        이건 뮤지션들 개개인이 범죄를 저지르든 말든, 좋은 인간이든 나쁜 인간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범죄는 그것과 관련되는 인간들의 삶을 파괴할 뿐이지만 구조, 즉 시스템은 그 안에 속한 모든 인간들의 삶을 파괴할 수 있지요. 자본주의라는 궁극적 시스템 속에서 기생하는 음악 산업이라는 시스템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 친구분의 논리는 결국 확대 해석 혹은 성급한 일반화에 지나지 않아요. 웃기는 소리인 거죠. 친구분의 논리가 성립이 되려면 이 세상의 모든 음악가들의 삶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누가 더 뒤가 구린 기색이 있나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논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과거에 존재했던 음악가들까지 싹 다요. 근데 그게 가능할까요? 쓸데 없는 짓입니다.

        아이돌 음악 자체는 그냥 음악일 뿐이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해도, 아이돌 음악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며 배급하는 시스템은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네들끼리만 다 해 먹으면서 대중문화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거죠. 덕분에 우리는 TV 어디를 틀어도 아이돌 가수를 볼 수 있고 그 소모품 같은 음악과 어여쁜 처자들의 다리에 함빡 빠져들 수 있는 겁니다.

        구조의 문제와 개개인의 문제를 혼동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그 친구분에게 말씀해 주시면 되겠네요. 너무 졸려서 여기까지만 쓰렵니다.
      1. euronymous (2011-07-28 01:11:49, 183.102.139.**)
      2. 그래서 예술이란 게 어떻게 보면 존나 웃긴 거예요. 창작자가 만들어내는 창작물은 창작자의 도덕성이나 양심 같은 것들과 전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굳이 음악에 국한되는 사항이 아니죠. 미술하는 인간도, 문학하는 인간도, 몸으로 예술하는 인간도 다 마찬가지예요.

        창작자가 과연 얼마나 좋은 인간인가? 이걸 따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어떤 형태의 예술도 향유할 수가 없어요. 일단 음악만으로 좁혀 얘기한다면... 힙합 같은 경우는 미국의 갱스터 문화와 관련이 되어 있는 탓에 다른 장르의 음악보다 더 부각이 되어 있을 뿐이에요. 로큰롤은 안 그런가요? 포크는? 재즈는? 오히려 그런 장르의 뮤지션들이 마약과 더 가까워요.

        더군다나 극소수 힙합 뮤지션들의 범죄는 뉴스거리가 되기라도 하지 음악 자체가 메이저 성향이 아닌 장르의 뮤지션들은 마약을 빠는지 은행을 터는지 여자를 강간하는지 사람을 죽이는지 우리가 알 도리가 없죠. 스눕 독보다 윌 올드햄이 더 착하고 바른 인간이라 말할 수 있나요? 릴 킴은 개잡년이고 킴 고든은 존나 건전한 숙녀라 말할 수 있을까요? 없어요. 우리는 그들이 어떤 인간인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만으로는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힙합에 대해서 좀만 더 변명을 해 볼까요? 제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지라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흑인이 어릴 적부터 어떠한 삶을 살게 되는지는 조금 알아요. 지금은 대통령이 흑인이니 전보다는 나아졌을지 모르겠지만, 칠팔십년대만 해도 미국의 흑인들은 극히 불우한 삶을 살았다고 하지요. 갖은 차별과 상습적 폭력에 시달리는 채로 슬럼가에 모여 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합법적으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흑인들이 먹고살 수 있는 방도는 백인들의 밑씻개가 되든가, 아니면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한탕치기를 하든가 둘 중 하나였겠지요.

        적잖은 흑인 MC들이 어린 시절에 마약 딜러로 뛴 이유는 뭘까요? 본래 나쁜 인간이라서? 마약을 너무나 좋아해서? 불법 행위에 매력을 느껴서? 정당한 방법으로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다면 굳이 위험한 마약 거래에 뛰어들 필요가 없었겠지요. 그럼 적잖은 흑인 MC들이 갱단에 가입한 이유는 뭘까요? 백인들이 흑인들을 착취하고 못 살게 굴지 않았다면 흑인들도 굳이 자기네들을 지키기 위한 비밀 결사를 만들 필요가 없었겠지요.

        지난 시절에 범죄를 저지른 모든 흑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건 아니지만, 흑인들의 불우한 삶과 불법으로 얼룩진 일상은 상당 부분 백인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힙합을 폭력과 섹스, 마약으로 가득 찬 음악이라 보는 것도 어쩌면 백인의 시선이라 할 수도 있어요. 힙합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선구자들에 의해 틀이 잡혔으며, 어떤 메시지들을 부르짖었는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는 백인들(혹은 외부인들)만이 힙합이라는 장르를 그딴 식으로 낮잡아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힙합과 범죄와의 상관 관계는 많이 부풀려진 감이 있죠. 아마 힙합의 서브 장르인 갱스터 랩 때문일 거예요. 당연한 얘기지만 힙합엔 갱스터 랩만 있는 건 아니죠. 흑인들 사이에서도 폭력과 섹스로 얼룩진 힙합에 대해 정화 운동을 펼치는 움직임이 있었고, 실제로 의식 있는 랩퍼들은 그러한 메시지를 담아 랩을 하기도 했어요. 범죄와 연루된 일부 힙합 뮤지션들만을 가지고 마치 힙합 뮤지션들의 삶을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자신의 무지를 송두리째 드러내는 일입니다.

