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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ean] 짙어진 색채, 흐릿한 색깔 - DOPEDYED 리뷰
    Lafayette | 2013-11-22 | 12,153 Reads | 4 Thumb Up


    2013년 한 해 열심히 한 MC 중에서 Jerry.K를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말 2집의 성공과 함께 다시 기대치를 올렸고
    2013년 들어서도 Trueself Remiexes, 연애담2 등의 비공식 앨범들과
    더 땀흘려, 턱걸이 같은 싱글을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 나갔다.
    더불어 Sleeq, Rico를 영입하며 Daze Alive의 출발을 알렸다.

    이번 앨범은 그의 화려한 2013년의 화룡점정이 될 것만 같았다.
    제작금액 목표치를 3배를 훌쩍 넘긴 펀딩 금액은 리스너들의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스킷 없이 오리지널 비트를 사용한 14트랙을 꽉 채운 이번 오피셜 믹스테잎은
    아쉽게도 이번 앨범은 그의 올해를 느낌표로 장식하는데 실패했다.

    그간 그의 이미지와 다르게 이번 앨범에서 Jerry.K는
    거의 대부분 트랙에서 '힙합' 그 자체에 주목했다.

    그렇지만 그 점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색다른 시각'이 그간 그가 가진 무기 중 하나 였는데
    그 장점을 거의 부각시키지 못했다.
    'Bad Recipe'를 뺀 나머지 13 트랙은 기존의 힙합과 다를바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불어 아쉬운 점은 다른 앨범에 비해 현저히 아쉬운 리릭과 라이밍이다.
    우리가 그에 기대하던 촌철살인 같은 펀치 라인이나 직설적이지만 여운이 남는 가사는
    앨범 전체를 통틀어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나 'Be Happy Now'나 '삐에로' 같은 기존의 그를 보여줄 만한 곡에서도
    날카로움이 상당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앨범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단점은 그의 설익은 프로듀싱에 있다.
    딱 반인 7트랙을 직접 작곡하고 다른 프로듀서의 트랙 역시 그의 곡들과
    크게 차별성을 가지지 못했다.
    아마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그의 시도였겠지만
    오히려 비슷한 비트에 비슷한 플로우로 비슷한 주제를 다루게 됨으로써
    단조로움만이 부각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는 '손가락질 2'가 가장 처음으로 skip하지 않고 들었던 곡이었다.
    그만큼 그가 그 곡 이전에 말하던 바는 기존과 유사할뿐더러
    신예들에 비해 스킬이나 플로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몇 곡에서는 묵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Wack들에 대한 Diss가 중심이 되는 '손가락질 2'에서는
    앨범 통틀어 가장 날카로운 리릭과 플로우를 보여준다.

    더불어 촌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음식을 통해 Sex에 대해 이야기 하는 'Bad Recipe' 역시 주목할만 하다.

    그렇지만 앨범 통틀어 가장 빛나는 부분은 그가 영입한 크루 멤버들
    Sleeq과 Rico가 만들어냈다.

    Fire와 Daze Alive 모두 앨범에서 가장 좋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기존의 보컬들과 색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Rico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Sleeq의 두 벌스는 '놀라움'이었다.
    신선한 박자감과 깔끔하지만 효과적인 라이밍, 탁월한 리릭까지.
    괜히 기성 MC들이 주목하는 신예가 아니었다.


    난 딱 이 당시에 돈이 없어서 앨범을 사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 '안사길 잘했다'.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
    제리케이가 이렇게 씬에 대해 전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신선한 모습일 것이다.
    그렇지만 예전의 그가 더 매력적이었다는 점을 부정할 순 없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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