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음악 잡담
- euronymous | 2013-05-18 | 14,747 Reads | 9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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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
요새 같은 날씨에 들으면 죽음이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던 형님이 다시 나타났다. 이젠 뭘 해도 음악이 되는 경지에 오른 듯.
Blu + Madlib 이 조합의 의미는 돈이 전혀 안 되는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것.
우탱 클랜의 이름으로 나온 신곡. 그럭저럭 3타수 1안타 1볼넷 정도 한 듯.
서스턴 무어와 킴 고든이 이혼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소닉 유스를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꽤나 부지런하게 음악하는 부부 듀엣의 신곡. 당신들은 부디 이혼하지 마세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까지는 아니지만 가끔씩 들으면 좋더라.
오랜만에 새 앨범 내시는 큰형님. 기본에 충실한 음악.
기타 연주자 오토모 요시히데와 싱어 사가 유키의 콜라보. 오토모 요시히데는 이런 것도 할 줄 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이 노래는 백기완의 시에서 구절을 따와서 소설가 황석영이 노랫말을 지었다고 한다. 5.18 광주항쟁을 폭동이라 서슴없이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 현대사를 인터넷으로만 접한 불쌍한 멍청이들이 아닐까 싶다. 이런 추세로 가다간 언젠가는 3.1 운동이나 동학농민운동도 빨갱이들의 소행이라 말하는 놈들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3.1 운동, 광주학생운동, 4.3 항쟁, 80년 광주항쟁, 87년 6월 항쟁, 08년 촛불시위 등등의 본질은 모두 동일하다.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동시대인들이 일어나 뭔가 틀린 것을 바로잡기 위해 싸웠다는 기억을 역사 속에 남겨두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기억들 덕분에 이 세상이 아주 조금씩은 살 만한 곳으로 변해 왔다는 것.
영어로만 노래하는 탓일까. 정말 훌륭한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는 이 사람의 음악은 국내에서 별로 인기가 없다.
그루브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2013 상반기 최고의 앨범.
맙딥과 50센트라는 화려한 피처링. 동부 간지 제대로 잡아주는 트랙. 근데 J-Love라는 이름은 너무 안 어울린다.
사실 이런 음악은 트랙을 따로 뚝 떼어서 듣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앨범 전체를 받은 후 야밤에 불 끄고 들어보기를 권한다.
값이 너무 비싸 엄두를 못 냈던 Sonny Sharrock의 이 앨범을 얼마 전에 구했다. 바코드 펀칭이라 헐값이긴 했지만... 초장부터 두들기는 드럼 소리는 앨빈 존스 옹의 솜씨. 색소폰은 파로아 샌더스. 베이스는 내가 모르는 사람. 소니 섀록은 기타를 친다.
버나드 버틀러가 빠진 상태의 재결성이라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들어보니 의외로 괜찮았던 앨범. 90년대 중반쯤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규모 내한 공연을 추진했을 때 적자가 나지 않을 수 있는 밴드가 딱 둘이 있는데... 메탈리카와 스웨이드라고...
이목원 형님의 맛깔나는 연주.
참으로 안타까운 꼴이 되어 버린 더 콰이엇. 역시 군대 문제가 걸리니 많은 사람들이 개떼처럼 들고 일어나 더 콰이엇을 씹었다. 어느 순간부터 관심을 거둔 뮤지션이라 이번 사태를 보면서도 별 느낌이 없긴 했지만... 재미있는 건 준법 정신과 국방의 의무를 입에 올리는 착한 사람들은 절대로 군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린 왜 군대에 가야 할까? 법이 정한 의무니까. 그러면 법은 왜 지켜야 할까? 법은 법이니까. 그처럼 편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나도 부럽다.
오르간 계의 존 콜트레인이라 불리는 래리 영. 그의 앨범들 중 가장 딥하면서도 가장 구하기 힘든 앨범.
잊을 만하면 재발매되는 블러드스톤의 클래식. 나도 아직 안 사고 있었는데 조만간 질러야겠다.
최근에 알게 된 일본의 5인조 중창단 Time Five. 이 사람들 음악 정말 끝내준다. 무조건 들어보기 바란다.
역시 간만에 재발매된 김두수의 한국 포크 클래식.
