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아래 Meth님 글과 다른 몇 글에 대한 코멘트
- 남성훈 | 2010-11-17 | 11,914 Reads | 6 Thumb Up
-
아래 글에 짧은 댓글을 달려다 너무 댓글이 과하게 달린 감이 있어 여기에 제 코멘트 따로 뺍니다.
==========================
랩이라는 것은 라임의 유희가 유래없이 극대화된 장르이자 방식입니다.
이걸 인정하느냐 못하느냐가 논쟁의 핵심이죠. 그리고 작가가 스스로를 어디에 포지션해야하는지를 인정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시간이 어느 정도 증명하고 있죠. 인정 안하는 자들은 다른 예술의 영역으로 튕겨나갔습니다. 본문에서 교집합을 이루지 못하는 영문학의 사례들을 거창하게 끌어오거나 하는 것은 일종의 반칙입니다. 굉장히 그럴듯해 보이거든요. 하지만, 개념적 이해가 동반되면 선동되기 보다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쉽게 말하면 이런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축구와 농구는 같은 운동경기입니다. 사람들이 운동경기의 원초적인 목적 - 게임의 재미, 체력향상, 단합 등을 위해 (이유야 어쨌든) 만든 운동경기라는 것에서 파생었죠. 그런데, 두 개의 룰은 전혀 다릅니다. 축구는 발을 쓰고 농구는 손을 써요. 한 사람이 위에서 나열한 운동의 원초적인 목적에 부합한다며 축구공을 손에 들고 뛰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레 우리는 개념이 잡혀 있으니, 더 이상은 말 안해도 되겠죠?
랩이 크게 보면 '시'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가 만들어낸 모든 형식을 랩에 적용하고 인정하라는 것은 오류입니다. '랩=(예술적 의미의 모든)시' 가 아니니까요. 하위장르의 문제입니다. 랩에 시의 모든 하위장르의 법칙을 적용해도 된다는건 모든 예술적인 학파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일인것이죠. (댓글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음악적으로 파고들어 음악적으로 존재가치를 따져 랩이냐 아니냐를 인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논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안되는 일입니다. 끝이 안나는 논쟁입니다. 음악적 가치를 따지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랩은 예술인데 운동경기처럼 대체 룰이 어딨냐?? 라고 물으신다면 예술이기 때문에 참가자들 사이의 암묵적인 동의가 오랜 시간 있어왔다는게 답이 되겠죠. 현재 랩은 큰 틀에서 법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것마저 부정한다면 정말 할 말 없습니다. 그것을 예술이라는 이름아래 굳이 부정하는 사람은 혁신적인 자신의 방식을 규정하고 함께하는 이들을 모아 다른 하위장르를 만들면 됩니다. (아니면 세를 불려 개념자체를 엎어버리면 됩니다)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좋은 의미겠죠.
많은 비난받은 INNOVATOR들이 그랬듯 말이에요. 하지만 만약 충분히 오랜 세월동안 한 개인만 소화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그리고 그 영역안에서 굳이 벗어나지 않는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던지 별종으로 기억 될 뿐입니다. 그 자체의 가치는 충분히 있겠지만, 속한 개념자체를 바꾸기엔 역부족입니다. 한 예술가를 지지하느냐와 어느 정립된 방법론이나 그로 인해 발전된 장르를 지지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따로 다시 댓글을 달지는 않겠습니다. 그럼.6
-
-
- 김도현 (2010-11-19 10:19:51, 210.204.173.**)
- ㅋㅋㅋ불친절한 동주씨. 등장했네요. 전 계속 나타날 겁니다. ^^
다른 댓글에서 봤는데.. 제가 단순히 hater라니요.
그래요,
제가 hater로서 쌓아올릴 게 뭐 있기나 하면 차라리 그게 아깝기라도 하겠어요.
아, 저도 모르게 쌓인 건 있었죠.
이 바닥의 규칙과 역사에 대한 습득과 흐름을 보는 안목, 두 개요.
(어리광부리는 애들은 딱 보이죠, 거울 앞에 동주씨처럼)
힙합만이 아니라 어디에 가더라도 동주씨 같은 부류는 꼭 있어요.
조용한 사무실에 깔끔한 정장을 입고 온 사람들 중에도 꼭꼭 숨어있죠.
개 같은 부류들이요.
_
이런 힙합커뮤니티에 들어오는 때가 아니면
제가 언제 UMC를 생각이라도 하겠습니까, 좋은 음악 하나라도 더 듣지.
매일 훨씬 좋고 유익한 음악들을 듣는 복을 받아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
게시판에 들어가면 어린애들이 UMC를 비롯한 엉터리들을 두고
리얼힙합이라고 수다를 떠는데, 조금이라도 더 아는 형 입장에서
올바른 것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당연하지요. ^^
그건 'UMC를 듣지 말고 퇴출시키자' 보다
'힙합 더 제대로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의 차원이죠.
제가 왜 그 사람 결과물에만 집중하느라 정신적 탈진을 하겠어요. 무가치하게.
_
힙합, 랩에 대한, 혹은 UMC에 대한 글을 쓴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유독 제가 그런 글 많이 썼으니까 찌질하다고 생각해도 괜찮아요.(더 까주삼)
'너 UMC까고 싶은 게 전부잖아!
방구석에서 그것만 생각하잖아!' 라고 해도 괜찮아요. 더 폭발해서 해주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아니더라도
동주씨한테 만큼은 UMC hater로 남는 게 마음이 편해요.
hater인 저의 존재가 동주씨를 부글부글 끓게 만들고,
동주씨로 하여금 비속어로 무장한 난장판을 만들도록 하는 동력이니까.
