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음악 잡담
- euronymous | 2012-08-19 | 11,207 Reads | 7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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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올리는 음악 잡담.
아, 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단속 들어간다고 했으니... 이제 뮤직비디오는 조심조심 올려야겠구만...
나도 예전엔 에미넴을 꽤나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언제부턴가 잘 안 듣게 되더라. 딱 MMLP까지가 좋았던 것 같다. 오늘 공연에선 과연 19금 곡들을 무대에서 불러제껴 줄 것인지...
스티비 원더의 명곡이 이런 울림으로도 바뀐다.
역시 좋은 곡은 어떻게 비벼 놓아도 좋다.
이 곡의 후우우~우우~땃따라땃따따라라~ 하는 멜로디는 정말로 중독적이다. 이 아저씨 요새 뭐 하나 모르겠다.
Count Bass D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아저씨도 Overjoyed를 리믹스(?)한 적이 있다.
이제 곧 가을이 올 텐데 다들 Swan Dive의 앨범 한두 장씩은 장만하십시오.
Pete Rock 최고의 리믹스. 그는 한때 베이스와 드럼의 도사였다.
요즘은 빌보드에서든 언더그라운드에서든 이런 사운드를 찾기가 힘들다. 옛날 사운드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
다른 사람이 부른 게 훠얼씬 유명하지만 나는 원작자가 부른 게 더 좋더라.
간만에 생각나서 들었는데 역시 이들의 음악은 한 곡만 올리기 아깝다. 언제 한 번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다뤄야겠다.
대중적이다, 팝적이다 말들은 쉽게 하는데 정말 대중적이고 팝적으로 음악을 만들기란 사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곡처럼.
빅비트라는 음악 스타일이 한창 끗발 날리던 시절에 나왔었던 비스티 보이스 리믹스. 근데 이거 은근히 좋았다.
아주 예전에 우리 반에 조지 마이클을 좋아하던 녀석이 하나 있었다. 나는 무슨 생각에선지 그 녀석이 이 곡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고서 들려 주었는데... 똥 씹은 표정을 짓더라.
깔끔 담백.
깔끔 담백 2.
멋진 영상과 멋진 음악. MCing이 없어도 힙합은 가능하다. 무려 18년 전의 음악.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지면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주섬주섬하게 되는데 이 곡을 듣는 것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
Freedom이라는 제목이 붙은 노래들 가운데 아마 가장 처절한 곡이 아닐까... 이 곡의 백미는 1분이 지나고부터.
놀라운 점은 이 목소리가 스티비 원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존 발렌티는 무려 백인이라는 것!
이 앨범 가끔 듣는데 들을 때마다 무슨 서커스를 보는 것 같다.
국내에선 지지리도 인기 없는 슈퍼 밴드의 시카고 라이브. 마지막 4분은 정말 황홀하다.
<영상 없음>
제이통 - 찌찌뽕
어쩌다가 나도 이 곡의 '원본'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뭐 일단 놀라긴 했는데 성인 여성의 젖가슴을 처음 보아서 놀란 건 아니었고... 다만 이런 영상이 문화 컨텐츠라는 형식으로 웹상에서 버젓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는 현실이 참 거시기하긴 했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이분법적 논쟁은 상당히 진부한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예술일 수도 있고 외설일 수도 있으며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한테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나는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를 둘러싼 예술 어쩌구 하는 논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이 있는 건... 뮤직비디오 한 편이 자극한 자신의 욕망을 특정 음악 장르의 자의적 규범으로 치환해서 뭔가 그럴듯한 것으로 포장해 버리는 사람들의 행태다. 어떤 사람들은 힙합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힙합이라는 껍데기만 뒤집어 쓰면 그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이통의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도출될 수 있는 쟁점은 예술이냐 외설이냐가 아니라 성희롱이냐 아니냐일텐데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는 그 어떤 표현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쟁점을 은근슬쩍 자유와 억압의 문제로 돌려 놓는다. 모든 것을 허용하라!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것이 힙합이다! 이는 내가 보기엔 지극히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서 지극히 자유롭지 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억눌린 욕망이 이리저리 도망치다가 못해 결국 힙합이라는 추상적인 틀 속으로 숨어들고 마는 것 같다.
사실 예술이란 무엇인지, 예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간단히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보편적인 기준따위는 없다. 아니, 기준이 없다고 말하기보다는 기준이 너무나 많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예술에 대한 담론들은, 어떤 권위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예술관을 타인들에게 주입하려 하거나, 동등한 입장의 사람들이 각자의 예술관을 공유하는 식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주입이라는 게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니고 공유란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니 때와 상황에 맞게 담론이 조직되면 그만일 것이다.
근데 가끔 거기에 민감한 문제가 끼어들 때가 있는데 이번 제이통의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가 그렇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케케묵은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것이 있는데 아주 예전에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정신대 누드' 사건이 그것이다. 지금도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모 여성 연기자가 당시 붐을 일으키던 연예인 누드 화보 유행에 편승하려 했는지 느닷없이 들고 나왔던 게 바로 정신대 누드였다. 화보 속에서 그 연기자는 일제 강점기 시대 조선 여성처럼 꾸미고 나와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속살을 노출하고 있는데 당연하게도 정신대 누드 화보는 격렬한 비난에 휩싸였고 그 여성 연기자의 연예계 경력은 끝장이 나고야 말았다. (그 여성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연예계에 컴백할 수 있었다.)
