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 흑인들의 금기 - 게이 혐오증
- Meth | 2011-04-25 | 13,690 Reads | 4 Thumb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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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픽은 오래전부터 만지고 싶었지만 딱히 연관되는 이슈가 없었는데,
드디어 이제 말을 꺼낼 거리의 뉴스를 보았네요.Lil B Says "I'm Gay" Album Title Earning Him Death Threats
The rap world, not known for being particularly accepting of homosexuality, predictably had a strong reaction when Lil B announced that his next album would be titled I'm Gay. But perhaps even the "Based God" wasn't prepared for the consequences."People been hitting me up like, 'I'm gonna bash your head in,' 'you faggot,' 'I'm gonna kill you,' " said Lil B in an interview with MTV News en route to a show at the Mezzanine in San Francisco.
"I'm not gonna stop and I'm not scared of anybody on earth," he explained. "That's why I [titled the album I'm Gay] and nobody gonna stop me."
Lil B explained that he hopes his album title will help break barriers. "One-hundred years later, people gonna thank me, because people are going to be free. And that's the main thing. Even if it's one percent of the people that listen to me and are gonna be free, that's better than none," he said. "That's better than not speaking up at all ... and I spoke up and I did it."
Lil' B라는 랩퍼가 I'm Gay라는 앨범타이틀을 정하고 살인협박을 받았다는 뉴스.
딱히 힙합팬들에겐 그다지 놀랍거나 새로울게 없을겁니다, 힙합의 정서를 아니까요.
힙합은 P-Type의 말대로 지나치게 남성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입니다.
게이의 비하어인 Faggot이란 말은 단지 게이를 욕하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보통 남자답지 못한 남자, 약한 남자를 통털어 깔아내리는 표현이죠.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이것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하나의 정서인데요.
그리고 이런 반 동성애주의는 미국내의 흑인사회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납니다.
가끔, 오바마가 흑인이라고 해서, 아니면 마틴루터킹이 흑인이라고 해서,
흑인들이 소수인종 인권운동을 벌였고 역사적으로 좀 더 진보적인 민주당을 지지해왔다고 해서
- 흑인들이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대대로 흑인사회의 대부분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와 소수의 무슬림 신자로 구성되어 있고
그들이 보이는 여러가지 사회/문화/가정적 성향은 지극히 보수적입니다.
단지, 부시 1세와 2세, 레이건 같은 보수적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이 대대로 인종차별주의가
심한 백인들이 많은 남부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마치 공화당은 백인당, 민주당은 소수인종당
이렇게 이미지가 박혀버린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 정책적인 면에서 성향을 조사해보면,
흑인들과 히스패닉은 인종관련 정책을 제외한 <종교적 신념>에 있어서 굉장히 크리스천 보수적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동성애에 대한 흑인사회의 혐오로 연결되는 것이고요. 동성애를 죄로 해석하는 성경을 굳게 믿는 크리스천들로서는 동성애란 죄악을 저지르는 게이들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이야기의 밑바탕일 뿐입니다.
독실한 흑인 크리스천들이 앞장서서 동성애자들을 Faggot이라고 부르며 살인협박을 하진 않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불량하고 교육받지 못한 무식한 남성층인 경우죠.
다만.........
흑인사회에서 '어른' 취급을 받는 크리스천 목사들, 인권운동가들 마저도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어느 정도 용인하고 무시하고 '굳이 말리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 그래도 된다는 분위기가 당연히 있을수 밖에 없는 겁니다.
한 동성결혼합법을 주장하던 인권운동가의 말은 너무나도 뼈아프게 정곡을 찌릅니다.
"나는 백인이지만 젊은 시절 꾸준히 마틴루터킹 목사와 같은 흑인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흑인들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인권을 위해서 싸웠었다. 그들은 단지 다르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남들과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하고 차별 받아야만 했고, 그런 불의에 맞서 우리는 싸웠다.
그리고 이제,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이 단지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인간이 누리는 결혼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는데
왜 그 흑인인권운동가들은 같은 Cause를 위해서 일어나 싸우지 않는가?"
그렇죠.
백인이 흑인을 Nigger 이라 부르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며 동등한 권리를 주길 거부하는 것이나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를 Faggot 이라 부르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며 동등한 권리를 주길 거부하는 것이나
다른 것은 전혀 없습니다.