        흑인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견뎌내야 했던 거친 삶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겉으로 보이는 범죄와 겉으로 들리는 랩 가사만으로 힙합이라는 장르를 싸잡아 매도하는 건 어떻게 보면 흑인음악 전반에 대한 모독이라 할 수도 있겠지요. 힙합 전에는 그럼 존나 건전한 흑인음악만 있었을까요? 섹스의 섹자도 모르는 조신한 흑인들만이 살다가 힙합 에라의 도래와 함께 갑자기 단체로 타락해 버린 걸까요? 말도 안 돼요. 소울도 훵크도 재즈도 블루스도 알고 보면 얼마나 섹시한 음악인데요.

        장르 자체의 결함으로 몰고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뮤지션 개개인의 성향으로 정리하는 게 옳겠지요. 주위 환경이야 어쨌든 마약을 유통시키거나 사람을 폭행하는 건 분명 나쁜 짓이고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허나 범죄와 관련된 랩퍼들을 쭉 열거하며 오로지 그걸 근거로 힙합은 개쓰레기 음악이라 한다면 다른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로큰롤은 개망나니들의 음악이고 재즈는 미치광이들의 음악이 됩니다.

        나쁜 놈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입니다. 개개인의 성향을 음악 장르 자체의 특성으로 확대 해석해 버리면 이 세상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음악은 없습니다. 하다 못해 클래식은 더 가관이죠. TV에 툭하면 나오는 게 음대 비리예요. 더구나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암투가 정말 낯뜨거운 지경에까지 이른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됐지요.

        정리할까요? 씬은 뮤지션들이 모여 만드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분의 합이 그대로 전체가 되는 건 아닙니다. 뮤지션들 개개인의 인성이 모여 음악 장르 자체의 도덕성을 결정하는 건 아니에요. 하물며 백 년이 넘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흑인들의 흑인음악은 어떨까요?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예술은 창작자가 어떠한 인간이냐와 상관없이 저 혼자 고고하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골치가 아파지는 거예요. 살인자가 만든 음악이 다른 인간을 감동시킬 수도 있고, 존나 마약 빨다가 만들어낸 음악이 오랜 시간 동안 명곡으로 사랑 받을 수도 있어요. 여성은 나의 노리개라 열창하는 가수한테 여성 팬들이 더 환호를 보내줄 수도 있고, 자유와 진보를 노래하는 가수가 뒷구멍으로는 돈만 챙기며 살아갈 수도 있지요. 음악의 진정성이란 음악과 창작자가 맺는 진실한 관계라 생각하는 저도, 뮤지션의 삶 중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용인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존나게 웃기는 얘기지만,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인 거예요. 거장 스티비 원더가 어떤 성향의 인간인지 우리가 알 수 있나요? 마빈 게이는? 루더 밴드로스는? 아레싸 프랭클린은? 다이아나 로스는? 겉으로 드러난 범죄가 없다고 해서 그들을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나요? 없어요. 우리는 그냥 음악만 듣는 거고 그건 힙합이든 로큰롤이든 뭐든 다 똑같습니다. 뮤지션의 됨됨이에 대해선 오로지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 짐작해 볼 수밖에 없어요.

