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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 음악 잡담
    euronymous | 2013-08-19 | 16,339 Reads | 8 Thumb Up
    '정치' 특집









    정치란 무엇일까요?
    물론 정치라는 것에 대해 함부로 잘라 말할 수도 없을 것이고
    아예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른 의미로 쓰이는 개념이기도 하겠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정치라는 낱말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대부분은
    정치 게시판을 따로 두거나 정치 얘기를 꺼낸 회원에게 징계를 내립니다.
    정치를 다루는 커뮤니티가 따로 있고
    그곳에서조차 당신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지지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누구인지를 묻는 물음만이 되풀이됩니다.
    어쩌면 지금 현재 한국에서 '정치'를 가장 활발히 열성적으로 꾸준히 다루는 커뮤니티는 일베일지도 모릅니다.
    20세기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르던 사람들이 적어도 광주항쟁이라는 이름을 접할 수는 있게 되었으니까요.

    즉, 우리 주변에서 '정치'란 우리의 '일상', '삶', '하루하루', '먹고사는일'과 동떨어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따로 있으니 우리는 모른 체 해버려도 되는 것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정치'란 바로 그런 것이니까요.
    문학 시간에 배우는 것이 '문학을 가장 재미없게 읽는 법'인 것처럼
    학교 정치 시간에는 '정치를 무균질의 실험실에 가두어 놓는 법'을 배웁니다.
    교과서 속 정치란 우리의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냥 익히고 외워야 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를 졸업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결국 임금을 받아 생활을 이어가는 '임금 노동자'가 될 것이 분명한데도
    교과서 속에는 노동자들이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하는 권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치란 정치인들과 정치평론가들에게나 상관이 있는 것쯤으로 배우다 보니
    알고보면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것이 '정치'라는 괄호로 묶여지면서
    우리 삶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정치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 일쑤입니다.

    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당신은 노무현/김대중 쪽인가, 이명박/박근혜 쪽인가?
    당신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가?

    이런 시시껄렁한 질문들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가?
    당신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 누구라 생각하는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무엇인가?

    누구를 지지하느냐 좌파냐 우파냐 하는 것들은 이런 근본적인 논의들에 딸려 가는 부스러기들일 뿐입니다.





    뭐 어쨌든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정치' 이야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싫어하는 이야기에 '정치'라는 괄호를 덮어씌우고 등을 돌리는 게 아닐까?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 일 말고는 그닥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는 원인은 경쟁적 문제 풀이만 12년을 시키는 학교 교육에 있지 않을까?

    '선동' 자체는 중립적인 낱말입니다.
    짜장면 먹으러 가자고 친구를 꼬드기는 것도 선동이고
    정모하자고 게시판에 글 올리는 것도 선동이고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을 돌리는 것도 선동이고
    가요 리믹스 컴페티션도 선동이고
    야구장 관중석 치어리더들은 선동녀들이고
    3.1운동의 유관순도 선동분자고
    일침의 마왕 진중권도 선동꾼이고
    한 표 부탁한다며 연설하는 후보자들도 선동...
    이 길로 가야 한다며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들도 선동...
    네이버 댓글란 베스트댓글 작성자도 선동...

    한도 끝도 없습니다. 갖다붙이기 나름이니까요.

    누가 무엇을 선동하고 있느냐, 이거 말고
    누가 무엇을 선동이라 부르고 있느냐, 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무엇을 선동이라고 부른다면, 그 무엇에 대한 그 누군가의 인식 수준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턱대고 선동이라 뒤집어씌우지도 않고
    어느 편이냐며 대답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냥 어제 본 야구 얘기하듯이 편하게 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까요?





    말이 길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노래들은 '선동꾼'들의 '선동노래'들입니다.
















    가사를 꼼꼼이 읽어보자. 틀린 말이 한 마디라도 있나? 아니면 사회학이나 역사를 공부해야 알아먹을 수 있는 어려운 내용이 있나? 이 가사를 두고 10대를 선동한다느니 뭐니 하는 사람은 10대들의 머리가 순두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래 전 빌보드를 휩쓸었고 피파 축구 게임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였으며 요새도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있는 이 노래가 영국 부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첨바왐바는 이 노래로 벌어들인 돈을 전부 투쟁 기금으로 기부했다고...
     





    http://blog.naver.com/mzelkova?Redirect=Log&logNo=130025123874

    유엠씨나 김디지보다 훨씬 더 현장과 가까웠던 랩퍼 실버라이닝의 대표곡. 유튜브 영상이 없어 블로그를 링크한다. 요새도 활동하는지는 모르겠다.







