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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 2011년의 앨범들 (3)
    euronymous | 2012-01-05 | 21,434 Reads | 8 Thumb Up

    2011년의 앨범들 세 번째 편이자 마지막 편입니다. 국내 앨범들이에요.

    (1), (2) 편과 마찬가지로 순전히 제 입맛대로 뽑았습니다.















    메타와 렉스 - DJ And MC

    농심 오징어 짬뽕만 끓여 먹다가 중국집에 가서 진짜 짬뽕을 시켜 먹었을 때의 감동을 아는가? 이 앨범은 그러한 장르 본연의 찐한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진짜배기 힙합 앨범이다. 나찰의 참여를 늘려 이 앨범을 가리온 3집으로 해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했다.












    정차식 - 황망한 사내

    90년대에 데뷔한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머나먼 길을 돌아와 2011년에 이런 앨범을 발표했다. 올해 이 앨범이 없었다면 추운 날 혼자서 호젓이 들을 만한 앨범 한 장 없이 올 겨울을 날 뻔했다.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 소실

    포스트록이니 슈게이징이니 뭐니 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의 음악은 올해도 죄다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이 밴드만큼은 예외였다. 많은 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EP. 밴드 홈페이지는 http://sosil.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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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싸조 - 뱅쿠오 : 오늘밤 비가 내릴 모양이구나 / 첫번째 암살자 : 운명을 받아 들여라

    한국의 롹켄롤은 당신네들에게 달려 있다고 한다면 불싸조의 기타리스트 한상철 씨는 아마 내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랄이 풍년이네!”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하겠지. “2011년에 테입으로 앨범을 낸 것보다야 덜 지랄 맞죠!”













    Simo & Mood Schula - Simo & Mood Schula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 채로 이 앨범을 들었다면 나는 단박에 해외 프로듀서들 몇몇의 이름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것은 이 앨범 최고의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고민 끝에 장점에 손을 들어 주기로 했다.












    No Control - You have No Control

    2010년의 밤섬해적단에 이은 또라이 롹켄롤 제 2탄. 한국 인디 씬이 점점 덩치가 커지면서 언젠가부터는 이런 밴드들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만 느껴지는 또라이들이다. 이 150장 한정 EP 말고 정규 앨범은 언제 낼 거냐?

    무료 다운로드 http://songfair.tumblr.com/post/4922140204/ep-2011













    Ja & Giant - Sound Craft

    2011년 초에 나온 앨범인데 일 년 내내 잘 우려먹었다. 계속 들어도 안 질리더라. Ja의 랩도 자꾸 들으니 은근히 느낌 있게 다가온다. 힙합은 굳이 가요와 섞지 않아도 얼마든지 듣기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던 앨범.












    배장은 & 오정수 - Is This All The Love You Have?

    재즈는 참으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음악이다. 분명 익숙한 얼굴인데 매번 다른 표정을 짓는다. 배장은과 오정수라는 두 젊은 연주자가 함께 한 이 앨범에서 재즈는 아련하면서도 마치 꿈꾸는 듯한 투명한 표정을 짓는다.












    얄개들 -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

    90년대 말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적어도 멜로디 만드는 재주만큼은 이 밴드를 따라올 국내 밴드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십여 년 동안 이어진 그 믿음은 얄개들이라는 밴드가 데뷔하면서 깨졌다.













    제이통 - 부산

    ‘개판’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내내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철이 들기 시작한 스윙스를 대신할 또라이는 현재 제이통뿐인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컨셉은 EP에나 적당하지 10곡이 넘게 실리는 정규 앨범에는 안 어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음 앨범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김일두 & 하헌진 - 34:03

    통기타로는 맑고 깨끗하고 곱고 잔잔한 음악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일두와 하헌진이라는 두 음악인이 각자 일곱 곡씩 수록한 이 스플릿 앨범은 소주 안주로 먹는 북어 쪼가리처럼 입천장을 까끌까끌하게 긁는다.




    김일두 - What Is Love by haheonjin



    지금 원하는 것 한 가지 by haheonjin










    밤섬해적단 & Ankle Attack - The Split

    내가(혹은 나만) 선정한 2010년 최고의 밴드 밤섬해적단이 자기랑 비슷한 친구 하나를 데리고 돌아왔다. 불싸조가 난데없이 테입을 발매하는 또라이 짓을 하는 가운데 이들은 그래도 CD를 발매했으니 덜 또라이스럽다고 해야 할까? 암튼 죽이는 롹켄롤 앨범이다.














    Swings - Upgrade II

    말도 많았고 탈도 많은 앨범이었지만 다 필요 없다. 랩 하나만으로 나는 다 용서할 수 있었다. 비트들도 전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스윙스의 끝내 주는 랩이 한가득 실린 앨범이었기에 나는 일방적으로 이 앨범을 지지했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Mild Beats & Chaboom - Caged Animal

    단단하고 진중한 사운드가 참으로 매력적인 이 앨범은 웹상에 공짜로 풀 게 아니라 그냥 CD로 발매해도 될 뻔했다. 마일드비츠 이 사람도 정말 꾸준히 잘해 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국내 힙합에 유난히 인색하게 굴었던 2011년이지만 이 앨범은 틈틈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Kryphos - Suicide Suite

    음식과 마찬가지로 음악에도 ‘본고장’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국내의 수많은 음악인들이 시도하는 서양 음악들 중에서 해외 본고장의 맛을 가장 충실하게 낼 줄 아는 장르는, 옛날부터 계속 생각해 왔던 거지만, 블랙메탈이다.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크리포스라는 원맨 밴드 역시 새드 레전드와 칼파로부터 이어지는 한국 블랙메탈의 계보를 충실히 잇고 있는 밴드다.












