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2012 개인적 결산 (국외)
- euronymous | 2012-12-31 | 14,705 Reads | 2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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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편 역시 국내편과 마찬가지로,
이 목록에 없는 앨범/트랙은
내가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존재한다는 것은 아는데 미처 못 들어봤거나
앞으로도 결코 들어볼 생각이 없거나
들어봤는데 굳이 기억하고 싶지 않았거나
언급하는 것조차 불쾌한 것들임;;
올해의 먹을 것 많았던 소문난 잔치
Robert Glasper - Black Radio
일단 트랙 리스트를 보자.
01. Lift Off/Mic Check (featuring Shafiq Husayn)
02. Afro Blue (featuring Erykah Badu)
03. Cherish The Day (featuring Lalah Hathaway)
04. Always Shine (featuring Lupe Fiasco & Bilal)
05. Gonna Be Alright (F.T.B.) (featuring Ledisi)
06. Move Love (featuring KING)
07. Ah Yeah (featuring Musiq Soulchild & Chrisette Michele)
08. Consequence Of Jealousy (featuring Meshell Ndegeocello)
09. Why Do We Try (featuring Stokley Williams)
10. Black Radio (featuring Yasiin Bey)
11. Letter to Hermoine (featuring Bilal)
12. Smells Like Teen Spirit
이 앨범은 트랙 리스트가 불러일으킨 기대감을 멋진 음악으로 고스란히 충족해 준 몇 안 되는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의 뜬금포
XXYYXX - S/T
유튜브를 돌아다니다 보면 화면 오른쪽에 관련 영상들이 조그맣게 아래로 쭉 뜬다. 이 앨범의 자켓을 보고서 60년대 사이키델릭 뮤직이라 확신하고 클릭했다. 들어보니 생각과는 영 다른 음악이었지만 묘하게 중독적이어서... 올해 참 많이 들었던 앨범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음원으로만 발매되어 있다.
올해의 유혹
Freddie Gibbs - Baby Face Killa
랩도 비트도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데 정말 이상하게도 이 믹스테입 진짜 많이 듣게 되더라. 왜일까?
올해의 앨버트 푸홀스
Flying Lotus - Until the Quiet Comes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1루수 앨버트 푸홀스는 30홈런에 100타점을 쳐도 욕 먹는 타자다. 전에 워낙 엄청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국내 리그에도 김현수라는 비슷한 타자가 있다. 3할 쳐도 욕 먹는...) 플라잉 로터스의 이번 앨범을 들으며 나는 안타깝게도 푸홀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혹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보여준 거라면 큰일인데...
올해의 깜놀
Battlecat - Gumbo Roots
올 한해도 적잖은 앨범들이 재발매되었지만... 배틀캣의 이 앨범만큼 쇼킹한 재발매는 없었다. 일본 음반 시장이 참 대단한 게 배틀캣 모셔와서 공연하는 것도 모자라 기념으로 앨범도 대신 찍어줬다. 한정 발매니 곧 절판될 테고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게 뻔하다. 주변에 이 앨범이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집어들기 바란다.
올해의 컴백
Anglagard - Viljans Oga
하지만 배틀캣보다도 더 놀라운 앨범이 있었으니.... 앙글라가드가 18년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프로그레시브 뮤직의 오랜 팬이라면 아마 다들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국내외 전 장르 통틀어 올해 딱 한 장의 앨범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이 앨범을 꼽겠다.
올해의 산타할아버지
Smashing Pumpkins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DELUXE EDITION)
올해도 이런저런 디럭스 에디션이나 박스셋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마치 옛날에 LP를 스테레오와 모노 버전으로 따로 발매했듯 요새는 애초부터 스탠다드 에디션과 디럭스 에디션을 따로 내는 게 유행인 모양이다. 내가 보기에 리마스터링/디럭스의 정점을 찍은 건 연말에 발매된 이 화려한 세트가 아니었나 싶다. 호박 팬이라면 정말 알바를 뛰어서라도 갖고 싶을 것이다.
올해의 묶음 판매
Gza - Liquid Swords (THE CHESS BOX)
기존의 앨범에 instrumental CD를 더한 소박한 구성이지만 거기에다 체스 세트를 얹어 준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앨범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고전 명작이고...
올해의 함박웃음
Typical Cats - 3
힙합 본연의 맛이 흠~뻑 배어 있는 기분 좋은 힙합 앨범.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올해의 밀당
Jemini The Gifted One - Scars And Pain
재발매가 결정되었다는 뉴스 이후로 감감무소식이어서 계획이 엎어졌구나 싶었는데... 무려 5곡의 보너스 트랙을 낑겨넣느라 발매가 늦었던 모양이다. 가슴 졸이며 이 앨범 기다렸던 사람들 많았을 거다. 자꾸 이런 얘기하기도 좀 그렇지만... 정말 일본 음반 시장은 대단하다.
