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플 Swings 인터뷰 [펌]
- c-claw | 2010-03-25 | 11,707 Reads | 0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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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Swings (스윙스, 이하: S) : 업타운(UPTOWN, 이하 UPT) 탈퇴 후에 믹스테잎을 내고 1집을 드디어 냈죠. 여기 저기 피처링 제의가 들어와서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그거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에요
힙플: 음악 외적으로는?
S: 음악 외적으로는 여자 친구 자주 만나고(웃음) 레슨 하고 있어요.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당구에 미쳤어요, 사구.
힙플: 학생들 가르쳐 보니깐 어때요?
S: 제가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수학을 정말 싫어했는데 싫어하는 거와 별개로 선생님이 자주 했던 말이 있어요 ‘어떤 것을 배웠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매우 좋은 방법이다’ 라고 하셨거든요. 랩이라는 것도 나름 분석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걸 늘 실천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해보고 나니 정말 제가 아는 게 뭔지, 모르는 게 뭔지를 느끼게 되었고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더 배우게 되더라고요.
힙플: 배우는 친구들의 열정도 대단할 것 같은데요?
S: 배우는 애들 모두 열정 있고 되게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저도 즐거워요. 실력들도 뭐, 초보부터 시작해서 중간쯤 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아직 어리니깐 뭐 두고 봐야죠.
힙플: 그럼, 앞서서 말씀하셨다시피 UPT에서 탈퇴하셨잖아요.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S: 그냥 제가 가는 길이 아니었던 것 같았어요. 제가 대중가수로서 특별히 메리트(merit)가 있다고 처음부터 생각도 한 적이 없지만, UPT가 예전부터 이름이 있고 또 나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통적인 힙합을 하고 있어서 도전은 해 봤는데 잘 안 됐죠. 그리고 전 제가 즐거워서 음악을 하는 것도 있고, 그 외에 음악을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변화를 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공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죠. 비록 제가 방송을 타는 일도 이제 없어지고 대중들에게 메스 어필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혼자서 하는 게 오히려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나온 것도 있습니다.
힙플: 음. 그래도 UPT 활동을 하시면서 느끼신 점은 있을 것 같은데요.
S: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방송 탈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웃음)
힙플: (웃음) 모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
S: 예 이겨내는 사람. 시스템이 이미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요. 정말 중독적인 음악만을 해야 하고 뭐 외모도 중요하고 알잖아요... 이런 여러 가지 가져야할 조건들이 저한테는 없다고 생각해요. UPT를 떠나서 새벽에 일어나서 화장하고, 없는 머리에 왁스 바르고 방송 타는 것도, 12시간씩 대기하면서 방송 3분 나오는 것도.... 저한테는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아직은. 진짜 아직은 저는 연예인 할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혼자서 독립 레이블을 만든 거구요.
힙플: 말씀하신 이 독립 레이블은 어떻게 꾸려 가실 생각이신가요?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S: 그냥 저랑 비슷한 사람들, 음악을 좋아하고 장난 끼 다분하고, 틀 밖으로 생각 할 줄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하고 싶어요. 얼마 전부터. 미국에 릴 웨인(Lil' Wayne)이 중심이 된 Young Money 라는 크루에선 정말 재능이 타고난 래퍼들이 여러 명 있죠. 그 중에서 Drake, Nicki Minaj 등이 있는데. 릴 웨인이 부러웠던 것은, 자신의 음악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동생들과 같이 한다는 것이지요. 그 크루에 속해 있는 분들은 다 그의 자식들 같아요. 말하자면, 그의 DNA가 그들의 음악 속에서 묻어 나와요. 또, 음악이 제게 즐거움이랑 행복을 주는 수단임과 동시에 이제 한국 힙합씬을 제가 생각하는 관점으로 사람들이 보길 원하고 그런 아티스트들과 같이하면서 또 도와주고 싶어요. 그걸 좀 더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레이블을 만들었어요. 물론 아직 토대도 세우지 못했지만.
힙플: 앞으로 회사 형태로 만들어 나가실 생각이시네요.
S: 네 그렇죠, 곧 오디션도 공식적으로 열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힙플: 레이블 설립 전에 비교적 마지막으로 아이케이(IK, Illest Konfusion) 크루에도 합류를 했는데 어떤 계기로 함께 하게 되셨나요?
S: 아이케이 형들, 동생들을 비롯해서 이센스(E-Sens of Supreme Team)랑도 오랫동안, 음악적으로 서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아요. 무엇보다 그냥 연주자로서의 본질을 잘 갖춘 래퍼들의 모임인 것 같아요,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들 중 큰 일부가 속해 있잖아요, 다 간지나는 사람들이고. 제 여자 친구가 그러는데 저 빼고 다 잘 생겼대요. (웃음)
힙플: 아이케이랑 오버클래스 두 크루에 속해 있는데 각각 어떤 것 같나요?(웃음)
S: 성향은 딱 오버클래스 사람들은 그냥 완전 똑똑한 사람들 밖에 안 모여 있어요. 예를 들어 전 비솝(b-soap) 형이랑 얘기를 하면 그 어떤 주제든 몇 시간이고 계속 얘기 할 수가 있어요. 물론 질문/답 형식이죠, 전 계속 질문을 하고 비솝 형은 계속 답을 줍니다.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영국(youngcook) 형도 그런 외계인 같은 사람이고, 진태(Verbal Jint) 형 같은 경우는 저랑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약간 꺼려하는 것 같아요. (웃음) 무슨 말이냐면, 전 그 형이 이것저것에 대해서 살짝 씩 얘기를 꺼낼 때 제가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 형 역시 그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웃음) 그리고 오버클래스의 또 다른 성향이 있다면 다 독고다이 간지가 나요,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뭐 두루두루 만나고 이런 간지가 안 나요. 아이케이의 경우는 그런 면에서는 정 반대에요. 완벽한 예로, 제가 며칠 전에 힙플 쇼를 했는데 방문한 사람들 중 OVC는 공연 게스트인 진태형, 산이(San-E)형 빼고는 아무도 안 왔고 IK는 전부 다 왔다는 거죠. 그래서 ‘아 재밌네요’ 라고 말했더니 Rocky L형이 부산 사투리로 그러더라고, ‘이것이 바로 아이케이다.’ (웃음) 아이케이 멤버들은 거의 저하고 빈지노(Beenzino) 빼고 다 경상도 사람들인데, 확실히 서울 사람에게서는 찾기 힘든 정이 끈끈해요. 서로 다 챙겨주려고 하고 또 안 챙기면 반대로 서운해 하는... (웃음) 말하자면 전 오버클래스 형, 동생들이 처음부터 제 공연에 올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기대도 안 했고 솔직히 0.0001%도 서운하지 않아요. 참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힙: 아이케이가 좋아요? 오버클래스가 좋아요?
