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RIAA'를 움직인 [Magna Carta... Holy Grail], 그 이면의 논란 거리
- rhythmer | 2013-07-23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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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일권
현 힙합 씬 최고의 거물인 제이-지(Jay-Z)가 약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12집 [Magna Carta... Holy Grail]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화젯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그야말로 연일 관련 뉴스를 생성해내고 있을 정도로 현 음악계의 뜨거운 화두다. 그중에서도 삼성과 함께한 마케팅과 가사를 하나씩 공개하는 홍보 방식은 신선함으로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특히, 전자의 경우는 그 방식 자체에 대한 논란을 넘어 또 하나의 놀라운 결과와 민감한 논쟁거리를 낳았다. 바로 판매량 집계 방식의 변화와 플래티넘(Platinum/*100만 장 이상 판매) 인증을 둘러싼 논쟁이 그것이다. 이 흥미진진한 사건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Jay-Z와 삼성, ‘RIAA’의 규정을 바꾸다.
제이-지의 앨범은 공식 발매일 전, 갤럭시 유저들에게 독점으로 무료 다운로드가 예정되어 있었고, 삼성 측은 이를 위해 무려 100만 장이나 앨범을 선 구매해놓은 상태였다. 얼핏 생각하기로 이대로라면, [Magna Carta... Holy Grail]은 발매와 동시에 플래티넘이 되는 상황. 하지만 대중의 기대와 달리 판매량을 집계하는 단체인 ‘미국 레코드 산업 협회(RIAA)’가 정해놓은 일명 ‘30일 원칙(The 30-day rule/*필자 주: 앨범 발매일로부터 30일 후 집계 가능)’ 때문에 이 같은 기록은 성사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번 반전이 일어났으니, 이번 앨범의 마케팅 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RIAA’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다.’라는 정신 아래 7월 초, 아예 규정을 바꿔버린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포맷의 앨범은 발매일부터 집계할 수 있으며, 물리적인 포맷의 앨범(CD, 카세트 테잎, 바이닐 등등)은 발매일에서 30일 후부터 집계할 수 있다.’
Going forward, sales of albums in digital format will become eligible on the release date, while sales of albums in physical format will still become eligible for certification 30 days after the release date.” – RIAA
결국, [Magna Carta Holy Grail]은 정식 발매와 동시에 ‘RIAA’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음악 관계자와 뮤지션,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곧 논란에 휩싸였다. 하나의 기업이 자사의 고객들을 위해 한 번에 구입한 것을 두고 정식 판매량으로 집계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 아닌가에 대한 것이었다.
빌보드의 플래티넘 인증 거부와 엘엘 쿨 제이의 간접적 비판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중음악 차트인 빌보드(Billboard) 측의 플래티넘 인증 거부는 단연 화제였다. 빌보드 편집장 빌 워드(Bill Werde)는 ‘RIAA’의 규정 변경에도 삼성이 구입한 100만 장을 집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며, 실제 첫 주 판매량에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빌보드의 결정 뒤에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진실성과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전통적 기준을 고수한다.’라는 정신이 있었다. ‘벨소리 차트’, ‘스트리밍 차트’ 등을 신설하면서 언제나 시대의 흐름과 음원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오던 빌보드였기에 이번 반응은 의외이면서도 설득력을 갖춘 것이었다.
