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New Wave - 진돗개 a.k.a. 김정훈
- Lafayette | 2013-01-25 | 15,493 Reads | 0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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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New Wave 소개 (REDDY) 이후 몇 달 만에 돌아왔다.
그간 올리지 못한 이유는 하던 다른 프로젝트 - 2012년 정리 -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눈에 띄는 신인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던 차, 최근 진돗개의 새 믹스테잎을 듣고 실로 오랜만에 New Wave 글을 쓰게 되었다.
SHOW ME THE MONEY
2012년 한국 힙한 씬은 '스윙스 vs 데드피'라는 대형 디스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끈이질 않았다.
그 중에서도 2012년 여름을 달궜던 주제라면 역시 '쇼미더머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가리온, 버벌진트, 더블 케이 같은 현재 정상급 래퍼들이 서바이벌을 한다니!
조금은 이상한 시스템 (슈스케도 아니고 나가수도 아니여)은 리스너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고
화나 오디션 사건 등 시작 이전에도 많은 구설수에 올랐으며 많은 래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참여했던 래퍼들 또한 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미더머니는 나름의 화제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그 중에서도 큰 소득은 나름 괜찮은 신인 혹은 아마추어의 발견이었다.
시즌 1 챔피언 LOCO는 물론이고 언더에서 나름 유명했던 TakeOne도 그 이름을 더 넓게 알렸으며
잊혀졌던 중고 신인 Ill Tong은 재발견 되었으며 (나는 아직 그가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Ill Tong에 밀려서 아쉽게 탈락했던 Crossbeat a.k.a 최대영도 가리온 무대 오프닝을 장식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신인들 중에서도 단연 내 눈에 띄었던건 진돗개 a.k.a 김정훈이었다.
<진돗개의 1차 예선>
쇼미더머니 1차예선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 중에는 Ill Tong, 치타 같은 경력자들도 있었으며, Take One 같이 현역 신예들도 출전하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은 의경 출신 래퍼, 진돗개였다.
이후 진돗개는 결국 1위는 하지 못했으나 마지막 Top4까지 오르며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진돗개 a.k.a 김정훈은 LOCO와 함께 유일하게 건질만한 말 그대로의 생짜 '신인'이었다.
'난 방송에서 빽,인맥,사연
안 팔고 끝까지 갔지 모르는 실패'
쇼미더머니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진돗개 a.k.a 김정훈은 해가 바뀌고 지난 2013년 1월 20일,
그의 첫 믹스테잎 '누구에겐 개소리 누구에겐 새소리'를 발매했다.락힙합 링크 : http://rokhiphop.com/2013/01/20/11908
다운로드 링크 : http://www.mediafire.com/?9i54k4i3zz9aqry
LOCO, 일통 같은 쇼미더머니 출신부터 Qwala, Stitch, 187 같은 언더의 신예들, 마지막으로 Vismajor의 수장 Deepflow가 참여하였으며 오리지날 1곡이 포함된 총 16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진돗개를 느끼기에 충분한 수와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첫 인트로는 쇼미더머니 1차 예선 당시를 담고 있다.
많은 래퍼들의 찬사와 한 번 박자를 놓쳤지만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준 진돗개 a.k.a 김정훈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리고는 그의 이름에서 딴 '진돗개 1'을 시작으로 무려 4개의 벌스가 담겨있는 'You Know What It Is'까지
'거기서 거기', '끄적끄적', '아마..John의 눈물'을 제외하고는 일관되게 그만의 스웨거를 보여주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여성 보컬 참여가 없다는 점과 그 흔한 사랑 넘버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진돗개의 돋보이는 위트와 이효리와의 콜라보 무대에서 모습을 생각해 볼 때 살짝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보면 스웨거만으로 가득찬 16개의 트랙은 지루함을 유발할 수도 있었겠지만
꽤나 매력있는 믹스테잎을 하나 만들어냈다.
추천트랙 :
06. 거기서 거기
08. RAPTIST
10. ROAR (Feat. 까리, Stitch)
11. 끄적끄적
13. 빛과 그림자
'RAPTIST'
믹스테잎에서, 쇼미더머니에서 그의 모습은 확실히 프로였다.
아마추어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 혹은 착각에 빠지지 않고 정확히 'REAL'한 랩을 구사하고 있었다.
단연 눈에 띄는 그의 장점은 깔끔하면서도 파급력있는 라이밍이다.
라임의 길이나 수에 매달리는 여러 래퍼들에게 그의 곡의 꼭 들려주고 싶었다. (수다쟁이, 화나 디스 아님)
라이밍이란 단순한 글자맞추기가 아니고 목소리로 비트위에 표출될 때 비로소 '라이밍'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래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쉬운 단어를 사용하지만 모두가 알 수 있는, 그렇지만 뻔하진 않은 펀치라인들 (혹은 워드 플레이)도 돋보였다.
워드 플레이에 있어서 훌륭한 랩퍼를 꼽아보자면 릴 웨인, 빅 션, 제이지, 나스 한국에서는 초기 스윙스와 MC 메타, 타블로(메타는 물음표를 다실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존나 잘함)를 꼽을 수 있겠다.
진돗개의 워드 플레이가 물론 저런 미친 수준은 아니지만 요새 나오는 다른 신예들이 자주 범하는 억지 펀치라인들과는
확실히 그 결이 달랐다.
마지막으로 그의 유려한 플로우를 꼽고 싶다.
아마추어 래퍼들의 중요한 문제는 '플로우'의 개념을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텅 트위스팅이나 빠르기, 혹은 샤우팅에만 목매달고 있는 아마추어들은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걔네들은 미술로 치자면 극사실주의 그림만이 쩐다고 생각하는 거나 마찬가지고,
보컬로 치자면 고음 잘내는 가수가 짱이라고 생각하는거나 마찬가지인거다.
플로우는 그 자체로의 재미도 없진 않지만 그 것보다도 비트와의 조율, 가사의 전달, 라이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몇몇 트랙에서는 살짝 아쉬웠지만, 꾸준히 안정된 랩톤과 기복없는 플로우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장점과 개성을 충분히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진돗개가 완전 쩐다, 대박 이런 래퍼는 아니다.
훅 메이킹이 돋보이진 않았고 (물론 평타는 쳐줌), 호불호가 갈릴듯한 목소리, 가끔 놓치는 박자와 씹히는 발음(아무리 믹테라지만) 등은
고쳐야 할 점이었다.
그의 말대로 그는 '크게 될 놈'이다.
분명 그는 그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잘 살린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또 한 명의 대형 MC의 탄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P.S 나도 존나 별거 없는 아마추어 방구석 MC인데 너무 아마추어 많이 비난해서 찔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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