제가 가만히 있었다면, SNP에서 UMC음악 좋아했던 거 숨기느라 고민했던 거,
힙플에 고백할 기회 없었겠죠.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_
전 쌓아온 거 전혀 없어요. 그런 글 쓰는 거 별로 어렵지도 않고요.
원하신다면 UMC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바꿔서 얘기할 수도 있어요.
엉터리들은 그밖에도 더럽게 많고,
자녹게에서 찌질거리는 애들 중 태반은 글자놀이만 하지, 라이밍을 모르니까요.
제가 2004년에 쓴 가사로 비교하고 깎아내려도 겸허히 듣고 있습니다.
지금 보고 들으면 어색한 게 있는 결과물인 건 사실이니까요.
내가 매일 졸라 즐겁게 듣고 좋아하는 이 문화, 이 음악에 대한 상식적인 걸 말하는데
그게 뭐가 힘들겠어요. 같이 얘기하고 공감하고 즐겁게 즐기면 더 좋아지는 건데.^^
동주씨가 개 같은 어휘와 말투로 뮤지션들과 사람들과 저를 깎아내리는 것보다,
서로 상식적인 걸 알아가서 좋다고 말해주는 누군가의 댓글과 쪽지가 의미있는 거죠.
오히려 스스로 벗겨지고 있는 건 동주씨랍니다.
(제 고추까지 벗겨낸다고 하셨죠? 그런데 막상 저한테 보이는 건 동주씨 고추 ^^)
UMC를 좋아하고 옹호하느라 오랜 시간 쌓아왔던 것들,
스트레스 해소하듯이 전부 다 꺼내놓는 건 동주씨로 보이거든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흥분하고 뜨거운 냄비처럼요)
밑도 끝도 없이 지어내는 얘기들과 서슴없는 인신공격, 즉 말싸움. 동주씨의 취미죠.
사람들도 다 알아요. ^^
_
그리고,
이제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가고 있다고요?
힙합, 랩에 대한 넓은 안목과 개념을 찾아가고 있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겼어요. 동주씨가 했던 말들 중에 제일 웃겼습니다.
도대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신 겁니까?
'UMC의 도전정신, 혁명적인 시도들' 이런 말들...
정작 UMC본인이 아닌, UMC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하는 거 아시죠?
(혹은 인제 막 그를 알게 된 아이들)
UMC 자신과,
UMC의 활동을 계속 봐왔던 사람들은 알거든요. (동주씨도 아는 건데)
그가 스스로 그런 발언을 하기에는 힙합과 랩에 대해 너무 많이 언급했다는 것을.
이미 도전도 혁명도 파격도 아닌, 그냥 반항이죠.
(그게 그의 가사와 색깔과 찰떡궁합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임스딘 같은 반항아들이 참 좋아하지요~ 오우 이것은 시너지!! ^^)
_
그리고 제가 무슨 UMC의 앨범발매 시기에만 나타난다는 겁니까? 쯧쯧.. -_-
눈은 패션아이템인가요?
mcperg, illwisdom, secretp 로 검색해서 나온 글들이 전부 그런 글입니까?
저는 꾸준히 상식적인 것들에 한해서만 글을 올렸었고,
열심히 훌륭한 결과물들 들려주는 뮤지션들 서포트하는 글도 많이 썼습니...,
가 아니라 썼다는 거... 다 읽어서 알잖아요? (알면서 왜 그러삼? ^^)
_
끝까지 말싸움 이기는 거에만 집착하면서
싸움개인 거 스스로 보여주고 증명하세요. (SNP 회원이었던 것처럼)
(더럽고 뜨거운 냄비 같은 언행들,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는 중이거든요, 시선 즐기고 있죠? ^^)
이미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주씨의 의견과 표현력, 여러가지 비유들, 서슴없이 남발하는 비속어들 보면서,
동주씨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계속 봅시다~
-
- 잠온다 (2010-11-18 21:53:04, 182.208.83.***)
- 술제이가 김도현에게 노래를 바칩니다.
"집에 가서 가사나 써! 가사로운 녀석."
도현님 복붙 하지 마세요. 읽었던 댓글을 복붙하는 건 데이터 낭비고
님이 말 안해도 알고 있었던 것들이에요.
그냥 집에 가서 가사나 쓰세요.
가사 꼴이 그게 뭡니까?
그리고 의도적이었다고 하세요. 변명하지 말고.
글에 모든 게 나타나요. 김도현 자신은 방구석에서 키워따위나 하는데
umc는 벌써 3집이나 내다니 개짜증나겠죠.
이해합니다.
다만 제가 매우 실망인건 그냥 umc가 싫다. 내가 싫어하는 놈이다. 라고 말하면
되는데 케케묵은 라임을 꺼내 놓으며 "라임 알리기"라는 변명을 했다는 거죠.
자녹게에서 라임 안쓰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모두가 다 님 아는 만큼 라임을 알아요.
그래서 국게에 글을 올려봤자 추천수가 8개도 안되는 겁니다 아셨나요?
김도현의 베스트 추천글?
석동주 이름 팔아 쓴 허접글이 베스트 추천글이죠.
제목에 내 이름 없었으면 사람들이 읽지도 않았을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
내가 글을 쓰면 항상 내 편만 수두룩해지고
당신에게는 저능아들만 모이는 이유가 뭐냐면요
난 솔직한데 당신은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난 고집스러운데 당신은 아집스럽기 때문이에요.
