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J 행보에 대해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 mcstel | 2011-02-01 | 7,347 Reads | 1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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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VJ 대중성 논란 일때
"VJ가 걍 꼴리는대로 만드는건 데 무슨 문제냐" 라는 식의 글을 썼다가
리플에 "솔직히 조피디 있는 브랜드스타덤 들어가서 돈 벌려고 그런 음악하는거 아니지 않냐"
라는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분들을 보며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방금 다시 생각나서 씁니다.
무명, 누명과 같은 음악을 VJ에게 다시 기대하는 분들의 마음들도 이해가 가지만
그건 시청자들이 대장금나 주몽같이 인기 있고 재밌다고 연장방송을 강요해서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일단 이야기 시작전에 무명과 누명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VJ가 2007년 무명을 들고 나왔을때 전 정말 의외였습니다.
VJ가 2006년 O15B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의 피쳐링부터 시작해
정석원의 기획사에서 "Favorite EP" 앨범을 냈을때
" 아 이제 이 형도 다듀같이 좀 대중적으로 나갈려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중적이라고 해서 전혀 나쁜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대중성은 아이돌 그룹이나 뽕작힙합을 통한
대중성이 아니라 브라운소울이나 박효신 같이 음악성을 지니면서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리는 식의 대중성. 예를 들어 다이나믹 듀오는 CB-MASS에서 다이나믹 듀오가 되며
앨범 전반적 분위기나 특히나 타이틀 곡에서 CB-MASS 시절의
하드코어힙합에서 탈피해서 좀 더 편하게 들을수 있는 음악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다이나믹듀오를 깔 수 있습니까? 출책이 뜨고 행사로 돈을 쓸어담는다고 해서?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이 하드코어함을 벗어나고 대중성을 보다 지녔다고 해서
그들의 음악성이 떨어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전보다 자기들만의 색깔을 내기 시작했지요
아 이야기가 좀 다른데로 샜는데 다시 VJ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암튼 VJ도 그렇게 하드코어함에서 벗어날 줄 알았고, 새 앨범이 나온다고 해서
그 앨범도 그런 식일줄 알았는데 왠 걸...
완전 제대로 힙합이였습니다.
그것도 솔컴식 감성힙합만 과잉되고 힙합 매니아라고 커뮤니티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그런 음악에만 익숙해 져있고, 한국 힙합씬이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진보 없는 정체기에만 머물러있던 시절
새로운 발전의 불씨를 던진 앨범이였죠.
막 떠오르던 E-sene를 제대로 조명받게 하기도 했고
스윙스라는 MC를 제대로 발굴해내기도 했었고.
(overclass 단체곡은 여전히 좀.... 그렇긴 합니다만)
아무튼 VJ가 대중적으로 변할려고 했었으면 Favorite 앨범이 순위 10에 들어가고
인지도가 좀 쌓이던 그 시절에 했어야 했는데 VJ는 다시 힙합 언더그라운드씬으로 돌아왔단 말이죠
그것도 Overclass라는 크루의 수장으로써 언더씬으로의 씨끌벅적한 컴백을 했죠.
(이 앨범 이전에 VJ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었냐면 키비는 소울컴퍼니를 터뜨리고
힙합씬에서 자리를 완전 제대로 잡고 있었는데
VJ는 자기 지지기반없이 힙합씬에서 자기 커리어에 걸맞는 대접을 못받는다고 생각했는데
Overclass로 완전 상황을 바꿔버렸죠)그 후 VJ는 오버클래스에 스윙스, 산E등을 영입하며 힙합씬의 거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리미 등을 영입해 알리는 등 신진MC 양성에도 많은 기여를 했죠그리고 힙플에서 "명반 추천해주세요" 하면
비기의 레디투다이나 나스 일매릭 마냥 빠짐없이 이름이 도배되는 누명까지 나옵니다.
무명은 정체되있던 힙합씬에 제대로 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강렬하고도 실험적 의지가
팍팍 느껴지던 앨범이였는데 누명은 철저히 앨범의 예술적 완성도에 주력한 앨범이였죠.
무명, 누명으로 이어지는 VJ의 행보를 보며 VJ의 필생의 앨범들은 이미 다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VJ가 용써봐도 다시 이런 앨범 만들기는 힘들것 같고
비슷하게 만들어도 전작만한 속편없듯이 무명, 누명의 감동을 다시 느끼긴 어려울꺼란 생각을 했죠.
VJ는 무명, 누명 이 두 앨범으로 한국 힙합씬에서 해야할 것을 모두 이뤘습니다.
첫 등장부터 최대 유망주였던 MC로써의 힙합씬 팬들의 기대감과 그 의무는 다 이뤘단 말입니다.
이제 할만큼 했으니 그만해도 충분하다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VJ는 누명앨범 이후 더 이상 정규는 없다라는 발표와 함께 은퇴아닌 은퇴선언을 했고요.