어떤 백인 랩퍼가, 혹은 한국의 랩퍼가 'Nigger'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미쳤다"고 말하지만
수많은 흑인 랩퍼들이 Faggot 이란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게이를 차별하는 랩을 쓴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한 위선입니다.
물론 이것은 전체 인구의 10%인 흑인사회의 이야기입니다.
70%인 백인사회는 이미 대놓고 게이를 옹호하는 Lady Gaga를 충분히 수용하고
게이문화를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인지 오랩니다.
Gay Is The New Black - 이제 새로운 트렌드는 게이들이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분명한건 미국의 10대는, 이미 동성애에 아무런 거부반응이 없습니다.
지금 힙합계에서 Lil B에게, 그리고 게이들에게 보이고 있는 반응들은,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미국에서 힙합은 이제 새롭고 참신한 어린 10대들의 무엇이 아니게 되버렸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사회적 무브먼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종의 '꼰대' 문화로 변하고 있는게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겠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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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군 (2011-04-30 15:40:38, 121.135.197.***)
- 영어를 드문 드문 해석해보니까
Lil B가 gay라는 단어를 사용한건
비단 동성애 뿐만이 아니라
금기를 없애자. 발언을 할수 있는 자유- 대략 이런 취지 같은데요
본인이 동성애자는 아니라는거 같고
사정은 잘 몰라도 재밌고 괜찮은 행동 같아 보입니다
흑인 영화를 보면 항상 나오는 레파토리 중 하나가
백인을 비하하는 장면이죠. 드림 걸즈에서도 그렇고,
소수의 입장에서 자신이 다수로부터 차별 받았다는 이유로 그들이 다른 소수에게
놀라울 정도로 아량을 보일거라는건 잘 못된 생각이죠
가령 북베트남만 해도
오랜 기간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미국으로부터도 침략을 받았지만
그들을 물리치고 난 뒤 자신들의 독립과 통일 뒤에는
베트남 본인도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일하겠다는 명목으로
이웃 국가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공격하고 긴 기간동안 점령하게 됩니다
인종 차별이 대상이었던
흑인이라고 항상 선일 수 없고, 갱스터 음악이 듣기에는 신날지어도
과연 그것이 옳바른 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snoop dogg의 ain't no fun을 들으면 삶의 단면을 보는 거 같아서 재밌긴 한데
여자분들과 듣기에 과연 정서적으로 괜찮은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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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승인 (2011-04-30 00:05:15, 122.46.219.**)
- 좋은 글입니다. 정확히 지적해주셨어요. 메쓰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흑인들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선입견입니다. 그들이 그들에게 유화정책을 펼쳤던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흑인인권운동을 펼쳤던 건 자신들의 생활과 밀접한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역사적으로도 자신들의 삶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이 되는 문제들은 크게 관심가지지 않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20세기 초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제가 심화되었을 시기에 소수의 흑인지식인에 사이에서도 이데올로기에 대한 운동이 일어나는 듯 했지만, 대부분의 흑인사회에서는 오히려 그들을 배척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이데올로기가 자신들의 삶을 크게 바꿔줄꺼라는 생각이 안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노예제 폐지를 주장한 링컨에게는 강한 지지를 보내거나, 케네디를 중심으로 흑인유화정책을 펼쳤던 민주당에는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링컨이나, 케네디를 진보적이라고 말할 순 있겠지만, 흑인들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철저히 자기들의 이익에 따라 움직였거든요. 자신들의 삶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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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kka (2011-04-29 22:12:10, 61.252.222.**)
- 답답합니다.
동성애자 차별에 대해서 유전드립이 왜나옵니까
후천적이든 선천적이든 동성애는 그사람의 삶의 방식입니다.
성적소수자라는 이유로 이성애자들에게 더럽다고 욕먹는게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죠?
게이가 이성애자에게 주는 피해가 뭡니까?
동성끼리 사랑하고 관계하는게 이성애자들에게 무슨 피해를 줬습니까.
(동성끼리 섹*하면 에이즈 걸린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잇는것 부터가... 참)
그저 그들은 동성을 좋아하는 것 왜에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사회 구성원입니다.
단지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더럽다고 욕하는 것이
그저 피부가 까맣다는 이유로 인간이하의 취급을 하는 것이랑 뭐가 다릅니까.