6월에 나오는 마르코 폴로의 새 앨범이 전곡 유출되었다. 90년대의 추억이나 팔아먹는 그저 그런 프로듀서라 생각해 왔건만 이번 앨범은 꽤나 짭짤하다.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라 할 만하다. 라킴의 랩도 멋지다.
뉴스에서는 누가 파업을 하고 그 파업 때문에 어떤 회사가 피해를 보는지까지는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도대체 왜 파업을 하는지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언론의 그런 태도는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것이다. 누군가의 사정이 은폐되는 모든 보도는 결국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은 괜한 것에 신경쓰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으며 살아간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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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6-07 11:54:16, 221.147.56.***)
- 우비/
미녀 아이콘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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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비 (2013-06-06 12:04:06, 119.149.84.**)
- 마르코 폴로 이번꺼 개인적으로 괜찮게 들은거 같네요..특히M.O.P가 참여한 2번째 트랙 아주 박력있더라구요..근데 이게 본작을 위한 예고편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뒤에나올 본편은 어떨지 기대가 되네요
유로니머스님 댓글을 보고 저도 지나쳐온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네요
저조차도 당연하다고 무작정 맹목적으로 생각돼는것들에 대해 왜 그게 당연한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나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게 사실같네요 어쩌다보면 현실의 안위를 위해 그냥 일부러 지나쳐온것일수도 있고..먹고사는게 힘들고 찌들어서..라는 변명으로 세상돌아가는 소리에 일부로 외면하고 살아가는거 같기도하네요..뭔가 소소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좋은글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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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9 08:09:32, 183.102.139.**)
- 조만간 또 절판되겠지요? 역시 있을 때 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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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쿤 (2013-05-19 01:09:59, 36.39.234.***)
- 김두수의 앨범 최근에 굉장히 잘 들었습니다. 자유혼 앨범을 듣고 나서 구하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는데.. 수록곡들중에 청보리밭의 비밀이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3집의 보헤미안은 4집에 실린 보헤미안과 상당히 많이 다르더군요.
훨씬 웅장하면서도 거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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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20:00:14, 183.102.139.**)
- 나이를 한살 두살 먹다 보니 속이 좁아져서 그런가... 아니면 마음의 긴장을 놓다간 한순간 훅 가버릴까봐 그런가... 일부러 각을 세우게 되는군요. 세상이 어지럽다보니 분명한 입장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아무데로나 표류할까봐 두려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생각의 다름이라는 것으로 대부분의 것들을 좋게좋게 무마하는 편이었는데 살다보니 그런 것만큼 공허한 건 또 없더라구요. 늙은이들이랑 똑같은 이야기나 늘어놓는 젊은이들이 밉기도 하고... 암튼 저 역시 다소 날카로웠지 않나 싶습니다. 비도 오는데 에리카 바두나 듣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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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9:52:29, 211.234.196.***)
-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그 부분이 논리적 비약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단순히(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겟지만) 국가적 교육이라던지 세뇌로 법에대해 준법덩신이 강해지고나 국방의 의무를 신성시하는게 아니잖아요. 두번째 - 처럼 함부로 확언할 수 없다는 야기입니다. 논리적 비약이죠. 아니 거기다 비난이나 조롱까지 해대는게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게 예전에 광우병 촛불시위하던 사람들을 언론에 놀았낫다 선동당햇다 이런건데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사람도 잇지만 그것은 수많은 연유중에 하나일 뿐이고 다들 수많은 생각과 결정을 걸쳐 자기 의견을 가지고 그러는 거지 거기에 대고 너 그 생각 새뇌당한거야 바보같이 그런거나 믿고잇냐 하는태도는 좋지가 않잖아요? 아무튼 저도 처음에 기분좋게 음악듣다 콰이엇보고 욱해서 기분나쁘게 댓글 달앗다 여기까지 왔네요 애초에 의도와 상관없이....솔직히 좋은 글에 이상한 리플이 너무 많이 달리게해 사과드리고 euronymous님도 좋은 음악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언론의 파업에대한, 심지어 이번 남x 기업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까지 기업의 손해를 들며 경제영향 어쩌구 하면 거의 협박식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에는 큰 반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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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TOL (2013-05-18 19:44:57, 220.117.56.***)
- 댓글 잘 봤습니다.
