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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ean] 한국힙합은 지금 어떤가요?
    이준희 | 2010-09-25 | 10,931 Reads | 3 Thumb Up

    오늘 오랜만에 꽤 오랜시간 동안 음악에 대해 공부를 했다.

    내가 쓰는 소프트웨어와 MPD32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Youtube에 외국인들이 올려놓은 다양한 강좌를 접해봤다. 하지만 그 동영상을 보고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가장 자신있는 것을, 가장 익숙한 것을 활용하여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비트를 만들거나 녹음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에 동영상은 때려치고 한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특징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그렇다가 내가 음악에 푹 빠졌을 시기에 우연히 접했던 'GK Huni'G'라는 턴테이블리즘 아티스트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는 어릴적부터 호기심이 많은 듯 했다. 한 블로거의 사진에서 본 그의 좁은 작업실에는 LP판과 각종 장비들이 널려있었고 자동차나 로봇같은 장난감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모습은 내가 음악을 들으면서 상상해 보았던 그대로였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대중에 노출되기를 꺼려하는 듯 보였다. 그는 자신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심지어 힙합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외면받는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들어내는 듯 했다. 내가 음악에 대한 지식은 좁지만 내가 들어왔던 음반 중에서 가장 퀼리티가 높고 완성도 있는 음악앨범은 GK Huni'G의 앨범이었다. 한때 나는 주변에 힙합을 좋아한다는 친구들에게 가끔 이 아티스트의 음악을 추천해주곤 했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 중 대부분 그냥 듣고 넘겼는지, 아예 관심이 없어서 듣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그 앨범에 대한 소감을 표하지 않았다. 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접할 때의 깊이가 없어보였다. 

    요즘 나는 한국 언더그라운드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과연 이게 미국에서 존재했던, 존재하는 언더그라운드와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는가? 적어도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2년전)는 그랬던 것 같다. 그 때는 크던 작던 주말마다 공연이 많았고, 무료 공연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언더그라운드를 대표하던 랩퍼들은 이름이 많이 알려지면서 비싼 공연(언더공연 치고는)을 주최하며 신작 앨범을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분명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의 팬들은 뮤지션에 대한 맹목적인 리스팩으로 점차 아이돌스타들의 팬들이 가진 성격이 보이고있다. 그리고 한국의 언더힙합씬은 몇몇 거대한 크루와 뮤지션을 중심으로 독점적인 형태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노래하였기에 한국의 힙합문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만, 그 뒤를 이어갈 3~4세 뮤지션들에게는 거대한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제 길거리에서 랩을 하면서 관심을 얻으려면 슈프림팀과 비슷한 랩을 해야 그나마 인정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나는 쥐뿔도 없기 때문에 음악을 하기위해 돈을 벌 생각이고, 군입대를 미룰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꿈을 이루더라도 내가 원했던 것 만큼 청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까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숨막힐 듯 바쁜 한국사회에서 그런 것을 원하는 것 자체가 좀 우스운 생각일 수 도 있으나 적어도 한국힙합팬이 아닌, 힙합의 팬으로서 힙합을 사랑한다면 내가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하는 바램이 있다. 몇달 전 Gang starr의 맴버 Guru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DJ Premier가 내한 공연을 왔을 때 나는 적어도 내가 아는 언더그라운드 랩퍼 한명 쯤은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내가 너무 음악에 심취해서 그런지 유명인사의 얼굴은 프리모밖에 보지 못했다. 그리고 힙플쇼보다 사람이 적었다. 그 이유가 단지 새벽에 공연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을까?

    그래도 나는 힙합답게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안하고 즐기고싶다. 나도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문제가 보이면 항상 꼬투리를 잡으려는 버릇이 있다. 앞으로 거리에 나가서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그들과 함께 비트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고 싶다.


    -------------
    제 홈피에 일기쓴거 혼자보기 좀 아까운 것 같아 여기다 컨트롤+C로 옮겼네요 ;;(ㅈㅅ)
    이제 저도 세상과 소통 좀 해야겠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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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tskat (2010-09-26 09:12:06, 180.66.24.***)
      2. 마음아파요
      1. 이준희 (2010-09-25 03:10:03, 221.141.158.***)
      2. 그분 정말 존경합니다. 모든 소리 하나하나에 심울을 기울여서 작업을 하시는 것 같더군요. 한국에 또 그런 앨범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 봉구 (2010-09-25 02:41:54, 116.38.248.*)
      2. GK Huni'G님 음반 정말 좋아합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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