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샴페인이 아니라 와인 'CHIEF LIFE'
- Lafayette | 2013-12-01 | 12,635 Reads | 1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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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에 대한 주된 세간의 평은 '훅이 아쉽다', '너무 지루하다' 이다.나 또한 이 앨범의 단점으로 '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만 남는 앨범이라고 보기엔 훌륭한 면이 많다.
올 한 해, HI LITE는 가장 핫한 크루로 음반 속과 무대 위를 종횡무진 누볐고, 팔로알토는 그 수장으로써 정점에 서있었다.
당신은 이 앨범을 듣기 전에 어떤 음악을 기대했는가?
나는 'HI LIFE'나 레디, 오케이션 앨범 더 이전으로 가면 EVO와 함께 했던 'Behind the Scene'과 같은 컨셉을 기대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청자들도 분명 팔로알토에게 트렌디 하면서도 강한 최근의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아쉬움을 여기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팔로알토가 '말하려는 바'가 아니라 우리의 '기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기대한게 오늘날의 성공을 위핸 성대한 축제를 열 '샴페인'이었다면
팔로알토는 와인과 함께 좀 더 여유롭게 나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기대'에 맞춰 듣는게 아니라 팔로알토의 VIBE를 따라가기 시작하자 앨범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당신이 성공한 변호사나 CEO라 생각하자.
당신의 하루의 끝, 주말은 어떨까?
나 또한 그런 위치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바에 의하면
'깔끔한 집, 적당한 조명 아래에서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위치에 당신이 있다고, 혹은 그런 팔로알토의 집에 하루 초대받았다고 생각을 해보자.
JUST SIT BACK & RELAX.
이제 당신은 이 앨범, 팔로알토가 이야기 하는 'CHIEF LIFE' 보스의 삶에 대해서 좀 더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앨범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만족(혹은 자랑)과 고뇌, 자신과 함께하는 가족들에 대한 믿음, 미숙했던 과거에 대한 회상,
그리고 성공한 위치에서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세지, 충고나 조언 그런 것들이 한데 버무려져 있다.
마지막 곡, 또 봐(AU Revoir)에서 우리-그러니까 청자, 혹은 팔로알토와 함께 술을 마시는 누군가-는 전면적으로 드러난다.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아쉽기는 하지만, 앨범을 듣는 여성이라면 참 기분 좋은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간결한 비트 위에 올려진 팔로알토의 목소리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해준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몇 곡에서 그의 단점 - 평범한 HOOK MAKER라는 점 - 이 부각되기도 한다.
애매한 음역대의 불안한 보컬이 좋지 않은 방향의 텐션을 증폭시키는 TIMELESS(의 훅)나
보름달 아래 김빠진 콜라 느낌의 만월(FULL MOON)(의 훅)은 곡의 퀄리티를 크게 낮춰버린다.
특히나 만원(FULL MOON)은 훅을 제외하면 정말 완성도가 높다.
더불어 비트들이 전반적으로 긴장감을 크게 돋구지 않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다.
1~3번 트랙은 10분짜리 인트로를 듣는 느낌이었다.
'훅'과 '비트'의 아쉬움은 7번 트랙 CIRCLE(Feat. 화지)에서 동시에 드러난다.
앨범의 정중앙에 있는 곡인 만큼 이런 단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몇 개의 훅이나 비트 선정의 아쉬움으로 평범한 앨범이라 치부하기엔
팔로알토의 'CHIEF'로써 몰입도, 번뜩이는 벌스들이 만들어 내는 감흥이 꽤 크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낸 당신, 수고했다.
긴장을 풀고 CHIEF LIFE의 여유로운 바운스에 적당히 취해보라.
당신이 꿈꾸는 당신만의 'CHIEF LIFE'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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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0 (2013-12-03 19:58:44, 211.246.72.***)
-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ㅎㅎ
앞으로도 많이 리뷰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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