스크롤이 길어서 엄청 심각한 이야기구나.. 싶었는데
일단 우리가 콰이엇에 대해 실망한 이유는 앞서도 설명을 잘 해주셨지만
'단순히 법을 어겨서'보다는 '언행 불일치로 인한 그동안의 팬심 실종과 그에 따른 분노'가 아닐까 싶습니다.
'법이 옳은 것인가, 여기에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 우리는 바보인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사실 팩트보다는 밸류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해요.
부담보이님도, 유로니머스님도 이런 가치에 대한 관점 차이 때문에 활발한 논박이 오고 갔던 건 아니었을런지.
그냥 단순히 관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개인의 가치관이니 서로 존중해주자구요.
'일베'라는 두 글자가 요새 참.. 씁쓸합니다. 사람이 격양되다보면 표현이 과격해질 때가 다들 있잖아요? 그래도 이 '일베'라는 표현이 리드머에서까지 사용된다니 참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싫으면 안 듣거나, 곱게 넘어가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ps. 그러니 두분 싸우지들 마셔요ㅠㅠ 유로니머스님 글도 잘 읽고 있고, 부담보이님 글도 잘 보고 있어요. 전 누구편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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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19:22:22, 183.102.139.**)
- 역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빠를까요? 저는 충분히 (그리고 넘치도록)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잘 안 맞는군요.
저는 '생각의 없음'과 '생각의 다름'은 분명 다른 문제라고 이야기했고, 악법도 법이라며 법 자체를 무조건 신봉하는 것과 국방의 의무를 종교처럼 신성시하는 것은 기득권층이 주입해 온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제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특정 다수를 함부로 비판한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제시한 의견들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선 그쪽이 아무 말도 않고 있는데 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군요.
저는 누구를 바보라고 부르고 있는지, 왜 바보라 부르고 있는지도 분명히 밝혔고 '무조건적으로' 누군가를 깎아내린 적은 없습니다. 제가 근거라 생각한 것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에는 저도 반론을 펼칠 수 있겠지만 제가 내놓은 근거들을 근거로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한테는 뭐라 할 수 있는 말이 없군요.
- 자기 머리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바보다
- 악법을 법이라고 신봉하거나 국방의 의무를 신성시하는 것은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존재해 온 지배 담론에 사로잡혀 있는 것에 불과하다.
- 따라서 그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을 지니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은 바보다.
간단한 논법입니다. 생각을 다르게 하는 것과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생각이 없는 채로 살게 된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 하더라도 바보가 바보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만. 좋은 음악 들으며 재밌게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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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8:42:04, 211.234.196.***)
- 아직도 다른 애기를 하시네요 제가딴지를건 부분에 대해 논리적인 답변 하 능력이 안되시는 건지 ... 지금과 같이 병역문제 혹은 법의 정당성 문제에 관해서 여러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지요. 님과 같이 법의 정당성 자체에 의심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단지 그러한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생각없이 착한사람이니하는 조롱은 어떤 근거로 나오냐는 겁니다. 콰이엇의 군대문제로 까는 사람, 혹은 준법론자라든지 징병제의 유지에대해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생각없이 정해진 룰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진짜 바보랑 애기하는 거니 더이상의 논쟁은 필요 없는 거 같고요.
님은 (법에대한) 내 의견과 다른 놈들은 모두 바보라는극단적인 제스쳐를 취해놓고 그에대해 납득할 해명은 하시지 않고 병역법이라든지 법자체의 정당성만을 따지고 있지 않습니까.