글쎄. 내 기억으로는 정신대 누드는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와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였다. 정신대라는 소재로는 누드 사진이 아니라 레고 장난감을 만들거나 개콘 코너를 짰어도 아마 똑같이 욕을 먹었을 것이다. 장삿속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존재하는데, 물론 그 기준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기준은 명확하다. 동시대 타인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는 여성의 몸에 대한 판타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예술이라 불러도 좋고 쓰레기라 불러도 좋다. 무엇으로 부르든 어차피 말장난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겉으로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어떤 욕망을 랩퍼 하나가 노래와 뮤직비디오의 형태로 적나라하게 만들어 내놓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랩으로 하는 성추행'이다. 성추행이란 그짓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판타지일 수밖에 없는데 그 판타지를 어떻게든 충족시키기 위해 그들은 여러가지 행동을 한다. 포르노를 다운 받든가 야설을 읽든가 지나가는 아가씨들의 맨다리를 훔쳐 보든가 아니면 알몸에 바바리를 걸치고 거리로 나가든가... 그리고 이제 그들은 제이통의 찌찌뽕이라는 노래 가사와 영상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를 즐기는 남성들은 침을 흘리며 포르노를 보는 남성들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 제이통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정말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 그러지 않아도 걸그룹 아이돌 열풍에 힘입어 여성의 몸과 얼굴을 (죄의식 없이) 물건 취급하는 분위기가 온 세상에 독가스처럼 퍼져 있는데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는 거기에 화려하게 마지막 점을 찍은 격이 되었다. 성추행의 본질은 상호 합의가 결여된 접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몸을 마음대로 다루어도 되는 물건 취급하는 사고방식 그 자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몸을 물건처럼 생각지 않고서는 도저히 내뱉을 수 없는 갖은 음담패설도 성추행에 포함이 되는 것이다.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는 인간의 몸과 관련된 욕망을 건강하게, 거리낌없이 드러낸 것이 아니라 오직 남성 중심적으로, 남성의 시선으로만 드러냈을 뿐이다. 랩 가사에서든 영상에서든 여성의 몸은 희롱의 대상이자 노리갯감으로 전락한다. 그게 아니라면 영상 속에서 유두를 꼬집고 유방을 주물럭거려야 하는 어떤 중요한 이유가 있었을까? 기존의 상식을 뒤엎고 새로운 것을 환기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여성의 몸을 희롱하는 행위에 깃들어 있었을까? 내가 보기엔 조금도 없다. 그건 그냥 욕망의 표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욕망인, 성욕.
더 웃긴 건 그런 게 바로 힙합의 본질이라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힙합이란 말이야. 막 서로 디스하고 여자 궁둥이 쓰다듬고 돈지랄 하고 금니 해다가 박고 총질 하고 하는 거야. 힙합이란 자유지." 내가 보기에 그건 자유가 아니라 그냥 자기 욕망의 대리 충족일 뿐이다. 자기 욕망을 통해 힙합이라는 음악을 보는 것이다. 세상 속 인간들의 모습들이 다양하듯 힙합 음악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깡패 새끼는 깡패 같은 랩을 하고 부르주아들은 부르주아다운 힙합을 한다. 고민 많은 엠씨들은 자기 고민을 랩으로 풀고 여자와 돈이면 땡인 엠씨들은 그냥 그 얘기만 늘어놓는다. 다른 모든 음악 장르들이 그렇듯 힙합에도 무수히 많은 얼굴이 있다. 그럼에도 마초적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야 말로 힙합의 본질이라 지껄이는 사람들은 그냥 힙합이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야 그런 욕망들이 충촉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자기 자신이 힙합 음악을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몇 년 전에 아랍 테러범들이 한국인 인질을 잡아다 칼로 목을 따는 영상을 전세계에 생중계한 적이 있다. 나는 그걸 어엿한 행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 이 세상 어디엔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을 죽이고 부녀자를 강간하는 상황을 찍은 스너프 무비라는 것도 있다. (그것이 정말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그것도 급진적인 예술일 것이다. 정신대를 소재로 누드 사진을 찍는 연예인도 있었다. 사진 작가는 자기가 찍고 있는 것을 분명 예술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예술 포르노를 찍는답시고 여배우를 때리고 고문하고 물을 먹이고 윤간을 당하게 하는 감독이 있다. 배우도 감독도 자기 딴에는 장인정신을 지닌 채 촬영에 임했을 것이다. 무엇을 예술이라 부르든 쓰레기라 부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입씨름해봤자 답도 안 나온다. 중요한 것은 동시대 타인들에 대한 예의를 지켰느냐 지키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힙합이든 예술이든 뭐든 간에 인간의 진짜 삶에 비하면 죄다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무엇을 표현하든 표현하는 행위 그 자체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사실 막을 수도 없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표현할 것이라고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사전 검열이라는 것은 범죄자가 태어날까 두려워 임신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똑같다.
하지만 일단 표현이 된 것에 대해서는 맑은 정신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예술일까 아닐까? 그건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이 무엇인지 혼자서 또는 함께 고민해 보면 된다. 그리고 예술로 의견이 모아지든 쓰레기로 결론이 나든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것에 자신의 정신을 지배당하지 않는 것이다.
제이통의 뮤직비디오가 한 30년 전쯤에만 나왔어도 섹슈얼리티라는 것을 꽁꽁 숨겨두기만 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주먹질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성의 자유를 외치기엔 이미 지나치게 방종한 시대에 너무나 진부한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다루었기 때문에... 내가 내린 결론은... 찌찌뽕 뮤직비디오는 별 볼 일 없는 쓰레기라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자신의 지저분한 욕망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진부해질 수 있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ㅅㅂ 힙합이 무슨 죄야? 그놈의 자유 때문에 이 바닥에서 못 볼 꼴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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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hetype (2012-08-20 23:22:42, 118.220.177.***)
- 존 발렌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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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팬 (2012-08-20 15:55:36, 124.146.9.**)
-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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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plerP (2012-08-19 22:29:35, 14.55.28.**)
-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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