S: 전 소울 컴퍼니(Soul Company)가 좋습니다. (하하, 모두 웃음)
힙플: 음. 그럼 앞서서 말씀해 주신 이야기 중에, ‘관점’이라는 표현을 해주셨는데, 스윙스가 생각하는 관점은 어떤 건가요?
S: 일단 완성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면 첫 번째로 우리 힙합은 아직도 라임(rhyme)을 가지고 싸워요.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만 벌써 10년 넘게 싸우잖아요. 전 영문 학생인데 특별히 공부는 성실하게 한 적도 한 번도 없었고 성적도 구리지만 그냥 아는 것만 얘기하자면, 'Beowulf'라는 대서사가 있어요. 8세기에 써졌고, 아직도 그 서사를 누가 썼는지도 아무도 몰라요. 아 참고로 영화로도 나왔는데, 독자 분들 중 달리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안젤리나 졸리의 알몸도 나오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고요. 아무튼 거기서 라임이 나와요. 지금만큼은 완전하지가 않았지만 어쨌든 등장하죠, 적지 않게. 그 이후부터 영어로 쓰여 진 모든 노래들은 라임이 있고, 한 참 후에 랩이라는 장르가 생겼는데, 최초의 랩들도 다 라임이 있죠. 일어 랩도 있고, 중국어 랩도 있고, 독일 랩도, 프랑스어 랩도, 심지어는 아프리카 랩도 다 라임이 있어요. 아니 심지어는 이제 아이돌들도 랩을 할 때 rhyme을 꾸준히 써요. 영원한 것은 거의 없고 사람도 그렇고 언어가 그렇듯 음악도 변할 수밖에 없는 건데 rhyme은 안변하고 참 오래도 가죠. 더 좋은 alternative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가 지키기로 한 약속들이 사회에 존재하는데 힙합의 society에서는 다 라임을 쓰기로 했잖아요, 왜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것 가지고 싸우는지 절대 이해 할 수가 없어요. 발전, 그리고 진보라는 것은 사람들이 다 싸우고 나서 먼지가 가라앉힐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뭐가 이렇게 그것을 막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두 번째로 또 발전을 막는 것이 있다면 아직도 대부분의 래퍼들은 랩을 할 줄 몰라요. 너무 얘기가 길어져서 짧게 줄여서 설명을 몇 가지만 하자면, 일단 라임은 최소한 두 마디에 한 쌍을 이뤄야 돼요. 화나 형처럼 많이 넣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두 마디에 한 쌍이에요. 펀치라인 킹 2(Punch Line King 2) 라는 믹스테잎에서 저는 라임을 거의 최소로 썼어요, 제가 Jadakiss 광팬이거든요, 그 사람의 영향이 컸을 거예요. 어쨌든, 라임은 다른 곳에 이 곳 저곳 배치해도 반드시 마디의 끝 부분에는 넣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래야 리듬이 정리되고 다시 반복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반복 되는 맛이 그루브(groove)를 살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임을 적을 때 거의 예외 없이 쌍둥이를 이루듯 라임이이 같은 자리에서 반복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제 머리부터가 정말 아픈데, 예를 들어볼게요. 한 마디에 4박자가 일반적이잖아요.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 라임은 마디의 끝부분에서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럼 제가 만약 첫 마디에서 네 번째 정박에 ‘바’ 자를 쓰고, 반 박자 뒤인 네 번째 엇 박에 ‘보’자를 썼다면, 그 다음 마디에서도 반드시 ‘바보’와 rhyme되는 단어가 위에서 같은 자리에 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인 예로 제가 그냥 막 가사를 쓴다면
‘나는 진짜 똘똘해, 너는 바보 (첫마디)
5년 후에 갚을 테니 고기 사 줘‘ (두 번째 마디)
이런 식으로 나올 수가 있는데 ‘바보’ 가 4번째 박자의 정박에서 시작해서 엇 박에 끝났다면 ‘사 줘’ 역시 그 똑같은 자리에서 끝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예외가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드물게 있는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한국 MC들은 이걸 몰라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래퍼들... 도끼(DOK2), 빈지노등등은 늘 이걸 알고 있었어요. 본인들이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래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전부가 다 랩을 이렇게 해요, 아마 90프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유를 설명 못 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했던 얘기들을 묶어서 얘기하자면 자연스러움이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자연스러워야 완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주적인 면 말고도 자연스러워져야 하는 것은 정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형 말고는 거의 다 사람들 앞에서 랩을 하는 것을 꺼려하잖아요. 미국 애들은 허클베리피 형들로 가득 차 있어요. 유튜브(youtube.com)에 freestyle 이라는 검색어로 서핑을 해 보세요. 백인 할머니들도 랩을 합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할 줄은 압니다. 국민 누구나 다 랩은 할 줄은 압니다. 백화점이나 거리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면 젊은이들은 다 같이 그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그리고 디스(diss) 문화는 참 잘 돼 있죠, 대부분이 그 문화에 대해서 쿨 해요. 예컨대 블랙베리(black berry)라는 핸드폰이 있어요, 그 상품의 로고를 보면 총알 모양으로 만들어진 점들이 있는데, 어느 티브이 광고에서 apple사를 디스하더라고요. 총알 모양의 점들로 apple사의 사과를 뚫어버리더라고. 다른 예를 들자면 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링크를 드릴게요. http://blog.paran.com/tolstory/18292334 이것 보세요.(웃음)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두가 조금 더 쿨 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획일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개성이 있는 건 좋은데 먼저 제가 볼 때는 본질의 힙합이 뭔지를 보고 그다음에 변해가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네, 본질을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힙합은 진태 형이 아마 우리나라 최초로 가장 잘 설명한 것 같은데 ‘간지’입니다
힙플: 힙합은 간지다.