    존 레논 역시 자신의 신념을 음악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 투사아기도 했다. 그의 뉴욕 라이브 앨범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는데 그중 내가 젤 좋아하는 곡은 '여성은 세계의 노예'다.







    멜로디 뽑는 재주만이 전부가 아닌 멋진 밴드.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이들은 현실 속 다양한 일들을 소재 삼아 가사를 써 왔다. 이 곡은 이라크 전쟁 당시 영국의 파병을 비판하는 내용.







    영상만 봐도 가사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다. (중간에 한국 영상도 나온다.) 사박 레드와 이모탈 테크닉. 미국 언더그라운드 힙합계의 실천가들. 이들은 가사로만 의식 있는 체하면서 고급차에 금시계 차고 다니는 일부 랩스타들과는 다르다.







    페루 출신이라서 그런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에 관심이 많은 이모탈 테크닉. 막장 가사로 널리 알려진 '악마와의 춤을'이 전부가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독자거나 일본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공투'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두뇌경찰은 전공투 시절에 이름을 떨친 포크 밴드로 데뷔 앨범은 일본 정부가 전량 판매금지시켰다. (물론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곡은 바로 그 데뷔작 수록곡으로 전쟁의 시대에 태어나 전쟁에 물들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밴드명 두뇌경찰은 프랭크 자파의 곡명에서 따온 거라고...







    월북 시인 박세영의 곡에 노랫말을 붙인 '임진강'이라는 노래가 있다. 남북 분단 이후 북한에서 만들어진 노래라 남한에선 당연히 금지곡이 되었고 한일 국교 수립 때 일본에서도 금지곡이 되었다. 근데 그 노래를 일본 포크 밴드 포크크루세이더스가 리메이크한 적이 있다. 60년대 재일 조선인의 삶을 그린 영화 '박치기'에 삽입되기도 했는데 듣자 하니 '은밀하게 위대하게'에도 이 곡이 나온다고 한다. 요새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정지용, 백석, 박태원 같은 월북 문인들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양희은도 '임진강'을 부른 적이 있다. 목소리 쩐다.








    패리스는 국내 지훵크 매니아들에게 '게릴라 훵크'라는 앨범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지만... 실은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도 적나라하게 읊어대는 엠씨다. 이 곡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가상의 암살자가 조지 부시 대통령을 암살하는 내용인데... 이 곡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타미보이 레이블은 즉시 패리스를 쫓아냈다고 한다.







    패리스가 중심이 되어 조직된 랩 유닛 스탑무브먼트. 참여진은 krs-one, daz, dilated peoples, alchemist, evidence, b-real, defari, rbx, everlast, soopafly 등등.







    김광석은 알아도 그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곡은 김지하 시인의 시에 노랫말을 붙인 곡인데... 김광석은 가고 없고... 김지하는...







    기타를 든 매닉스트릿프리쳐스가 있다면... 힙합계에는 푸어라이쳐스티쳐가 있다. krs-one과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 혹자는 이들을 컨셔스 랩의 최고봉으로 꼽기도 한다.







    '퍼블릭 에너미 이후 가장 급진적인 랩 유닛'으로 불리는 데드 프레즈. 이들이 무슨무슨 단체와 연관되어 있고 무슨 활동을 해 왔는지는 내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는 게 더 빠르다.







    랩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포큰워드라는 표현 형식인데... 래스트 포잇츠는 타악 연주와 목소리만으로 당시 흑인들의 인권과 사회 의식을 부르짖었던, 굳이 말하자면 힙합이라는 장르의 선구자격이 되는 그룹이다. (NWA의 '리얼니거즈돈다이' 도입부에 나오는 "다이 니거!"가 바로 이들의 샘플링.) 이 곡의 제목은 '흑인들은 혁명을 두려워 한다.'