뮤지션들도 이번 집계 방식의 변화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특히, 살아있는 전설이자 여전한 랩 스타 중 한 명인 엘엘 쿨 제이(LL Cool J)는 이에 대해 ‘숫자는 숫자일 뿐.’이라며, 규정 변경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거론하며, 간접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다를 건 없어. 월마트(Wal-Mart)가 100만 장을 샀다고 치자고. 그럼 그들이 실제로 산 거야. 내가 만약 빌 게이츠(Bill Gates)에게 500만 장. 혹은 1,000만 장을 팔았다면, 난 다이아몬드(Diamond/*1,000만 장 이상 판매)를 찍는 거라고. 내가 1,000만 명의 사람에게 감흥을 준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난 다이아몬드를 기록한 거지. 숫자는 숫자일 뿐이야. 하지만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감흥을 안긴다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야. 아티스트로서 난 여전히 청자 개개인에게 감흥을 안기길 원해. (중략) 난 여전히 청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게 좋아. 100만 명의 사람들이 직접 나와서 내 앨범을 샀다는 걸 아는 게 좋다고. 회사 한 군데에다가 100만 장을 한 번에 팔아버리는 거 말고 말이야. 그건 다른 거거든… 그럼에도 ‘RIAA’의 선택은 바른 거였다고 생각해. 그 움직임(규정을 변경한 것)에 동의해.” - Revolt TV와 인터뷰 중
미 힙합팬들 사이에서도 각 커뮤니티를 통해 열렬한 댓글 논쟁이 벌어졌는데, 대체적으로는 제이-지에 대한 존경과 별개로 ‘100만 장 판매를 인정해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인정해야 한다는 측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중에서도 아래와 같은 의견은 눈길을 끌었다.
‘누군가가 제이-지에게 100만 장을 사서 다른 이에게 나눠주는 것과 내가 상점에 가서 5장을 산 다음 다른 이에게 나눠주는 건 같은 거야. 단지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는 플래티넘을 기록했어. 미워하는 짓 좀 멈추라고.’
물론, 팬심에서 비롯한 개인의 다량 구매와 기업이 움직인 사업적 다량 구매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부터가 무리이긴 하지만, 이번 건을 둘러싼 음악팬들의 의견 중에는 이처럼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도 꽤 있었다.
[Magna Carta... Holy Grail]가 남긴 것
간혹 창작자들은 판매량에 집착하지 말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라고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내심 창작자들도 판매량에 민감한 게 사실이며, 매번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판매량이 앨범의 음악적인 성공의 척도를 대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렇기에 이번 ‘RIAA’가 변경한 집계 방식과 [Magna Carta... Holy Grail]의 플래티넘 인증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이쯤에서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하다.
과연, 이것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진보적인 행보’로 봐야 할까, 아니면, ‘상업적인 숫자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핀 씁쓸한 행보’로 봐야 할까?
어쨌든 이렇게 제이-지의 새 앨범 [Magna Carta... Holy Grail]은 단지 한 랩스타의 화제작을 넘어 음악 산업계에 큰 변화를 안긴 작품이자 음악에서 판매량이 차지하는 가치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논쟁할 계기를 마련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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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wic (2013-07-28 12:14:32, 114.30.11.**)
- 시장에서 서로에게 윈윈이 된다고 판단해 결정한 마케팅전략이겠죠.
엘엘의 의견이 가장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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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3-07-24 10:21:19, 220.73.11.***)
- 사재기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국내 몇몇 출판사들이 자기네들이 펴낸 책을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리는 것과 비슷한 거죠. 다만 사재기를 대놓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써먹어 사재기처럼 보이지 않게 만든 삼성과 제이지가 영리했을 뿐.
100만장이면 국내 CD값 시세로 대략 14000원 X 100만 = 140억인데 그걸 한 개인이 사서 나눠준 것에 비유하긴 좀 그렇죠. 삼성한테 140억은 껌값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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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t-A-Porter (2013-07-24 03:23:25, 218.237.6.**)
- 시간이 더 흐르면 이것이 새로운 판매 방식이 될 수 있을지, 저로서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글은 잘 읽었습니다. 정말 흥미롭게 논의할 만한 주제가 던져졌네요.
서로 상반되는 감정이 계속 들어서, 쉽게 무엇이라고 하기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찝찝한 느낌 있잖아요. 그게 계속 드네요. 제대로 돈도 지불 되었고, 거칠게 생각하자면 누군가 '대신 사서' 줬을 뿐이지 여하튼 판매는 되었습니다. 왠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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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enee (2013-07-23 19:26:09, 183.101.158.***)
- 판매량이라는 가치는 음악 그 자체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의 중요성을 가진 척도라는 생각도 드네요.음반, 음원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자신의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중의 하나니까 말입니다.