답답합니다... 아직도 동성애자가 무슨 정말 있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정말 인간이하로 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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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WQUIP (2011-04-28 07:53:41, 180.230.218.*)
- 인간이 타고난 인종이나 신체적 요소 때문에 불평등을 받는 것이 부당한 것처럼
인간이 지니고 있는 사상이나 성향, 정체성이 범죄나 타인에 대한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한 그것이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것은 부당한 것이죠.
아무리 좋게 포장해놔도 결국 동성애자에 대한 네거티브는
절대적 대다수의 소수에 대한 폭력입니다.
제 자신은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동성애자를 보고 느끼는
거부감이나 이질감은 똑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단순히 대다수가 특정 소수의 성적 취향 내지는 정체성에
대한 부당한 거부감 때문에 비인간적인 "무존중"을 보여주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인간은 어차피 다 똑같습니다. 운좋게 제가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보호받는 성적 정체성을 타고 태어났다고 해서 그걸 보호받고,
누군가는 그것에 위배되는 성적 정체성을 지녔다고 해서
보호받지 못한다면, 그건 부당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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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피 (2011-04-27 00:26:52, 43.244.41.***)
- 동성애가 취향에만 그치는 걸까요? 음식이나 옷을 고를때, 음악을 들을때의 취향처럼 동성애가 '어떤 대상에게 성적매력을 느끼는가'의 성적취향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동성애자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사랑은 단순히 침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식으로 가정을 꾸리거나 함께 생활할 것인지에 관해서도 깊게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성적 소수자들에게 그들의 사랑이 단순히 취향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덴티티의 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euronymous님의 인권에 대한 생각에 동감합니다. 저도 유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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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BE (2011-04-26 21:59:07, 110.9.134.**)
- 근데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가네요, 자신들이 소수자(약자)취급을 받았으면 가치관이 보수적일 수가 없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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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BE (2011-04-26 21:20:35, 110.9.134.**)
- 혁신// '소수취향'에 대한 다수의 거부감과 인종차별을 어째서 같은 등위에서 보면 안된다는 것인가요? 취향은 그저 취향이니 남들이 자기 취향을 혐오하면 바꾸면 되는 것이다.. 그런 건가요?
음악에 대한 차별(편견)이 인종차별보다 더 무섭다라는 말이 있죠, 음악이야 말로 순수한 취향의 문제인데 왜 그런 말이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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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BE (2011-04-26 21:17:54, 110.9.134.**)
- OFWGKTA의 타일러 같은 경우는 십자가를 거꾸로 뒤집은 표시를 한 옷을 입었음에도 NO homo 드립은 여전하던데...
아무튼 흑인 음악(특히 힙합)에서, 뭐 툭하면 No homo 드립이라던가, 호모포비아적인 성향이 도대체 왜 들어나는 건지 잘 몰랐는데 그런 배경이 있긴 있었네요.. 근데 전 오히려(제 개인적인) 흑인의 이미지 중에 gay 이미지가 있어서.. ㅎ;; 잘 이해가 안갔었는데 말이져 ㅋ
아무튼 예전부터 느껴온 건데 그런 거의 강박관념적인 호모포비아 성향이나, 지들끼리는 니거 니거 거리면서 다른 인종이 쓰는 건 두고볼 수 없다는 식의 배타적 성향 같은 게 잘 이해가 안갔었는데 흑인이라고 (힙합이라고) 개방적인 건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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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rome (2011-04-26 20:38:27, 175.193.60.**)
- 음 별건 아닌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떤 동물이건 간에 일정비율의 동성애가 존재한다고 합니다......어떤 보고서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일정비율의 존재는 인구조절 기능의 일부를 담당한다고 하구요. 동성애자들은 아이를 못 낳잖아요. 인간들이야 입양이나 정자은행을 통해서 임신을 하긴 하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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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4-26 19:54:44, 183.102.139.***)
- 설득력이 없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지요. 동성애, 나아가 이성간의 '사랑'에 대해서조차 한국의 그 어떤 정규 교육 과정에서도 진지하게 다루어 주지 않고 있으니까요. 한 술 더 떠서 동성애는 무조건 금기시해야 하는 관계라고 학교에서든 학교 밖에서든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성적 소수자'라고 쉽게 말은 하지만 전 세계의 동성애자들을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미국에서 집계한 동성애자 통계 가운데 가장 숫자를 적게 잡은 게 1.7퍼센트더라구요. 미국 내 동성애자들만 약 400만 명쯤 된다고 합니다. 가장 적게 잡은 숫자라는 것에 주목해야 해요. 약 10%까지 잡은 통계도 있습니다. 중국으로 검색해 보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대략 4800만 명쯤으로 잡고 있다고 나오는군요. 두 나라만 잡아도 5000만 명이 훌쩍 넘으니 전 세계로 따지면 최소한 그 숫자의 두세 배는 되지 않을까요? 한국으로 검색해 보니 역시 동성애자들이 10%가 넘는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그럼 미국의 흑인들은? 윗글에도 나와 있지만 10% 초반쯤 된다고 합니다. 4000만 명쯤 된다는 거지요. 미국의 동성애자들의 숫자를 최대한으로 잡는다면 흑인의 인구 비율과 맞먹게 된다는 소립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전 세계의 동성애자들 숫자는 인종 차별 때문에 힘들어하는 흑인들보다 많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를 따져 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요. 더 많은 쪽의 인권만 법적으로 보장해 주고 나머지는 그냥 놔 둬도 된다는 건 언뜻 생각해도 말이 안 되죠?