    힙합 듣는 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혁명은 TV에 방영되지 않는다'의 원조.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라고 번역하는 건 자본주의를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것만큼이나 굉장히 무식한 짓이다.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고 그냥 난동이나 부리자는 '깽판'과 오랜 시간 동안 단단한 이론을 구축해 온 아나키즘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국내 연구자들은 아나키즘을 '자율주의'라 번역한다.) 쎅스 피스톨즈라는 밴드 자체는 아나키즘이라기보다는 거의 깽판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주었지만 그 메시지만큼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았다. 정말 많이 리메이크됐지만 쟈니로튼이 정신 나간듯 부르는 원곡이 역시 최고다.







    '새로운 민중의 노래 - 아가미'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다. 이적이 부르는 '불행아', 하림과 한대수가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수록된 앨범인데 윈디시티의 이 곡도 그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그외 전제덕, 스윗소로우, 못 등등도 참여한 앨범인데... 그냥 묻히고 말았다.







    아름답기 그지 없는 이 노래는 베트남 전쟁으로 얼룩진 당대 미국 사회에 대한 마빈 게이의 물음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마빈 게이가 대박을 친 이후 모타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유행했다고 하는데... 당시 빌보드 1위를 먹었다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곡 길이도 길이지만 저런 가사의 노래로 차트 1위를 할 수 있었다니...







    혹자는 The Coup를 슬릭 릭 이후 최고의 스토리텔러라 부르고 1998년에 발매된 그들의 세 번째 앨범을 90년대 최고의 힙합 앨범이라 부르기도 한다. 내가 꼭 가사 해석본을 보고 싶은 몇 안 되는 랩 앨범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겨우겨우 엉성하게 해석해 본 이 7분짜리 곡의 가사는 그야말로 ㅎㄷㄷ할 정도로 흑인 밑바닥 층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욕 많이 먹은 랩퍼 순위를 꼽자면 아마 유엠씨와 디지 다음에 위치할 스나이퍼. 근데 이런 주제를 가사로 썼다는 것만큼은 참 대단하다.







    한국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Miriam Makeba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와 반민주정권에 정면으로 맞선 예술가들 중 하나다.







    Hugh Masekela는 미리암 마케바의 전남편이기도 한데 그 역시 남아공에서 정권과 맞선 뮤지션이었다. (트럼펫을 연주한다.) 이 곡에선 탄광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끝까지 듣다 보면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태리 프로그레시브/아방가르드 뮤직의 전설 area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정부에서 보기엔 다소 '정치적으로 과격한' 행동으로 전 유럽에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나는 이들이 낸 앨범(보컬리스트가 자살하기 전까지)을 모두 가지고 있다.







    말이 필요없는 한국 힙합 클래식.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에 실린 시에 노랫말을 붙여 만든 헌정 앨범. 신해철, 싸이, 언니네 이발관, 윤도현, 한대수, 스탑크랙다운 등등이 참여했다. 이 곡은 넥스트와 싸이의 콜라보인데... 지금의 싸이한테는 상상도 못할 랩을 들을 수 있다.







    노동의 새벽 앨범에 참여한 스탑크랙다운은 네팔과 미얀마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조직한 밴드로... 이주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밴드다. 이 곡이 아마 스탑크랙다운이 녹음한 유일한 음원일 거다.







    국내에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재즈로 편곡한 걸로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 Giovanni Mirabassi. 그가 낸 AVANTI! 라는 앨범이 있는데 유럽 여러 나라의 민중가요와 투쟁가들을 엮어 피아노로만 연주한 앨범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 연주곡의 제목은 '단결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이다.







    체코의 벨벳언더그라운드라 불리는 밴드지만 존재감만큼은 그들을 능가한다. 체코의 독재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 투쟁을 벌였던 전설적인 밴드.







    재즈 좋아한다는 이들도 웬만해선 꺼리는 찰스 밍거스. 프리/아방가르드 재즈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비슷한 실험을 벌이고 있었던 재즈계의 돌아이(?)답게 이 곡에선 인종 차별 정책을 펼친 어느 주지사를 비꼬고 있다. 원래는 가사까지 있는 직설적인 곡이었다는데 레코드 회사가 저지하는 바람에 연주곡 형태로만 앨범에 실리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나중에 다른 앨범에 가사가 포함된 버전이 실리게 된다.)







    찰스 밍거스와 조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사례가 한국에도 있다. 95년 당시 4집 발매를 앞둔 서태지와 아이들은 공연윤리심의위원회가 '시대유감'의 가사를 문제 삼아 금지곡으로 지정하자 아예 가사를 뺀 연주곡으로 앨범에 실어버린다. 정태춘이 오랫동안 싸워온 음반 사전 심의 철폐 문제가 서태지와 맞물리며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고... 결국 얼마 후 음반 사전 심의는 없어지게 된다. 개인적인 입맛이지만 시대유감은 연주곡 버전이 더 좋다.







