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정태춘님의 북한강에서와 잡설.
- 엄동영 | 2010-11-13 | 7,393 Reads | 1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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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곡중에 하나입니다.
덕분에 저도 귀가 닳도록 들어서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요.
정말 어릴때는 '이게 뭐가 좋다고 듣는건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지금 다시 듣고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를 사는 가수'라는 별칭도 가지고 계시는 분인 만큼
이 곡은 보통 독재 끝의 새 시대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해석되지만
'인생'으로 좁혀서 해석해도 참 좋을거 같네요.
'요즘 것들이 음악이기나 해?' 라면서 불평을 한참 늘어놓는 분들의 대부분은
아마 7~80년대 양과 질이 풍부했던 그 시절의 한국음악계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그 시대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래 잘하는 가수가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었고
그 재능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수가 있었던, 정말 좋은 시절었지요.
저와 같이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은 이런 어르신들의 말씀을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찌보면 시대가 달랐기에 공유하는 정서가 달라서 그럴수도 있다고 작은 변명을 늘어놓을수는 있겠으나
본질적으로는 '좋은게 좋은거'식의 마구잡이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 너무도 익숙해져서
판단능력을 대부분 상실해버린게 그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화는 기본적으로 일방통행이 불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평론가들은 청자의 잘못이 있다면 뮤지션의 잘못도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좋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예전처럼 긴밀하지 못하다는 전제를 넣으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좋은 생산자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죽도록 머리를 짜내고 세심하고 치밀한 손길로 자신의 분신을 다듬어서 하나의 완성품으로 제작해내지요.
하지만 소비자는 예전처럼 소비할수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네. 거대 자본의 횡포가 그 원인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거대 자본과 친하지 못하면 '좋은' 생산자는 '허울 좋은 거지'가 되어버리는 것이고
그 반대로 자본과 친한 '나쁜' 생산자는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포장되는 것이지요.
이전부터 좋은 생산자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그래도 변함없이 그들을 찾습니다.
하지만 세 세대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진실을 철저하게 은폐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각종 매체들이
그들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눈과 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잘 짜여진 그물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빠져나오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죠...
하지만, 이것도 어쩌면 비겁한 변명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네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남탓만 하는 소시민일지도...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잡설이 너무 길었는데, 결론은...
저는 7080세대의 음악도 좋습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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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호 (2010-11-14 14:34:21, 218.235.128.**)
- 정태춘 이야 말로
인정받아야하는 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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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광은 (2010-11-14 02:19:39, 59.22.59.***)
-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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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카라인 (2010-11-13 23:08:35, 122.46.219.**)
- 정태춘, 박은옥 부부, 저도 좋아세요!!! 정동진가도 이 부부의 노래가 나오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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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구 (2010-11-13 20:35:26, 121.162.180.***)
- 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노래도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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