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인디와 언더는 힘겹다. 왓더뻑!
- rhythmer | 2011-02-18 | 2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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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굶어 죽었다.’라는 것에 집착하고 잠시 후 ‘굶어 죽지는 않았다.’라는 것에 집착하더니 이제는 그마저도 삽시간에 사라져버렸다. 고(故) 최고은 씨 사건 이야기다. 한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의 궁핍한 죽음 이후,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과 관련한 여기저기서 문제점을 토로하는 말과 글들이 참 많이도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는 힙합 씬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런데 그 많은 기사와 글들을 읽고 내가 든 생각은 이거다. 왓 더 뻑?! 그래서 뭐 어쩌자고?꼭 누군가 한 명이 죽어나가야지만, 그나마 냄비 같은 관심과 설레발이 뒤따르는 게 지금의 현실. 이번에도 고인의 비화가 알려지기 무섭게 각계각층 인물들이 입과 펜을 빌어 한마디씩 하고 나섰다. 일단 난 이 글의 초점을 우리가 인디와 언더라고 부르는 음악 씬으로만 옮겨오고자 한다. 내가 답답한 건 크게 두 가지다. 그 중 첫 번째로 얘기하고 싶은 건 여전히 시스템의 부당함만을 공허하게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음반 시장의 구조가 다소 기형적이고 음원 수익의 엄청난 비율을 가져가는 통신사가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군림하며 야기되는 문제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은 이가 헛구역질 날 정도로 열변을 토했던 사실이다. 이쯤 됐으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구조와 시스템 탓을 되새김질할 게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난 지난 몇 년간 관공서에서 진행했던 ‘이달의 우수 신인’ 선정 회의를 비롯하여 몇몇 인디, 혹은 신인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그 결과 내가 느낀 점은 그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게 음반을 만드는 돈 1~200만원이나 한두 번의 방송 출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 인디/신인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난 앨범 한 장 만들 비용을 던져주고 뒤는 나 몰라라 하는 것보다 뮤지션 자체에 대한 정보와 음악이 대중의 가시권에 좀 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어느 정도 기간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역설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포털 사이트에서는 정기적으로 실력 있는 인디/신인 뮤지션들에 대한 소갯글과 음악, 영상 등을 메인 페이지에 노출시켜주고, 대중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해주면 어떨까? 가령, 실시간 인기 검색어처럼 ‘TV에 나오지 않는 음악 검색어(가제)’ 등의 섹션을 마련하여 숨어있는 좋은 뮤지션과 음악을 겉으로 끄집어내어준다든지 하는. 메인 페이지에 뜨는 검색어의 파워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물론, 다른 대중예술 분야와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겠다. 또한, 음원 사이트 역시 정기적으로 이러한 이들의 음악만을 선별하여 직접 음원 구매와 연결되는 리스트를 메인 페이지에 노출시켜주면 어떨까? 공중파 방송사의 인가가요 프로그램은 예전에 MBC가 시도했던 것처럼 회당 1팀씩이라도 장르를 배분하여 실력 있는 인디, 혹은 언더 뮤지션들을 출연시켜주면 어떨까? 뭐, 이런 것들이었다. 중요한 건, 이 3가지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에 대해 몇몇 관계자와 얘길 나누어본 결과, 그리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관계자들 대부분이 굳이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손이 더 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오늘의 뮤직-이주의 발견’과 ‘온 스테이지(On Stage)’ 등은 앞서 언급한 내용과 부합하는 좋은 예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콘텐츠 진흥원과 같은 단체에서 언더 씬에 숨어 있는 색깔있는 프로듀서들과 세일즈 파워를 가진 메인스트림 가수들을 보유한 기획사 간의 프로젝트성 싱글 작업을 주관해보는 것도 의미있고 현 음악 씬에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또 하나 답답한 건 여전히 이 바닥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는 것. 근데 과연, 인디/언더 씬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두 배고픔에 허덕이고 오로지 예술에 대한 일념 하나로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뮤지션들이 많다고 한들, 그걸 매번 강조한다고 해서 득이 될 수 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실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펜대만 굴려대고 입을 놀려대는 이들은 아직도 ‘이렇게 힘겨운 삶 속에서도 소신을 지켜가며 음악을 하는 이들이 시스템의 한계에 부딪혀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사라져가고 있다.’라고 주장하는 게 이 씬을 위하는 길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참 대단한 착각이고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오늘날 필요한 건 인디/언더 씬이 얼마나 발전했고 왕성하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역설하고(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과장도 필요하다.), 이 씬을 이루고 만들어가는 이들이 얼마나 멋진 사람들인가를 알리는 것이지, 그들의 가난과 힘없음을 호소할 때가 아니다. 약 1년 전쯤 우연히 공연장에서 만났던, 인지도 좀 있는 힙합 뮤지션 한 친구는 나에게 이런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힙합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많아진 것 같은데, 이쪽 바닥 사람들이 다 어렵고 궁핍한 줄 아는 걸 보니 씁쓸하더라. 언제까지 우리가 그런 이미지로 비쳐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몇몇 뮤지션들과 관계자, 평론가들이 주구장창 ‘힘들다. 배고프다.’를 연발한 덕에 대중과 언론 매체가 인디와 언더를 보는 시선은 어느새 ‘동정’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가깝게는 힙합 커뮤니티를 보시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 ‘힘들게 음악하는 오빠들(혹은 형들) 앨범 한 장 사줍시다.’라는 댓글을 보고 ‘역시 우리 힙합인들은 의리 있어.’라는 생각대신 ‘어쩌다가 뮤지션이 동정의 대상이 되었나….’라며 씁쓸해한다면,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걸까?
아직도 국내의 많은 전문가들은 ‘이 바닥이 이렇게 힘들다. 잘못 돌아가고 있다.’라고 애걸(?)하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 혹은 돈 있는 사람들이 천사 같은 마음씨와 자비로운 시선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뻗칠 거라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자본을 움직이는 손들은 그렇게 순진(혹은 순수)한 생각을 읽을 시간도, 심적 여유도 없다. 그들은 절대 죽어가는 나무에는 물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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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6 17:09:38, 110.13.138.***)
- 글과 리플과 관련없지만 개인의견들을 논리정연하게 글쓰고 서로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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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2-25 23:57:55, 183.102.139.***)
- 방송국, 음원 싸이트, 포탈 싸이트와 인디 뮤지션들 사이에 통로가 생겨 뮤지션들이 자기 음악을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도록 하면 참 좋겠다는 게 칼럼 내용 아닌가요? 거기에서 이미 음악 평론가들과 뮤지션들은 분리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데요? 그나마 공신력이 있는 평론가들이 뮤지션들을 위해 자본에 다리를 놔 줘야 할 테니까요.
뮤지션들이 점점 돈맛을 알게 될 거라는 건 우려가 아니라 이미 지겹도록 보아온 사실입니다. 지레 조심스러워하기 보다는 앞으로 생겨날 뻔한 결과를 짚어 본 거지요. 어떻게 하든 거대 자본과 찰싹 붙으려는 이들은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맞설 만한 뮤지션들만의 단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겁니다.
구체적인 방안이라... 얼마나 구체적이어야 만족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뮤지션들과 음악 평론가들을 포함한 음악 관련 종사자들 +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쳐 뮤지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음악 산업 내 부조리를 고쳐 나가려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 일단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부당한 현실과 싸워보지도 않고서 현실을 일찌감치 현실로 인정해버리고 그 현실에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 같아요.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는 다 알고 있는데 현실은 변함없다는 건 결국 아무도 실천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깁니다. 저도 뭐 지금까지 딱히 한 건 없지만 만일 그런 단체가 정말 생겨서 집단 행동에 돌입하게 된다면 시간 내서 연대를 한다거나 지지 선언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그 단체를 도대체 어떻게 조직해야 한단 말인가ㅡ의 문제가 남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면 바로 여기서부터 필요하게 될 텐데... 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뜻 있는 뮤지션들과 평론가들이 나서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사실 이런 생각은 10년 전쯤부터 해왔는데 상황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뮤지션들과 평론가들 일일이 만나고 다니며 설득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도 답답할 뿐입니다.
