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이 한 장의 앨범 (16)
- euronymous | 2011-09-24 | 12,665 Reads | 5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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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코흘리개 시절 멋도 모르고 샀다가
먼 훗날에서야 제대로 듣게 된 앨범 한 장을 소개합니다.
이거 진짜 자켓만 봐도 옛날 생각 나네요.
UB40 - Labor Of Love (1983)
01. Cherry Oh Baby
02. Keep On Moving
03. Please Don't Make Me Cry
04. Sweet Sensation
05. Johnny Too Bad
06. Red Red Wine
07. Guilty
08. She Caught The Train
09. Version Girl
10. Many Rivers to Cross
제가 UB40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3년쯤이었던가...
당시 빌보드 1위를 먹으며 전 세계를 휩쓴 히트곡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그때 저는 레게가 뭔지도 몰랐고 그저 서태지와 듀스에 열광하던 시절이었는데
난데없이 등장해서 라디오만 틀면 흘러나오던 '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참 좋게 들리더라구요.
UB40 - Can't Help Falling in Love
그래서 이 곡이 수록된 테입을 구해 한창 즐겁게 듣던 어느날...
단골 음반점에 가서 테입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음반점엔 시디보다 테입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UB40라는 이름으로 새 테입이 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앨범 타이틀은 Labour Of Love...
얼레? UB40의 새 앨범인가? 이미 'Can't Help Falling in Love'에 혹했던 저는
그 테입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집어들고는 값을 치렀습니다.
근데 막상 집에 와서 들어보니 이게 웬걸?
'Can't Help Falling in Love'와는 너무나 다른 오래된 뽕짝 음악 같은 것만 흘러나올 뿐이었습니다.
이번 충동구매는 실패라 단정지은 저는 그 테입을 집구석 어디엔가 쑤셔박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어느덧 20대가 된 어느날... 라디오에서 너무나 좋은 곡이 흘러나오길래
이게 대체 누구의 무슨 노랜가 싶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니
라디오 진행자는 '유비포티의 레드 레드 와인'이라 소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곡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저는 집구석 어딘가에 쌓여 있는 테입 더미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먼지가 가득 쌓인 Labour Of Love 앨범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앨범의 여섯 번째 트랙이 바로 'Red Red Wine'이라는 것을 확인한 저는
이 앨범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이 앨범 속 음악들에 조금씩 빠져들어 갔습니다.
이 앨범은 원래 1983년에 발매되었지만
국내에 라이센스로 발매된 것은 십 년 뒤인 90년대 초반이었고
(아마 'Can't Help Falling in Love'의 인기에 힘입은 라이센스 발매였을 겁니다.)
UB40의 곡들이 아닌 다른 레게 거장들의 곡들을 리메이크한 앨범, 즉,
커버송 모음집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UB40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게 밴드로 만들어주었다고도 했습니다.
'Can't Help Falling in Love'보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을 더 좋아하게 된 지도 꽤나 오래됐네요.
레게 특유의 끈적하고 농밀한 느낌이 전면에 드러난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그냥 팝송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귀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허나 원곡들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UB40의 곡 주무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앨범만큼은 정말 오래 오래 듣게 되더라구요.
10곡 가운데 처지는 곡은 정말 단 한 곡도 없습니다.
레게 씬의 슈퍼스타 지미 클리프의 곡을 다시 부른 마지막 트랙은
레드 레드 와인과 함께 이 앨범의 압권이라 부르고 싶네요.
Cherry Oh Baby
Keep On Moving
Please Don't Make Me Cry
Sweet Sensation
Johnny Too Ba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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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9-28 09:04:51, 211.114.60.***)
- 나이야 뭐..
슬슬 꼰대가 되어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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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성 (2011-09-27 17:42:39, 59.15.20.***)
- 항상 감사드립니다.
실례되지 않는다면 나이 어떻게되시는지 궁금해요.
대충이라도... 20대 후반이랄까 이런 느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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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두리 (2011-09-26 19:35:08, 112.167.187.**)
- 음악과 함께 추억이 담겨있는 음악이야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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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peye (2011-09-26 19:26:59, 168.120.97.***)
- 오늘도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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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 Gefy (2011-09-24 16:05:38, 1.252.144.**)
- 이 분이 칼럼쓰시면 재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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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구 (2011-09-24 13:41:42, 175.202.145.**)
- Can't Help Falling in Love 이노래 김건모가 옜날에 불렀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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