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sonable Doubt이 명반인 이유... 설명이 될지 ^^;
- Meth | 2010-01-21 | 9,994 Reads | 6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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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모르고 비트와 랩의 플로우 자체를 위주로 듣는 한국의 리스너는 충분히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겠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에선 이런 말을 못들어봐서..
Reasonable Doubt이 명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가사>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앨범은 Jay-Z가 지금처럼 수천만장의 앨범을 판매한 Platinum Artist가 되기 전의, 'Roc'으로 대표되는 힙합계의 비지니스 거물이 되기 전에, 비욘세를 Wifey로 -_- 삼기 전의 Jay-Z, 아니.. 'Sean Carter'의 인생경험담이 가장 진실하고 Raw하게 묻어난 앨범입니다.
그가 거리에서 마약을 팔던 Hustler로서의 삶을 그대로 음악에 담은 느낌이랄까요. 그가 겪어보지 않고 단순히 간지로 따라하는 랩퍼들과는 분명히 다름이 가사에서 느껴집니다. 한국에선 취랩의 음악을 듣고 이런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스킬이나 음악 자체의 성취를 떠나서... 스토리텔링의 사실적인 리얼리티에서 받는 전율 말이죠.
하지만 단순히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이 앨범은 단순한 Gangster 앨범이 아니라 사회성이 짙은 앨범입니다. 물론, Nas의 I Can처럼 Uplifting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곡은 없습니다만, 이걸 이해하려면.. 미국현대사 대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겠네요.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는 뉴욕의 흑인사회를 중심으로 마약이 밀매되며 엄청난 속도로 60년대 마틴루터킹, 말콤엑스 등이 이뤄놓은 모든 Black Power Movement, 흑인인권운동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마틴루터킹과 말콤엑스는 죽임을 당했고, 흑인운동을 주도했던 Black Panther은 강제로 해체당하고 흑인사회를 이끌던 지도층 리더들은 전부 테러리스트, 범죄자로 몰려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Tupac의 어머니는 Black Panther의 멤버이죠) 그리고 Ghetto에 남은 것은 고작 Gang과 마약밀매상들 뿐이었죠. 그리고 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흑인사회는 철저히 붕괴되었습니다. 흑인어머니들부터 마약에 찌들어 Crack Baby를 낳고 아이들도 ak47을 들고 마약을 팔았죠. 한마디로 미국흑인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약에 쩔어 살아왔지만 사실 지금은 그나마 좀 나아진 셈이고 70년 후반, 80년대 흑인사회의 마약과 관련된 상황은 정말 최악이었다는게 정설입니다.
이 시대를 그 시작부터, 끝까지 - 가장 심하고도 제대로 겪은 것이 69년생 Jay-Z, 71년생 Tupac, 72년생 Biggie, 73년생 Nas -- 이 랩퍼들의 세대입니다. 그들이 막 학교에 가기 시작했을때부터 자신들의 살던 모든 대도시의 학교들, 친구들, 친구들의 엄마들, 그들이 사는 동네에 마약이 넘쳐 흘렀으니까요. 그 마약을 팔던 Gangster들이 또 넘쳐 흘렀고...
그럼 다시 Reasonable Doubt으로 돌아와서, 왜 이 앨범이 어떻게 명반이란 평가를 받는가. 그건 이 앨범이 Hustler로서, 마약의 주위에서 자랐고 마약을 팔면서 살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의 흑인들의 상황을 가장 Vivid하게, 적나라하게 묘사한 앨범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슬랭으로, 그들만의 언어를 통해 말했기 때문에 처음 이 앨범이 릴리스 되었을때 이 앨범은 평론단에게서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상업적인 히트싱글이 있었거나, 앨범판매량이 높았던 것도 아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사람들이 점점 이 앨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것은 - 그 이후, 다음 세대에서도 이 앨범과 똑같은 메세지, '허슬'을 말하는 랩퍼들은 많았지만 그들 중 제이지처럼 (나스,투팍,비기처럼) 그 시대를 실제로 살고 그대로 표현했던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그 음악의 Reality와 Raw함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어떤 안타까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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