다만 '크루'나 '씬'의 개념이 아니라 '길드'나 '조합'의 개념으로 뮤지션들이 뭉쳐 보는 것은 한번 해볼 만한 일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모델을 70년대 미국 뉴욕의 재즈 뮤지션들에게서 찾습니다. 베이스 주자 찰리 헤이든은 동료 뮤지션들을 끌어 모아 'Liberation Music Orchestra'를 조직해서 음반을 내고 공연을 펼쳤는데요. 찰리 헤이든은 칼라 블레이나 마이클 맨틀러, 세실 테일러 같은 뮤지션들과 함께 뉴욕의 Jazz Composer's Orchestra Association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주관이 굉장히 뚜렷한 뮤지션들이었고 미디어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때로는 무척이나 정치적이기도 했다고 하네요. 단순한 패거리 의식을 넘어 뭔가 더 진지하고 진보적인 의식으로 뭉친 뮤지션들의 조합(combination이 아니라 cooperation 혹은 union입니다)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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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1-02-25 23:24:38, 1.104.148.***)
- ㅎㅎㅎ 아니 그러니까요 인디펜던트적으로 하는 건 뮤지션이 하면 되는 거죠. 평론가나 전문가까지 꼭 인디펜던트적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죠. 그래서 제가 뮤지션을 직접 연관시켜서 이야길 전개하면 무리가 있다고 한 거고요. 아마 글에 언급된 시스템이 이루어진다면 뮤지션이 점점 자본과 손잡게 될 걸 우려하시는 거 같은데 그건 너무 지레 조심스러워하시는 거 같고요. 어떻게 하든 대형 자본과 손잡고자 하는 이들은 생깁니다. ㅎㅎㅎ 말씀한 문제잠들은 이미 여기저기서 몇년동안 계속 봐온 거잖아요 그런 문제점 되젶는 거 말고 구체적인 방안을 좀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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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2-25 23:10:15, 183.102.139.***)
- 네^^; 중요한 건 제가 말한 모든 걸 누구나 다 안다는 것이고,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그것을 위해 아무도 실천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정작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해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 사실마저 버려야 할 필요는 없지요.
힘들다고 징징대지 말고 방송국, 포탈 싸이트, 음원 싸이트, 기타 정부 기구들과 지금보다도 더 긴밀하게 관계를 유지하며 여러가지 유리한 조건들(홍보나 음원 판매 수익 등과 같은 것들)같은 현실적인 것들을 먼저 따내야 한다는 게 이 칼럼의 주제 아니었나요?
저도 거듭 얘기합니다만, 포탈 싸이트든 음원 싸이트든 방송국이든 일단은 이윤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곳이고 자신들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의 예술 작품들만을 취급하는 곳이에요. 그런 곳과 이런저런 약속을 할 수야 있겠지요. 그에 대해선 제가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것보다 강일권님 글에서 직접 옮겨 오는 게 낫겠네요.
이런 약속들을 할 수야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닥 가진 게 없는 인디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밥벌이를 하는 데에 포탈 싸이트와 음원 싸이트, 방송국 같은 곳에 점점 의존을 하게 될 겁니다. 길거리 공연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욕구를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서는 너무나도 간단히 풀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런 식으로만 쭉 간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결과를 낳겠지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위에 말씀드렸어요. 다시 써 보자면
1. 뮤지션들의 음악 홍보나 생계 유지의 영역에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 방송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이 깊숙이 침투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뮤지션들은 자본에 묶이게 되고 최악의 경우 자본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느라 창작에 성실하게 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포탈 싸이트가 꺼리는 스타일의 음악들은 당연히 소개되지 못할 테니 뮤지션들이 자기 검열에 시달릴 수도 있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부르짖는 음악은 철저히 사장될 수도 있다.
2. 중요한 것은 기획사와 방송국을 등에 업고 돈과 인기를 한껏 누리는 뮤지션들과 그 어떤 홍보 혜택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잊혀져 버리는 뮤지션들의 격차를 없애는 것(즉 대중들에게 알려질 기회의 평등을 구현하는 것)일 텐데, 기득권을 쥐고 있는 몇몇 집단들을 창구로 삼아 대중들에게 음악을 소개한다는 것은 결국 이미 존재하는 격차 아래에 새로운 격차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음원 싸이트나 포탈 싸이트에 소개되는 뮤지션들은 물론 떼돈을 벌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소개되지 않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인지도가 달라질 텐데 그렇지 못한 (혹은 그렇게 하지 않은) 뮤지션들의 경우는 여전히 대중들에게 가로막혀 있을 뿐이고 이는 곧 격차 자체를 허물어뜨리는 것이 아닌 별개의 격차를 또 하나 만들어내는 것일 수 있다.
의도는 좋을 수 있습니다. 강일권 님 역시 인디 뮤지션들 엿 먹으라고 방송국과 포탈, 음원 싸이트들 얘기를 꺼내신 건 아닐 거예요. 음악하는 사람들 먹고살 만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다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본과 손을 잡는 순간, 아니 자본 위주로 굴러가는 곳에 발을 들이민 순간 이미 그 바닥의 질서에 편입되어 버린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방송국 소개로 유명해지거나 포탈 싸이트 홍보로 잘 나가게 된 뮤지션에게 미디어를 비판한다거나 소수자들을 옹호한다거나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기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자기를 키워 주려는 사람들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이 될 텐데요.
다양해진 매체들만큼 뮤지션들을 알리는 방식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반드시 '인디펜던트'적이어야 해요. 네이버 오늘의 뮤직이나 기타 음원 싸이트 같은 곳을 통해 부각되는 뮤지션들은 아마 알아서 잘 할 겁니다. 문제는 그런 최소한의 미디어 홍보에서조차 소외된 뮤지션들이에요. 자본이 거들떠 보지도 않을 마이너한 음악을 하거나, 아예 자본력을 달가워하지도 않는 뮤지션들, 실제로 앨범을 냈든 안 냈든 그런 뮤지션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뮤지션들에게 기존의 매체, 즉 이미 거대 자본에 의해 침식당한 매체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길드가 필요해지는 것이고 기존의 구조와 맞설 필요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안 그러면 음악 접어야 하니까요. 백날 음악 만들면 뭐합니까? 미디어에서는 외면 당하고, 음원 팔아봤자 돌아오는 건 없는데 말이죠.