    최선배 - A Trumpet In The Night Sky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 재즈 씬은 힙합 씬보다 오래되었고 해마다 발매되는 국내 재즈 앨범들의 수 역시 국내 힙합 앨범들보다 많다. 하지만 음악 경력이 50여 년이나 되는 최선배의 이 앨범이 그가 한국에서 내는 첫 번째 앨범이라는 사실은 국내 재즈계의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Ja - Shining Moments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음악만 만드는 것 같아서 보기 좋은 Ja의 또 다른 선물. 누구처럼 대학 축제용 댄스 힙합만 만들거나 누구처럼 미국 졸부 랩퍼들 흉내만 내거나 하지 않고 꾸준히 좋은 결과물을 선보이는 Ja에게 박수를!












    임미정 - Three Plus One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피아니스트 임미정의 앨범들을 좋아했다. 2003년 첫 앨범이 나왔을 때부터 그랬고 2011년 세 번째 앨범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앨범에서는 테너 색소폰의 명인 베니 골슨이 참여했는데 재즈 황금기 거장과의 협연임에도 임미정 트리오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림지훈 - Organ, Orgasm

    일본의 유명한 AV 배우 호조 마키(혹은 시라이시 사유리)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엔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신작을 찍나 싶었다. 근데 알고 보니 아소토 유니온 출신 오르간 연주자 임지훈의 새 앨범 자켓을 찍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사연이지만 앨범에 담긴 음악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강태환 - 소래화(素來花)

    당신은 1944년생 알토 색소폰의 명인 강태환 선생을 아는가? 만일 알고 있다면 당신과 술이나 한 잔 하고 싶다. 만일 좋아하기까지 한다면 술값은 내가 내겠다. 외로움이나 고독함 따위는 이미 오래 전에 초월해 버렸을 것 같은 이 연주자의 새 앨범이 2012년을 며칠 앞두고 세상에 나왔다. 내가 꼽는 올해 최고의 국내 앨범이지만 사람들에게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다. 강태환 선생님 죄송해요.







    Christfuck - Black Bible

    삼청교육대 이후 십 년을 넘게 기다리니 밤섬해적단이 나왔다. 또 다른 개또라이 밴드가 나오려면 역시 그만큼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더니 바로 이듬해 이런 개개개또라이 밴드가 튀어 나왔다. 밴드 이름부터 불경스럽기 그지없고 여성들에게는 불쾌하기 짝이 없을 가사들이 난무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밴드가 어떤 과녁을 겨누어 침과 X물을 뱉고 있느냐다.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 EP를 올해 최고의 롹켄롤 앨범으로 꼽는다.













    윤여섭 - Idiosyncratic

    2009년에 GK Huni'G의 앨범이 그랬듯 윤여섭의 이 앨범 역시 조용히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쩌면 DJ Son의 앨범처럼 이 앨범도 몇 년 뒤에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시모 & 무드슐라와는 또 다른 방식의 실험을 극단으로까지 밀어붙인 ‘힙합’ 앨범이다.












    Neo Traditional Jazz Trio - Introducing Neo Traditional Jazz Trio

    재즈를 듣고 싶은데 뭐부터 들으면 될까요?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는 앨범이 또 한 장 나왔다. 줄여서 ‘네오 트리오’라고도 불리는 이 피아노 트리오의 앨범을 들어보자. 나는 단번에 반해 버렸다.













    백현진 - 찰라의 기초

    기타와 피아노와 목소리가 전부인 앨범. 더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올해 나온 앨범들, 그중에서도 인간의 목소리가 들어간 앨범들 중에선 이 앨범이 가장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자 계수정 씨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앨범.













    Monsoon Nui - 3

    가요 프로그램과 대학 축제를 돌며 돈 좀 만지는 힙합 MC들이 있는 반면 다른 한 편에는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 딱 좋을 만큼 낯설고 불편한 소리들을 자그마치 2CD에 담아 발표하는 몬순누이 같은 또라이들도 있다. 살 테면 사고 말라면 말라는 태도로 음악을 만드니 이렇게 줏대 있는 앨범이 나오는 것이다. 메타와 렉스의 앨범과 함께 현 한국 힙합 씬의 귀감이 될 만한 앨범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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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ano (2012-01-07 16:17:20, 180.68.107.***)
      2. 오 Idiosyncratic 보니 반갑네요ㅋㅋ. 누가 선물로주길래 그냥 잡앨범인줄 알았는데 (솔직히말하면 손이 잘 가진 않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좋아서 신기해하면서 들었거든요. 한번 언급 될법하다 싶었는데 앨범들이 워낙 많이 묻히다보니 리드머만 보면 앨범에대한 말들을 많이 볼순 없네요
      1. Archetype (2012-01-05 21:38:50, 112.170.109.**)
      2. 잘 듣고 가요~ 림지훈씨 앨범도 보이고.. ㅋㅋㅋ 스윙스는 랩 너무 잘하는데, 비트는 살짝 뭐 특출난건 없었던것 같아요. 오버클래스에서 이 정도 가지고 한국 힙합에 조소를 던진건가...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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