BUT 전 VJ의 은퇴선언은 진심으로 단 1g도 믿지 않았습니다.
VJ는 이미 음악에 빠져나갈수 없게 깊숙히 발을 들인, 뼛속까지 뮤지션이였고
그런 부류의 뮤지션들의 음악 욕심은 절대 끊어질수가 없거든요.
정규 더 이상 안낸다라는 등의 자신의 발언의 책임감이나 욕먹을 걱정, 자존심같은 것들이
음악욕심에서는 한 없이 쉽게 무너지거든요.
하지만 이 전과는 달라진게 뭐냐면 VJ는 무명, 누명 이전에도
자신의 작품이나 피쳐링에서 힘이 한 껏들어가서 철저하게 계산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였는데
굿 다이영 부터는 힘이 좀 덜 들어가고 좀 더 free해진 느낌
완벽함보다는 본인 스스로 즐기는 음악을 한다는 느낌이였죠.
그 이전의 믹스테입에서도 비슷함을 느꼈고요.
이런 앨범이 무명, 누명과 같은 느낌을 줄 수는 없겠지만
전과 달라진 특색을 느끼며 즐기는 데 의미가 있었죠.
누명 복제판 같은 걸 들고 나왔으면 몇몇 사람들은
연장된 드라마 방송을 보듯 잠깐이나 즐겼지만 전 실망을 했을겁니다.
누명에서 이미 쏟아 부을 수 있는 전력을 다 쏟아 부었는데
다시 한 번 쥐어 짜 봤자 나올 껀 뻔하단 소리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VJ는 이미 의도할 수 있는 음악의 정점을 찍었고,
당분간은 더이상 거기에 욕심도 안 생길테고
일주일 내내 카레 먹으면 질리면서 다른 것 좀 먹고 싶듯이 버벌진트도
다른 음악적 시도를 하고 싶게 되겠죠.
차라리 버벌진트가 끌리는 음악을 맘대로 하는게 매니아들 입장에서도 그게 났습니다.
괜히 전작들의 감동을 까먹는 것 보다는 다양하게 시도가 더 즐거우니까요.
VJ가 돈 벌려고 go easy같은거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VJ가 돈 벌려고 하면 차라리 다 떄려치고 다니는 로스쿨이나 착실히 다니는게 훨 났습니다.
VJ 나이에 대중적으로 변해봣자 얼마나 더 뜨고 얼마나 더 번다고
생각해보면 방송도 한 번도 안 하고 홍보라 해봣자 뮤비 하나 찍은거 외에는 딱히 홍보도 안 하는
앨범인데 대중적이다, 돈 벌려고 만든 앨범이다 라고 욕먹는게 웃기네요.
누가 압니까. VJ가 O15B나 favorite 때처럼 이런 류의 외도를 하다가 다시 돌아와서
새로운 명반의 역사를 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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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2011-02-05 23:36:36, 180.66.18.***)
- 창작자들보다 청자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는 아니지만)
힙합을 베이스로 깔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뮤지션들에게,
멜로디가 더 들어가거나 객원 보컬을 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건 정말 무식한 거죠.
(물론 비난 받아 마땅한 헐거운 음악을 하는 이들도 존재하고요)
재밌는 건, 힙합매니아라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인데요.
무명이나 누명 같은 스타일이 힙합에서의 기본스타일이라고 맹신하는 거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버벌진트여서가 아니라,
무명의 등장 전과 후로 한국힙합씬이 또 한 번 큰 변화를 겪은 건 사실이거든요.
사실 한 뮤지션이 어떤 활동을 하고,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는지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비난이 특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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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군 (2011-02-02 03:24:24, 203.249.71.***)
- 그냥 들은 얘기지만
본인은 favorite이 생각보다 안 떠서 많이 실망했다
라고 알고 있는데... 뭐 여튼
VJ = 한국힙합계의 케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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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orious (2011-02-02 01:10:43, 115.20.134.***)
- VJ가 대중적으로 간다고 한걸 까는 사람들이 제일 웃긴거 같네요
솔직히 대중적으로 가는거 같지도 않고
가도 상관 없을 뿐더러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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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stel (2011-02-02 00:42:13, 121.158.110.***)
- 111 아 굳이 몰랐던건 아닌데 쓰다보니까 은퇴란 단어를 썼네요
그리고 VJ의 음악적 부분은 정말 팬이지만
그 외부분을 까라고 해도 이 글 분량만큼은 쓸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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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d Cudi (2011-02-01 14:19:53, 112.159.7.**)
- 아직도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인 많은데
은퇴 X
더 이상 정규앨범을 만들지 않겠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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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oudPark (2011-02-01 11:39:30, 180.67.43.**)
- 팬심이 느껴지긴 하지만
꽤 설득력이 있는 분석입니다.
추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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