거듭 강조합니다만 그렇기에 뮤지션들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음악 산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부조리들을 뮤지션들 스스로의 힘으로 고쳐 나가야죠. 음악성이라는 것을 돈과 인기가 따르는 성과급 정도로만 생각하는 일부 헛배 부른 뮤지션들부터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음반 사전 심의 제도가 철폐된 20년 전에도 정태춘 씨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들이 오랫동안 싸워 왔기 때문에 심의 제도가 없어진 거지 누가 선심 쓰듯 뮤지션들에게 창작의 자유를 건네준 게 아닙니다. 음원 수익도 제대로 못 받고 죽어 간 뮤지션까지 나온 마당에 왜 뮤지션들과 평론가들이 침묵만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EBS 공감이나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프로그램들. 네이버 오늘의 뮤직 같은 코너. 다 좋습니다. 적어도 없는 것보다는 낫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공중파 방송국에 기대를 걸어서도 안 됩니다. 자본에 멋도 모르고 의존하다간 그 자본이 발을 빼는 순간 전부 끝장입니다. ‘인디’라고 할 때의 ‘인디펜던트’라는 낱말의 뜻을 다시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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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1-02-25 22:08:12, 49.22.112.**)
- euronymous님 식의 말씀하는 분들이 좀 답답한게 그렇게 평등하게 되면 좋은 거 그리고 그런게 필요한건 웬만하면 다 안다는거죠. 그리고 저도 네이버 이주의 발견 불만 많을 때도 있지만 euronymous님이 말씀한 부분은 그냥 euronymous님의 의견인 거죠. 그리고 왜 이야기를 대형사이트들과 협력한다느니 밑으로 들어간다느니 하는 식으로 왜곡된 의견을 펴시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오독한 건지 전 이 글이 인디뮤지션들이여 시스템에 순응하고 그들과 협력해라 이런 뉘앙스가 아닌 거 같은데요. 말씀한 인디뮤지션이 시스템 속에 들어가려 안달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자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잘 읽어보세요. 이 글에선 그 얘기가 아니라 매체나 평론가들이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가에 더 집중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그러니 이 부분은 뮤지션과 연관지어서 이야길 전개하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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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2-25 20:07:22, 183.102.139.***)
- 다 같이 고루고루 잘 살자는 얘기는 아니구요^^; 진부한 표현을 써 보자면 '기회의 평등' 정도 될까요?
똑같이 인디라고 불리지만 인디 중에는 포탈 싸이트 뮤직 코너 단골 손님에 공중파 방송 출연까지 하고 레코드점 판매순위 10위 안에도 드는 인디도 있어요. 방금 가요 프로그램 보고 왔는데 10센치가 놀랍게도 인기 순위 십몇위더라구요. 그런 인디, 즉 방송국 피디의 입맛이나 대중의 취향과 들어맞는 음악을 하는 인디 말고도 완전 더 마이너한(참 애매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음악을 하는 인디도 있다는 거지요. 그런 마이너한 인디는 대중들에게 선보여질 수 있는 기회조차 얻을 수 없어요. 그러다보니 음원 싸이트에 음원이 등록이 된다고 해도 별로 팔리지도 못하고 그나마 팔리는 수익금은 음원 싸이트가 다 먹어 버리죠.
다양한 홍보 루트를 뚫는 것, 그리고 수익 배분 구조를 개선하는 것, 요 두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기존의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와 손을 잡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이미 음원 장사로 엄청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집단이 자신들의 이윤을 포기할리는 없는 만큼, 어떤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고 홍보해 준다고 해도 당연히 돈이 될 만한 뮤지션들만 붙잡아 내세우려 할 거란 말이지요.
예를 들어, 네이버 '오늘의 뮤직'이 선정한 2010년 10대 앨범을 보면
나윤선 7집
엄인호, 최이철, 주찬권
노리플라이 2집
루시드폴 4집
브로콜리 너마저 2집
조규찬 9집
코스모스 3집
NY 물고기 2집
텔레파시 2집
이적 4집
그리고 네이버가 일주일에 하나씩 선정하는 '오늘의 뮤직' 지난 두 달치를 보면
오지은과 늑대들
지디 앤 탑
원 웨이
유승호 트리오
투게더 브라더스
레비 파티
도끼 앤 더블케이
10센치
이 목록을 보면 뭐가 느껴지시나요? 전부 다 거지 같은 앨범이고 네이버랑 몇몇 평론가들이 돈 때문에 선정했을 거라고 이야기하려는 건 아닙니다만,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너무 잘 포장돼 있고 뭔가 그럴 듯하고 평론가들에게든 대중들에게든 무리없이 섞여들 수 있으며 이 앨범이 좋다고 내세워도 욕 들어먹을 일은 없을 만한, 그런 앨범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앨범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네이버라는 거대 포탈 싸이트의 입장과 음악 평론가라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되거나 배제되는 음악들이 분명 있다는 것이고 그게 마치 한국대중음악을 좌우하는 기준처럼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거예요. 네이버 오늘의 뮤직에 애퍼리션이나 13 스텝스 같은 밴드들이 선정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류한길이나 강태환의 음악이 선정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역시 마찬가지로 지케이후니지나 Von의 앨범이 선정되는 일도 없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선정 안 된다고 떼를 쓰는 게 아니라, 유명 포탈 싸이트든 평론가들이든 소화해 낼 수 있는 음악은 어차피 뻔하다는 거예요.
그래요. 네이버나 멜론 같은 곳에서는 당연히 안전빵으로 가고 싶겠지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도 안 쪽팔릴 만한, 그리고 적당히 팔릴 만한 그런 음악 스타일은 네이버 같은 곳이 원하는 음악이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대다수 음악 평론가들의 취향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짝짜꿍이 맞으니까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에서 적잖은 음악 컨텐츠들이 평론가들이나 자칭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 나오는 거구요.
많이 팔릴 만한 음악을 하거나 평론가들의 입맛에 운 좋게 들어맞은 음악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 같은 곳과 타협을 해봤자 결국 뻔한 결과와 맞닥뜨리게 된다는 거지요. 저 위에 제가 옮겨 놓은 네이버 오늘의 뮤직 목록처럼요. 가리온이 오늘의 뮤직에 선정되고 마침내 대중음악상 3관왕까지 하게 된 것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리온 말고 다른 힙합퍼들은 어떻게 하지요? 어떤 식으로 자기 음악을 알리면 될까요? 힙플과 리드머도 좋지만 더 넓은 창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황이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평론가들이나 포털 싸이트의 취향과는 다른 음악을 하고 싶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원 싸이트의 횡포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하나예요. 자본의 폭력에 굴하지 않으려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놈들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국과 포탈 싸이트와 음원 싸이트 같이 부당하게 장사하는 집단과는 과감히 관계를 끊어야 해요. 우리가 '인디'라고 쉽게 줄여 말하는 그 '인디펜던트'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철저히 자본 위주로 굴러가는 시스템을 혐오하는 주제에 또 다시 그 시스템 속으로 기어들어가려고 하다니 그 무슨 모순인가요?
그래서 제가 위에다 쓴 댓글에 뮤지션들끼리 연대해야 한다는 말을 한 거예요. 혼자 힘으로는 방송국이나 저작권 협회, 음원 싸이트들과 맞설 수가 없습니다. 뮤지션들과 평론가들과 음악 팬들이 똘똘 뭉친 문화 단체가 생겨야 하고 ('문화연대'라는 단체가 있긴 한데 워낙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지라...) 그 단체를 통해 뮤지션들이 제값 받으며 음악 만들고 공연할 수 있도록 잘못된 제도와 부당한 처사를 하나하나 고쳐 나가야 해요.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존나게 추상적으로 보이는데, 사실 그 방법 말고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라고 저 위에 강일권 님 칼럼 끄트머리에 써 있지요. 제 생각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다만 강일권 님 역시 너무 순진(혹은 순수)하신 게 아닐까 싶은 거지요.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와 협력한다는 게 왜 협력이 아니라 구걸일 수밖에 없는지, 그런 구걸이 초래하게 될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선 위에 있는 댓글에 제가 다 썼으니 생략할게요.