머릿수로만 따진다면야 인종 차별과 소수 민족 차별 등등의 모든 차별을 뛰어 넘는 '여성 차별'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넓게 존재하겠지요. 여성 착취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거의 맞먹는다 할 수 있고, 거기다가 인류의 절반이 여성인 셈이니 역사적으로든 머릿수로든 여성 차별이야 말로 제일 위에 서게 되는 거죠. 허나 그렇다고 해서 여성 해방 운동 말고는 모두가 소수자들의 운동일 뿐이라 폄하해서는 안 되겠지요?
제가 알고 있는 인권은 마치 다수결의 원칙처럼 무조건 더 많은 머릿수의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에요. 머릿수가 몇이든 상관없이 부당한 이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보장 받아야 하는 게 인권이에요. 무슨 대단한 특혜를 주자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 주자는 거지요.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더 부자가 되고 싶다고 인권 운동을 하는 게 아니듯 동성애자들도 무슨 특권을 쟁취하고자 싸우는 건 아니에요.
'성적 소수자'라고 표현은 하지만 이미 그 숫자는 한국 사회만 따져 봐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동성애는 어느새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소재가 되었어요.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엄연히 차별을 받고 괴물 취급을 받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유전이니 설득력이니 이야기하는 건 결국 동성애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과 똑같아요.
물론 동성애자들한테 관심 안 가지고 죽을 때까지 살 수도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동성애자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여자가 '나는 근육질 남성이 좋더라'라고 말하거나 남자가 '나는 청순한 여자가 좋더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누군가가 '나는 동성한테 끌리더라'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수도 있어요. (사실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어느 정도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요.) 그때가 되면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거나 동성애 차별에 대해 그닥 관심을 안 가지고 살아 온 사람들은 변한 세상에 적응하기 쉽지 않겠지요. 마치 여전히 빨갱이 운운 하면서 색깔론을 펼치려 드는 늙은 정치인들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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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 (2011-04-26 17:54:16, 125.129.158.**)
- 동성애자들의 인권과 취향의 자유에 대해서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소수취향의 거부감과 인종차별을 같은 등위에서 말하니까
전혀 설득력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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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4-26 14:03:58, 220.87.20.***)
- 동성애는 유전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더군다나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성적 취향이자 삶의 방식이에요.
인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자신의 사상이나 신념, 태도 등에 의해 부당하게 탄압 받지 않고 행복을 침해당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면 인권은 인권이 침해 받고 있는 바로 그 현장에서 인권을 침해 당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거지요.
동성애가 유전이든 아니든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만일 상관이 있다면, 동성애 성향이 유전인지 아닌지 밝혀질 때까지 동성애자들의 인권이 유보되어야 한다는 건데 그건 말도 안 되고, 설사 유전이 아니라고 밝혀진다고 해도 정작 현실 속에서 동성애자들이 비정상 취급을 당하고 모욕을 겪으며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상황은 변하지 않지요.
