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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양홍원 - Slowmo
    rhythmer | 2024-07-26 | 8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양홍원
    Album: SLOWMO
    Released: 2024-05-24
    Rating:
    Reviewer: 황두하









    [SLOWMO]
    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프로덕션이다. 최근 대중음악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프로비츠(Afrobeats)를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더불어 하우스, 신스팝 등의 장르를 아우르며 댄서블한 사운드를 조성했다. 다만 시도가 성공적이지는 않다. 사운드 면에서 어설픈 부분이 엿보이며 여백이 많고 짧은 편곡 구성은 너무 단순하게 느껴진다.

     

    일례로 “Jelousyvalhalla”, “Sahara”, “Goslow” 같은 곡의 신시사이저 진행은 다소 지루하게 다가온다. 신스팝을 차용한근데역시 복고적인 감흥을 전하기보다 틀에 박힌 진행과 낡은 질감의 신스기 고루하게 느껴진다. 하이프(HAIF)가 프로듀싱한 “Palisade” 정도만 잠시나마 집중하게 한다. 중독적인 베이스라인과 효과음을 적절히 활용한 리듬 파트가 조화로운 덕분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앨범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인은 양홍원의 랩싱잉이다. 첫 곡 “24YB (Intro)”에서는 정석적인 랩을 뱉는다. 낮은 톤으로 발음을 씹으며 리듬을 밀고 당기는 래핑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려서 기대감을 끌어 올린다. 그러나 바로 다음 곡 “England”부터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낮게 읊조리는 랩싱잉이 극적인 순간이나 중독적인 구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별다른 감흥 없이 흘러 지나가 버린다.

     

    게다가 “색깔별로 하얀걸로 “Sahara”의 중반부처럼 길게 끄는 끝 음 처리미자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특히근데에서는 보컬이 리듬 파트의 그루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밋밋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 곡은 가사 면에서 가장 흥미롭기 때문에 단점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은 상황을 묘사한 듯한 배경 아래 유명세로 겪는 곤란함과 묘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양홍원은 분명 랩을 못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이번 앨범의 “24YB (Intro)”나 키드 밀리(Kid Mill) “25”에서처럼 그의 일반적인 래핑은 종종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반면 랩싱잉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하다. 가사마저 감흥을 주지 못하다 보니 모든 것이 어긋난 느낌이다. 그는 앨범 내내 호전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세상과의 부정교합을 겪는 모습을 전시하지만, 가사 대부분이 추상적인 비유나 진부한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어 좀처럼 몰입하기 어렵다.

     

    많은 한국 힙합 팬이 [Slowmo]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19분의 짧은 재생 시간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야말로 [SLOWMO]라는 제목과 부합하는 지점이다.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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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박찬율 (2024-08-16 12:47:27, 211.59.60.**)
      2. 5번정도 더 듣고 썼다면..
      1. 강이권 (2024-07-27 13:05:19, 175.121.232.**)
      2. 아이라니 하게 혹평 받은 잉글랜드는 앨범내 최고 인기곡이 되어버렸네..
      1. 카보넬 (2024-07-27 00:45:38, 112.170.96.***)
      2. 씬에서 위치가 있는 젊은 플레이어가 이정도로 진부하다는게 참 슬프게 다가오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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