근데 어차피 인터넷에 희망을 건다는 것도 이젠 부질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어떻게 보면 인터넷에 너무 많은 희망을 건 탓에 음악 시장이 이 지경이 되어 버린 것도 같아요. 인터넷 공간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발산되기는 쉽지만, 그 목소리들을 하나로 모아 오프라인으로 (더군다나 지속적으로) 끌어내는 일은 굉장히 어렵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거리로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자본의 횡포를 외치며 데모를 하든, 아니면 공연장에서 신나게 뛰어 놀든 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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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1-02-25 18:02:20, 49.22.112.**)
- 흥미롭네요 근데 euronymous님 말씀도 이해는 갑니다만 제가 보기에 이 글의 핵심이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이걸 먼저하자! 뭐 이런 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댓글에도 밝히셨지만 그냥 시스템 부당을 외치기만 하는 분들 꼬집은 거 같고 당연히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그걸 주장하는 건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기반으로 쓰여진 것 같은데 흠... 그리고 euronymous님이 우려하는 인디에서 계급화되는 건 어쩔 수 없죠 이걸 우려하면 다같이 고루고루 잘살자는 얘긴데 그건 불가능합니다. 어떤 좋은 방식이 나와도 소외되는 이들은 있기 마련이에요 이걸 최소화시키는 방안이 최선이겠죠 본문에 언급된 방안 전 상당히 필요하고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포탈사이트라고 무조건 다 그런 것도 아녜요 네이버는 인디쪽 소개 잘해주고 있고..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 구축하는 거에 대해서는 저 위에 howhigh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두 방안 사이에서 싸울 필요가 뭐가 있나요 병행해서 움직이면 되지 이상하게 평소에 보면 흑 아니면 백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 글도 어느 한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주장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뭐 여튼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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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2-25 13:33:26, 183.102.139.***)
- 모르는 사이에 댓글이 으리으리하게 달렸네요. 뒤늦게나마 저도 몇 자 적어보자면,
칼럼 본문과 댓글들을 쭉 읽어 가다 보니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예능 프로그램 ‘러브하우스’가 생각나더군요. 러브하우스는 엄청나게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가정집의 사연을 받고 러브하우스팀이 그곳에 출동해 집을 깨끗하고 크고 넓은 곳으로 개조해 주는 이른바 ‘리퀘스트’ 프로였는데요.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 보니 집안 식구들의 사연들도 저마다 기구한데다가 개집 같던 집이 궁전 같은 집으로 바뀌는 극적인 효과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한동안 꽤나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말이죠. 러브하우스라는 프로를 가지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크게 두 부류의 의견이 나왔는데,
-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일주일이 하나씩 찾아다니며 뜯어 고쳐 줘 봤자 열악한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수많은 서민들의 삶의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러브하우스는 오히려 서민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현실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방송국과 협찬사가 대 주는 자본으로 몇몇 집만 마치 부자가 거지에게 베풀 듯 도와주는 것은 마치 심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아스피린 한 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빈곤의 구조적 요인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 서민들의 삶이 힘든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단단하게 구조화 된 빈곤을 당장 무슨 수로 허물어뜨릴 수 있을 것인가. 비현실적이고 공허한 구호보다는 차라리 러브하우스처럼 공신력 있는 방송에서 서민들의 가난함을 부각시켜 주는 동시에 일주일에 적어도 한 집이라도 도와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물론 러브하우스라는 포맷으로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빈곤을 모두 몰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러브하우스는 현실 속에서 대중들과 매스컴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러브하우스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은폐하는 수단이라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때려잡아야 할 사람들은 왜 현실 탓만 하며 침묵만 하고 있는가.
대략 이런 흐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제 입장은 전자였어요. 하지만 당연한 얘긴지는 몰라도 머릿수로는 후자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지요. 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 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유주의자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강일권 님의 글과 글에 달린 댓글들 사이에서 불거진 논쟁 또한 오래 전 러브하우스 때문에 벌어졌던 논쟁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똑같지만 그 현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달라서 생기는 논쟁이지요.
이런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러브하우스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설사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한낱 입방정에 전락하게 되었고 마땅한 현실적 대안이 얼른 떠오르지 않다고 해서, 문제 제기 자체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문제 제기란 단순히 ‘이 땅의 시스템은 글러 먹었어!’라는 푸념이 아니라 다른 곁가지들 말고 구조 그 자체에 집중하며 직격탄을 날리려는 태도를 뜻합니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그 어떤 시도와 실천도 결국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니까요.
음원 싸이트든 저작권 협회든 방송국이든 이미 기득권을 잔뜩 끌어안고 있는 집단과 아무 힘없는 가난한 뮤지션의 타협은 결코 타협이라 부를 수 없는 성질의 것입니다. 공룡과 개미가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공룡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개미를 밟아 죽인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개미 입장에서는 공룡과 그런 식으로 협정을 맺는 것이 현실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놈의 현실이라는 건 개미를 얼마든지 배반해 버릴 수 있기 마련입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이라 생각했던 것이 가장 비현실적인 것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공룡의 발에 밟혀 죽는 건 개미로서는 생각하기 싫었던 비현실이었을 테니까요.
그렇기에, 강일권 님이 글에서 언급하신 포탈 싸이트나 음원 싸이트 혹은 방송국과의 협약은 제가 보기엔 전혀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타협이 아니라 구걸이고 구걸은 결국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온전히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요. 간단하잖아요. 네이버나 멜론 같은 거대 자본이 소위 ‘인디’ 뮤지션들의 곡들을 홍보하는 데에 적잖은 도움을 주게 된다면, 언뜻 생각해도 두 가지 끔찍한 결과가 예상됩니다.
일단 네이버와 멜론의 갖가지 요구에 차츰 순응하게 되는 뮤지션들이 생겨나겠지요. 네이버든 멜론이든 자기들만의 기준이 있을 테고 그 기준은 두 곳이 지금껏 음악 분야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트렌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너희들 노래 소개해 줄 테니 내가 요구하는 대로 음악을 만들어 와라”라고 네이버나 멜론이 요구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어요. 당연히 검열이 있을 것이고 쳐내지는 뮤지션들이 생기게 되겠지요. 얼마 안 되는 소개 마당이나마 차지하기 위해 뮤지션들마다 치열하게 경쟁까지 하게 될 거예요.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만,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그저 네이버나 멜론의 신곡 코너에 소개되기 위한 경쟁이라면 자칫하다간 더러운 술수가 난무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두 번째로, 네이버나 멜론 혹은 방송국에 소개 되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뮤지션들과 그렇지 못한 뮤지션들 사이에 또 다른 벽이 생기게 됩니다. 계급이라고 해도 될까요. 사실 ‘인디’라 싸잡아 불리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붕가붕가나 파스텔, 루비살롱 같은 ‘메이저 인디’가 있는 반면 시디알로 수작업 해서 음반 만들어 파는 진짜 ‘인디펜던트’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지요. 네이버나 멜론 같이 기본적으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곳에서 과연 어떤 음악을 친절히 소개해 줄지 아무도 모르는 판국에, 인디 음악인들의 홍보 공간으로서 네이버나 멜론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결국 똑같은 인디라도 네이버나 멜론에 소개된 인디와 그렇지 못한 인디로 갈리게 되는 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러브하우스처럼 몇몇 집만 골라 화려하게 탈바꿈시켜주기만 하고 나머지 수많은 빈곤층들에 대해선 손 털고 돌아서는 것과 똑같은 경우가 되는 거지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거기다가 또 다시 현실적 대안을 말하라고 하면 당연히 말이 안 되는 법입니다. 뮤지션들의 현실이 어렵고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백날 외쳐 봤자 현실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외침마저 거두어들이면 결국 뭐가 남을까요? 아무것도 안 남습니다. 그 외침이 지금껏 헛된 외침이 된 이유는 그 외침을 실천으로 옮길 조직적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지 외침 자체가 공허했기 때문이 아니에요. 음원 싸이트의 횡포, 기획사의 압력, 방송국의 전횡, 자본의 폭력에 맞서기 위해 뮤지션들과 평론가들이 한 일이 뭔가요? 하다 못해 음원 싸이트 본사나 방송국 앞에서 데모라도 한 번 했나요? 아니 그 이전에 뮤지션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라도 만들었나요? 성명서라도 냈나요? 직접 행동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뭐가 있었나요? 그 모든 거리에서의 싸움은 무시한 채 튀어 나오는 아이디어가 결국 자본에 빌붙어 홍보 효과를 누리자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과연 얼마나 많은 뮤지션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뮤지션들은 그 정도의 홍보 효과에만 만족하고 살면 될까요? 아니에요. 그건 오히려 가장 비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뮤지션들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니까요.