엊그제 고대의 5/18기념 사진회에 일베 회원이란 사람이 밤에 몰래 그것을 엉망으로 만들고 자랑스럽게 그 싸이트에다 사진을 올린것이 기사가 났더군요. 그 곳 사람들은 자기의견과 다르면 무조건 홍어니 빨갱이니 한다지요? 님이 지금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무조건 바보니 생각없이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아보여 첨언해봤습니다. 많이 화나신거 같은데 그 건에 대해서는 취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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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17:56:03, 183.102.139.**)
- Yokohama PMX /
둘 중 하나가 아닐까요? 막상 일베란 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면서 썼거나, 아니면 똥과 된장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제 댓글에 화가 났거나... 어쨌든 거의 한 달만에 쓰는 건데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네요. 옛날에 군대에서 뺑이 치던 기억도 나고 ㅋㅋ
wiki/
저도 PMD를 무척이나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 앨범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전혀 안 맞는 프로듀서와 작업을 한 것 같아요. PMD를 제외한 다른 엠씨들의 랩도 별로였고... 이펙트 앤 댕은 이번에 함께 올리려고 했는데 유튜브에 올라온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제법 괜찮은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말씀해 주셨지요? 저도 답변 드릴랍니다. 님께서 1과 2로 나누어 말씀해 주신 것들 중 2에 대해서 먼저 씁니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 아니지만 현재의 남북 정세가 국방의 의무를 신성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신 말씀에는 저도 100% 동의합니다. 그게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라 6.25 내란 이후 60년이 넘도록 재생산되어 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세뇌와 교육의 차이점은 '왜?'라는 물음을 인정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데 분단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전해지기만 했지 '왜?'라는 물음은 결코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분단 현실의 부산물인 징병제 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징병제에 대해 '왜?'라고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게 되자 사람들은 물음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었고 물음을 던지는 것은 어느새 금기 사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 금기는 무의미합니다.
저는 자신이 세뇌당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을 바보라 부릅니다. 아무 의미없는 금기를 신주단지처럼 떠받드는 사람을 바보라 부릅니다. 물음을 던질 줄 모르는 사람을 바보라 부릅니다. 생각이 없는 주제에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라고 바락바락 떼 쓰는 사람을 바보라 부릅니다. 그게 바보가 아니면 누가 바보겠습니까? 바보를 바보로 만든 책임이 바보에게만 있지 않을 뿐이지 바보가 바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광주항쟁을 폭동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바보 멍청이인 것만큼이나 분명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현재의 남북 정세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어쩌면 절망적인지도 모릅니다. 당장 현실을 달라지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당연히 기대할 것이 없겠지만 민간 차원에서조차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으니 북한 군부가 또 다시 도발이라도 하면 바로 내일이라도 전쟁이 터질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남북 상호 군축을 이야기하고 연방제를 이야기하는 건 공허하다고 말씀하셨지요? 맞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 역시 무척 공허합니다. 말로는 백두산까지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생각해봅시다.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려는 사람에게 장밋빛으로 보였을 시대가 한국 현대사에서 어디 한 순간이라도 있었을까요? 제가 보기엔 없습니다. 언제나 상황은 암울했고 전망은 어두웠습니다. 많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지금 이 시대가 정말 70년대 군부독재 시기보다도 더 우울할까요? 서로 죽고 죽이던 해방 전후보다도 더 끔찍할까요?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동시대인들이 현실을 당장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없었습니다. 3.1운동이나 광주항쟁, 6월항쟁 같은 굵직한 싸움들이 실제로 이뤄낸 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낮은 곳에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존재해 왔고 그들은 언제나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세상과 인간을 들여다보는 공부를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은폐되려는 사실들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각자 자기 입장에서 벌일 수 있는 싸움을 벌여 왔습니다. 역사책에는 3.1 운동이나 6월 항쟁 같은 큰 사건만 기록되지만 기록되지 않은 소박한 실천과 작은 싸움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았는지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공허함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이 자리에서 길게 늘어놓지는 않겠습니다. (쪽지 기능이 있으면 좋으련만...) 허나 폭력적인 혁명이나 테러리즘을 신봉하지 않는다면 싸움은 어차피 길게 가는 것이고 차근차근히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정세가 암울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누가 끈질기게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혼자 고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님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고민해봐야 희미하게나마 길이 보입니다. 생각없이 사는 주제에 생각의 다름을 내세우는 것들은 신경쓰지 마시고 님만의 길을 가시면 되는 겁니다.
더 콰이엇 얘기로 돌아오자면... 징병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건 하루 이틀 얘기도 아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과 대체복무자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뇌 당한 이 사회는 징병제를 종교처럼 신성시하며 남북 정세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 얘기합니다. 그걸 믿고 싶은 사람은 평생 그걸 믿고 살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죽을 때까지 남의 말만 믿는 꼭두각시로 살게 될 겁니다. 바보를 바보라고 단호하게 불러주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더 콰이엇은 현행법상 범법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를 정말 죄인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징병제가 지배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사회부적응자라 부르는 게 낫지 않을까요?
