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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삿포로 치욕, 그럼에도 조광래를 짜르면 안되는 이유
    Becks | 2011-08-11 | 8,045 Reads | 1 Thumb Up

    아마 많은 분들이 어제 경기를 보고 분노에 치를 떨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어제 종로의 모 호프집에서 경기를 관전했는데
    호프집 안에 일본분도 계셨거든요... 정말 창피할 정도였습니다.
    저런 수준의 축구라니...

    사실 저는 조광래의 짧고 정교한 패스 위주의 축구를 지지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어제 경기 하나로 등을 돌린건 아니구요. 화는 많이 나지만 그래도 아직은 믿어보려는 입장이죠.
    화는 많이 나지만...


    사실 선수 한둘이 빠졌기때문에 졌다고 하기엔 경기 내용이나 스코어 차이가 너무 현저했죠.
    차두리의 말처럼 완패를 당했고, 모두 정신을 차려야합니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모두요.


    세세한 지적은 시작하자면 끝이 없을것 같아서 생략하구요.
    우선 지금 많은분들이 조광래의 사퇴를 원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반대입장에서 글을 써보려구 합니다.



    일단은...너무 이릅니다.

    히딩크의 별명이 '5:0'이었던거 아시죠?
    팀이 네덜란드등의 강팀들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히딩크의 국가대표팀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이나 전현직 감독들이 히딩크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었죠.
    전임 국대 감독인 허정무 감독도 '히딩크호에는 비전이 없다'라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었습니다.
    거기다 그는 외인 감독이기까지 했으니.. 그를 향한 비난이 얼마나 거셌을지 대충 예상하시리라 봅니다.
    아직은 1년이고, 조광래가 부임한 이후 이영표와 박지성이라는 두 거대한 축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했으니
    어느정도 출혈, 그리고 수혈까지에 꽤 상당한 시간이 걸리리라는 것은 분명히 이해해줘야겠죠.

    월드컵을 3년 남겨둔 시점이고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베스트 멤버, 국내외의 숨겨진 옥석을 가리고 발굴해내기엔 아직 충분하고도 한참은 충분한 시간입니다.
    조금만 기다려봐도 좋을 듯 싶네요.


    둘째는, 일본은 완연한 상승세. 우리는 눈물나는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축구가 내외적으로 수많은 아픔들에 시달리고 있을때
    일본은 계속 전진하며 우리를 슬금슬금 따라잡더니 이젠 아예 완벽히 우리를 제쳐버렸습니다.
    K리그가 승부조작이라는 어마어마한 시련을 맞이하며 몸살을 앓고 있을떄
    J리그는 흔들림 없이 계속해서 관중을 끌어모으고 있죠. 뭐 원래 리그자체의 규모나
    국민들의 관심 수준이 차원이 달랐지만 이젠 더 벌어져버렸죠.
    다들 아시겠지만 자국리그가 망하면 그 나라 축구도 망할 수 밖에 없어요.

    이탈리아가 칼치오 폴리를 겪고 리그가 추락하며 2010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보시면
    대충 이해가 가시겠죠. 서형욱 해설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거의 최저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떨어질런지 어쩔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이게 최저점이라 믿어보겠습니다.
    시련을 딛고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디...


    뭐 거기다 몇가지 조그마한 이유를 조금 더 대보자면
    위에서 말씀드렸듯 우리는 박지성, 이영표라는 거대한 두축에다 이젠 전력의 핵이 된 이청용 마저
    아웃된 상황....  물론 위에서 말씀드렸듯 두, 세 선수 빠진게 결정적 핑계가 될 순 없지만
    굳이 뽑자면 어느정도는 조광래를 위한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차지하던 지분이 어마어마했던 선수들이니까요.

    반면에 일본은 카가와를 비롯한 걸출한 신예들이 본래 일본의 축이었던
    엔도, 주장 하세베를 비롯한 고참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멋드러진 플레이들을 연출해냈죠.
    신구의 조화가 완벽한 팀이 됬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게 되버렸어요.
    딱 우리의 1년전 모습과 흡사하다고 보이는데 여튼 우리는 조화를 이뤄줄만한 고참들이
    부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어느정도는 감안을 해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셋째는, 조광래가 그래도 전임감독들에 비해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죠.


    이번 한일전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실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차례 평가전에서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였죠.
    '우리나라도 이런 패스플레이가 가능하구나...' 싶을 정도의 장면도 자주 연출해냈구요.
    거기다 그런 플레이들이 대부분 일주일 내의 훈련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죠.
    조광래가 원하는 플레이가 훌륭한 조직력을 갖춰야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꽤나 합격점을 줄 수 있던 부분들이 많았죠. 아, 물론 이번 졸전은 아니구요.