그리고... 동성애 성향을 유전이냐 아니냐 딱 잘라 말하기도 곤란한게 뭐냐면... 실제로 게이나 레즈비언들의 말을 들어보면 십대 시절까지만 해도 이성애자로 살다가 이십대의 어느 순간 자신의 동성애 성향에 뒤늦게 눈을 떴다는 사례가 굉장히 많아요. 드물게는 그 반대의 경우도 있구요. 만약에 동성애 유전 인자를 받고 태어났다고 해도 어떤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성향은 잠재된 채 쭉 갈 수도 있고 어느날 갑자기 폭발할 수도 있는 거지요. 거기에다 대고 과학의 잣대를 일방적으로 들이대는 건 정작 현실 속에서 고통 받는 동성애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 생각이 되고...
동성애자들이 무슨 괴물 취급을 받고 차별까지 당하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이기 때문입니다. 동성애를 혐오하든 말든 그건 개인의 성적 취향에 따른 자유겠지만 동성애를 혐오한다고 해서 동성을 사랑하며 살겠다는 사람들의 삶에 간섭할 권리는 없는 거죠. 하지만 여전히 차별과 학대는 벌어지고 있고 사람들의 생각은 금세 바뀔 것 같지 않으니 법적으로라도 동성애자들의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 주자는 겁니다.
동성애도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로 당당하게 존재할 수 있게 된다면 그제서야 법적으로 공론화될 필요가 없어지겠지요. 유전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말도 안 됩니다. 똑같은 논리대로라면, 일터에서 고용주에게 매 맞고 욕 들어먹으며 일하는 근로자들의 인권은, 어차피 그 일터에서 일하게 된 것도 그 근로자들의 선택이었을 터이니 법적으로 공론화될 필요가 없게 되겠군요. 유전 어쩌구 하는 건 결국 는 논리니까요. 근데 그건 곧 라는 암묵적인 강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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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병호 (2011-04-26 10:26:13, 61.253.189.***)
-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주제네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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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s (2011-04-26 10:02:58, 203.142.217.***)
- 저도 Fanon님의 말씀처럼 그게 유전적인 결과가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서 인권을 운운해야될 필요성을 못느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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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명환 (2011-04-26 04:03:52, 115.93.33.***)
- Fanon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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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rome (2011-04-26 01:20:20, 175.193.60.**)
- 진짜 gay에요? 아님 happy에요?
후자라면 게이에 대한 모욕 같아보일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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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non (2011-04-25 23:27:27, 128.135.100.***)
- 당연히 우리가 남성성이 적은 남자들에 대해 Faggot이라고 부르는 폭력적인 태도는 당연 삼가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그대로 법적으로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흑인의 인권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둘 다 사회적 낙인에 대한 저항이지만,
흑인인권의 주장은 흑인도 인간이다라는 주장은 개인의 선택이 불가능한 흑인으로 태어남으로서의 불평등에 대한 호소 입니다.
우선 동성애는 선택이냐 아니면 유전적이냐의 문제가 규명 되어야겠지요.
만약 동성애가 유전적 결과가 아닌 단순한 변형된 성적 취향이며, 또다른 형태의 페티쉬즘이라면, 글세요 인권을 운운하면서, 법적으로 공론화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뭐 존재는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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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hym_E (2011-04-25 21:40:39, 112.152.28.***)
- gay가 동성애자 남자 의 뜻이 아니라 즐겁다 의 gay라더군요
그럴거면 애초에 논란이 적은 단어를 선택했어도 좋았을 거 같은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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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피 (2011-04-25 19:25:15, 43.244.41.***)
- 역시나.. 아니라는군요 - 모욕하기 위해서 그런 제목을 쓴 건 아닌 것 같지만 말입니다
http://www.allhiphop.com/stories/news/archive/2011/04/22/22688794.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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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피 (2011-04-25 18:28:33, 43.244.41.***)
-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들어가는 커뮤니티들마다 Lil B 까느라 정신이 없더라구요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강력 지지하는 사람으로써 힙합을 들을때마다 항상 걸리는게 없지 않았는데 이번일로 다시 한번 힙합의 동성애 혐오를 분명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Meth님 글처럼 참 모순적인데 말이죠..
The Boondocks 시리즈에서 이 테마에 대해서 다룬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네요. Gangstalicious가 게이 랩퍼로 나오는 에피소드였는데 결국은 커밍아웃하지 못했죠
그나저나 리드머에 올라왔던 끔찍한 비~버 비~버 들은 뒤로 도대체 이런 사람이 왜 인기가 있나 싶어 동영상도 보고 했는데 진짜 게이일까요? ㅎㄷㄷ 가사(는 볼 필요도 없고 뮤비만) 보면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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