난 잘생겼는데 당신은 못생겼기 때문이에요.
난 아는게 많은데 당신은 아는게 짜장 가장 뿐이기 때문이에요.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단지 그루브만 안다면 연주곡만 들릴뿐이지만
니체까지 안다면 버벌진트가 자신은 이미 초인이 되었다며
자랑하는 트랙이란 걸 알 수 있게 되죠.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당신은 듣는 귀도 썩었고 랩 실력도 썩었고 작사 실력도 썩었으니
제발 취직 하세요.
취직해서 클럽 말고 나이트도 다니면서 유치원 교사와 원나잇도 해보고
힙합 말고 캐쥬얼 입고 소개팅도 나가보면 힙합은 잊혀지게 될거에요.
커먼이 말한 그 여자는 더 이상 불쌍한 여자도 아니고
당신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니까.
-
- 김도현 (2010-11-18 16:11:30, 210.204.173.**)
- http://blog.naver.com/indie_story?Redirect=Log&logNo=130093866667
아, 며칠 전에 서핑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블로그인데 UMC의 인터뷰가 있더라고요.
올해 했던 인터뷰고 저도 천천히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어떤 입장인 건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요.
딴지가 아니라 진지하게,
그는 힙합을 하고 싶어하는 뮤지션이 맞고 한국힙합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고,
또 그것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인 건 사실입니다. 이런 인터뷰만이 아니더라도요.
저는 그를 기억에서 잊거나 아예 투명인간으로 여기고 싶은 게 아니라,
이 문화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관심을 가졌던 입장에서, 상식적인 것에 대해
언급하려고 했습니다. UMC얘기는 의도적인 게 아니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
- 김도현 (2010-11-18 16:04:24, 210.204.173.**)
- 누군가가 예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당연히 인정합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시도' 요.
새 영역을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고,
그것이 대중들을 상대로 한 효과적인 설득력까지 있다면 한 문화로 자라겠지요.
_
문제는 기존에 존재했던 영역에 대해,
게다가 그냥 존재했던 것도 아니고 나름의 진정성과 설득력을 가진 영역에 대해,
'이걸 왜 이렇게만 해야 돼?' 라고 생각하는 건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기존의 것에 대한 일방적인 부정이라는 겁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폭력에 가까운 움직임일 수도 있고요. 존중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UMC의 언행들이 과연 기존의 영역에 대한 존중과 이해,
충분한 인지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움직임이었을까요?
계속 지켜봐온 저로서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현재 한국어로도 탁월한 메시지 전달과,
랩으로 즐길 수 있는 리듬과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뮤지션들을 부정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전혀 부정하지 않는 모습이잖아요.
_
UMC나 UMC를 지지하는 분들이 자주 언급하는,
'문학과 랩의 뿌리', '문학성과 음악성의 유래', '자유시와 산문시의 등장' 등등..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남긴 댓글이 있지만,
남성훈씨의 글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대부분 있으니까 참고하시길.
(이미 읽으신 거 알지만 남승훈씨 글 다시 한 번 읽어보시고,
제 댓글도 다시...아, 귀찮으실 테니까 그냥 복사해서 여기에 다시 불일게요)
=================복사해온 제 댓글입니다======================
악보에 곡을 쓰는 사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
드럼을 연주하는 사람, 비트박스를 하는 사람, 노래를 하는 사람, 랩을 하는 사람..등등..
왜 이런 사람들은 그냥 사람이 아니고 '뮤지션'일까요?
왜 그냥 '소리'라고 불러도 되는 걸 '음악'이라고 부를까요?
_
네, 리듬은 당연히.. 다양합니다.
지렁이의 꿈틀거림에서도 리듬은 있겠지요.
할머니의 멈추지 않는 잔소리와 욕에도 리듬은 있겠고요.
그런 다양한 리듬을 듣거나,
혹은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음악에서 말하는 '리듬'과 '음'은 뭘까요?
왜 인류의 역사에 음악이라는 분야가 따로 만들어졌으며,
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게 음악가일까요?
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미술일까요?
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운동일까요?
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문학일까요?
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기술일까요? .......
랩은 음악, 목소리로 연주하는 겁니다.
음악에서의 리듬이란 불규칙이 아닌 규칙적인 것에서 리듬으로써의 역할을 지닙니다.
(그렇지 못한 '혼자 자유로운' 리듬은 불협화음을 만들고요)
랩은 음악으로 자리를 잡고자 '음' 대신 '리듬'을, 그것도 리듬의 극대화를 택했습니다.
누가 택했냐고요? 랩을 처음 뱉고 계속 랩을 해왔던 모든 이들이, 지금까지요.
_
음유시인이라 불리던 과거 그들의 중얼거림이 음악일 수 있었던 이유는,
라임으로써 비로소 음악적인 리듬과 멜로디, 즉 음악적인 소리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듣는 이들도 충분히 흐름을 추측하며 함께 흥얼거리며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음악적이고 규칙적인 리듬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만 낼 수 있고, 혼자서만 추측하면서 뱉는 소리들이,
객관적으로 들을 때 다분히 불규칙한 리듬과 음이, 정말 음악이라고요?
그걸 달달 외우고 공연장에 가서 따라부르는 관객들이 있으니까 음악이고 랩이라고요?