현재의 수익 배분 구조에 불만을 품고 있는 뮤지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네이버나 멜론과의 타협이 아니라, 이익 단체를 꾸리는 거예요. 마빈 게이나 프린스는 워낙 파워가 있었기에 혼자 힘으로 회사와 싸울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수많은 뮤지션들은 머릿수로 뭉칠 수밖에 없습니다. 뮤지션들이 모여 단체를 만들면 거기에 평론하는 글쟁이들과 자칭 음악 매니아들이 함께 뛰어들어 행동해 주면 되는 겁니다. 물론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테고 많은 논쟁과 긴 설득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뮤지션들의 현실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더 나빠지겠지요. 많은 이들에게 먹히는 스타일을 들고 나오기 싫은 뮤지션들은 결국 오래 못 버팁니다.
둘 중 하나예요. 시스템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을 할 것인가? 언뜻 보면 전자가 더 쉽고 더 현실적으로 보이지요? 하지만 전자는 결국 ‘나만 잘 적응하면 돼’라는 생각으로 빠질 수밖에 없어요. 러브하우스처럼 몇몇 사람들만 구원 받고는 그걸로 끝나는 거지요. 러브하우스 프로가 끝난 이후 그 제한적인 구원조차 끝장이 난 것처럼 네이버나 멜론이 우린 더 이상 돈 안 되는 홍보는 안 하겠다고 나서면 모든 게 끝나는 겁니다. 더 이상 시스템의 전복을 외치는 목소리가 공허한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단 뮤지션들이 결단을 내려야 해요. 이대로 끌려가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끌고 갈 것인가.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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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yd (2011-02-23 13:25:55, 118.42.94.**)
- 많은 이들이 건강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소외된 이쪽 음악계의 앞날이 마냥 캄캄하지만은 않네요
일권님,어제도,오늘도,내일도 힘들고 외롭겠지만 묵묵히 걸어왔던길,계속 개척해나가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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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2011-02-23 00:10:35, 180.66.18.***)
- 이 글을 어떻게 읽으면 meth님처럼 해석할 수 있는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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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peye (2011-02-22 18:04:55, 125.27.36.***)
-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좋은 기사들이 참 많군요! 글과 댓글들 참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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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h! nuts (2011-02-21 18:26:14, 164.124.106.***)
- 참 논점일탈적인 meth님의 댓글에 할말을 잃었네요.
싸우자는 것 같은 느낌이 다분합니다.
굉장히 호전적이네요.
강일권님께 악감정이라도 있으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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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기 (2011-02-20 23:30:09, 114.200.249.**)
- 정독하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집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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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승인 (2011-02-20 12:20:58, 122.46.219.**)
- 라디오 황금시간대에 언더 뮤지션들의 음악을 많이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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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lgang (2011-02-20 06:21:00, 218.37.196.***)
- Meth님의 글을 보고 다른 분들도 혹시 글의 요지를 잘못 파악하셨거나 오해하실 부분이 있을 듯하다고 판단하여 몇몇 지점에 대해 댓글을 달아 봅니다. 댓글이니 편하게 달게요.
일단 Meth님 말씀하신 시스템 자체의 개선에 대해선 저뿐만 아니라 여기 댓글을 다신 모든 분도 기본적으로 생각해온 부분일 것 같구요, 전 다만, '이렇게 좋은 음악과 훌륭한 뮤지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당한 시스템이 문제다.'라고만 공허하게 외치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에 반박하고자 이 글을 썼던 것입니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거니까요. 이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오가야 한다는 생각이었구요. 현직 뮤지션이나 리스너들은 타깃이 아니었음을 밝히고 싶네요. 그러니 Meth님 말씀처럼 이 글이 누군가를 조롱하고 있는 거라면, 저처럼 글 쓰는 분들, 전문가라 부르는 분들이 대상이겠죠.
시스템이 바뀌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이죠. 근데, 아무리 바뀐다 하여도 그들의 음악을 구매하는 접점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겠죠. 음원수익배분의 비율 조절만 해도 그래요. 제 생각에는 이러한 대책없이 시스템부터 바꿔봐야 오히려 이미 엄청난 음원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형기획사의 수익만 더 불려주는 효과가 날 거라 판단하고 있구요. 사실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건데, 시스템 개선부터 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느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놓고 시스템의 변화를 부르짖어야 하느냐를 놓고 본다면, 전 후자 쪽이구요. 사실 시스템을 바꾸는 방안을 내는 게 더 쉬운 일일 수도 있어요. 이를 테면, 대중이 단체로 수익 배분 요율을 바꾸기 전까지 다운로드를 일체 받지 않으면서 보이콧을 한다든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죠.
그리고 제가 간담회 때 대안으로 얘기했다는 부분 중, 적어도 음원 사이트에서 리스트로 노출시켜주었음 한다는 건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ㅎㅎ 단순히 멜론, 벅스, 엠넷 같은 사이트의 메인에 해당 뮤지션의 소개나 앨범 소개를 하자는 게 아니었구요, 주간 다운로드 TOP20 같이 그냥 이쪽 계열 뮤지션들의 음원만 모아서 바로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가 가능할 수 있는 리스트를 노출시키자는 얘기였구요. 왜냐면, 가까운 주변 분들만 봐도 음악을 찾아 듣기보다는 그냥 리스트 상위권에 노출되어 있는 곡들을 다운받아서 듣고 다니거든요.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 부분은 Meth님을 비롯하여 우리 리드머 회원분들처럼 좋은 음악을 알아서 찾아 듣는 분들은 염두에 두지 않고 말씀드린 거구요.
그리고 이건 참 저도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인데요, 제 주변에 집 좀 사는 뮤지션만 있느냐는 말씀... 설마요. 전 '야, 실제로 인디/언더 뮤지션들 X도 안 힘들어. 그러니 모르면 닥치고 있어.'가 아니라 이 씬에 건전한 자금이라도 끌어오고 외부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이제 힘들게 음악 한다는 걸 부각시키기보다는 왜 이 씬이 가능성이 있는 곳인가를 표현하고 알려야 한다는 말씀이었구요. 다만, Meth님이 예로 든 가리온 주차장 이야기나 그 외 몇몇 이야기들은 벌써 몇 년전 이야기로 지금과는 상황이 좀 다르고요. ^^; 참고로 본문에 등장하는 힙합뮤지션도 인지도가 좀 있었다 뿐이지 '나 돈 잘 버는데 왜 불쌍하게 보느냐?'가 아니라 힘들어도 자신이 꿈 꾸던 거 하면서 나름대로 희망을 가지고 하고 있는데, 무조건 불쌍하게 보는게 씁쓸하다는 이야기였구요. 그리고 막말로 컵라면도 못먹고 힘들어 하는 사람은 꼭 음악계에만 있는 것도 아니구요. 저도 궁핍한 삶을 꽤 오랫동안 경험해본 사람이구요(그렇다고 지금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삶을 사는 건 아닙니다만.).
