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은 역시 망상해수욕장이다. 시야 한가득 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망상’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멋진 풍경에 비해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5년 전 친한 친구 놈과 아무 생각 없이 “Knockin’ On Heaven’s Door”를 들으며 겨울 바다를 찾았을 때도 망상이었으며,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에게 사랑 고백을 했던 곳도 망상해수욕장이었다. 하지만 이곳을 갔다 오는 길엔 항상 망상을 하게 된다. 연금복권 1등 따위의 망상에 빠지게 되는 뭐 그런 것 말이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이 지나고 2012년 새해가 밝았다. 임진년이다. 새해에는 모두 희망과 소망을 이야기한다. 희망과 소망들은 때론 망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그럼 또 어떤가?! 이번엔 아예 제대로 망상 한 번 해보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그런 망상. 바로 특정 뮤지션의 고유한 스킬을 훔쳐오는 것이다. 훔치는 것은 나쁜 일이다. 하지만 훔쳐오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내친김에 훔쳐 온 능력을 어떻게 써먹을지 까지 즐거운 망상의 바다에 한번 빠져보자. 하나만 하면 아쉬우니 세 개씩 훔쳐 와봐!!

리드머의 필자들이 적극적으로 망상에 빠지는데 동참했으며, 남성훈 필자가 원고를 받더니만 코멘트를 달았다. 댓글을 통한 리드머 회원들의 망상 또한 대환영이다.
 

---

강일권

 

1. 릴 킴(Lil Kim)을 뿅 가게 만든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의 랩 스킬

비기(Biggie/노토리어스 비아이쥐의 애칭)의 뛰어난 랩 실력은 릴 킴(‎Lil Kim)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릴 킴은 자신과 비기 사이는 존경에서 비롯한 단지 정신적인 사이였다고 밝혔지만, 이미 진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왜 눈물이 나는 걸까....  

2. 2009년 당시 미국 진출 기회를 잡은 세븐의 재능

미국 데뷔곡 "Girls"에서 릴 킴 피처링, 게다가 뮤직비디오에서는 함께 섹시 댄스까지.... 왜 여전히 난 눈물을 흘리는가....

3. (뮤지션은 아니지만) 빈센트 솨이예(Vincent Soyez)의 사진 기술

릴 킴의 최고 섹시 커버라고 생각하는 [La Bella Mafia]의 사진 작가가 바로 그였다.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코멘트: 위 세가지 스킬을 선택한 당신. 스토커의 자질이 엿보입니다.
 

---

남성훈

 

1. 더 게임(The Game)의 비디오게임 능력

더 게임에게 랩을 못한다고 하는 것보다 게임을 못한다고 하는 것이 폭력을 유발할 확률이 클 것 같다. 바우와우(Bow Wow)와 비디오게임 실력을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직접 발라버리기도 했다는데. 아 솔직히 부럽다.

2. 스눕 독(Snoop Dogg)의 인맥 기술

절친 투팍(2pac)이 목숨 까고 노토리어스 비아이쥐와 전쟁할 때도 쿨하게 둘 모두와 잘 지낸 이 시대의 인맥왕. 그런데 욕도 안 먹잖아? 아, 이런 게 필요해.



3. 닥터드레(Dr.Dre)의 밀당 스킬

"자기야, 왜 또 차 안 끌고 나왔어?" "정비소에.." "자기야, 집엔 언제 데리고 갈 거야?" "다음 달에" "자기야, 우리 언제 여행가?" "다음 주에" "자기야" "내일 말해.." 이건 뭐 짜증나도 떠날 수가 없네… 분명 남친이 부자가 맞긴 한데..

코멘트: 게임 열라 잘해, 멀티 친구 리스트엔 인맥왕이라 전세계 플레이어들. 한판만 더 하자고 밀고 당기고… 뭐 인생에 별 도움은 안될 것 같은데? 취소.
 

---

민혜경



1. 마크 론슨(Mark Ronson)의 환경

사교계와 음악계에 몸담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태어날 때부터 예술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생활한 마크 론슨. 어릴 적부터 만난 다양한 셀레브리티와 친분이 없었다면 명성을 그리 쉽게 쌓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2.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의 스타일

괴상하리만큼 한껏 부풀린 헤어와 아이라인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와인하우스의 음악과 맞물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레이디 가가(Lady Gaga)도 와인하우스 앞에서는 한낱 아류일 뿐.

3.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관심분야와 추진력

칸예 웨스트는 비트도 죽이게 찍고 랩도 하고 노래도 하는 팝스타다. 그런데 여성복 컬렉션을 만들어 패션위크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필드에 발을 걸치고 있다. 음악 빼곤 다 혹평이지만, 추진력은 인정.

코멘트: 보통 부잣집에서 태어난 애들이 스타일도 좋지, 그런 애들이 세상 모르고 관심분야 가지고 부모 돈으로 사업하다가 다 망하더라.
 