S: 예 1세대도 그랬어요. 슈거힐 갱(Sugar Hill Gang)의 rapper's delight라는 노래도 보면 여자 꼬시는 내용이 있고 ‘나는 간지, 나는 남자’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노래인데, 분위기가 되게 쿨 해요. 사실은 그 노래가 최초의 랩 노래였다 라는 주장도 커요. 거기서부터 그 뒤에 내력을 보면 어떤 식의 랩이 유행을 하든, 다 간지가 중심이 돼요. 예 컨데 갱스터 랩을 보면 내가 갱스터 인테 왜 멋있는지 보여주거든요. 50 cent의 명곡 ‘In Da Club'의 가사를 보면 이런 가사가 있어요. 아 먼저 설명할 것이 그는 총 9발 먹고 죽을 고비를 넘겼거든요, 근데 가사에서 ’난 총알 몇 대 맞았지만 삐딱하게 걷지는 않아‘라고 해요. 우리가 친구라는 영화를 보면 장동건 아저씨, 유오성 아저씨가 멋있어 보이잖아요. 의리가 생각나잖아요. 정서적인 면에서 의리가 가장 강한 그런 간지로 중심이 되는 것인데 힙합의 경우는 계속해서 ’show and prove‘예요, 듣는 사람들의 존경을 얻는 거죠.
힙플: 그럼 간단한 예로,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나 나스(Nas)가 가사에 담았던 정치적 성향들.. 이런 것도 ‘간지’로 해석한다는 건가요?
S: 예. 나스도 가장 최근에 낸 앨범이 ‘Untitled’ 잖아요. 원래는 Nigg** 였다가 논란이 돼서 앨범 명을 바꿨는데... 근데 그 내용을 쭉 보면요 ‘우리는 정부의 노예다, 권력의 노예다, 물질만능의 노예다, 내가 너희들에게 진실을 보여줄게’ 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백인들이 흑인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가서 노예 질 시킬 때 그들에게 위의 ‘N’ 단어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썼어요. 나스는 앨범에서 ‘야 이 노예 새끼들아 너희가 무식하게 당하고 있다’라고 끊임없이 얘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 Sly Fox라는 노래가 그 앨범에 수록 돼 있어요. 내용은 Fox라는 미국 방송사를 비판하는 거예요. ‘언론이 너희들을 조정하고 있다, TV라는 바보상자에서 나오는 것들을 다 믿지 마라’라는 식으로 사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데 거기서 정말 용감한 것은, 에미넴(eminem)처럼 대 놓고 Bush 전 대통령을 까요. 일맥상통하게 그 앨범의 타이틀 노래는 Hero이예요. 즉, 영웅이죠. 그 노래의 훅 부분을 보면 가사 내용이 대충 이러해요, ‘반짝 거리는 목걸이, 2인차에서 차선을 막 바꾸지, 그들은 같은 이유로 그를 사랑하거나 증오해’ 전 여기서 힙합 배트맨이 생각났어요. 간지나는 검은색 갑옷을 입고 간지나는 차를 타고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차선을 막 바꿔가면서 질주하는 그런 영웅이 생각나잖아요, 그게 나스의 표현인거예요. 그 대신에 그는 ‘빤짝 거리는 목걸이와 2인승차로 물질적인 간지를 뽐내죠. (웃음) 그러니깐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도 간지나게 한다는 거예요. 무엇을 이야기해도 간지가 나야 되는 거예요.
힙플: 그럼 그 간지에 부합할 거라 생각되는 첫 정규 앨범 ‘성장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S: 간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솔직한 사람들이 간지가 날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에미넴 같은 경우는 자기가 인터뷰에서도 그랬어요. 사회자가 당신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집이나 차 그런 부를 이야기 안 하냐 물어보니깐 에미넴이 ‘나는 그런 게 멋있다고 생각 안한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생각하는 간지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건데 에미넴은 그걸 표현을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조금 극단적이지만, 여자 친구랑 싸우면 죽이고 싶다고 생각 할 수도 있잖아요. 진짜 심하게 싸워본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겠지만, 전에 제가 어떤 정신과 의사한테 이야기 했어요, ‘자꾸 머릿속에 나쁜 생각이 나서 미치겠다.’라고 그러니깐 그 사람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리학인가 정신학인가 뭔가에 서는, 나쁜 생각의 양을 많이 가지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대요.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죠. 근데 알고 보니 나중에 많은 시간과 연구 후에 그 가설이 틀린 거예요. 인간들은 나쁜 생각은 다들 가지고 있는데 그게 머무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정신적인 질환으로 보냐 안 보냐가 결정 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컴퓨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렉 걸리듯이 멈칫 멈칫할 때가 있잖아요. 뇌도 그런 것인데, 에미넴의 경우는 수월하게 넘어가지 못하고 그 것 때문에 그걸 표현해 내는 것 같아요. 자기 여편네를 패고 그런 가사가 엄청 많았어요. 제목은 생각 안 나는데 가사가 ‘가끔 화가 널 열라 패고 싶어 그러다가 싸우다가 어느 순간에 너랑 자고 싶어’ 이런 가사가 있는데 또 영화에서 보면요 남자하고 여자하고 정말 싫어 하다가 갑자기 눈 맞아서 열정적으로 키스하고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들이 종종 있잖아요. 그런 것만 봐도 어느 정도를 공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생각이고, 할 수 있는 행동이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사람 앨범 중에 1집인지 2집인지 1000만장 넘게 판 앨범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대박 많았잖아요. 노래방에도 노래가 대박 많았고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아는 것 같아요.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우리가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걸 보면 왠지 대리만족 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실제로 30년 넘게 평점이 가장 높았던 영화가 ‘대부’라는 영화예요. 완전 깡패 영화잖아요, 스카 페이스도 그렇고 2위가 ‘다크 나이트’인데 솔직히 영화 주인공 역을 맡은 크리스챤 베일보다 누가 더 인기 많았어요. 바로 히스 레져잖아요.