    그래도 사전 심의 철폐의 공로자는 역시 정태춘 옹이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국내 인디 씬은 아예 존재하지도 못했거나 앨범을 지하에서 유통해야 했을 거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싱어 트레이시 채프먼. 조근조근 노래하지만 가사는 정말 날카롭다.







    비스티 보이스의 애덤 요크는 티벳의 독립을 지지하며 이런저런 활동을 벌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바로 티벳 프리덤 콘서트일텐데... 비스티 보이스 말고도 atcq, 펄잼, 스매싱펌킨스, rhcp, 뷰욕 등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바 있다. 아... 애덤 요크!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백인 힙합퍼는 에미넴도 슬럭도 브라더알리도 아닌 비스티 보이스다.







    한국 콜트 기타 공장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쥐어짜 기타를 만드는 살인 공장이라 알려져 있고 콜트 노동자들은 착취와 부당 해고에 맞서 정말 오랜 시간 싸워 왔다. 국내 인디 씬의 수많은 뮤지션들이 콜트 노동자들의 싸움에 힘을 보탰지만 ratm의 탐 모렐로와 sod의 세르이 타키안도 콜트 노동자들에게 연대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탐 모렐로가 만든 프로젝트 밴드 나잇와치맨의 이 곡은 바로 한국의 콜트 노동자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한다.







    세르이 타키안과 탐 모렐로는 액시즈 오브 저스티스라는 뮤지션 집단을 조직해서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영상을 보면 세르이와 탐 말고도, ratm에서 드럼을 쳤던 브래드 윌크와 설명이 필요없는 베이스 연주자 플리도 함께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졸라 웃기는 노래. 늘 랩 못한다고 욕 먹는 디지지만... 사회적 현실에 등을 돌리고 죽어라 랩기교에만 매달린 결과 씬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라.







    위에서 area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유럽의 프로그레시브/아방가르드 씬에서 70년대 말 rock in position(줄여서 rio)이라는 움직임이 일었던 적이 있다. 당시 뮤지션들에게 불리하게만 작용하던 음악산업과 그것을 지탱하는 사회 구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조직된 일종의 음악 페스티벌이었는데 그 중심에 있었던 밴드가 바로 헨리 카우다. (사람 이름이 아니라 밴드 이름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 rio는 프로그레시브/아방가르드 뮤직 성향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되어 버렸지만 그때 rio에 참여한 밴드들의 음악은 아직도 살아있다.







    밥딜런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밥딜런보다 더 중요한 필 옥스라는 포크 뮤지션이 있다. 이 곡의 제목은 '날 사랑해줘요, 난 자유주의자예요'인데 가사를 보면, 케네디의 죽음엔 슬퍼하지만 말콤X의 죽음엔 관심이 없는, 흑인들의 인권 신장을 주장하지만 옆집에 흑인이 이사 오는 건 싫어하는, 사회 운동에는 관심이 있지만 혁명은 거부하는 이들의 행태가 그려져 있다.







    재즈를 좋아한다면 Charlie Haden의 이름이 들어간 앨범은 한 장쯤 갖고 있을 것이다. 찰리 헤이든이 Liberation Music Orchestra라는 이름으로 동료 재즈 뮤지션들을 소집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LMO는 음악을 통해 사회적인 발언을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 곡은 체 게바라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로 이 곡 덕분에 찰리 헤이든은 체포되어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 시대 최고의 길거리 민중 퍼포머 야마가타 트윅스터(아마추어 증폭기). 그가 끌고 다니는 리어카 '구루부구루마'에는 온갖 인디 음반들과 DVD, 책자 등등 소중한 자료들이 가득하다. 그의 공연은 집회 현장과 홍대 길바닥, 깡촌의 시장, 뒷골목, 광장 등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1990년에 김민기의 주도로 만들어진 프로젝트 '겨레의 노래'라는 앨범이 있다. 전인권의 '이등병의 편지'가 수록된 걸로 유명하지만 사실 전인권의 이름값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값어치를 가지는 앨범이다. 전인권 말고도 송창식, 장필순, 노영심, 조경옥(노찾사) 등등이 참여했다. 장필순이 부른 이 곡을 작곡한 김순남은 월북 작곡가인데 그의 곡을 연주하는 건 남한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금지되었었다.







