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키스 에이프(Keith Ape)의 앨범, 올해는 발매될 것인가
- rhythmer | 2018-01-18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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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류승현편집: 토마스
지난 2015년 힙합 씬에서 국내외적으로 가장 화제를 모은 곡이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곡 중 하나는 키스 에이프(Keith Ape)의 “잊지마(It g ma)”였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이 곡의 인기에 힘입어 키스 에이프는 미국힙합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와카 플로카 플레임(Waka Flocka Flame), 덤파운데드(Dumbfoundead), 에이샙 퍼그(A$AP Ferg), 파더(Father) 등이 참여했던 리믹스 버전은 당시 “잊지마(It g ma)”의 인기를 대변한다.그러나 인기의 이면엔 카피캣 논란이 있었다. 오지 마코(OG Maco)의 “U Guessed It”을 노골적으로 레퍼런스 삼은 게 문제였다. 오지 마코가 직접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곡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15년 게재된 리드머 칼럼 ‘지금 한국힙합은 무엇에 열광하고 있는가?’를 참고하시라, http://bit.ly/2DM7m3L.
다행히 키스 에이프는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오지 마코의 곡과 얽힌 (도의적, 금전적)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현지에서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3년 간의 꾸준한 활동을 통해 카피캣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 클라우드 랩에서 멈블 랩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10대 힙합 팬 층의 트렌드에 잘 부합한 결과이기도 하다. 작년 말에는 한국에 돌아와 몇몇 무대의 헤드라이너로 섰다. 데뷔에서의 논란은 있었지만, 어쨌든 키스 에이프는 한국에서 대형 기획사의 지원 없이 미국 진출에 성공한 최초의 래퍼다.
자연스레 그의 앨범을 기대하는 이도 많아졌다. 하지만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앨범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간간이 소량의 정보가 공개될 뿐이다. 아시아의 힙합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88 라이징(88rising)’을 통해 [The Last Orca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이는 키스 에이프가 소속된 코홀트(The Cohort) 크루의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The Last Orcas]의 수록곡 중 키스 에이프가 참여한 곡은 단 두 곡밖에 없다.
키스 에이프는 이미 여러 차례 솔로 앨범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럼에도 앨범이 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그의 전 소속사였던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대표이자 래퍼 팔로알토(Paloalto)는 “키스 에이프는 곡을 낼 때 상당히 신중한 성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그의 앨범을 기다릴 팬들을 위해 키스 에이프가 말했던 앨범의 정보를 정리해봤다.
미국 활동을 선언한 2015년 8월엔 캐시온리 레코즈와 88 라이징의 설립자인 션 미야시로(Sean Miyashiro)가 키스 에이프의 새로운 곡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미야시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키스 에이프는 2015년 말, 혹은 2016년 초에 나올 EP 앨범에 몰두하기 위해 프로듀서 사우스사이드(SouthSide)와 오랜 시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우스사이드는 렉스 루거(Lex Luger)와 함께 808 마피아(808 Mafia)라는 유명 힙합 프로듀싱 팀을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이 EP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미야시로는 또 다른 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크릴렉스(Skrillex)의 프로듀싱에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씨엘(CL)이 피처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덥스텝(Dubstep) 열풍의 주역이었던 스크릴렉스는 포미닛(4Minute), 리치 치가(Rich Chigga) 등, 여러 동양계 아티스트와의 작업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곡은 발매되지 않았다.
다시 EP에 관한 소식이 나온 건 2016년 8월이다. 키스에이프는 유명 브랜드 컨버스(Converse), 미국 래퍼 제다이 피(Jedi P)가 참여한 신곡 “Diamonds”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발표 예정인 EP [Self Portrait]의 수록곡이라는 정보도 함께였다. 그리고 얼마 후, 코홀트 크루의 멤버 브라이언 체이스(Bryan Chase)가 피처링한 또 하나의 신곡 “Let Us Prey”를 발표했다. 약시 [Self Portrait]의 수록곡이었다.
이어 같은 코홀트 크루인 오케이션(Okasian)과 미국 래퍼 케이슈프림(K$upreme)이 피처링한 “Fendi”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고, 이 곡도 [Self Portrait]의 수록곡이라고 밝혔다. 당시는 EP의 발매일(2016년 9월 1일)도 공지한 상황이었다. 한국 시간으로 9월 1일이 되었음에도 앨범이 발매되지 않자, 힙합 팬들은 미국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을 더 기다렸으나 3곡을 끝으로 [Self Portrait]은 발매되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와의 합작 EP 얘기도 있었다. 키스 에이프는 카티와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친분을 과시하며, “같이 작업하는 것이 참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다. 함께 EP 같은 걸 발매할 생각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관련 영상: http://bit.ly/1Y9p6tf). 그러나 이 또한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산된 듯하다.
물론, 키스 에이프는 이후로도 꾸준히 신곡을 공개했다.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몇 개의 신곡을 업로드했고, 중국 출신의 힙합 아티스트 하이어 브라더스(Higher Brothers)의 “WeChat”에 참여했다. 미국 래퍼 따우전밴파우니(Thouxanbanfauni), XXX텐타시온(XXXTENTACION), 스키 마스크 더 슬럼프 갓(Ski Mask The Slump God), 리치 치가 등과 함께 곡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1월 15일, 키스 에이프의 앨범에 관한 소식이 다시금 불거졌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1분짜리의 곡을 공개했는데, 중간에 잘린 미공개 곡이다. 그러자 앨범의 수록곡이 맞느냐는 팬들의 댓글이 달렸다. 키스 에이프는 해당 팬에게 메시지로 수록곡이 맞다고 전했다. 이 곡은 키스 에이프와 스키 마스크 더 슬럼프 갓이 함께한 “Achoo!”를 만든 지미 듀발(Jimmy Duval)이 프로듀싱했다고 한다.
키스 에이프의 앨범이 나오면, 코홀트 크루의 컴필레이션 앨범도 발매될 전망이다. 코홀트의 멤버 엠케이(Amkay)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키스 에이프의 앨범이 나온 후 [ORCA TAPE 2]라는 제목의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된다고 한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해진 키스 에이프의 앨범 소식. 과연 이번엔 예정대로 발매될 수 있을까? 한국의 많은 힙합 팬은 그러길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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