힙플: 그래서 성장통은 어떤...(웃음)
S: 아 !! 성장통은... 물론, 스윙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에미넴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생각 했을 때 이것은 제 네이처(nature)가 돼 버렸어요. 태양은 뇌가 있어서 심리가 있어서 논리가 있어서 열을 내는 게 아니고 똥도 냄새가 나고 싶어서 나는 게 아니라 발산을 하잖아요. 발산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얼음에서 냉기가 흐르듯이 저도 나름 제 속에 있는 것들을 뱉어내는 것이 발산이랑 비슷한 현상인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안하면 안 되는 것. 물론 저도 숨기는 게 있겠지만... 대충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제 옆에 있던 사람이 막 거짓말을 하는데 분명히 틀린 말인데 보통 사람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저는 ‘거짓말!!’(웃음) 이렇게 하는 성격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못 참아서 가끔 그러는 게 있는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나이를 어느 정도 먹다 보니깐 이렇게 한다고 되는 세상도 아닌 것 같고 어쨌든 간에 성장통은 그런 것에 집중에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냥 솔직한 간지.
힙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거짓말이다.’ 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점점 생겨가고 현재도 존재하잖아요. 그런 상활들에서 나온 고민인가요? ‘Feel Me’, ‘Normal’ 등에서 느껴지는데요.
S: 그러니깐 그런 거예요. 나이에 비해서 다른 래퍼보다 사회적 경험이 짧다고 생각해요. 비트박스 디지(Beatbox DG of Hot Clip)형 같은 경우는 서울에 20만원 들고 올라와서 정착을 했단 말이에요. 한창 비트박스 풍이었을 때 어린 나이에. 도끼같은 친구들은 어렸을 때 방송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방송 몇 십 회 타 보니까 아 정말 피곤했어요. 저를 표현하는 걸 음악 외에도 항상 일상생활에서도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보니까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입 꼭 다물고 있는 게. 그러다 보니 말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별의 별 생각을 다 하게 되면서 성장통을 내기로 결심하게 됐고, 말씀하신 ‘Normal’, ‘Feel Me’ 같은 곡들이 그 와중에 나오게 됐어요.
힙플: 이런 곡들(‘Normal’, ‘Feel Me’)이 기존의 스윙스를 알고 있는 팬들께는 다소 의아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시지 않으셨나요?
S: 그냥 없었어요. 이게 지금의 나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람들이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넘버원이라는 믹스테잎을 냈었어요. 그런데 제가 얼만 전에 그걸 다시 들었어요. 근데 깜짝 놀랐어요. ‘내가 이 때 정말 이런 사람이었나’라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어요. 그 믹스테잎의 내용을 보면 섹스 얘기가 굉장히 많고 음담패설, 여성비하 등이 되게 많아요, 진짜 더티(dirty)한 힙합의 느낌이 강했어요. 지금의 저로서는 절대 가사로는 못 쓸 이야기들. 성장통은 안 그러거든요 굉장히 가라앉힌 느낌.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제 모든 앨범들이 그 당시의 저를 표현한 것 같아요. 그냥 말 그대로 발산 한 것 같아요. 특별히 계산은 안하구요.
힙플: 그렇군요. 음.. 성장통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앨범 전체적으로 감정기복이 좀 심한 편인 것 같아요. 하나의 구성 혹은 전체적인 색깔에 대해서 생각하신 결론은 어떤 것이었나요.
S: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제가 힙합은 좋아하고 랩을 좋아하지만 사우스(dirty south)를 좋아하는지 90년대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진보적인 것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 당시에 꽂히면 된다 하고 냈던 거예요, 늘. 특별히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장난 칠 마음도 별로 없었고 반대로 계획적이지도 않았고요.
힙플: ‘Feel Me’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는요?
S: 저를 잘 표현한 것 같았어요, 앨범 전체에서 이게 내 생각이야 이게 저인 것 같아요, 현재의 저. 그리고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
힙플: ‘내가 최고야’라는 곡은 어떤 계기로 나온 곡인가요?
S: 위에서는 장난 칠 마음이 별로 없었다고 하지만, 이 곡을 안 넣으면 제가 따분 할 것 같아서 수록했어요. 일단 제 장난기가 나름 극대화된 곡인데요 나는 지금 힘들어 하고 있고 좀 예전과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내 성격의 이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이걸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힙플: ‘Swings talking (skit)’과 연결 지어 듣자면, 앨범으로써 감상할 때 펀치라인 인 것 같아요.(웃음) 음.. 이번 앨범에서는 노래를 한 트랙들이 꽤 있어요.
S: 제가 어렸을 때 보컬을 잠깐 했었는데 그냥 다시 하고 싶었어요, 조금씩. 드레이크(Drake)의 영향이기보단 요즘 래퍼들 보컬 많이 하잖아요. 할 수 있으니까 한 것 같아요, 제가 피아노 치고 싶다고 갑자기 건반을 두드릴 수는 없잖아요. 할 수 있는 건 그냥 다 해 보려고요.
힙플: '다 똑같다' 라는 곡에서는 벌스(verse)마다, 다른 보이스로 풀어내셨는데요. 곡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S: 그 곡을 만들게 된 계기는 제가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을 먹다 티브이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누가 나왔냐면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때였어요, 되게 심하게. 근데 옆에 다른 사람들이 쫙 있었는데 막 욕을 하는 거예요.. 개새끼라고. 그리고 또 다른 자리를 보는데 옆에 불륜으로 보이는 커플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친구한테 ‘야 진짜 여기 오니까 사람들이 다 똑같아’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노래 가사에서 저는 포장마차의 이름을 ‘이모네’라고 정해요. 실제로 ‘이모네’라는 술집에서 술을 먹다가 그 곡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런데 ‘이모’라는 말 때문에 ‘가족’이 생각나더라고요. 우린 다 가족이다, 하나다, 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사에서 사용한 단어들이 ‘언니,’ ‘오빠,’ ‘아들,’ ‘이모,‘ ’삼촌,‘ 등이에요. 인물도 4명이 나오고 맨 처음에 어떤 찌질이 남자애가 등장하죠. 그리고 육덕 진 덩치의 큰 아저씨가 있고, 뒤에 친구와 술을 마시는 아줌마도 있고, 앞에서 말한 찌질이랑 사귀는 여자 친구는 스키장에 가 있고 아줌마의 아들도 스키장에서 강사를 하고 있죠. 노래가 끝나는 부분에 아줌마의 아들, 즉 스키장 강사는 찌질이의 여친과 잤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두 사람이 같이 잔 방에서 티브이를 켜 보니 뉴스에 음주운전 사건이 터졌다고 해요, 그 여자의 동네에서. 노래 앞에서는 포장마차의 찌질이가 음주운전하다 걸린 연예인을 보고 ’본질적으로 나는 걔들과는 달라‘ 라고 했는데 똑같은 짓을 해서 인간은 다 똑같고, 서로 삿대질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목소리도 바꿔서 코믹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던 것은 그걸 더 풍자적으로 하고 싶어서였고요.
