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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 이 한 장의 앨범 (32)
    euronymous | 2012-02-26 | 13,958 Reads | 8 Thumb Up
    작곡을 하지 않아도, 악기 연주 솜씨가 특출나지 않아도, 멋진 가사를 쓰는 재주가 없어도

    그냥 목소리 하나로 먹고 들어가는 싱어들이 있는데요.

    이 형님도 그런 경우에 속합니다.
















    Teddy Pendergrass - TP (1980)


    1. Is It Still Good to Ya?
    2. Take Me in Your Arms Tonight
    3. I Just Called to Say
    4. Can't We Try
    5. Feel the Fire
    6. Girl You Know
    7. Love T.K.O.
    8. Let Me Love You










    덥수룩한 수염을 깎고 나면 왠지

    타이거 우즈를 닮은 얼굴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테디 펜더그래스 형님.

    무진장 멋진 목소리를 가진 이 형님의 본격적인 음악 인생은

    Harold Melvin & The Blue Notes라는 소울 그룹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테디 형님은 원래 해롤드 멜빈 그룹의 백밴드에 드러머로 참여했었는데요.

    드럼 연주보다 더 뛰어난 목청을 인정 받고는 선임 보컬리스트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게 되고

    그 후로 해롤드 멜빈 그룹의 1970년대 전성기를 이끌며 보컬리스트로 승승장구를 하게 되지요.





    해롤드 멜빈과 블루노트? 웬 듣보잡?

    하지만 이 곡을 한 번 들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Harold Melvin & The Blue Notes - If You Don't Know Me By Know






    아~ 이 친숙한 멜로디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이지요?

    근데 멜로디는 낯익은데 뭔가 느낌은 다르다구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건 해롤드 멜빈 그룹의 버전이 아닌 바로 이 버전이기 때문에!







    Simply Red - If You Don't Know Me By Now





    왕년에 팝송 좀 들었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 곡이 무척이나 낯익겠지요? 

    지금도 쓰이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80~90년대엔 '블루 아이드 소울'이란 용어가 유행했었지요.

    말 그대로 푸른 눈의 백인이 부르는 소울인데... 말이 그렇지 거의 팝발라드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플리 레드는 자신들의 1989년 앨범에 해롤드 멜빈 그룹의 소울 클래식을 리메이크 수록했고

    그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거머쥐는 대박을 치게 되지요.

    (물론 해롤드 멜빈 그룹의 원곡도 3위까지 올라가긴 했습니다.)

    심플리 레드의 버전은 당시 국내에서도 정말 엄청나게 히트를 하면서
     
    무수한 CF들의 배경 음악으로 쓰이는가 하면 라디오 방송의 단골 시그널 음악으로도 쓰였습니다.

    지금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혹은 '연인들을 위한 발라드' 순위 상위권에 꼭 들지요.







    심플리 레드의 버전에서 들을 수 있는 담백한 보컬은 물론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겠지만

    듣다보면 역시 테디 형님의 걸직한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70년대 후반쯤에 테디 형님은 해롤드 멜빈과 마찰이 있었는지 그룹을 떠나게 되고

    대신 멋진 솔로 앨범들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나온 정규 앨범 넉 장은 흠 잡을 곳 없는 소울 클래식이라 할 수 있고...

    그래서 그런지 테디 형님의 솔로 곡들은 훗날 후배 힙합 프로듀서들이 아주 요긴하게 써먹게 됩니다.

    정말 많은 힙합송들에서 테디 형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만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 곡...







    Teddy Pendergrass - And if I Had





    이 곡은 테디 형님의 솔로 데뷔작에 수록된 곡인데

    나중에 아주 아주 유명한 곡의 샘플로 쓰였습니다. 무슨 곡일까요?

    힌트 : 전주만 유심히 들어봐도 알 수 있답니다.










    테디 형님의 솔로작들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1980년에 나온 바로 이 앨범 'TP' 입니다.

    빠른 곡은 빠른 곡대로, 느린 곡은 느린 곡대로 그냥 전부 다 완벽한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2번과 5번 트랙에서는 스테파니 밀스라는 여성 소울 싱어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테디 형님은 최고의 소울 클래식들을 지상에 남겨놓은 채

    재작년 1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Is It Still Good To Ya








    Take Me In Your Arms








    I Just Called To Say








    Can't We Try








    Feel the Fire








    Girl You Know








    Love T.K.O.








    Let Me Love You







































































    그리고... 퀴즈의 정답.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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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신숭털 (2012-02-29 11:11:23, 122.32.69.**)
      2. 11 들어보니까 미쓰라 솔로곡 runaway네요 ㅋㄷ
      1. 오민규 (2012-02-27 12:52:13, 211.228.79.***)
      2. 와...정말 좋네요. 음악별로 접한지 별로안된 고딩이지만. 이건정말 최고네요!
      1. Popeye (2012-02-27 11:25:10, 168.120.97.***)
      2. Love me love you 이 곡 국내에서 샘플한적 있지요? 곡이름이 지금 생각이 않나네요ㅎㅎ

        테디펜더그래스 완전 사랑합니다.

        *타이거우즈에서 빵 터졌네요 ㅋㅋ
      1. Archetype (2012-02-27 10:07:57, 112.170.109.**)
      2. 아 그리고 디안젤로... 죽이네요. 프리모의 소중한 흔적과 함께. 이번에 디형의 앨범이 나온다는데 '비틀즈, 데이빗 보위, 롤링스톤즈'의 흔적이 묻어난다네요. 이건 뭐....
      1. Archetype (2012-02-27 10:06:45, 112.170.109.**)
      2. 테디 펜더그래스네요.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아서 이런 글이 되게 반가워요. 카녜의 Devil in the new dress에서 릭로스의 가사가 생각나네요. "마리화나를 피우며 테디 펜더그래스의 판을 돌리지"
      1. 힙학자 (2012-02-26 23:02:47, 112.121.25.***)
      2. 엄청 좋네요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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