_
리듬에 대해 말하는 건 좋은데, 음악에서의 리듬에 대해 말할 거라면
'음유시인', '음악가와 문학가로 갈라진 배경', '자유시, 산문시의 등장' 보다는
음악 본연의 성질과 규칙성에 대해 설명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음악에 규칙성이 없으면
지나가던 개도 이성만 갖춘다면 그 짖어댐이 음악이 될 수 있는 거고요?
_
euronymous님. 라임에 대한 맹신이라고요?
저는 랩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감에 대해서만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라임을 언급하는 건 '맹신'이 아니라 '상식'이라는 말이고요.
제가 영어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도
선생님의 말에서 라임을 통한 리듬을 찾겠습니까? 영어 본연의 억양과 강세를 듣겠죠.
_
이건 문학이 아니라 음악 얘기라는 겁니다.
문학에서의 시가 음악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리듬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음악과 비슷한 성질인 규칙적인 리듬이 있기 때문이고요.
시는 음악성을 갖춘 거지, 음악 자체가 아닙니다.
소설이나 칼럼에도 문장에 내재적인 율이 있으면 음악일 수 있는 겁니까?
모든 중얼거림 가운데 율이 있으면 보컬 악기로써의 기능이 있는 거고요?
전 인구가 음악가가 되는 방법, 참 쉽지요잉?
=================복사해온 제 댓글입니다======================
_
내용적으로 오래 고심해야하는 가사가 아닌 이상,
UMC는 가사를 5분만에도 써낸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아주 옛날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런 몇 년 전의 인터뷰나 발언에 집중하자는 게 아닙니다.
랩이라는 게 그렇게 빨리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고,
설령 그렇게 빨리 만든 UMC의 그것에서 리듬을 느낄 수 있다고 해도,
그건 랩이 랩일 수밖에 없는 이유,
즉 랩이 만들어내는 음악적인 리듬과 그루브와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한국어는 라임을 쓰느라 메시지를 버려야 한다, 고로 난 자유롭게 하겠다' 는 건,
이미 현재 활동하는 수많은 제대로 된 랩퍼들을 통해서 완전히 박살난 의견이고요.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그의 가사나 메시지를 존중하고 개성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하지만 그가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양면성, 인간 관계,
사회의 부조리과 어두운 면에 대해 통쾌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얘기하면서,
정작 굉장히 아이러니한 작법으로 활동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
그나저나 이번에 진짜 오래가네요. 지치네요..ㅠㅠ
저는 이 대화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눈팅만 해야겠네요.
-
- euronymous (2010-11-18 15:30:16, 183.102.139.***)
- 각자의 자리에서 리얼하게 임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그들의 시간과 열정과 땀을 무의미하게 만들 생각 전혀 없습니다.
유엠씨 관련해서 벌어진 논쟁 가운데 누가 그런 주장을 했나요? 그 누군가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술이 인간의 역사와 기존의 규칙과 전통과 관습을 깡그리 무시하는 방식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 역시 제 기억으로는 아무도 꺼내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면 역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국 도현님이 하고 싶으신 말씀은
유엠씨의 방식을 인정하는 것은 기존의 방식으로 피땀 흘려 랩 가사를 적고 랩을 하는 다른 모든 엠씨들을 무시하는 것이다ㅡ
이건가요?
과
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지금껏 유엠씨는 십 년간 변함없는 태도로 랩을 해 왔는데
그렇다면 한국 엠씨들 대부분은 십 년 동안이나 모욕을 받아온 것인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현님처럼 생각하다간
예술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아요.
지금까지의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을 시도하려고 해도
도현님 말씀대로라면
그 새로운 시도에 의해 구식이 되어 버리는 다른 예술가들이 모욕을 느끼겠지요.
근데 정말 그럴까요?
저는 전혀 아닌 것 같은데요?
거듭 밝히지만 유엠씨 논쟁의 핵심은
두 방법론 가운데 어느 한쪽을 거꾸러뜨려야 하는가ㅡ가 아니라
서로의 방식을 인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 즉
윤광은님께서도 언급하신 관용의 문제입니다.
-
- 김도현 (2010-11-18 15:16:40, 210.204.173.**)
- 제가 안타까운 건,
몇몇 사람들이
예술이라는 것의 방법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 너무 광범위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자유'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쉽게 말해 예술을 너무 대단한 영역으로 여긴다는 말이고요.
예술도 인간이 만들었고
인간이 지켜가며 누려야 할 것들 중 한 영역일 뿐인데,
왜 예술에 대해서만
'사람들 상관없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 으로 생각할까요?
예술을 포함한 이 세상의 다양한 영역들의 존재 이유가,
인간의 삶을 더욱 인간답게 하고 소통을 끌어내고 평등하고 평화롭게 하자는 것이라면,
예술이,
인간의 역사와 기존의 규칙과 전통과 관습을 깡그리 무시하는 방식으로 나오는 건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거고요.
그런 등장과 움직임을 통한 외침과 이상들이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미 한 영역에 혼란을 주고 거기에 속한 구성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움직임인데?
그런 움직임을 이해하고 둥글게 덮어버리는 건 소비자나 팬들이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게 정말로 'one love'인지 저는 모르겠군요.
저도 얘기했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듯이,
그는 스스로 독립되어 묵묵히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이 영역에 발을 담근 것이 사실이고, 수차례 건드리고 언급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10년이 가까이 지난 것을 계속 건드리는 찌질함이나 집착이 아닙니다.