---

박배건

 

1. 에릭 베네(Eric Benet)의 섹스어필

내한공연때 그에게 열광하는 여성팬들을 떠올린다면 내 마음이 이해가 될는지... 중요한 것은 그의 성적인 매력만을 가지고 싶을 뿐, 그의 사생활을 따라잡고 싶지는 않다.

2. 제이콜(J.Cole)의 외모

"Who Dat" 뮤직비디오를 보며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른바 멋을 뿜는 그의 외모에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실 음악적 실력과 외모가 비례하는 타입이 드문 힙합 씬에서 제이콜의 외모는 준수하지 않은가?

3. 퀘스트러브(?uestlove)의 푸근함

루츠 내한공연 당시 리드머 인터뷰를 위해 그를 직접 만났을 때 여유있는 말투와 해맑은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던 그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런 그의 푸근한 기운이 매우 좋다. 물론, 그의 몸매처럼 되는 것은 사양.

코멘트: 에릭 베네 빰치게 섹시하고, 제이콜 바르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그 놈의 푸근한 느낌 때문에 끝까지 “좋은 오빠”
 

---

양지훈



1. 치노 엑셀(Chino XL)의 랩

 

나는 공격적인 랩을 선호한다. 현역 뮤지션 중에는 치노 엑셀이 가장 막강하지 않나 싶다. 명석한 두뇌를 갖춘 멘사(mensa) 회원인 만큼, 그의 뇌에서는 수백 개의 펀치라인이 매일 생산되고 있을 것이다.

2. 쿨 쥐 랩(Kool G Rap)의 목소리

쿨 쥐 랩의 목소리는 스트리트 힙합을 구현하는 데에 제격이다. 적당한 걸걸함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그의 목소리는 확실히 듣는 이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마력이 있다.

3. 티아이(T.I.)의 패션 감각

티아이는 비교적 작은 키와는 무관하게 옷을 굉장히 잘 입는 뮤지션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트(suit)와 캐주얼(casual) 모두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코멘트: 남자들에게 인기 폭발. 대폭발. 핵폭발.
 

---

이경화

 

1. 맥스웰(Maxwell)의 보컬

놀라운 가창력과 섹시한 분위기를 모두 갖춘 맥스웰처럼 노래할 줄 안다면, 사랑하는 여자에게 허구한 날 노래를 불러줄 것이다. 솔로라면 아무 여자나 붙잡고 노래를 부르며 전화번호를 따는 것이 가능.

2.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댄스

그의 린(Lean) 댄스와 문워크(Moonwalk)를 훔쳐온다면 매일같이 교체되는 서울 시내의 보도블록을 사뿐히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3. 스탠리 조던(Stanley Jordan)의 기타 실력

태핑 주법으로 리듬 파트와 멜로디 파트를 한번에 소화해내는 기타리스트 스탠리 조던의 스킬. 국내 기타리스트 정성하군도 있지만, 성하군은 너무 어리다. 나도 양심은 있다.

코멘트: 아니, 마잭형님 춤을 추면서 노래는 맥스웰? 근데 기타까지 들었다고? 스타킹에서나 통할 기인의 위대한 탄생.

---

예동현



1. 제이-지(Jay-Z)의 돈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던데 난 숫자 앞에서 거짓말 하지 않겠다. 그가 가진 5억 달러가 제이-지의 탐스러운 입술보다 훨씬 더 갖고 싶은 것이다.

 

2. 피프티 센트(50 Cent)의 돈

피프티 센트는 친해지면 성격도 좋을 것 같지만, 나도 성격은 만만치 않게 좋다. 그러니 돈 내놔 피프티. 내가 어떻게 삥 뜯는지 시범을 보여주지. 자, 먼저 내가 손가락을 올리…

3. 피디디(P.Diddy)의 돈

와우! 이제 내가 힙합계 최고 부자!

코멘트: 곧 주검으로 발견. 이것이 게임의 법칙.
 

---

현승인



1. 퍼렐(Pharrell)의 패션 센스

 

달랑 면티 한 장 걸치고 나왔을 뿐인데도 퍼렐이 보여주는 멋이란....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를 보면 나도 모르게 지름신이 작동한다.

2. 엠에프 둠(MF DOOM)의 철가면

만약 힙합 할로윈 파티가 열린다면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둠의 철가면을 택하겠다. 생각보다 비싸더라. 일단 장바구니에는 넣어 놓은 상태. 돈만 있으면 된다.

3. 붓시 콜린스(Bootsy Collins)의 별 선글란스

이거 어디서 파나요? 그냥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거랑은 다를 거 같은데...

코멘트 : YOU DON’T BELONG HERE. CLICK THE LINK.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etc/1201/list?bbsId=G005&pageIndex=1&itemId=96)
 

---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경화(feat.리드머 필진)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