논외이긴 한데 이번년도에는 참 흥미로운게
제이지는 마그나카르타를 통해서 '판매량'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이끌어냈고
칸예는 이져스를 통해서 '음악 그 자체'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네요.
창작에 있어서 가장 민감한 두가지 요소에 대한 대중적 논의가 갑자기
폭발하는 거 같아서 조금 어리벙벙하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에 RIAA가 규정을 바꾼 데 있어서
위에서 말하신대로 무엇보다 삼성과 제이지가 벌인 마케팅 자체에 점수를 많이 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만장의 디지털 음원뿐만 아니라 마케팅이라는 무형적 가치까지 더해서 규정을 바꾸는 파워를 가지게 된거죠 . 그게 RIAA측이
밝힌 '진보적인 행보'와도 연관이 있으며 이번 플래티넘 사태를
이끌어낸 장본인적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소 급진적인 측면이 있지만, 확실히 이전에 적용된 기준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RIAA측의 입장을 나름대로 잘 설명한건가요?? ㅋㅋㅋ
그래서 향후 좀 더 RIAA가 판매량을 집계하는 방식을 조금 더 눈여겨본 다음에야
'진보적인 행보'인지 '숫자 경쟁에 지핀 불'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이지와 삼성의 콜라보가 기준을 변화시킨 신호탄에 불과하고,
RIAA쪽의 판단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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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맘바 (2013-07-23 19:18:28, 222.112.166.*)
- 둘 다 잃을게 없는 좋은 딜이었죠.. 문제는 제이지 같은 높은 판매량을 거둘 수 있는 저스틴, 비욘세, 에미넴 같은 아티스트들은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다수의 아티스트들에겐 너무나 먼 떡밥이라 질투와 시기가 있겠죠.. 앨범 자체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제이지의 판매량은 어찌됐든 대성공이고 삼성이 뻘짓 했단 얘긴 그야말로 헛소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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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enee (2013-07-23 15:29:09, 183.101.158.***)
- 저도 생각해보니, 판매량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네요. 전 그냥 삼성의 비즈니스가
나름대로 참신했고 제이지를 끌여들였다는 점 자체가 대단히 놀라웠습니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저도 상현님 말씀대로
삼성이 뻘짓한게 아니라 얻은것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그건 이번앨범 퀄리티가
이리저리 죽쑤고 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죠.
피치포크에서 5.8주면서 폭격하는 일이 삼성의 마케팅과 관련된 건 아니죠. 지극히 앨범 자체의 사운드적인 측면일 뿐입니다.
실제로 판매량이 많아진다고 해서 삼성의 이윤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이미 100만장을 구입한 상태에서 시작한 거래였기 때문에
미국 내의 인지도를 높이고 색다른 마케팅 형태를 제시했다는 메리트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발매일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서 마그나카르타 앨범이
여러모로 혹평을 받게되는 지금 상황에서
논쟁이 더욱 과격화되는 것을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삼성의 마케팅이 한두번 쯤 사람들 입에 더 올라가게 될 것 같네요.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길게 회자될 것 같은 삼성의 전략인 듯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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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현 (2013-07-23 10:50:40, 14.50.65.***)
- 하지만 삼성과의 계약에 대해서 그것이 잘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입니다. 그나저나 삼성이 뻘짓했다는 윗분말에 공감이 어려운것이 음반의 완성도와 삼성이 이 계약을 통해 얻는 실리적 이윤은 별개입니다. 삼성이 좋은 음악 만들라고 투자한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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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현 (2013-07-23 10:47:40, 14.50.65.***)
- 개인적으로 음반자체의 완성도는 만족스럽습니다. 음반의 제목부터 가사가 나타내는 일관된 메세지와 고급스러운 분위기, 옛것도 아니고 최신의 것도 아니라는 비판도 있으나 세련된 사운드와 전통적 힙합의 구성은 저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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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p01 (2013-07-23 00:53:21, 211.201.132.***)
- 라이프 타임스 vol.3와 삐까뜨는 제이지 최악의 앨범이라고 생각함..
삼성 뻘짓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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