    앨범에 나올 때마다 논쟁의 떡밥이 되는, 하지만 십년이 넘게 똑같은 논쟁에 시달려 온 그의 음악들 중 내가 젤 좋아하는 곡. 이 땅에서 음악을 하며 먹고산다는 게 뭔지 이토록 리얼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곡이 또 있을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여성 뮤지션들이 뭉쳐 만든 앨범. 이상은, 황보령, 강허달림, 남상아, 소히, 한희정, 시와, 오지은 등등 참여진들의 이름값이 상당하지만 정작 음악은 소박하고 차분하다. 듣다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김민기가 70년대 말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소재로 만든 노래극 '공장의 불빛'은 어떻게 보면 시대를 앞서 나간 믹스테입이라 할 수도 있다. 테입 A면에는 노래와 반주가 실렸지만 B면에는 자기 이야기를 싣고 싶어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instrumental 버전이 실렸기 때문이다. 원래 음악극(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지만 테입을 지하로 유통시킬 수밖에 없었던 당시 사회 현실에서 실제로 연극 무대에 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으로 더 유명한 이 '공장의 불빛'은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조악한 화질의 공연 영상 풀버전을 볼 수 있다. 이 노래는 '공장의 불빛'의 엔딩송인데 2004년에 나온 '공장의 불빛' 리메이크 앨범에 이승열과 이소은, 정재일이 부른 버전으로 실려있다. 그 앨범에는 이적, 전인권, 이지영(빅마마), 국악인 남상일(요새 예능프로에 자주 나오는...) 등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오스카 피터슨은 재즈 초심자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을 만큼 맛깔나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다. 그의 수많은 연주 중 hymn to freedom이라는 곡이 있는데 바로 60년대 흑인 운동에 헌정하는 뜻으로 오스카 피터슨이 직접 만든 곡이다. 원곡은 연주곡이지만 노랫말이 붙여져 주로 합창이나 중창으로 많이 불려지는 유명한 곡이다.







    바로 이렇게.







    음악잡담 정치 특집은 메르세데스 소사와 함께 남미 음악계의 대표적인 투사로 알려진 빅토르 하라의 곡으로 마무리하자.


    일하러 갈 때
    난 너를 생각하네
    거리를 걸을 때
    난 너를 생각하네
    흐린 유리 뒤의 누군지도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그들의 얼굴들을 볼 때도
    난 너를 생각하네
    내 삶인 너를 생각하네
    내 일상과 미래,
    쓰라린 시간과 행복한 시간들의 동지인 너를
    끝도 모르는 하나의 이야기
    그 시작을 만들어가면서

    교대시간이 되어
    일터에서 돌아가는 길에
    오후의 그늘이 지붕 위로 늘어지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이 시대와 운명의 문제들을 생각하면서도
    난 너를 생각하네
    내 삶인 너를 생각하네
    내 일상과 미래,
    쓰라린 시간과 행복한 시간들의 동지인 너를
    끝도 모르는 하나의 이야기
    그 시작을 만들어 가면서

    내가 집에 돌아오면
    넌 거기에 있지
    그리고 우리는 꿈들을 붙잡아 두네
    끝도 모르는 하나의 이야기
    그 시작을 만들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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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june (2013-08-27 02:15:08, 124.50.250.*)
      2. 이렇게 멋진 글을 이제야 봤네요...^^
      1. racewiththedevil (2013-08-22 03:04:27, 58.121.7.***)
      2. 간만에 선리플 후감상. 이번 잡담은 날 잡아서 천천히 들어봐야 겠군요. '아가미'란 앨범은 요즘 같은 시대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컨셉 자체도 의미있고 참가진도 흥미롭네요. 저 앨범은 꼭 다 들어봐야 겠네요.
      1. 덕구 (2013-08-20 23:44:52, 211.41.196.**)
      2. 글도 좋고 노래도 좋다...
        난 정치 노래가 좋아서 힙합 좋아했는데.. 힙합의 역사를 봐도 의식적인 랩이 높은 평가를 받아왔고 근데 자칭 힙합팬이라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메세지를 담은 랩을 선동이라고 하는 보면 참 답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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