올해의 김병현
EL-P - Cancer For Cure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김병현이 올해 국내 리그에 돌아와 보여준 모습은 정말 참담했다. 그의 전성기 시절을 잊지 못하는 나는 넥센 경기에서 김병현이 처참하게 얻어맞을 때마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 앨범도 내겐 김병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엘피의 오~랜 팬임을 자처하는 나지만 엘피가 만들거나 참여한 앨범에 실망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킬러 마잌의 앨범까지 2연타를 맞은 나는 엘피에 대한 마음을 이제 거두어야 하나 한동안 고민했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이번만은 봐주기로 했다.
올해의 혼자서도 잘해요
Roddy Rod - Oakwood Grain 1 & 2
국내 인지도는 거의 없지만... 사운드 하나는 정말 확실하게 뽑아낼 줄 아는 비트메이커가 바로 이 형님이다. 힙합 instrumental을 좋아한다면 이 2CD를 통해 극락을 경험할 수 있다.
올해의 준치
Swans - The Seer
썩어도 준치가 아니다. 이들은 썩지 않았다. 한 번 듣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정말 압도적인 앨범으로 돌아왔다. 32분짜리지만 여러 곡을 붙여 놓은 게 아니라 딱 한 곡이다.
올해의 짝꿍
Georgia Anne Muldrow & Madlib - Seeds
작년에 현아와 장현승이 있었다면 올해엔 조지아와 매드립이 있었다. 매드립은 이제 뭘 해도 음악이 되는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미안한 얘기지만 조지아는 남편보다 매드립과 더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올해의 대선 결과
Worship - Cross Pendant Jewellery
올해엔 내가 아끼는 어둠의 무리들 중 두 밴드가 새 앨범을 냈다. Esoteric(랩하는 에소테릭 아님)과 Worship이 그들인데 에소테릭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새 앨범 두 장만 놓고 보면 워십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더구나 대선이 끝나고 난 뒤의 내 기분과도 얼추 맞아 떨어지는 앨범이었다.
올해의 미녀와 야수
Flaming Lips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feat. Erykah Badu)
에리카 바두의 목소리는 노이즈의 홍수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의 트랙리스트를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
01. 2012 (You Must Be Upgraded) (feat. Ke$ha, Biz Markie & Hour Of The Time Majesty 12)
02. Ashes In The Air (feat. Bon Iver)
03. Helping The Retarded To Know God (feat. Edward Sharpe & The Magnetic Zeros)
04. Supermoon Made Me Want To Pee (feat. Prefuse 73)
05. Children Of The Moon (feat. Tame Impala)
06. That Ain't My Trip (feat. Jim James Of My Morning Jacket)
07. You, Man? Human??? (feat. Nick Cave)
08. I'M Working At NASA On Acid (Feat. Lightning Bolt)
09. Do It! (feat. Yoko Ono/Plastic Ono Band)
10. Is David Bowie Dying? (feat. Neon Indian)
11.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feat. Erykah Badu)
12. Girl, You're So Weird (feat. New Fumes)
13. Tasered And Maced (feat. Aaron Behrens)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밴드이긴 한데... 이젠 이런 앨범까지 낸다.
올해의 못친소
J Dilla - Rebirth Of Detroit
ㅅㅂ 자켓이 이게 뭐냐.
올해의 안주
Shintaro Sakamoto - How to Live With a Phantom
술 마시고 들어오면 이 앨범을 꼭 들었던 것 같다. 2012년에 발매되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풋풋한 앨범.
올해의 알코올
Ulrich Drechsler Trio - Beyond Words
들을 때마다 그윽한 기분에 취할 수 있었던 앨범.
올해의 팬심
不失者 - まぶしい いたずらな祈り
하이노 케이지를 좋아하니 어쩔 수 없다.
올해의 포텐 폭발
S3 - Supa Soul Shit
기대주이자 유망주였던 Miles Bonny와 Brenk Sinatra가 마침내 이 앨범으로 포텐을 폭발시켰다. 친숙하면서도 두터운 비트에 얹히는 아련한 트럼펫 사운드와 촉촉한 보컬... 이 앨범은 상당히 들을 만한 앨범이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조명 받을 가치가 있다.
올해의 모범사례
Constant Deviants - Diamond
음악에 정답이란 것이 있겠느냐만... 이 앨범은 내가 생각하는 모범적인 힙합 사운드를 담고 있다. 들어보면 안다. 쩐다.
올해의 과속방지턱
Gavlyn - From The Art
아무 생각없이 이 음악 저 음악 듣다가 이 앨범에 훅하고 걸렸었다. 비트가 빼어난 것도 아니고 랩 자체가 특출난 것 같지도 않은데 묘하게 정이 가는 앨범이다. 요새도 자주 듣는다.