1에 대해서는 부담 어쩌구 하는 회원 읽으라고 쓴 다음 댓글에서 충분히 이야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읽어 주세요.
부담보이/
뭐 여전히 못 알아들으시겠다면 좀 더 써보겠습니다.
우선 논점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더 콰이엇이 비난 받고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그것을 분명히 해야 더 콰이엇을 비난하는 이들의 성향이 드러납니다.
제가 보기에, 콰이엇이 비난 받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1. 병역법을 어기고 영리 행위를 했다. (즉 위법 행위)
2.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돈벌이를 했으면서도 자신의 부를 자랑하는 가사로 랩을 했다. (즉 언행 불일치)
그 외 '난 뺑이치면서 군생활 했는데 넌 벤츠 끌고 다니고 여성 팬도 많고 기분 나빠!'와 같은 의견도 있겠지만 그런 건 일단 무시하기로 합시다.
저는 2번은 글에서든 댓글에서든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콰이엇이라는 뮤지션에게 별로 애정이 없기도 했고, 그 정도 언행 불일치를 보여주는 랩퍼들은 숱하게 봐 온 탓이기도 합니다. '돈자랑하더니 꼴 좋다ㅋㅋ'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 터지고 나서 오랜만에 비마이럽을 들었는데 괜히 기분이 짠해지더군요. 이번의 이미지 실추는 아마 평생 벗어날 수 없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제가 댓글을 통해 공격한 것은 1번입니다. 1번은 두 가지 차원에서 공격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병역법 33조가 과연 정당한가의 문제 제기, 둘째는 병역의 의무 자체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두 문제 제기를 저는 밑에 쓴 댓글을 통해서 했습니다.
당신이 말한 '무작정 콰이엇을 까는 사람들'이 누군지 저는 잘 모릅니다. 콰이엇을 어떻게 까야 무작정 까는 것이 되나요? 보아 하니 1번과 2번 중 하나일 듯한데 저는 2번의 방식으로 콰이엇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바보 멍청이라고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건 랩퍼의 가사와 행동을 어떤 관계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안타까워하는 편이지만 콰이엇의 스웨거 가사와 불법 돈벌이 행위를 연결지어 가며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공감도 하는 편입니다. 그의 팬이었다면 충분히 배신감을 느낄 만하죠.
허나 1번에 대한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구체적인 법조문에 대한 성찰 없이 무조건 악법도 법이라 지껄이는 이들은 세뇌된 바보입니다. 자기 머리로 생각할 줄 모르는 치들입니다. (물론 그들을 그런 식으로 교육한 교육기관의 탓이기도 하겠지요.) 더구나 국방의 의무를 아무런 고민 없이 무조건 신성시하는 사람들 역시 저는 바보들이라 생각합니다. 군대를 가야 하는 건 남한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빚어진 특수하면서도 비합리적인 의무이지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교육기관과 언론의 탓이 크긴 합니다.) 바보를 바보라 부르는 데엔 이 정도 이유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저 자신은 결코 완전한 인간이 아니고 어떤 때는 심히 어리석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거기서 생각을 멈추지 말고 조금만 더 생각해봅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생각없이 법만 지키는 착한 사람...이라고 제가 표현한 바 있지만 그건 어느 정도 조롱을 섞은 표현이고, 사실 생각없이 법만 지키는 사람은 절대로 착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법은 인간의 최소한의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법조문들 가운데 일부는 권력을 쥔 인간들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당신도 이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일베라는 바보 싸이트와 저를 엮는 걸 보니 역시 당신의 기분을 좀 상하게 했나보네요. 미안하지만 저는 그쪽에 대해 예의를 지킬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끝까지 존댓말을 쓰고 있긴 하지만... 이건 제 댓글이 삭제될까봐 겁을 먹어서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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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kohama PMX (2013-05-18 16:03:16, 221.143.213.***)
- 위에 5.18 얘기 하셨는데 왜 일베를 추천해요ㅋ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ㅎ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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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2013-05-18 14:55:25, 220.87.20.***)
- 오랜만에 오셨네요! 고페킬도 좋았지만 저는 PMD 형님의 군닥스 앨범도 되게 좋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것들 중에선 effect & dang이라는 듀오의 데뷔작도 좋게 들었는데 님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마르코 폴로는 그동안 나온 앨범들과 질감이 좀 달라진 것 같네요. 유투브에 검색해보니 전곡이 올라와 있던데 천천히 들어보겠습니다.
