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여기저기 블랙 뮤직: 미드 '루크 케이지' 예고편 속 힙합
- rhythmer | 2016-07-30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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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일권'여기저기 블랙 뮤직'은 화제가 되는 영상, 영화, 드라마, TV프로그램 등에서 흘러나온 힙합, 알앤비 음악을 그때그때 소개하는 비정기적인 코너입니다.
넷플릭스(Netflix)가 이룬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는 바로 다크 히어로 데어데블(Daredevil)을 완벽하게 부활시켰다는 것이다. 영화 버전의 처참한 실패 이후, 무려 13년여 동안 잠들어있던 데어데블의 실사 프로젝트는 쫄깃한 스토리와 탄탄한 연출, 그리고 탁월한 액션 시퀀스가 조화를 이룬 드라마를 통해 대성공했고, 그 덕에 우린 다른 디펜더스(Defenders) 멤버들인 제시카 존스(Jessica Jones),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루크 케이지(Luke Cage)의 이야기까지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오는 9월 30일에 공개 예정인 [루크 케이지]에 쏠린 힙합 팬들의 기대는 상당하다. 초인적인 힘과 강철 피부로 대표되는 루크 케이지는 블랙 팬서(Black Panther), 팔콘(Falcon) 등과 더불어 마블의 가장 대표적인 흑인 히어로. 드라마는 힙합의 고향인 뉴욕 할렘이 배경이며, 힙합을 비롯한 어반 컬쳐(Urban Culture)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랩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 전기 영화인 [노토리어스, Notorious](2009)의 각본을 맡았던 체오 호다리 코커(Cheo Hodari Coker)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고, 두 명의 걸출한 힙합 프로듀서, 알리 샤히드 무하메드(Ali Shaheed Muhammad of ATCQ)와 아드리안 영(Adrian Younge)이 음악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루크 케이지]와 힙합의 조화를 기대하게끔 하기에 충분하다.그리고 지난 7월 21일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이 같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아주 반가운 힙합 음악 한 곡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루크 케이지가 적들로 가득한 건물에 진입하며 울려 퍼지는 음악은 우탱 클랜(Wu-Tang Clan)의 멤버였던 고 올 더티 배스터드(Ol' Dirty Bastard/*필자 주: 그는 2004년에 약물과다복용 탓에 사망했다.)의 “Shimmy Shimmy Ya”란 곡이다. 그가 1995년에 발표했던 솔로 데뷔작 [Return to the 36 Chambers: The Dirty Version]의 두 번째 싱글로, 비록, 차트 순위가 높진 않았지만, 올 더티가 남긴 대표적인 명곡으로 꼽힌다.무엇보다 이 곡에선 우탱의 수장 르자(RZA)의 번뜩이는 감각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그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Knocks Me Off My Feet”에서 서정적인 피아노 도입부를 매우 짧게 샘플링하여 익살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을 조성하는 루프로 탈바꿈시킨 후, 더 이모션스(The Emotions)의 “I Like It”에서 샘플링한 드럼 위에 얹어 기가 막힌 비트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능글맞고 변칙적인 올 더티의 랩 퍼포먼스가 개성에 방점을 찍으며, 우탱 커리어는 물론, 당대의 주요 힙합 싱글을 논할 때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곡으로 남았다.
제작을 맡은 체오 호다리 코커는 올해 4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와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과 음악을 조화하는 것이 매우 정교한 작업임을 시사한 바 있다. ‘90년대 힙합의 감흥을 담아내면서도 진보적인 (힙합) 음악의 감흥 또한 조화롭게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부디 [루크 케이지]가 작품과 음악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완성도를 선사해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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