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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ean] 한국에서의 힙합 대중화? 진행 중인가, 쇠퇴하고 있나.
    휘프로스 | 2010-12-11 | 10,460 Reads | 4 Thumb Up

     
      정말 몇년만에 들어와 본 리드머인데 많은것이 바뀌어있고 예전 스타일의 게시판도 다시 살아나서

     기분이 좋네요. ㅎㅎ 그나저나 몇몇 게시판에는 뭔가 열띈 (열띄다 못해 피가튀는) 토론들이 보이길래 

     리플로만 몇자 적어보다가 심심하기도 하고해서 게시글로 '힙합 대중화'에 대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


      한국에서의 힙합 대중화. 물론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적지않은 그룹 아이돌들이 각각의

     팀에서 한명 이상씩은 랩퍼들을 보유하고 활동하고 있을 정도이니 어떤 형태로든 힙합의 대중화가

     조금씩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들이 하는 음악 장르가 무엇이든 힙합에서 뻗어나온

     랩이 나온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면 여기서 과연 수많은 리스너들이 꿈꾸는 '미국에서의 만큼'의

     힙합 대중화가 한국에서도 만들어질까요? 


      현재 미국 팝씬에서의 '힙합' 은 너무나도 깊게 뿌리박혀 있어서 한국에서 정의하는 '힙합!' 이라는

     느낌과는 사뭇 다릅니다. 저급한 가사가 아닌 이상 왠만한 라디오나 길거리에서도 울려 퍼져나오고

     어느정도 유명한 랩송은 흑인 뿐 아니라 어떤 미국인들도 즐겨따라 부를 정도이니까요. 티비등 온갖 

     매체에선 힙합퍼들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오고, 그들은 랩 뿐만 아니라 방송 활동에 영화, 그리고

     자신들의 패션사업 등까지 영위하며 메인스트림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것들을

     알면서도 새삼스럽게도 재밌고, 신기한 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그리고 한국 방송과

     라디오에선 랩퍼들을 연예인이라는 호칭보다는 랩퍼와 힙합퍼로 구분지어 대중들이 느끼는 랩퍼

     들에대한 어떤 형태의 선입견을 형성시키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의 방송사들이 첫째로

     대중들이 접하는 최대의 소스인 TV와 라디오에서 일단 한번 걸러진 형태로 랩퍼, 힙합을 대중들이

     접하게 만든다는겁니다.


      요새 예능에서 많이 나오는 쌈디나 과거에 이빨 좀 털었던 타블로. 그들에게 일종의 찬사를 보내고

     싶은것은 이러한 대중들이 일단 지니고 있는 선입견으로 인해 힙합으로 향하는 어려운 접근성을 

     그들의 예능활동으로 많이 없애줬다는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티비에 많이 노출되어 저들이 사실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더라, 한번 들어볼까? 라는 호기심을 심어줬다는것이지요.


      아직까지도 한국 음악인들이나 리스너들은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대중과 친근해지고 싶어서든 방송에 나오면 손가락질을 하며 욕합니다. 자신의 음악을 판매하기 위해

     티비에 나와서 웃음을 판다는 이상한 논리로 말이지요.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음악을 하기위해

     돈을 번다는 랩퍼들은 도대체 누구한테 돈을 벌겠다는 심산일까요. 아직까지도 마이너하기 짝이없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시장의 열렬한 추종자들에게서만? 아니면 클럽 공연으로만? 그런식으로 음지에서

     활동하면서 도대체 어떤 힙합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는것인지 참으로 넌센스하기 짝이 없습니다.

     뮤비에선 비싸기 짝이없는 차들과 블링블링한 엠블렘이 달린 목걸이를 차고 나와서 거칠게 랩으로

     헝그리 정신과 썩은 사회를 외쳐대고 있는 그 모습이 과연 대중들에게 어떤식으로 비춰질까요.


      힙합퍼들이 직접 나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간지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힙합과 랩퍼들을

     이렇게 쿨 하다! 라는걸 말이지요. (실제로 미국 랩퍼들이 힙합씬에서 보여주듯이) 그 방법은 직접

     방송이나 라디오에 나와서 대중들에게 멋지게 다가가는것에서부터 될것입니다. 결국 미국에서 힙합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진것도 그들을 여러 방식으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음악의 기본적 존재 이유가

     충실히 지켜졌기 때문일겁니다. 비록 90년대에는 갱스터 랩이 판을 쳤다고는 하지만 그 베이스에선

     결국 자기네들은 항상 쿨한 차를 몰고, 한쪽 포켓엔 pot이 가득차있고, 다른쪽엔 총, 차 뒷자석에는

     돈이 가득차있고, 친구들과 여자들과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있다는 자신감과 간지가 깔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한국 스타일이 아닙니다. 한국인 중 저런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오히려 반감과 이질감을 꾀해 '쟤네들은 진실은 없고 겉멋만 든 헛소리 쟁이들' 이라는 대중들의

     시선을 이끌어낼 뿐입니다. 결국 대중들에게 가장 멋지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은 방송가에 계속해서

     나와야 한다는겁니다. 비록 지금은 되도않는 토크쇼나 예능 프로의 빈좌석을 차지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몇년 이상 지속되면 결국 그들도 방송가와 대중들의 인정을 받아 힙합

     대중화를 이끄는 커다란 물결의 첫움직임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지나치게 추상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 어떠한 것들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질 때에는 과도기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YG의 메인스트림적 힙합 대중화의 발걸음이 나름대로 즐겁게 받아들여 집니다.

     YG 언더그라운드를 설립해 실력은 있으나 대중들에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힙합 뮤지션들의 이미지를

     멋지게 노출시켜서 대중들의 인식을 조금씩은 바꿔줬으니까요. (45RPM, 스토니스컹크 등등..) 그리고

     비록 완전한 힙합은 아니지만 2NE1, 빅뱅이 보여주는 일렉트로 합 뮤직은 (실제로 현재 미국 팝씬에서 

     모든 사람들을 춤추게 만들고 있는)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비록 이 글이 힙합정신! 을 사랑하시는 리스너 분들에겐 bullshit 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국에 와서 살면서 느낀것은 힙합은 충분히 많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위에 제가 제기한 방법들이 리스너 분들 개개인에겐 달리 들릴 수 있지만 힙합 대중화의

     첫발걸음은 랩퍼들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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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담보이 (2010-12-11 23:58:06, 175.211.26.*)
      2. ㅎㅎ반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말이네요.

        솔직히 요새는 대중에 노출이 많이 안되는게 아쉬워 할 지언정, 예능 등에 나온다고 머라고

        할 힙합팬들도 없다고 생각해요.
      1. 잠온다 (2010-12-11 10:34:17, 123.141.40.***)
      2. 본문에서 피력하셨듯이 추상적이란 걸 제외하면 팬으로써의 좋은 자세라고 생각해요.

        고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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