밑에 일베 얘기나 하는 어그로꾼에겐 신경쓰지 마시고... 더콰에 대한 의견 흥미있게 잘 봤습니다. 저도 님의 의견에 몇 가지 첨언을 해보려고 합니다.
1.
먼저 더콰가 욕먹는 이유는 단순히 법을 어겼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리얼 허슬러의 이미지와는 전혀 안 맞는 찌질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가장 큽니다. 고급 시계와 비싼 차를 끌고 다닌다는 허세와 과시가 일부 팬들에게 먹힐 수 있었던 건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와 지금의 부를 이룩했다는 사실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고 실제로 그런 부의 축적이 정당한 것이든 아니든 일단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 팬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더콰가 쌓아올린 부라는 게 결국 모래성처럼 허황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원래 부라는 게 허황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는 너무나 적나라하고 직접적이었다고 할까요? 게다가 한국 사회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군대 문제와 맞물리면서 힙합 커뮤니티 상의 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려 버린 겁니다. 힙합 엘이에 드나드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는 지난 한주 동안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님께서 말한 대로 법에 대한 고민이 없이 악법도 법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것은 맞습니다. 허나 더콰에 대한 비난은 좀 더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기도 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배신감이 되겠지요. 저 개인적으로도 돈자랑하는 스웨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일부 사람들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현상에는 관심이 있습니다. 님도 물론 그 지점을 파악하고 있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법이나 병역 의무 같은 것들보다 더 큰 이유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써 봅니다.
2.
님 말대로 군대에 대한 고민은 결국 남북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분명 맞습니다. 허나 저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러한 문제제기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이냐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일성 정일 정은 이렇게 3대가 왕위를 세습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더구나 지금 남한의 대통령은 '그분'이고 그분의 대북정책은 단호하면 단호했지 결코 과거의 햇볕정책 같지는 않을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는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다고 하는 의견에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냥 선언일 뿐이지 의견도 아니죠. 님은 거기서 한발쩍 더 나아가야 한다고 하셨지만 도대체 어디에 발을 짚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방이 낭떠러지입니다. 남북 상호 군축이니 연방제니 말은 좋지만 지금 같은 정세에서는 꿈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전쟁을 하네 마네 얘기가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종편 시사 프로들은 연일 남북 사이의 긴장감을 조성하느라 바쁩니다. (요즘엔 80년 광주민중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썰을 풀더군요. 빌어먹을 것들.) 전쟁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차라리 국방의 의무를 조금이라도 더 신성하게 만드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님의 말이 틀렸다고 하는 게 아니라, 공허하다고 말하는 겁니다. 남북 관계는 앞으로 더욱 경직될 것이고 권력자들의 안보 논리는 훨신 더 견고해질 것입니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설득당하고 말겠지요. 그렇다면 병역 의무를 신성시하는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될 수 있을지언정 바보는 아니게 됩니다. 사람의 목숨은 신성한 것인데 병역의 의무를 통해 목숨을 지킬 수 있다면 자연스레 병역의 의무는 신성해지는 것이 되니까 말이죠.