힙플: 이 곡과는 반대 성향의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Grow Up'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곡 제목들로 가사를 만들었는데, 평소에도 많이 좋아하셨던 듯 보여요.
스 : 그 곡은 크라이 베이비(Cry Baby) 라는 친구가 만들었는데요. 곡 자체를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데요. 그때 그 분도 가신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저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뭐 에미넴 때문이죠. (웃음) 그런데 전 어릴 때 거짓말 안하고 마이클 잭슨 앨범 되게 많았어요, 아버지 앞에서 노래 부르고...(웃음) 알고 보면 저도 그 사람한테 영향을 진짜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정말 영향 안 받은 사람이 없는 듯,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도 자기한테 가장 영향을 끼친 가수가 마이클 잭슨이라고 할 정도 인데 저는 그분이 가시고 나서, 마이클에게 혐의를 씌운 꼬마애도 ‘아빠가 시켜서 거짓말 했다,’ ‘마이클 잭슨이 날 건들지 않았다’ 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를 오해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곡을 들으면서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평화주의, 아이 사랑, 지구 살리자 그런 인본주의 적인 사상이 많았는데 그래서 가사도 그렇게 썼고.. 아 근데 그 곡을 듣자마자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 같은 게 생각이 나는 거예요. 크라이 베이비가 곡 해석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듣자마자 꽂혀서 그동안 마이클 잭슨 형한테 미안 했으니깐 이번에는 그를 위해 하나 만들자 하고 낸 노래예요.
힙플: 이번 앨범에서 스윙스의 랩은 어떻게 들으면 재밌다 하는 가이드라인을 소개해 주신 다면요?
S: 그냥 뭐라고 할까... 저만의 어휘나 문체 그런 걸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챈(Chan) 형이 그랬어요. 미국에서는 단어와 문장을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으로 간지나게 하냐가 거의 중심이라고. 자기만 할 수 있는 말, 자기한테 해당 되는 말로 새로운 유행을 만드는 것, trend setter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영향을 얼마나 주냐도 하나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이지가 어떤 인터뷰에서 ‘백인 거주 지역 시골에 있는 할머니가 블링블링(bling bling) 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짜증이 난다 그래서 난 새로운 걸 만든다.’ 라고 했어요. 힙합과 땔 수 없는 단어가 fresh에요. 항상 신선해야죠.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예전 90년대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자나 신발을 사면 택(tag)을 안 뗐어요. 그런 게 왜 그러냐면 항상 fresh함을 유지하기 위함이거든요. 블링블링 이라는 말은 한 10년 전에 진짜 멋있는 말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안 써요 사람들이. 예를 들어 이런 거예요. 흔한 표현들 중 ‘눈엣가시’ 이런 표현이 있잖아요. 그 표현이 싫다는 게 아니라 당장 생각나는 예가 없는 건데 전형적인 것만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아요. ‘21’ 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무지 재밌어요. Black Jack이라는 카드 게임으로 Las Vegas에서 돈을 버는 MIT 공대 천재들에 대한 영화인데. MIT의 한 교수가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어가요. 그런데 가장 마지막에 영입되는 한명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재능이 가장 뛰어나요. 그가 그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많은 고민을 해요. 그러다가 뒤늦게 합류를 결정하게 되는 이유는 하버드 의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3억 정도가 필요 했을 거예요. 근데 그 친구는 가난해요. 아버지 없이 자랐고. 영화의 첫 장면에서 그는 하버드 의대에 가서 면접을 봅니다. 면접관이 그래요 ‘프로필을 보니깐 다른 애들과 다른게 없다, 똑같아, 뛰어나긴 하지만 똑같다. 니가 왜 남들과 다른지 말해 달라’고 영어 표현으로 뭐라고 하냐면, ‘페이지 밖으로 뛰어나와’ 라고 해요. ‘날 놀라게 해 봐.’라고 하고 그때부터 영화가 시작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가 그 동안 라스베가스에서 있었던 일들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교수에게 물으면서 ‘제가 페이지 밖으로 뛰어나왔나요?’ 라고 하는데... 교수는 입을 벌리고 멍하게 있고 영화는 끝나요. 진짜 멋있어요. 항상 그런 노력을 해야 해요. 튀어야 돼요. 튀어야 되는게 힙합 음악이고 유행을 이끌어 가는게 힙합 음악이에요. 스놉 둑(Snoop Dogg) 같은 경우는 비*(bi***)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말이 유행이 되었는데. 더 게임(The Game)의 가사 같은 경우를 보면요 한국말로 대충 이러한 게 있어요. ‘스눕은 숙녀를 비*로 유행시키는데 정당화 시킨 사람이다.’ 여성들을 비하하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위에서 말씀 드렸듯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라킴(Rakim) 가사에 ‘MC means move the crowd’ 이런 가사가 있잖아요. 밥 말리(Bob Marley)는 절대 평화를 원했어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계속 평화적인 노래, 정치적인 노래를 했어요. 자메이카에선 밥 말리는 완전 영웅이에요. 평화를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제게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어쨌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힙합에 얼굴을 성형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덧 붙여서 테크닉 적인 것이라면 이 앨범보다는 펀치라인 킹 투라는 믹스테잎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기술적인 면과 언어적인 유희를 생각해서 만들었거든요. 성장통의 경우는 다른 것보다 그냥 제 속에 있는 말들을 꺼내는데 더 집중했어요.
힙플: 이번에는 참여 진 이야기를 해 볼게요. 리미(Rimi)와는 꽤 자주 콜라보(collaboration) 하는데요.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S: 제가 JM Entertainment 레이블을 만들고자 했을 때 맨 처음에 같이 하자고 했던 사람이 리미였어요. 저랑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 저랑 스타일이 비슷한 사람끼리 끼리 모인다는 말처럼 리미가 저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말장난도 좋아하고 비꼬는 거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깐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 음악에 대한 팬이라서 서로 자주 작업하는 것 같아요.