당연히 거슬릴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왜 모든 문화와 분야,
각자의 자리에서 리얼하게 임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그들의 시간과 열정과 땀을
무의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
- euronymous (2010-11-18 10:29:33, 183.102.139.***)
- 네^^ 제가 논점을 흐렸다기 보다는 논점이 흐려 보이게끔 글을 지저분하게 쓴 감이 있군요. 남성훈님께서 말씀하신,
저도 역시 그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건 자체에 대해서라기 보다는 그 조건을 조건으로서 작동하게끔 만든 환경이나 당대의 통념에 대해서 더 강조를 했을 뿐이지요.
이 부분에서는 동의합니다. 유엠씨는 자기 자신이 어떤 흐름의 시작점이 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흐름에 몸담으려 하지도 않았지요.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기준이 그런 것이라면 유엠씨는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그 '실패'라고 해석되는 지점에서 작품 자체에 대한 비평과 해석이 오히려 작품에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흐름에 몸담지 않았다는 것이 '실패'라면 그 실패를 과연 뮤지션 자신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뮤지션이 자신을 용납하지 않는 어떤 보이지 않는 벽과 충돌한 탓인지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유엠씨가 갑자기 자신이 지금껏 표방하고 있던 방식을 버리고 당대의 도도한 흐름에 자기 몸을 맡길리는 없죠. 그동안의 행보를 봐 왔을 때 그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가 표방하고 있는 것은 다수의 통념과 물론 괴리감이 있고 심지어 이제 와서는 어떤 '오기'로 버티고 있다는, 즉 남성훈님께서 말씀하신 표현대로 것으로 유엠씨의 태도를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유엠씨가 정말로 의도적으로 고집스럽게 버티고 있다면, 그렇게 되기까지 오로지 유엠씨 본인의 의지만이 작용했겠느냐ㅡ저는 이 물음을 던지는 것이지요. 유엠씨를 둘러싼 비평가들과 해석자들의 존재 자체가 어떻게 보면 유엠씨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이었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쟨 고립됐어. 그러다 보니 실패했구. 쟤가 자초한 거야. 물론 작가로서의 실패는 아니겠지만 어떡하겠니. 난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 ...글쎄요. 제가 남성훈님의 글에서 받은 인상은 이렇습니다. 작품 자체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고 담론을 만들어내려는 노력 역시 때로는 창조적이고 전복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거 자꾸 댓글을 달아 부담을 드리는 것 같은데,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남성훈님과 얘기를 해 보겠습니까? ^^; 양해 부탁드릴게요.
-
- 조원희 (2010-11-18 08:12:41, 71.236.20.***)
- 저도 이 글에 많이 동의합니다
umc의 방법론은 실패한 게 맞죠. 씬의 주류로 떠오르지 못했으니깐요
제가 반대하는 의견들은 장르의 근본에 대해서 지극히
경직된 시선을 가지고 있고 그 외에는 모두 쓰레기 혹은 죄악이라고
거친 말로 공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마치 탈근대적인 생각을 이야기했더니 전근대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분명한 건 UMC의 방법론이 실패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또 한가지 분명한 건 그것이 어떤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마르셀 뒤샹의 샘같은 작품을 예로 들었는데 처음 이걸 공개했을 때는
엄청난 공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현대미술의 조류를 정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이 되었죠. 그렇다고 마르셀 뒤샹 같은 레디메이드 아트들이
그 후 주류를 이루었냐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실패한 실험이라고 할지라도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 참 좋겠네요
-
- 윤광은 (2010-11-18 03:42:34, 211.234.225.**)
- 엌 폰으로 다시 장문의 댓글을 이어달다 날렸네요ㅜㅡ
위의댓글에이어하고픈말은많지만다시엄두가안나서
걍불완전한상태로남겨둡니다
좋은글과댓글들잘읽고기분좋게갑니다
-
- 남성훈 (2010-11-18 03:03:21, 58.143.91.***)
- 댓글 안단다고 해놓고 구차하게 단 것 같아 자기 전에 폰으로 댓글 달고 잡니다 :) 이젠 정말로 ㅎ 암튼 출근망했네요;;
댓글 중 공격적이나 무시조로 들린 부분 있다면 미리 사과를.. 결국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죠! 라는 생각이 드네요..
UMC 즐겨 듣습니다, 본문과 댓글에 직접 언급안하려고 했는데 써버렸군요, 소재였을 뿐이란 말은 좀 구차하고.. 안티로 비춰지기 쉬운 글들이라 소심하게 적고 잡니다. 그럼.
-
- 윤광은 (2010-11-18 02:33:15, 59.22.59.***)
- 쩝.. 잠은 안오고..
말이나온 김에 글을 쓰신 본문과는 전혀 별개지만 또 하나의 사족을 조금 보태 본다면..