물론 저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 너무 싫습니다. 병역의 의무가 신성하다고 말하기는 싫지만 남북 정세가 어쩔 수 없이 병역 의무를 신성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요. 저는 더콰를 들먹이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논하는 사람들이 정말 한심하게 느껴지지만 적어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님은 아마 저보다 입장이 더 원칙적이고 단호하실 것 같은데 제 생각에 대한 님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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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립밤 (2013-05-18 14:39:28, 121.137.112.**)
- 군대를 질색하지만 남자들이 군대가는건 1.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에서 북한과 군사적 대치중이기 때문에 이거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기 때문에 의문을 안가지고 군대에가는거죠. 물론 생각이 달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할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해서 군대에 가는 사람들이 다 생각이 없고,고민이없는 사람들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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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3:48:48, 211.234.199.***)
- 머 그런식으로 비논리적인 묶음으로 성대방을 조롱하고 그것에 기쁨을 느끼신다면 제가 할말은 없지만 제가 싸이트는 추천해드릴 수 있겟네요. 일베라는 싸이트를 추천해드릴게요. 그곳에는 님깉은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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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3:46:57, 211.234.199.***)
- 근거는 글쓴분이 들어주셔야죠. 무작정 콰이엇의 행위를 까는 사람을 몰아서 생각없이 법만 지키는 착한 사람으로 만들엇는데 그것에 연결고리를 지어주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지금 징병제위 정당성을 논하는게 아니라 그런거에는 여러의견이 있지만 마치 일베에서 전라도=홍어=빨갱이 라고 하듯이 비논리적으로 자신 반대의 사람들을 일괄적으로 이유없이 바보로 만드니 그런겁니다. 그러식으로 한 주제에대해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글만 쓰시니까 제가 머라한거 아닌강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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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13:26:37, 183.102.139.**)
- 부담보이/
당신이 짜증난다고 하니 저는 애초의 목적이 아니었으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당신의 의견이 싫습니다. 당신의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아마 제 의견을 그쪽도 싫어할 거라고 보는데 이런 식으로 온라인상에서 툭탁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근거를 들어 반박해주십시오. 제가 싫어하는 당신의 의견은ㅡ아니 의견이라 할 수도 없지만ㅡ아무런 근거도 없이 중이병 환자니 토라진 아이니 하는 말을 지껄이는 방식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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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13:21:16, 183.102.139.**)
- 그럼 조금만 더 덧붙일까요? 짧게 툭 던진 탓에 밑에 있는 부담 어쩌구 같은 치들이 꼬이는 것 같아서 부연합니다. 심심하기도 하고..
콰이엇의 이번 사례는 힙합 뮤지션의 공익근무 중 영리활동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했지만 유승준 같이 병역 의무와 마찰(?)을 빚은 숱한 사례들과 비교해 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지켜야 하는 법이 있는데도 그것을 지키지 않은 거죠.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도 비슷합니다. 누가누가 무슨 이유로 군대를 안 갔다더라. 공익으로 빠졌다더라. 아니, 대체 왜 법을 안 지키는 거지? 법은 지키라고 있는 거 아닌감? 남들 다 가는 군대 지가 뭐라고 안 가나? 열심히 군생활하고 온 사람만 호구되는 거 아냐?
저는 두 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첫째는 사람들이 '법률'이라는 일반화된 개념으로 군 문제를 재단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방의 의무라는 것의 정당성에 대해서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첫째부터 이야기해 보자면, 립밤님의 댓글에서도 나타나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법은 의무니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의무니까 지킨다? 이 말 자체로는 틀린 것도 옳은 것도 아닌 게 법의 종류란 무척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는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 하는ㅡ공공의 안녕에 이바지하는ㅡ법률도 있지만 날치기 통과 같은 방식으로 억지로 제정된, 소위 말하는 악법들도 존재합니다.
악법도 법이니 법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덜 떨어진 발언을 굳이 반박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법은 법이라는 낱말 하나로 뭉뚱그려질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떠한 법조문이든 그것을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법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법조문으로 과연 누가 이득을 보는지를 따져보고 그 이득의 정당성을 논해야 합니다.
병역 비리? 군대 기피? 현행법상으로는 명백히 위법인 사항들입니다. 이에 대해 따져보는 데에 법은 법이니 지켜야 한다는 추상적이고 애매한 소리를 갖다붙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법은 무조건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 말하는 순간 법과 관련된 모든 논의는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이번 더 콰이엇 사태를 보면서 법이 어쩌고 나불대기 전에 먼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바로 더 콰이엇 사태가 생겨날 수밖에 없도록 만든 해당 법조문입니다. 즉 논의에 알맞게 논점을 좁혀야 한다는 소립니다. 병역볍이라는 해당 법조항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거기다가 대고 법은 의무니 지켜야 한다고 하는 건 결국 논의를 하지 말자는 얘깁니다. 병역법 제 33조인 '공익근무요원의 영리 추구 불허'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를 이야기해 보는 게 순서 아닐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공익근무요원이 법적으로 왜 돈을 벌 수 없게 되어 있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데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둘째, 국방의 의무라는 것도 역시 그 '의무'라는 낱말의 마력 때문인지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방의 의무란 결국 일정 기간 동안 군역을 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체 왜 한국의 남성들은 군대에 가야 할까요? 아니 질문을 바꿔서, 대체 왜 한국에서는 군입대가 법적 의무인 것일까요? 나올 수 있는 대답을 대충 꼽아보겠습니다.