힙플: Beatbox Ami, 단아는 비교적 생소한 분들인데요. 어떤 인연으로 함께 하시게 되었나요?
S: 아미 같은 경우는 오버클래스 최근 공연에 산이 형 객원으로 같이 뛰었어요. 그걸 봤는데 쇼 맨쉽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리고 실력도 있고 그래서 맘에 들었어요. 그리고 더 맘에 들었던 게 뒤풀이에 그 친구가 왔어요, 눈치 없게.(웃음) 나이가 굉장히 어린 친구인데 알고 보니깐 유명한 비보이 팀에서 굉장히 오래전부터 활동 해 왔다 하더라고요. 근데 술 먹고 와서 ‘형 저 도와주세요. 오버클래스에서 저 좀 도와주세요. 마음먹고 왔어요.’ 하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제 예전 모습이 생각나는 거예요. 제가 딱 2년 전에 그랬거든요. 술 먹고 진태 형한테 가서 ‘형 저 오버클래스 들어가게 해주세요.’ 그렇게 했거든요. 그게 생각이 나면서 그 깡이 너무 좋고 뻔뻔함이 마음에 드는 거예요. 또 계속 얘기 해 보니 애가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경험이 저보다도 풍부하니깐 성숙하고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 너 나랑 시원하게 한곡 하자‘ 라고 해서 같이 하게 됐고, 실은 트랙리스트가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믹싱하기 며칠 전에 녹음실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바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단아 같은 친구는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뉴 페이스예요. 랩도 잘 하고, 노래도 잘하고, 착하고, 무엇보다 훅을 죽이게 잘 만들어요. 이 친구가 혼자 만든 믹스테잎 같은 것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리미를 통해 듣게 됐어요. 깜짝 놀라서 크라이베이비등등한테 다 들려줬는데, 모두가 놀랐죠. 지금 쿠키즈(cookiz)라는 크루에 있는데 레이블은 가장 먼저 JM한테 왔으면 좋겠네요, 조금 멀리 사는 여고생이라서 문제가 큰데, 저랑 안 하게 되더라도 꼭 잘 됐으면 좋겠어요. 게임을 change 할 만 한 그릇이니까요.
힙플: 신인들에 대한 모니터를 꽤 하는 편이네요.
S: 예 재능 있는 친구들을 계속 찾고 있고요, 저도 이제 회사를 만들 생각이니깐 부지런해야죠.
힙플: 그럼, 스윙스의 앞으로의 새로운 결과물에서 같이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한국으로 한정했을 때.(웃음)
S: 한 다섯 명만 이야기 해볼게요. 테디(Teddy), YDG 양동근 형, 그리고 진보(Jinbo)형. 이중에 진보 형은 전 사실 누군지도 잘 몰랐어요. 근데 최근에 앨범 발매 했잖아요. 그 앨범 듣고 완전 뻑 갔어요. 우리나라 사람 맞나 했어요. 왜 제가 여태까지 몰랐는지 신기했어요. 되게 진짜 멋있어요. 이분은 정말 멋있어서 듣자마자 완전 뻑가고. 음... 아 그리고 나중에는 권지용(G-Dragon)씨 하고도 하고 싶어요. 작년 여름에 나온 앨범에 ‘The Leaders’라는 곡이 있는데, 테디씨와 씨엘(CL of 2NE1)씨가 피쳐링 한. 그 곡에서 권지용씨 가사가 완전 멋있었어요. 이 친구는 간지를 알아요. 그러니깐 랩 가사는 언제가 가장 멋있냐면 자기만 할 수 있는 말을 할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제이지(Jay-Z) 같은 경우는요 ‘내가 이번 대통령이 흑인이 될 수 있게 작은 기여를 했다’ 이런 가사를 썼어요. 사실이에요. 막 선거 도와주고 그랬잖아요. 근데 그 말을 현존 랩 하는 사람들 중에 제이지 말고 누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예전에 블랙(Black Album) 앨범에서 어떤 곡이었는지 당장 생각이 안 나는데 그 노래 interlude에 이렇게 랩 했어요. ‘이 게임에서 가장 핫한 여자가 내 목걸이를 메고 다녀.’ 제이지 말고 누가 그런 말을 해요. 힙합 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 핫한 여자 친구 없잖아요. 아마 연예계 통틀어서 그런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브래드 피트 밖에 없을 듯해요. 그런 것처럼 권지용이 자기만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거예요. 뭐라고 했냐면 가사가 영어였는데 대충 해석하면 ‘니 여자 친구 핸드 폰 액정 봐 내 얼굴이 있을 거야’ (웃음) 그 말 듣는 순간 진짜 공감이 가더라고. 진짜 멋있는 거예요. 이 친구는 뭘 안다고 생각 했어요. 패션 적으로도 그렇고 퍼포먼스 적인 부분도 그렇고 진짜 힙합을 잘 이해해요. 비록 지금 하는 음악이 완전 힙합 음악은 아니지만 자기 음악을 하고 있고 그걸 간지 나게 소화 할 줄 아니깐 그것도 힙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씨엘씨도 아까 살짝 언급이 됐는데, 그 분도 랩을 너무 잘해요, 끼도 너무 넘치고 분명히 간지를 알아요. 꼭 언젠가 이 분들 중 한 분이라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힙플: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랩을 잘 한다’ 에 대한 스윙스의 관점은 어떤 건가요?
S: 힙합 음악은 사람들이 다 알아 줬으면 하는 게 정박과 엇박이 반복되는 음악이에요. 정박과 정박 사이에 있는 박자들을 엇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림을 하나 그려드릴게요. 힙합 들을 때 사람들이 고개를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잖아요. 피스톤 운동처럼. 그 움직임이 끊기면 안 돼요. 그 움직임의 반복을 유지 시킬 수 있는 래퍼가 훌륭한 래퍼라고 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전 아까도 위에서 언급했지만 Jadakiss의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아요. 아 물론 미국의 거의 모든 래퍼들은 다 존경을 받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따따라띠리리라또라라라라 이런 유래 없고, 족보 없고, 토 나오는 징그러운 랩 되게 많잖아요. 이 이야기는 인터뷰에서 빼지 않고 꼭 삽입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저질 flow는 이미 힙합에 바운스(bounce)를 이해 못하는 MC들이나 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비트를 탄다는 것은 그 비트에 맞는 그루브(groove)를 만드는 것인데 힙합 비트에 뽕짝이나 판소리 리듬을 섞는 건 치즈랑 된장찌개를 숟가락으로 막 믹싱해서 먹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안 맞다는 거죠.