또 실상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는 말씀은 '이 씬이 하나도 안 어려운데 제대로 들여다 보지도 않고 힘들댄다.'가 아니라 인디나 언더 뮤지션들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 인지도 있는 뮤지션과 인지도가 덜한 뮤지션들의 음원 수익은 어느 정도나 차이나는 지 등등... 좀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모르는 건 조사도 해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펴자는 뜻에서 말씀 드린 거구요.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봤던 글을 쓴 분들 중 대부분은 얕은 추측을 기반으로 하거나, 그냥 예전부터 '인디는 힘들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펜을 굴리고 입을 놀리는 분들이 많았구요.
끝으로 이것까지 설명드려야 하나 싶지만, 제목에서 오는 느낌도 오해를 사는데 한몫했을 것 같은데, '인디와 언더가 힘들다고? 하나도 안 힘들어!'가 아니구요, '인디와 언더가 힙겹다는 건 기본적으로 전문가라면 다 알아. 그러니 이제 그 소리 그만하고 구체적인 이야기좀 합시다!' 정도의 느낌으로 쓴 거구요.
여튼 Meth님이나 저나 다른 분이나 기본적으로 시스템이 부당하다는 건 인정하고 공감하는 부분이구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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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thiphop (2011-02-20 05:01:36, 1.99.236.***)
- 근데 meth님 본문의 몇몇 표현과 내용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 이 칼럼의 배경과 의도, 그리고 필자분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계시듯... 흥분 가라 앉히고 다시 잘 읽어보세요. 이쪽에 힘들게 음악하는 분들이 없다는 게 아니잖아요. 힙합뮤지션 일화 부분을 읽고 어떻게 주변에 집 좀 사는 뮤지션만 있냐는 반론이 나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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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근 (2011-02-20 02:36:44, 110.132.182.**)
- meth님 굶어죽는건 결국 자기가 택한길입니다 절대 기형적인구조나 시스템의 문제탓만 한다고 벗어날수있는게 아니고 howhigh님 말대로 당장 바로잡을 명확한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바꿀수없는한 적어도 돈벌고싶다면 어느정도 타협을 해야죠 어느분야든 다 똑같습니다 언제까지 분배구조탓, 시스템탓, 나라탓만 할겁니까
혹시 사회생활 하시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더욱더 잘 아실텐데요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를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잘하는
방법은 모르고 학교탓만 하고 교육계탓만 하는것과 뭐가 다릅니까?
YG처럼 거대 기업의 자금력처럼 마치 비싼 강사진의 학원과 과외가
공부잘하는 비결이라고 비판만 해대는 것과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도끼,더콰이엇만 특별난 거라고 생각합니까?
굶어죽는 그들은 어떤노력을했죠?
제가 그들의 노력을 모르는게 단지 흥미가 없어서 일까요?
그게 바로 홍보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분야든 이익을 남길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겁니다
효율적인 노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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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high (2011-02-20 02:15:23, 124.54.125.**)
- 제2,제3의 저작권 협회
http://www.komca.or.kr/int/int_contents_04.jsp
방송사업자
비디오/레코드사
노래반주기 제조업자
노래연습장
광고대행사
유,무선 인터넷 사업자
운동경기장
무대공연
항공사
유흥업소
호텔과 백화점 등 유선방송업자
출판사
영화제작자
뮤직폰 사업자
유원시설
한국 저작권 협회가 음악 저작권(공연/방송권, 전송권, 복제권)을 집행하는 분야입니다.
이 것들 모두 다 무시하고, 인디만의 저작권협회 만들어
노래하고 공연해서 수익을 분배하자구요?!
기존에 저작권협회와 오랜시간 거래를 트고있는 이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서 음악저작권협회의 눈치보면서 인디 저작권협회와 거래를 해야되는건지?!
언급된 곳 종사자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인디뮤지션들 모르는 사람들이
100에 90 아니 99는 된다고 보는데,
인디뮤지션들은 그럼 어디서 노래하고 어디서 음원팔아서 어떻게 수익을 배분하는지?!
배고픈 뮤지션이나 음악 그만두는 애들 잘 아시는 분이라면 이런 상황은 꿰고 있으실텐데, 별도의 저작권협회 운운하시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어짜피 계속 댓글달아봤자 답없는 논쟁만 계속되고 시간만 소요될것 같으니 이제 댓글은 그만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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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h (2011-02-20 01:24:00, 99.237.208.***)
- 인디뮤직의 홍보는 2차적인 문제죠. 홍보가 되었다고 하죠, 그래서 음원차트에서 1위를 했습니다. 근데 막상 뮤지션한테 떨어지는게 얼마 안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죠?
지금 막 커리어를 시작한 언더 뮤지션이라도 좋고, 타블로나 버벌진트같은 베테랑 뮤지션이어도 좋으니까 한번 물어보세요 인터뷰할때. 아이튠즈처럼 수익배분이 정당한 통로와 인터넷 홍보, 방송출연 중에 한국대중음악에 뭐가 더 절실할지.. 그리고 제 댓글은 단지 이 내용때문만에 쓴게 아닙니다. 본문을 읽어보세요, 조롱하고 있지 않습니까.
냄비 같은 관심과 설레발.. 실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펜대만 굴려대고 입을 놀려대는 이들..‘이 바닥이 이렇게 힘들다. 잘못 돌아가고 있다.’라고 애걸(?)하면..
대기업 하청업체 직원이 자살한 사건에 관해 대기업의 부당한 하청업체 대우를 논하는 사람들에게 "너희가 그렇게 애걸복걸하면 사람들이 봐줄거 같지? 근데 애석하게도 대중은 너희들 상관안해.^^ 그러니까 그런 냄비같은 관심과 설레발 내밀지 말아. 지금 필요한건 좋~은 이미지를 심는 거거든? 그런 없어보이는, 값싼 이미지 심어봐야 좋을거 하나 없잖아? 그러니까 니네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냥 조용히 있어." 이렇게 글쓰면 사람들이 가만 있을거 같나요.
시스템, 그런 얘기는 많이 했으니까 그만 하라고요, 뻔하다고요.. 아. 네. 그럼 인터넷에서 인디음악 홍보하자 - 음악방송에 인디코너 만들어주잔 발상은 지금 이 글에서 처음 논의된 것이군요? 본문에 나온 저 얘긴요.. 90년대 후반부터 나왔습니다-_-; 인디방송코너 얘긴 넥스트 전성기때부터 신해철이 주구장창 했던 얘기고, 인터넷이 생기자마자 음악계에서 전부 했던 말이 이젠 저걸로 인디가 득세할것이다. 인터넷이야말로 홍보의 장이다 그거였어요. 결론이 어떻게 됐더라?; 한 10년도 넘게 넘게 케케묵은 골동품 발상을 이제야 들고 나와서 무슨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인양..
현직뮤지션이 뭐가 어떻다고요..?ㅋ 필자분은 주위에 집이 좀 사는 뮤지션들만 아시나봐요. 컵라면도 못먹어서 일주일에 한번 잘나가는 선배 만나서 밥 얻어먹는게 낙인 애들은 전혀 모르시겠죠.. 일년에 밥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못해서 음악접는 애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말했듯이, 그런 주장은 심장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한테 대일밴드 붙여주고 마취제 놓아주는 셈입니다. 좀.. 길게 볼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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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dcapri (2011-02-19 19:59:56, 110.8.14.***)
- 공감글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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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high (2011-02-19 16:09:38, 124.54.125.**)
- 칼럼은 '언더뮤지션이 힘들지 않아서 쓴 것도, 현재 가요시장의 수익배분이 잘못된걸 모르고 쓴 칼럼도 아님 , 현재의 상황에서 시스템에서 무엇이 가장 선행되고 돌아가야 하는지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말하는 컬럼이라고 생각함
매번 나오는 이야기 영화계의 처우 개선, 가요계의 수익 구조 운운하는 이들 중에 그 대안이나 실질적인 방법 언급하는 이들 아무도 없었음....