        그 친구분한테는 이렇게 말씀해 주세요. 인간 세상의 온갖 추악하고 더러운 것에서 벗어난 깨끗한 음악을 듣고 싶다면, 뒷산에 올라가서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같은 자연의 음악을 들으라구요.
      1. ITsou (2011-07-28 01:09:37, 14.42.209.***)
      2. 이글보니 미국의 많은 랩퍼들에게 엄청 반감이 드네요
        창녀,마약,총 등등의 랩들이 너무 많아서 당연한걸로 인식돼버렸네요
        따른 사람들이 뭐라해도 "야 원래 힙합은 그런거야" 라고 말한적 있는데
        너무 후회되네요
        이건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엔터테인먼트라고 해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는거 같아요
        저기 크리스락이 말했듯이 벌써 무감각해져버렸잖아요
      1. unluckyg (2011-07-28 01:03:06, 121.162.212.***)
      2. 1. rap game이잖아요.. rap 'game'.
        랩을 시의 변형된 형태로 본다면, 페르소나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단적인 예로 에미넴의 저질스러운 가사.. 실제로 에미넴이 그러한 사람인가요?
        제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sing for the moment, role model 같은 곡들의 가사를 유심히 보면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2. 갱스터 힙합.. 갱스터 힙합이 주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현실의 투영'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적 시각이나 사회의 장벽 등은 분명 80-90년대에 더욱 심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90년대까지의 유색인종 범죄율은 백인에 비해 높은걸로 알고 있고요. 자신의 삶을 노래한 음악들이 하나의 주류가 되고, 그것으로 인해 '문화'가 생성되고 판타지가 따라온다면.. 그 현상 자체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봅니다. 과거의 MC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지금 활동하는 mc들은 판타지와 현실을 교묘하게 엔터테인먼트적으로 버무려 상품화 시켜서 파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와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폭력, 여성비하.. 판타지의 양면성 중 한 축만 생각해봤을때,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니 판타지가 크게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하다못해 우리나라만 해도 그런데요 뭘. 가치관의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남자로서 클럽에서 잘나가는 남자는 항상 부러운 법 아닙니까. 심지어 돈도 많고 정력도 좋다고 생각해봐요. 저는 '저 더러운놈 ㅉㅉ 분명 사람 죽이고 마약팔고 했을꺼야' 라기 보다는 '와우. 좀 간지나는데' 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판타지를 선사하는데다 귀도 즐거우니.. 이게 어찌 돈이 안될까요? 여성비하 판타지도 있지만 폭력 판타지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런고로.. 저런 질문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내가 듣는 음악이 쓰레기일지도 몰라' 라고 반성하는 것 보다는.. 어디까지나 철저히 상업화되고 엔터테인먼트화된 미국 커머셜 랩/힙합 시장에 대해서 '게임이 my life를 발표했대. 근데 내용이 총쏘고 총맞고 마약팔고.. 저거저거 살인자! 범법자! 개갞끼!'라고 하는 것 보다는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저런 삶도 있고 게임은 그걸 랩이라는 음악적 형태로 담아낸 것이구나'하고 느끼면 된다-라고 생각해요. 저는 신시내티 팬도 아니고.. 블러드 갱단이랑 진짜 아무런 상관도 없는 대한민국 사람일 뿐이지만, game의 red nation의 ' Throw your motherfucking Cincinnati hats in the sky' 구절을 들으면 되게 신나고 가슴 두근두근하고 그래요. 여러분은 안그러신가요? 몇년 전에 개그 프로 있었죠?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말자'... 마찬가지로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Real G 또는 OG 문화는 전술한 판타지의 양면성 중에서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고요. 2pac-biggie는 결국 지나치게 과열된 갱스터 판타지 안에서 'beef'라는 명목하에 죽어간 상업성의 희생양이고 jay-z와 nas는 그걸 더 현명하고 비폭력적으로 풀어낸 사례다-라고 보는 시선도 있는걸요.
      1. 뮤직쿤 (2011-07-28 00:57:27, 220.122.244.***)
      2. 음악이 알고보면 본래 원죄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없는

        문화예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다 따져보면 정말 들을 수 있는 음악이란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
      1. Snoop (2011-07-28 00:48:46, 59.27.106.***)
      2. 뭐... 요즘 힙합가사가 좋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사우스힙합만 해도 상당수의 가사가 마약과 문란한 생활 이런얘기니까요... 월드스타힙합인가 그런 유명한 힙합사이트도 이게 힙합 사이트인지 음란물 사이트인지 분간이 안될정도...
        저같은 경우 그런곡들은 가사내용보다는 비트와 랩의 라임과 플로우 때문에 들어요.. 너무 가사내용에 신경쓰면 듣기 힘든 곡들이 좀 있어요 ;;;
        그리고 스눕의 경우는 살인 혐의가 있었지만 무죄로 판결났다고 알고 있고 스눕은 갱스터적 가사와는 달리 가족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있고 자기이름을 건 축구 유소년리그와 어린이들을 위한 재단도 만들어 기부하는 등 선행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말그대로 랩가사는 이미지메이킹를 위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죠..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랩가사에서 누굴쐈다거나 이런것을 꼭 실제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1. nasty (2011-07-27 23:58:26, 112.145.245.***)
      2. 흠... 근데 진짜 갱스터는 힙합씬에는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투팍도 그냥 시 좋아하고 랩하는거 좋아했던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고
        그 위에 언급한 랩퍼들 중에도 진짜 사람 죽여본 OG는 손꼽아야 스눕이나 올더리 정도...
        너무 심각하게는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그냥 다 엔터테인먼트이고 즐기는 건데요...^^;;
      1. Minusoul (2011-07-27 23:46:14, 211.173.133.***)
      2. 그렇잖아도 스눕독 생활때문에 별로안좋아하기는 하지만..
      1. Minusoul (2011-07-27 23:44:09, 211.173.133.***)
      2. 헉.. 외힙가수들 노래는 많이들어도 총쏘고 사람죽이는건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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