힙플: 그럼 '성장통‘에서 이곡을 들으면 정말 정확히 그루브를 알 수 있다라는 곡이 있다면요?
S: 일단 전체적으로 전 그루브하게 노래를 만들려고 이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고요. 그런데 또 이번 앨범의 경우는 힙합스럽지도 않은 비트들이 몇 개 있는데, 뭐 랩보다는 ‘Keep It Fresh’라는 곡이 되게 bouncy한 것 같아요. Delly Boy hot track입니다.
힙플: 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래퍼들 중에서는 스윙스가 말하는 그루브를 안 가진 사람들도 꽤 있잖아요, 자신만의 방법론을 가진. 그런 뮤지션들과도 작업을 할 수 있나요?
S: 이미 제 답을 아시겠지만 되도록이면 같이 하기 싫어요, 그런데 이 씬에서 거의 3년째 지내보면서 느낀 건, 전 비즈니스 적으로 그리고 곤조를 지키면서 일하려고 해도 그걸 잘 할 수 있는 대 인배는 아닌 것 같아요. 마음도 약하고 거절도 잘 못해요. 같이 하기 싫은데 이미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한 경험이 있고.. 대부분 래퍼들 보면 성격 좋은 사람들 많아요, 정말로 음악 말고 그냥 사적으로 만났을 때는 특별히 나쁜 사람은 없어요, 오히려 성격이 좀 깐깐하고 특이한 건 제가 제일 심한 편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힙플: 비슷한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스윙스가 말한 그 방법론을 지키지 않는다 해도 우리나라에 열심히 힙합 하는 뮤지션들이 많잖아요. 결국은 그 분들도 힙합이지 않나요?
S: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그건 이상한 기형아 힙합이에요.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못 됐다는 것을 인정 못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야기 해 드린다면, 래퍼들 중 제가 생각하는 '구린‘ 랩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장 좋아하는 래퍼가 누구냐‘ 라는 질문에 답을 거의 다 ’Biggie(Notorious B.I.G), 2pac, Jay-Z, Nas' 이런 식으로 답을 하는데, 전 그들에게 ‘진짜요????’라고 묻고 싶어요. 아니 원래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은 자신이 닮아가는 거잖아요, 왜 그들을 닮은 흔적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거죠? 이센스(E-Sens of Supreme Team)를 보면 전 가끔 놀랄 때가 많아요. 일단 영어 가사를 진짜 잘 외워요, 어느 날 그의 집에서 놀다가 그가 수많은 미국 래퍼들의 랩을 들으면서 똑같이 따라하는 것을 한 20분 뒤에서 몰래 구경했는데 리듬감이 진짜 쩌는 거예요. 발음은 어쩔 수 없이 조금 달랐지만 박자 자체가 쳐지거나 틀리지 않더라고요.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계속 들어야 하는 것이고 따라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놈도 수백 명의 MC들의 수만 곡을 들으면서 그 특유의 스타일이 나오게 된 건데, 전 그 놈 랩 들으면 족보가 보이거든요, 이국적이라는 말이에요. 그리고 많이들은 게 티가 나고. real recognize real. 진짜 MC라면 가짜를 알아보는 건 껌입니다.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진짜 열심히 했나요?‘라고 또 물어보고 싶어요, 왜냐면 열심히 했다면 그런 랩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가 말한 방법론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안 지키고 다른 장르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힙합이라고 스스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Biggie(Notorious B.I.G), 2pac, Jay-Z, Nas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뻥 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힙플: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변 동료 뮤지션이나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나요?
S: 전 누구에게든 제 관점이 옳다고 설득 시킬 자신 있어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사람들 중 제 말에 수긍을 안 한 사람을 본 적은 거의 없었어요.
힙플: 인터뷰 막바지에 어울릴만한 질문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10년 오늘 스윙스에게 디스는 어떤 건가요?(웃음)
S: 일단 분명한건 사람은 경쟁을 좋아해요. 사람들은 어차피 싸움을 좋아하고 스포츠를 좋아하고 그리고 미국 힙합이 커질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디스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게 배틀(Battle)이라고 거의 모두가 주장해요. 사실 그렇잖아요, 제가 어드스피치(addsp2ch)와 디스를 벌였을 때 제 친구가 말해 줬는데 그 당시 네이버에 ‘힙합‘이라고 치면 연관 검색어에 스윙스가 나왔대요,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그리고 그 당시에 제 음악을 잘 듣지도 않은 평범한 여대생 후배나 선배나 친구들이 막 ’오빠 재밌게 들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깐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졌다가 가지게 되었고 저를 몰랐던 사람들도 디스 하나로 절 아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힙플 등 여러 힙합 커뮤니티에서도 누가 누구한테 디스를 했을 때는 게시판에서 한 2주일간은 그거 관련 글로 완전히 도배가 되잖아요. 디스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상황들이 이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자기 주제를 알고 디스 하는 거라면 저는 오케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가족 얘기나 사생활 얘기는 좀 뺐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에 그런 걸로 사람 까는 건 치사하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전의 여자 친구가 자신에게 성교를 할 때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건 진짜 애들이나 하는 짓이잖아요. 전 룰이라면 그 정도면 되는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일단 다 쿨 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디스 하나 때문에 저처럼 왕따 당하는 건 좀 아니잖아요. (웃음) Murda Mook(?) 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배틀 MC에요. 진짜 죽이게 잘해요. 근데 그 당시에 Cassidy 한테 계속 시비를 걸었어요, 배틀 하자고. Cassidy는 그 당시 Swizz Beatz라는 프로듀서 밑에서 어마어마하게 성장을 하고 있었고 Murda Mook은 그냥 언더에서 인정받는 정도. 어쨌든, Cassidy가 계속 배틀을 거절했더니 Mook이 도발을 한 번 했어요. Cassidy가 거절한 이유는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이 없고, 오히려 Mook을 프로모션하게 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안 한다’고 했거든요. 저라도 그랬을 거예요, 뭐 하러 급도 안 맞는 사람이랑 배틀을 해요, 호랑이가 개 죽여 놓고 자랑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근데 Mook이 정말 재밌는 말을 하나 하긴 했어요, 비록 Cassidy의 거절에 답변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 배틀에서 지면 사람들은 래퍼로서 자신의 커리어가 끝난다고 믿는다. 하지만 배틀을 해서 졌다 하더라도 진 사람의 싸움이 hot 했으면 커리어는 끝날 리가 없다.‘ 진짜 공감이 가더라고요. 왜냐면 Mook, 이 친구도 진 것을 몇 번 봤는데 커리어에 특별한 타격은 없었거든요. 반면에 개 발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컨대 50Cent가 사형 시킨 Ja Rule의 경우. 참 재밌죠. 아무튼 정리를 하자면 디스 당하기 싫으면 착하게 랩을 하면 되는 것이고, 디스를 할 거면 지킬 것은 지키고 깔끔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혹시 저를 디스 할 사람이 있다면 다 좋은데, 전 그 사람을 공연장에 초대해서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진짜 배틀을 할 생각이니 이길 자신 없으면 생각을 안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힙플: 크게 감정이입은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신 거네요.