대다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예술에서의 그 "룰"이나 "법칙"이란 것이
혹시라도 절대적인 잣대로서 개념화 되거나 권위로서 기능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그 "룰"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했을 때
그것이 기존의 것을 대신해 새로운 "룰"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선
항상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 "법칙", "룰"이란 것이 자칫 음악 이란 것의 존재로서의 여부나 가치,
혹은 장르 내에서 설자리를 가늠하고 판단해주는 손댈 수 없는 공리로서
신성시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이런 성격의 논쟁에서도 마찬가지로 "라임"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힙합음악 내에서의
"기준"이나 "법칙"인가 하는 것에 대한 논의의 가능성 역시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것이 설령 암묵적인 법칙으로 기능할지라도
그것만으로 장르음악의 타당성과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드네효
-
- 남성훈 (2010-11-18 02:29:58, 58.143.91.***)
- 윤광은//
UMC의 예술적인 성취를 받아들이는 관용이 왜 꼭 힙합이나 랩이라는 장르를 애써 향해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한 생각도 필요할 것 같군요. 전 그 성취 자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균열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 균열은 UMC가 스스로 래퍼라고 지칭하는 것에서 장르적 특성과 충돌하며 생겨납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든, UMC가 하는 예술행위는 견고한 방법론이나 흐름을 만들지 못했기에(이건 성취와 별개로 객관적인 팩트입니다, 어느 학파가 존재했다는 것처럼 말이죠), 작가적인 "예술행위"에 그칠 뿐이고,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자신을 잘 못 포지셔닝 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euronymous//
원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려는 것은 알겠지만 euro님의 논지는 모든 논점을 흐리는 방법입니다. 전 어떤 작가의 예술적 성취가 장르적인 특징을 갖추는데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가 전체적인 흐름에 몸을 싣지 못했다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예술행위를 넘어 장르화하거나 장르에 편입될 정도의 방법론이나 흐름으로 발전시키는데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것이 작가 혹은 예술가로서의 실패를 말하는 것은 물론 아니죠. 오히려 많은 순수 예술가들이 꿈꾸는 성공일 수도 있을겁니다. 여기서 작품자체에 대한 비평과 해석에 대한 담론과 멀어지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스스로 어떤 제시 없이 여전히 편입되지 못하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 균열지점이며 이 부분을 문제삼는 것입니다.
-
- 윤광은 (2010-11-18 02:00:22, 59.22.59.***)
- 음. 괜시리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현재까지 유엠씨가 보여줬던 움직임이 하나의 방법으로 정립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했던 것은..
그것이 랩이란 음악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장치로서 사용되던 라임을 사용하지 않은 채 리듬감을 구현해내고
이를 하나의 정립된 음악적 "방법"으로서 발전시키고
기존의 방법론을 대체하는데 실패하여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뜻이지
"힙합"이란 장르 내에 포섭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랩"의 방법론적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과
그것을 힙합이란 장르로 포함시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보니까요.
-
- euronymous (2010-11-18 01:35:12, 183.102.139.***)
- 제가 볼 때는 어떤 예술의 형태를 누가 어떠한 식으로 해석하느냐의 문제도 크다고 보여집니다. 소통을 목적으로 하든 배설을 목적으로 하든 예술 작품 하나가 세상에 나왔을 때는 대다수 사람들이 그 작품을 받아들이면서 어쩔 수 없이 해석이란 것을 하게 되는데, 그 해석 또한 이미 주어져 있던 사고의 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일반적인 흐름이랄지, 정립된 장르랄지 하는 것들이 실은 이미 애초부터 헤게모니를 가진 채 버티고 있으면서 예술 작품을 기다린 것이라면, 작품에 대한 해석은 그 헤게모니부터 깨부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가 자신을 어디다가 위치시킬 것인지, 혹은 자신의 자리가 어디라고 자각할 것인지는 작가 혼자서 온전히 설정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르적으로든 방법론적으로든 실패했다고 하는 그 진술 자체가 누구의 입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나왔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이미 단단한 벽처럼 존재하는 통념이란 것이 있기에 그것에 저촉되는 것들은 실제로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실패라는 굴레를 뒤집어 쓰게 되니까요.
요컨대, 작가의 포지션을 문제 삼으면서, 전체적인 흐름에 몸을 싣지 못한 행위를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비평가라는 입장에서 보자면 지나치게 방관적인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적극적으로 작품의 의미를 규명하려 하고,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작품 속에서 끄집어 내는 것이야말로 저는 비평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존재하는 혁신성이라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구나 큰 틀에 끼어들지 못한 소수의 존재를 어떠한 해석을 통해서든 인정함으로써 이미 정립되어 있는 것들을 거꾸러뜨릴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허약한 것이었다면 굳이 정립되기전에 먼저 허물어졌겠지요. 요는 비평가를 비롯한 해석자들이 어느 정도의 상상력과 용기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대통령의 신년사는 당대의 상식이라는 큰 틀로 보면 아마 랩이라 인정받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나름대로의 논리를 동원해 가며 신년사도 랩이라 부를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설사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논쟁이 되면 논쟁을 하면 되고 논쟁이 안 되면 외면해 버리면 그만입니다. 알아서 도태되든지 아니면 정말 새로운 라이밍으로 신년사가 부각되든지 둘 중 하나겠지요. 중요한 것은 비평가 혹은 해석자들의 개입이고, 신년사가 도대체 얼마큼이나 새로운 상상력을 담보할 수 있는지를 검증해 내는 일입니다. 비록 그 검증의 잣대 또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예술 작품을 해석하는 시도가 무의미해지지 않습니까? 여기서 다시 비평가들과 해석자들의 성찰이 중요해지는 것이지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고의 틀이 무엇인지, 어떤 통념이 당대를 지배하고 있는지, 이 통념은 그 자체의 존재로서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가급적이면 작품 속에 숨겨져 있던 가치를 찾아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비평가 또는 해석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비평가들의 취향은? 유감스럽게도 비평가들의 취향 자체가 이미 통념에 젖어 있는 경우, 제가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되죠. 성찰을 모르는 글쟁이는 폭주기관차와 같아서 자기를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까고 부숩니다. 그래서 비평가들 말고 평범한 해석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게 됩니다. 비평가들은 해석자들에게, 해석자들은 비평가들에게 서로서로 견제구를 던지는 거예요. 서로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지만 막상 그들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야구이고, 이는 곧 작품에 대한 생산적인 해석을 의미하겠지요.