    사실 돌이켜보면 허정무 전임감독이 보여줬던 평가전에서의 플레이보단 수십배 수백배 낫긴 합니다.
    허정무 감독은 중국에게도 3:0으로 대패한 기억이 있구요. 뭐 그럼에도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일궈내지 않았습니까. 평가전은 말그대로 자가평가를 위한것이고 결과는 월드컵에서 낼겁니다.
    우리에겐 3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아... 무작정 쓰긴 했는데 피씨방이고, 또 야구 보면서 쓰고 있는거라
    글이 정말 두서없고 정신 없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고생많으셨구요...
    뭐 한줄 요약 하자면 그냥 '좀 더 지켜보자' 입니다. 저도 화 많이 나고 짜증도 나는데
    이번 경기가 최저점을 찍은 경기라 생각하고 좀 더 볼렵니다.
    쉽진 않겠지만요... 

     
    하, 무쪼록 K리그에게나 국가대표팀에게나 올해가 최고로 힘든 해가 아닐까 싶어요..
    부디 K리그, 국대 모두 이번 시련을 잘 견뎌냈으면 좋겠어요....
    이젠 이런(한일전, 승부조작) 치욕적이고 아픈일은 패스하고...
    항상 승전보만 올리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한국 축구 파이팅 !!! ㅠ_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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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듬을 타는 렉스 (2011-08-12 01:20:05, 211.246.72.***)
      2. 정말 어젠 더츄륭유어댜추더ㅓ루댜우야ㅓ어. .. 이런 기분이었죠....
      1. ITsou (2011-08-12 00:59:24, 14.42.209.***)
      2. 어제는 일본이 정말 잘하던데요 울나라의 전략인 패스 패스 패스 패스 플레이를
        중간에 확끊어 버리던 압박,
        축구에 그리 미쳐있진 않지만 현재 조감독같이 뚜렷한 색깔과 많은 실험을
        해보였던 감독이 있었나요???
        저도 한 번의 실패가지고 너무들 급정색 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더군다나 뚜렷한 해답이 하나 있잖아요


        이근호를 뺴는겁니다
      1. Cream (2011-08-11 20:48:55, 121.170.141.***)
      2. 한국지도자들은 대개 선수시절의 인지도와
        축협인맥으로 국대감독이 됩니다. 해외 지도자의 경우
        의과대학수준의 지도자 라이센스 과정과 전공과목,
        그리고 유소년과 클럽에서의 성적등을 통해 국가대표감독이 되지요..

        사칙연산을 제대로하는 선수가 없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7080년대 선수출신 지도자들의 학습능력은 매우 낮습니다.

        체계적인 훈련방법론과 의학 영향학 통계학등이 망라된 현대
        축구의 운영능력을 배우기 위해서도 해외 지도자들 영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터키의 경우도 처음엔 감독들 수준이 매우 낮았지만 지속적인
        해외지도자 초빙으로 축구운영기술이 매우 높아져서
        지금은 지도자를 수출하는 수준에 이르렀지요..

        축구에 관련된 학문은 80년대 이후에 급성장했습니다.
        대부분 70년대 선수생활을 한 그것도 국내에서 동남아 팀들과
        힘겨운 승부를 벌이던 팀에서 활동한 감독들이
        세계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일본의 경우 자케로니 영입을 4~5년 전 부터 준비한 상태에서
        오카다 감독이 패스웍개인기 위주의 팀을 피지컬과 압박위주의
        팀으로 변모시킨 다음 자케로니를 영입했습니다. 오카다는
        현재 일본 축협 고문으로 있고요...

        한국팀은 결국 히딩크가 발굴한 2002년 인재들과 귀네슈가 발굴한
        이청용 기성용에서 끝나 버렸죠 (귀네슈는 후보였던 박주영을
        주전으로 복귀시키고 이적도 시켜주었죠)

        해외지도자 한두명이 한국축구를 얼마나 많이 바꾸었나 생각해 보면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지요. 조광래가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분의 책임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현대축구의
        이론적 기술적 깊이를 가질만한 환경을 겪어본적도 없는 분이니까요
      1. 덕구 (2011-08-11 20:35:31, 175.202.145.**)
      2. 아시안컵과 많은 평가전을 통해 무능력함이 여실히 드러났는데 시간있을때 언능 짤라야됨..
        어설픈 패싱게임 추구하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점들 다 죽이고 이해할수 없는 포지션배정이라던지 잘나가던 포백 뒤집어 엎은거 하며. 감독하고 꽤여러 경기가 지났는데도 수비 라인컨트롤 하지도 못하고 우왕좌왕이고 . 사이드와 중앙공격수의 활발한 스위칭이 한국 공격의 특기였는데 조광래 부임이후 이러한 스위칭하는 모습이 현저히 줄었고 교체한선수 또교체하는 어이없는 선수 교체나 토너먼트전에서 체력을 안배를 고려하지 않는 선수 기용, 그놈의 영계만 찾다 올림픽팀까지 선수구성에 어려움을 격고 있고..
        이번 경기를 통해 들어난 새로운 문제점은 선수파악은 둘째치고라도 선수단 장악이나 동기부여등도 안되고 있는듯 한일전이라는 라이벌 매치에서 이렇게 투지가 안느껴 지는건 뭔가 문제가 있음
      1. 엄동영 (2011-08-11 20:15:21, 117.55.173.**)
      2. 월드컵 도중에 경질당했던 차범근 씨의 선례를 생각해보면 축협에서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죠...여튼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여기서 증명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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