올해의 9첩반상
Karriem Riggins - Alone Together
다채롭고 풍성한 사운드로 가득 차 있어 듣는 재미가 쏠쏠했던 앨범. 밑반찬 잔뜩 깔린 진수성찬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이 앨범이 마음에 들었다면 Music Kaleidoscope 앨범도 들어보도록 하자.
올해의 다이나믹 듀오
Jesse Boykins III & MeLo-X - Zulu Guru
기대 반 걱정 반이었건만 둘 사이의 화학작용은 완벽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새로운 맛이 우러나는 신기한 앨범이자 연말을 강타한 최고의 앨범이다. 제시 보이킨즈는 제발 오드 퓨처라도 들어가서 주목 좀 받았으면 좋겠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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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1-12 01:57:36, 183.102.139.**)
- 김범준/
저야 뭐 심심풀이 삼아 올리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다 갑자기 바빠지면 뜸해지겠죠; 앙글라가드는 컴백 자체가 충격이었는데 정말 최고의 앨범을 들고 돌아와서 더욱 고마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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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준 (2013-01-11 20:42:45, 113.10.63.**)
- 오타가 났네요... 잘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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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준 (2013-01-11 20:42:01, 113.10.63.**)
- 유로니머스님 글은 잘안남기지만 항상 추천 음악 잘듣고싶습니다.
예전 이맘때쯤이면 많은 분들이 각자 개인 결산해서 앨범들을 올려주시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떠나시는 분도 많고 바빠서 못올리시는 분도 많아서 리드머에 이런글이 점차 줄어드네요. 그런의미에서 꾸준히 음악추천글 올려주시는 유로니머스님 감사해요. 안들어본 앨범 위주로 잘 듣겠습니다~~ㅋㅋ
그나저나 제가 흑인음악 외 다른 장르 쪽으로는 잘모르는데, 앙글라드라는 밴드(?)
대단하네요...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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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scp (2013-01-02 18:50:06, 168.115.232.**)
- battlecat 형님 ㅠㅠㅠㅠ
진짜 battlecat 형님과 buckwilds 형님 이 두 분은 베이스로 사람 조지는건 가히 다른 탑 프로듀서에 비해 한 단계 위에 올라와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flying lotus는 정말 잘 하는데 , 하 ....뭔가 말로 설명 안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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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1-01 15:59:29, 183.102.139.**)
- 훌라/
909 크루 쪽 앨범들이 한꺼번에 나왔던데요? 좀 놀라웠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두어 장 장만할까 생각중...
Archetype/
돌이켜보면 작년에 매드립 활동이 뜸하지 않았나 싶어요. 메디슨쇼 내느라 너무 달렸나... 프레디 깁스랑 작업했던 건 CD로 절대 안찍고... 올해는 좀 다르기를 기원합니다.
Yokohama PMX/
앙글라가드 쫌만 기다리면 도매로 저렴하게 풀릴 것 같아요. 안 풀리면 안되죠. 다른 밴드도 아니고 앙글라가드인데....ㅋㅋ 사카모토 신타로 앨범은 전곡이 다 좋습니다. 꼭 들어보세요. 스매싱 펌킨스 이번 디럭스엔 미공개 데모 음원들이 잔뜩 수록되 있어요. 저 1979도 데모 버전인데 원래 버전과는 또 다른 맛이 있죠. 라이브에서는 주로 저렇게 어쿠스틱으로 연주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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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랩퍼할래 (2012-12-31 23:07:57, 221.143.212.***)
- 아는게 없네여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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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kohama PMX (2012-12-31 22:19:52, 58.227.167.***)
- 배틀캣 바로 구입했어요 ㅋㅋ Anglagard 앨범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네요 ㅠㅠShintaro Sakamoto 노래 듣자 마자 빡 꽂히네요 근데 스매싱 노래는 다시 녹음 한거에요? 원곡이 더 몽환적이고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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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hetype (2012-12-31 22:08:40, 112.170.109.**)
- glasper와 flaming lips 이번 앨범 참여진이 정말... gibbs 형 저는 너무 좋아요 랩도 비트도.. 이번 믹스테입이 깁스이 높은 포텐을 잘 보여주는 듯. maspyke의 인사들이 알게 모르게 활동한다는게 고마우면서도 낮은 인지도가 안쓰럽네요.. 전 flying lotus와 karriem을 같이 듣게 되더군요. madlib과 조지아 조합은 아직 안들어봤는데 빨리 듣고싶네요. dudley perkins급이 나올지ㅎㅎ JESSE는 정말 21세기의 marvin gaye가 될 수 있을 것같은데.. 인지도가 너무 너무....하....... s3는 유로니머스님 덕분에 알게 됐는데 감사하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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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라 (2012-12-31 21:24:42, 121.140.69.***)
- 배틀캣 고이 간직해서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909 boyz도 일본에서 리이슈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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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쿤 (2012-12-31 18:58:29, 36.39.234.***)
- 게시글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낯간지러운 애기지만 진짜 고수신거 같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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