1.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에서 북한과 군사적 대치중이기 때문에
2. 북한이 아닌 제3국의 침략에 대비하는 자위 수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3. 국내에서 벌어지는 소요 및 폭동을 진압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2번과 3번은 징병제가 없는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보았을 때 굳이 징병제가 아니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역대 한국의 집권 세력들이 입이 닳도록 떠들어댔던 1번이 문제입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은 모든 정치적인 논의들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입대는 신성한 의무다. 왜? 남북이 분단되어 있어서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르니까. 일리가 전혀 없는 주장은 아닙니다. 우리 가족을 죽이려 달려드는 놈들과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 싸워볼 생각은 제게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군입대는 신성한 의무'라는 결론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징병제를 지탱하는 논리가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 의거한 것이라면, 징병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당연히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 완화나 상호 군축, 남북 연방제 방안 같은 구체적인 것들에까지 고민이 가 닿아야 합니다. 분단 현실 때문에 징병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분단 현실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유승준이 스티브 유가 되었다고 비난하고 콰이엇이 공익근무 도중 돈을 벌었다고 욕하는 사람들ㅡ법의 수호자들ㅡ중에서 그런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즉 징병제 자체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군필자들과 예비 군입대자들의 억울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라면 무조건 군대를 다녀와야 하고 징병제는 분단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입니다. 그들은 군대라면 질색을 하지만 (두번 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군대라는 공간, 징병제라는 제도를 옹호하는 데에는 최선을 다합니다. 이건 제가 보기엔 모순입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와 대체복무제가 화젯거리가 되어 온 것도 벌써 오래 전부터입니다. 그런 것들의 정당성을 논하려면 이야기가 더 멀리 나가야 하니 여기서 선을 긋겠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건 이겁니다. '사람들은 왜 징병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가?'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개념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 상태에 대한 고민으로 옳겨 가게 되고 아마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남한과 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 정부 차원과 민간 차원에서 각각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하지만 다들 먹고살기 너무 바쁜 모양입니다. 악법도 법이라 말하고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며 넘어가면 모든 것이 깔끔히 정리가 됩니다. 더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그런 조작된 평온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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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2:51:28, 211.234.199.***)
- 고용->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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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2:50:59, 211.234.199.***)
- 준법이니 이런게 문제가 아니라 이사람은 저번에 리드머 칼럼인가 거기서 엄청 논쟁한 이후로 혼자 토라져서 계속 상관없는 글에도(지금 콰이엇처럼) 일부러 상대방을 긁는 글들을 쓰고 있어요. 마치 아이가엄마한테 혼난후 혼자삐져서 나 밥안먹어 이러는 것처럼요. 자기 아이야 아이니까 그렇다치지만 얘도 아니고 다같이 쓰는 고용 커뮤니트에 일부러 보이게 자꾸 똑같은 주제로 상대방 긁으려는게 보이니까 짜증나네요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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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립밤 (2013-05-18 12:38:16, 121.137.112.**)
- 콰이엇글은 도대체 무얼 노리고 쓴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군대 애기하자면 끝이 없으니까 안하겠고 법은 의무니까 지킵니다. 악법도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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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2:36:13, 211.234.199.***)
- 네네 저도 글쓴분같은 치들을 겨냥하고 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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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5-18 11:58:35, 183.102.139.**)
- 부담보이/
바로 당신 같은 치들을 겨냥하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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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보이 (2013-05-18 11:47:12, 211.234.199.***)
- 콰이엇 부분 읽다가 빵터졌습니다 전형적인 논리력 없는 중이병문장이네요. 저도 저렇게 입에서 나오는데로 같다붙이고 자기 편한데로만 해석하고 믿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하네요. 생각없이 편해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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