처우개선 그 이야기는 그건 영화계에서 크게 관심이 없는 나도 블라블라 떠들수 있는 일이고 주장임....
현재의 음원시장의 기형적인 구조....한번 묻고 싶음, 그것을 어떻게 바꾸는건지?!
음원사이트를 운영하는 각 통신사들은 앉아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고 있는데
동물단체에서 그 거위의 존엄성을 운운하면서 내놓으라고 하면 누가 내놓을지?!
내가 멜론,벅스,엠넷 담당자라고 해도 안내놓음...미사의 소지섭처럼 머리에 총알 박히지 않는 이상은... 명분만으로 그것을 내놓을 이유는 없음..초기에 음원시장 형성시 계약관계가 불법적인것도 강제성을 띈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럼 인디시장에서 아예 별개로 자신들이 유통이라도 따로 담당을 해서 해야하는건지?! 그것 갖출만한 역량을 가진 레이블은 얼마나 되는지?! 현 시장의 수요는 한정되어 있다는것을 감안을 한다면...
영화산업의 처우문제도 마찬가지임, 이 시장이 형성된게 하루이틀의 문제도 아니고 매번 이런일이 발생할때마다 처우문제,처우문제 하는데 실질적으로 젊은 영화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한 이들 하나 없었음...
문광부에서 독립,예술영화 예산 전액 삭감될때, 그리고 그 영화인들이 영화계에서 자신의 가능성이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때는 왜 침묵들을 하는지 묻고싶음...
"기형적인 구조를 바꾸지 말자"도 아니고, "현재의 구조가 정상적인 구조다"칼럼도 아님 현재의 시스템에서 뮤지션과 대중이 해야 될것이 무엇인가, 필요한가에 대한 칼럼이지
시스템 안에서의 최선도 하지않으면서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면서 바꾸자는 것은 공통수학의 정석 집합도 못뗀 학생이 수학II 정석 마지막 부분 풀겠다는 거나 다름없어 보임
시스템 전복이나 혁명을 그 대안으로 제시할것이 아니라 현재 시스템에서 인디뮤지션들과 매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쓴 것이고 그 우선적인 것은 그들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것 같은데....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음악하는 사람들 듣는 사람들에게 와닿아 보임
수익구조,수익구조 하는데... 멜론이나 100위 챠트 사이트에서 3~4번 뒷페이지 클릭해야 나오는 순위의 인디뮤지션들이 음원수익 개선이 된다고 갑자기 그들의 현실이 달라지고 생활이 달라질것인지 묻고싶음
매체는 갈수록 발달이 되고 그 수도 늘어나고 있는데 인디음악은 어디까지나 그 것들을 100프로 아니 반의 반도 활용을 못하는 상황임...
대형기획사와 각종 매체가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면, 인디뮤지션들과 매체는 실전화기로 연결되어 있는것처럼 보임....
90년대말 PC통신이 힙합시장의 형성에 기인했다면 2010년 현재는 손에 꼽을만큼의 커뮤니티로 시장이 버티고있음.... 난 이거야말로 정상적인 건지 묻고 싶음, 수익 구조의 부당함만 눈에 보이고, 현재 지지기반과 기회의 부실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지?! 이것이야 말로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데...
수익 배분의 부당함 이전에 그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 대해서 먼저 생각을 해야 할것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그것은 당장 "파는것"이 아니라 "알리는 것"이 더 먼저해야 할 일이 생각하고
칼럼 본문에서 언급된 개선안들은 뮤지션들이 느리지만 한걸음 한걸음 음악으로써 대중에 다가가는 것에 대한 제시이고, 그것은 결코 아무 의미 없음으로 폄하될것은 아니라고 봄...저 방안들이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본질을 바꾸는것도 아니고...
검색어 1위나 몸값 폭등, 깜짝스타 같은 효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런 음악, 뮤지션이 존재한다 라는것을 소수의 대중에게라도 알리고 인지시키는게 더 우선이라고 봄...
모든 뮤지션들이 슈프림팀이나 SAN E처럼 빠르게 대중들에게 인지되는 방법을 쓸수 없다면... 더디지만 한걸음 한걸음 가는건 목적지로 가는방법이 아닌지?!
인디 뮤지션들에게 필요한건 대중과 매체에 한발 다가설수 있도록 하는 기회이지, 동정심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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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thiphop (2011-02-19 04:56:06, 49.57.12.***)
- 그리고 가리온 얘기는 도대체 언제적 얘길 하시는지... 그리고 메쓰님. 음악 관련 업종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는데 매년 문화계 사건 사고들 있을 때마다 정작 이쪽 사람들이 체감하는건 저희 생각과 다릅니다. 메쓰님 의견을 저도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만 그런 뻔한 발언은 이미 몇 년전부터 되풀이되어 온 거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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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thiphop (2011-02-19 04:23:43, 49.57.12.***)
- 흠... Meth님의 의견은 참 유감이네요. 이 글의 논지가 인디나 언더 뮤지션이 힘들다는 걸 부정하는 걸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군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좀... 강일권님의 요점은 실상이 힘들다해도 그걸 매번 떠들아봐야 득될 건 없다라는 걸로 느껴집니다만. 최고은씨 관련 글에서 기형적인 구조를 바꿀 때가 왔다고 했다구요? 그걸 누가 모를까요. 매년 되풀이되어온 말 아닌가요? 그리고 그런 말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죠. 그걸 꼬집는게 이 글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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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h (2011-02-19 03:42:42, 99.237.208.***)
- 이런 글을 쓴 사람이나, 이런 글을 보고 글 잘 쓴다고 하는 사람들이나 정말 WTF?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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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디/언더 씬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두 배고픔에 허덕이고 오로지 예술에 대한 일념 하나로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뮤지션들이 많다고 한들, 그걸 매번 강조한다고 해서 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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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하나만 묻겠습니다. 투잡 안뛰는 랩퍼 몇이나 있습니까?
가리온이, 그 전설의 가리온이 주차장 알바합니다.
더 할말 있습니까? 누구요, 도끼? 더 콰이엇? 그 둘이 돈 많이 벌어서 레이블도 세웠으니까 그런말 하지 말라고요? 과연 도끼, 더 콰이엇처럼 투잡안뛰면서 음악 수입만으로
먹고 살수 있는 랩퍼 언더에 몇이나 있습니까?
최고은 씨가 죽었습니다. 달빛요정이 죽었습니다. 우리나라 언더에서 지금 돈 때문에 매년 음악접고 학원강사하고 주차장 요원 알바 뛰고 피자 파는 사람이 몇명입니까. 그 랩퍼들이 다 랩만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굶어죽는 사람 안나올거 같습니까?
지금 대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운운할 때에요? 정말 제정신입니까? 저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것이 정말 방송출연과 인터넷 홍보라고 생각하나요? 그들에게 필요했던건 정당한 수익배분이었습니다. 최고은씨가 팔았다는 시나리오 4,5개 그 원고료만 제대로 받았어도 저렇게 안죽었어요. 이건 언더음악계만 말하는게 아닙니다. 예술해서 먹고 살려는 이 땅의 사람들은 다 그래요.