-
- 윤광은 (2010-11-18 01:20:27, 59.22.59.***)
- 음. 네 제가 핀트를 잘 못 짚은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말씀하신대로 새로운 시도 자체를 부정하신 건 아닌데 말이에요.
다만, "운동경기의 룰"이란 표현과 맞물려서 요사이 게시판에서 스포츠와
음악을 대등한 관계로 비유하는 말들이 많았다 보니 그에 대한 생각을 적은 거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쓴 댓글은 꼭 이 글에 대한 감상과 의견만을 피력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게시판내에서 오간 논조들에 대한 소회들을 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 난 뒤 자연스럽게 흘러나온것인지라
개중의 댓글 중에 "죄악"이란 표현이 사용된데 대해 동의할 수 없기에 썼던 말이구요.
현재까지 유엠씨가 보여줬던 움직임이 하나의 방법으로 정립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다만, 제가 관련 논지를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나
관련논쟁의 해답이 전적으로 작가에게 관한 문제라는데 대해서는 조금 생각이
다르네요.
하나의 문화를, 혹은 하나의 음악을 생산해내고 스스로의 음악적 위치를 정하고
또한 자신의 방법론과 작품들에 의도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지만
작가의 스펙트럼과 위치에 대해 동의 혹은 그를 부정하고
또 작가의 방법과 작품의 의미와 내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화답하는 것은 청자와 대중의 몫이고 또한 작가의 위치를 어떻게 분류하고
또 어느정도 크기의 가치를 부여해 줄 것인가.. 하는 것은
역사와 대중,그리고 마찬가지로 작가와 별개의 존재인 비평의 몫이라
생각하니까요.
또한 유엠씨를 힙합의 범주에 집어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처음은 유엠씨로 부터 비롯되었으나 이제는 청자와 별개로 구분 지을 수 없는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거의 절대다수 청자의 동의없이는
제대로 정의내리기 힘든 부분이란 생각도 들구요.
그런 면에서 그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가.. 와 관련하여
자연발생적으로 논쟁이 생겨난 것이고 또한 그 기준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논쟁 역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보구요..
저로선 이 논쟁 자체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해답이 있다면,
새로운 시도들 역시 설혹 그것이 실패한 방법이라 해도
장르의 외연에서 몰아내지 않고
또 각자의 취향의 정오를 가리지 않고 인정해줄 수 있는
청자와 대중의 관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 남성훈 (2010-11-18 00:45:19, 58.143.91.***)
- 댓글은 따로 안단다고 했지만, 하나만 달도록 하죠.
본문을 읽어보시면 어떤 룰을 벗어나는 것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가치도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방법론의 제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예술적 "행위"로 볼 수 있는 것을 정립된 장르 가치에 굳이 애써 스스로 (혹은 그 지지자들까지) 끼어 넣으려는 것은 예술의 혁신성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죠.
그것은 역으로 자신의 방법이 개인적인 예술 "행위"의 한계를 지나 또 하나의 하위장르로 혹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작가가 스스로를 어디에 위치시켜야 하는지 중요하다는 것도 같은 말입니다. 어쩌면 이 논쟁의 핵심이죠.
잣대를 벗어났다고 누군가를 낙인 찍지는 않습니다. 다만, 흐름을 형성하지 못한 행위는 순수하게 그 예술적 성취 자체로만 인정받아야 하고, 장르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봐야겠죠. 예술적 관용의 이름으로 그것마저 부정한다면, 셀수도 없는 학파들과 조류, 장르들의 역사와 그것을 힙겹게 정립시켜나간 창작자들과 평론까지 다 부정하는 것으로 겉잡을 수 없이 확장됩니다. 농담반으로 말하면 대통령의 신년사까지 누군가가 랩으로 느꼈다면 랩이 될 수도 있는거죠.
청자들의 어티튜드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자의식과 어티튜드, 자기인정의 문제입니다. 문제는 그 곳에서 시작되었으니, 답없는 논쟁이 계속 될 수 밖에요.
-
- 김도현 (2010-11-18 00:30:32, 180.66.18.***)
- 정말 비통하다..............
애초부터.........................................
정말 애초부터.......................................
이센스가 라임을 안 하거나,
혹은 부실하게 하면서 비장의 플로우를 만든다는 애들이랑 대화가 통할 수가 없지.
이센스의 랩은 철저하고 계획적인 라임으로 만들어졌고
계산적인 플로우를 들려주는데........ 그걸 모르는 애들이랑 대화가 되겠냐고....아...
정력이 아깝다 정말...........................................
라임은 2음절 라임부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하나는 알고 구십구 개는 모르는 애들............................................
-
- 윤광은 (2010-11-18 00:06:14, 59.22.59.***)
- 랩에 그루브를 부여하는데 있어서 라임이란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란 점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다만, 그걸 스포츠 경기에서와 같은 "rule"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이해해야할지는
조금 의문이군요.
룰에서 벗어나는 것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심판"이라는 공인된 권위에 의해 "퇴장"당하여 더 이상 게임에 참가할 수 없는
페널티를 부여받는 스포츠와 달리..
현재 힙합의 개념, 랩의 개념에 있어서 라임의 필요성에 관한 폭넓은 인식과
암묵적인 동의가 형성되었다하더라도..
예술과 문화라는 장르의 본질적인 특성상 새로운 변화와 시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전복시키는 파격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또한 문화, 그리고 음악이란 영역에서 이러한 기존의 "암묵적인 동의"를 깨는 시도는 금지된 것이아니라.. 자유롭게 허용 되는 것이며 또한 이에 대해서 최대한 관용적이고 열려있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룰에 벗어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스포츠와 달리..)