S: 예. 물론 기분 나쁜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격투기 선수들이 발로 얼굴 맞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있나요. 전 근데 물리적인 폭력보다는 언어폭력이 훨씬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해요. 기분 나쁜 건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근데 유치하게 욕 좀 먹었다고 상대방을 때린다거나 하는 건 병* 같아요. 유튜브 보면 배틀하다가 싸우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면 자신이 졌다고 인정하는 걸로 밖에 안 봐요. 진짜 프로라면 그러면 안 됩니다. 효도르는 자신의 동생 알렉산더가 크로캅 한테 털리는 거 보고 링 밖에서는 러시아어로 욕설을 했지만, 경기 날까지 기다리다가 링 위에서 크로캅에게 복수를 했죠. 그게 프로입니다.
힙플: 음악에서도, 지금 인터뷰에서도 엄청난 자신감이 느껴지는데요, 이런 자신감의 원천이라면?
S: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인 것 같아요. 저는 비록 늦게 나타났지만 들은 걸로 따지면 아이 때부터 들었고 거의 힙합 문화가 붐 하는 지역에서 살았고 그리고 그만큼 봐왔고 저는 그만큼 간접적이 아닌 직접적인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친구들이 다 힙합을 많이 듣는 흑인 친구들이었어요. 그리고 하나는 뭐냐면 저는 진짜 열심히 했어요. 진짜진짜 열심히. 제 노래 제목과는 다르게 저도 아직 제가 최고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최고가 될 기질은 가졌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제 노력에 의해 결정 될 거라고 믿어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S: 미국에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 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정말 어려운 가사를 써요. 어휘부터 다르고 그리고 사용하는 비유들이 엄청 많은데 그런 거는 일반 후드(hood)에서 찾을 수 있는 비유들이 아니에요. 제이지 옛날 가사를 보면, 후드 적이에요. 지금은 비즈니스맨 사장님 간지가 나는데 (웃음) 루페는 고대 문학이나 역사 사건이나 영화에서 비유를 많이 가져와요. 이 루페 피아스코의 ‘덤잇다운(Dumb It Down)’ 이라는 노래 꼭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영어를 이해하는데도 불구하고 백과사전을 뒤져야만 가사를 이해 할 수 있을 때가 되게 많아요. 근데 덤잇다운이라는 훅을 들어보면 그 곡에 참여하는 피처링진들이 ‘여자들이 학교를 졸업하려고 한다,‘ ’거리에서는 니 음악을 아무도 틀지 않는다,‘ ’비치들에게 술이나 부어 봐‘ 라는 라인들로 루페에게 쉽고 가벼운 가사를 쓰라고 권해요. Dumb it Down 이라는 말은 ’수준을 낮춰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결국 중심 내용은 루페 피아스코는 자신은 덤잇다운 따위는 안 하겠다 이건데, 제 말은 결국 뭐냐면 영어 힙합이 알아듣기 힘들다고 연구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어 랩도 마찬가지에요 들을 때 너무 일차원적으로만 해석하고 대충 훑어보고 마는 그런 경향이 굉장히 커요. 팬들이 힙합 음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이센스 가사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이센스 가사는 굉장히 깊은 데 얼마 전 어떤 애들이 ‘이센스 가사 못 쓴다‘ 라는 그런 말이 나왔고 예전에도 그런 말 많이 듣고 봤어요. 기분이 좀 그렇더라고요. 좀 연구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도 루페 피아스코 가사 해석하려고 4~5시간 찾아 헤맸거든요. 또 저의 경우엔, 제 라인을 듣고 사람들이 이거 구리다고 뭐냐고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를 들어 제가 ’제일 잘해도 몸만 병* 된 'The Wrestler' 라는 가사가 있는데 '더 레슬러'라는 영화를 보지 않으면 절대 그 라인을 알 수가 없어요. 근데 누구는 그러더라고요... ‘레슬러가 뭐냐, 니가 레슬러냐 무슨 개소리 하는 거냐’ 그런 욕을 하는데 한번 찾아나 보고 나서 욕을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저는 욕먹는 건 좋아요 제가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성장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어릴 때 아버지 교육 방식이 뭐였냐면 절 팼어요, 아주 많이. 저는 확실히 맞고 욕을 먹어야지 잘하는 타입인 것 같아요. 자존심이 상해서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깐 욕하는 건 좋은데 분명히 알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거는 어떤 래퍼들한테도 마찬가지의 이야기고 그래서 좀 더 팬들이 이 씬에 수준을 높이는 것에, 힙합을 듣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힙플: 힙합도 연구가 필요하다.
S: 네,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뉴욕 어느 대학교에 2PAC 가사의 해석인가 뭐시기하는 과목도 생겼어요. 그걸 애들이 수강하고 있죠. 그리고 또 베컴의 킥에 대한 과목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런 거예요. 진짜 팬이고 매니아라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 링크 | 스윙스 공식 클럽 (http://club.cyworld.com/moonswing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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