이건 우리나라 대중예술계의 전반적인 문제입니다. 수익구조. 그래놓고 좀 더 구체적인 해결책이라고 내놓은게 고작 인디의 방송출연? 포털사이트 광고? 시스템의 전복이 필요한 이때에, 심장 이식 수술이 필요한데 심장 위에 대일밴드 붙인다고 해결될 일입니까 이게?
인디는 애초에 그 매출의 액수가 작습니다. 메이저보다 덩치가 작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더더욱이 수익 분배 구조가 중요한 겁니다. 애초에 파이가 작기 때문에, 이런걸 알고 있다면 - 평론가로서 이 씬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면, 인디뮤지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조직이라던가, 인디음악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제2, 제3의 저작권협회라든가.. 적어도 머리속에서 이 정도는 생각해 낼수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대외적으로 보기 안좋으니까, '그런 없어보이는 이미지, 가난한 이미지로 비쳐지면 안좋으니까' 언더의 현실을 말하지 말라고요? 그렇다고 있는 현실이 달라집니까? 지금 필요한건 그따위 겉포장이 아니라 내적으로 곪아썩어들어간 이 시스템의 변형이에요. 인디에 뜻이 있다면 적어도 그 시스템을 바꾸는데 노력을할질 못할지언정 그걸 말하는 자체를 이런식으로 폄하해선 안되죠. 최고은씨에 대해 글쓰는 사람들이 과연 최고은씨 불쌍하다-에서 멈추던가요? 제가 본 글들은 다들 한국영화계의 기형적인 수익구조 이걸 이제 바꿀때가 됐다고, 이 사건 자체를 기폭제로 삼아서 또다른 움직임을 보일때가 되었다는 여론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 글들이 훨씬 건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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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2011-02-18 20:09:12, 125.185.2.**)
- 매번 느끼는 거지만 강일권씨 정말 글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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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구 (2011-02-18 18:09:20, 121.162.180.**)
- 예, 맞습니다. 제가 아는 언더 뮤지션분들은 다 멋있습니다. 동경하는 분들도 있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 이 문화를 사랑하는 겁니다. Keep it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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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knownn (2011-02-18 16:08:07, 210.99.50.***)
- 잘 읽었어요. 어제오늘일이 아닌데 전부 펜만 굴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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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high (2011-02-18 14:26:29, 124.54.125.**)
- 중간에 mbc 이야기도 나오는데...예전에 음악캠프에서 했던 "이 노래 좋은가요"라는 코너가 그 코너로 기억하네요...이 코너나 캐스커를 비롯 몇몇 인디밴드나 뮤지션들에게 몇 안되는 방송국 나들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카우치 사건으로 모든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죠...
이 코너가 가요계의 판도를 바꾼다거나 트렌드를 이끄는것 까지는 기대 안했음, 다만 한사람이라도 더 인디/언더 뮤지션을 알리고 대중과 함께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기대했을뿐
작년 연말 음악여행 라라라, 음악창고 등이 시청률 등의 이유로 폐지된것은 또다른 아쉬움이 남는것 같네요....시간대가 뒤늦었지만 기성 뮤지션, 인디/언더 밴드들이 눈치안보고 자신의 음악 들려줄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했기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가요계는 좋은 음악이 없는것이 아니라, 좋은 음악을 들려줄 , 대중이 접할 기회가 적다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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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BE (2011-02-18 03:37:08, 110.9.134.**)
- 아무튼.. 논점 일탈의 리플이 된 것 같네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그 대안의 구체적인 방도까지, 모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검색어를 띄우는 정도가 아닌, 또 뭔가 다른 획기적인 게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 잘 모르겠어여 ㅎㅎ
생각해보니 얼마전에 종영한 드라마 '메리는 외박중'이던가, 거기서 인디밴드의 리더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제 취향은 아니지만) 구현해낸 것도 크게 봤을 때 강일권님이 얘기하는 대안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을 수 있겠네요(뭐 그로서 인디씬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환기시켰다거나 한 거 같진 않지만) 일례로 재미없게만 여겨지던 클래식에 대한 인식이, '베바'로 인해 우리나라 내에서 크게 환기된 경우도 있고..
그러나, 그런 것도 좋지만.. "인디/언더도 정말 멋진 사람들이다"라고 홍보하는 것, 언더는 언더 나름대로의, 대중의 욕망을 자극할만한 '환상'을 재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해서 끌어낸 관심 뒤에 더 커다란 벽이 있을 거 같아서 걱정이네요.. 언더힙합 공연장에서도.. 빈지노 오빠 순서되면 열광했다가 순서 끝나면 쭉 빠지는 그런.. 팬들.. 그런 팬들만 많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뭐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기는하죠 결국엔 인디/언더를 '작은 연예계'로 여긴다는 그 사람들도 힙부심이 넘쳐나는 레알 힙덕후로 거듭날 때가 있을 테니까(좀 개드립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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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BE (2011-02-18 03:22:22, 110.9.134.**)
- 이제 현실의 비참함을 강조할 때가 아니라 대안을 얘기할 때고 구걸을 해야할 때가 아니라 허세를 부려야 할 때라는 얘기인가요.. 길가에 돗자리 펴고 나앉아봐야 굴러오는 건 동전 몇푼이고, 큰 돈을 융통하려면 옷이라도 쫙 빼입어야 한다는 거겠죠.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는 건 '드림하이'같은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연예계(음악계라기 보다는..)"에 대한 환상이고, Dok2의 구찌 타령이 아니라 GD의 "네 여자친구 핸드폰 화면속 내 얼굴"같은 한 마디 겠죠.
'대안'을 얘기해야 할 때지만, 현실의 비참함이 너무 강조된 탓에 이미, 현실을 변화시킬 대안을 얘기하기 보다는, 간단하게 가치관의 주객을 전도시켜서 편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힙합 매니아라는 사람들 사이에도 생긴 거 같고 앞으로도 생길 거 같네요, (소위 '어그로'를 끌려는 종자들이겠지만) 힙플에도 그런 애들이 몇 명 있고, 실제 대중을 상대로 음악하는 사람들 중에도, 싸이 처럼 "자기 만족을 위해 음악을 할 꺼면 왜 음반을 내요? 혼자 만들고 혼자 들을 것이지"라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진 않겠죠, 무슨 말이냐면 언더가 살아나려면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하고, 그러려면 없는 허세라도 부려서 먼저 이미지를 개선하고 대중의 욕망을 건드려야 한다고 보는 것이 백번 맞는 말이지만 그 전에, 언더그라운드가 추구해야할 '음악 자체로서의 음악' '예술 로서의 음악'에 회의를 던지고 그저 사람들이 이미 많이 찾아듣는 음악이면 장땡이다는 식의 가치관이 확산되어가고 있는 거 같다는 거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하는 말이지만, 제게 피아노 레슨해주는 선생님의 가치관도 그런 쪽이고, 용감한 형제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힙플을 보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가치관을 전도시키면 아예 '현실을 바꾸기 위한 대안'같은 걸 머리 아프게 논할 필요도 없어지는 거겠죠. 그냥 YG랑 빅뱅 응원해주면 되는 거고 걔네가 색깔별로 사진 별로 같은 음반 달리 포장해서 내는 걸 줄줄이 사면 되고 쥐디가 플로 라이다한테 인정받는 동영상이랑 디플로 같은 세계적 프로듀서한테 트위터로 칭찬받는 거 보면서 환상과 욕망을 대리충적하면 그만인 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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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oudPark (2011-02-18 02:22:35, 180.67.43.***)
- 아 편집장님 완전 리스펙트
음악도 좋아지고 리스너들도 좋아졌는데
다들 말만 앞서고 옛날 MP시절이나 지금이나 저변은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어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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