유엠씨에 대해서 얘기를 옮겨보자면..
현재 "랩"에 있어서 "라임"이란게 그루브를 창출해내는데 분명히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건 동의하지만..
플로우에 있어서의 억양이라던가, 강세라던가, 의도적인 플로우의 반복..등 여타의
요소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아무래도 영어와의 언어적인 차이로 라임이란 것의 존재로 인해
어느정도 가사에서 문장 자체가 문법적으로 옳바른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방해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보고요
(물론, 이걸 제약된 조건하에서 뛰어넘어야 할 벽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상태에서 유엠씨는 라임을 거세하고 그루브를 창출해내는데 사실상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이어진 한국 힙합씬의 시작과 발전의 역사를 목도한 후세대의 누군가가..
라임을 포기하는 대신 표현과 메세지를 선택한 유엠씨와
라임이란 하나의 제한된 틀안에서 극대화된 그루브를 표현하는 일련의 엠씨들
모두에게 영향을 받고
변화와 시도의 영감을 얻어서..
라임이라는 틀 내에서 속박당하지 않고도 리듬감을 형성해내는 동시에 또한 표현과 메세지 역시 문법적으로 옳바른 형태로 완벽히 전달해낼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에서
완성된 엠씨가 되어 등장할 지도 모르는...
일단의 가능성 자체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주관적인 판단과 감상의 여지가 보장된 예술의 영역에서 하나의 잣대에서 벗어난다 하여 "죄악"이라는등의 낙인을 찍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자신이 옿다고 생각하는 것을 피력하고 주장하는 것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거란 생각도 들구요.
-
- VJ (2010-11-17 23:53:41, 220.92.33.***)
- 뭔가 얘기하고 싶긴한데 역시 소모전일뿐이라 다시 백스페이스를 누르게 되는군요 -_-;
-
- 부담보이 (2010-11-17 21:07:08, 175.211.26.***)
- 허성인/유엠씨는 가위뛰기를 해서 1등은 커녕 제대로 점프하지도 못했답고 봅니다.
seeesa님 말대로 그 방식으로 제대로 리듬감을 형성하지 못했으니까요.
다만 그 방식이 너무 재밌고 특이해서 매니아들을 생성했다거나
혹은 정말 크게 봐서 가위뛰기라는 새로운 스포츠를 만들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
- 손명환 (2010-11-17 20:30:52, 59.21.190.***)
- 이센스는 라임을 너무나도 교묘하고 철저하게 잘사용하죠
-
- SeeEsA (2010-11-17 20:11:30, 211.220.57.**)
- 이센스의 경우로 이야기 하면 안되죠;;
라임은 사용하지 않는 엠씨가 아닐뿐더러 눈으로 읽으면 라임같지 않아 보여도 결국 입으로 발음하면 라임이 되게끔 랩을 하기때문에 이센과의 비교는 좀 아닌거 같네요
-
- 허성연 (2010-11-17 20:10:03, 59.24.10.**)
- 아 죄송합니다.
글쓴이의 대전제인
랩이라는 것은 라임의 유희가 유래없이 극대화된 장르이자 방식입니다.
를 무시하고 썼군요. 여하튼 전 다른 생각입니다.
-
- SeeEsA (2010-11-17 20:08:49, 211.220.57.**)
- 유엠씨의 음악에서 리듬감을 느끼는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비트가 없이 유엠씨의 랩만 들으면 과연 리듬감이 느껴지는가가 문제겠죠;;
-
- 허성연 (2010-11-17 20:08:34, 59.24.10.**)
- 랩은 결국 리듬감입니다.
리듬을 만드는 도구로써 라임이 엄청난 효과를 발생시키니깐 사람들이 라임을 쓰죠.
이센스 같은 경우에는 라임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그루브한 랩을 보여 주죠.
라임을 쓰든 안 쓰든 상관 없습니다.
높이뛰기 할때 배면뛰기를 하면 일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만,
가위뛰기를 해서 세계 1등을 하면 그걸로 그냥 짱인 겁니다.
-
- euronymous (2010-11-17 19:45:30, 183.102.139.***)
- 깔끔하네요. 이 정도로만 말씀해 주셔도 감지덕지입니다.
다만, 라임을 이야기하면서 영시의 전통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한국문학의 전통까지 들먹인 이유는
시가 가지는 특성을 랩에 무리하게 들씌우려고 했던 게 아니구요.
라임이라는 방식은 어떤 고정불변의 확고부동한 원칙이 아니라
언어에 따라 그저 선택적으로 쓸 수 있는 테크닉일 뿐이다ㅡ라는 주장에 대해
논거로 제시하기 위함이었어요.
저는 라임 논쟁 나오면 누군가가 Anticon 크루 얘기를 꺼내면서
"그럼 Sage Francis와 Sole의 랩은 랩이 아니란 말이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오는 걸 보니
안티콘도 이젠 잊혀져가나 봅니다.
그리고 운동 경기에 대한 비유는 여전히 동의 못하겠네요.
그 암묵적인 동의란 아무래도 다수의 동의, 즉 대중의 동의를 의미할 텐데
저는 머릿수에는 아무런 가치도 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이 입씨름을 끝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방식을 인정하고 내버려두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유엠씨의 랩에서 리듬감을 느끼면 공인된 죄인이 되는 더러운 세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