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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극의 리스트] 부모 향한 마음 담은 한국 힙합 베스트 10
    rhythmer | 2015-05-08 | 2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평소엔 그토록 강한 모습을 호소하던 랩퍼들도 부모에 대한 곡을 노래할 때면 한없이 온순해지곤 한다. 부모란 그런 존재다. 그만큼 세상엔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를 향한 마음이 담긴 랩/힙합 트랙도 많다.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발표된 한국 힙합곡 중에서 가장 깊은 감흥을 선사한 10곡을 골라봤다. 순서는 무순위, 발매 연도 순.



     

     

    1. 데프콘 Feat. 태완 aka C-Luv – "가족" (2003)   

     

    데프콘의 정규 데뷔작 [Lesson 4 the People]에 수록됐다. 그는 멜로딕한 비트가 인상적인 이 곡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거칠게 나아가다 깨닫게 된 부모에 대한 사랑과 죄송함을 특유의 독백 같은 플로우로 담아냈다. 당시는 씨-러브(C-Luv)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태완의 보드라운 보컬도 일품. 가사와 비트 모두 깊은 애잔함을 안기는 트랙이다.

     

    '길을 가면서 아렸던 상처를 지워 갔었어, 헌데 어떡하나, 내가 준 상처 너무 많아 고생하는 가족들 이제 어떡하나, 혹독한 이 밤 홀로라지만, 당신들을 힘들게 했는데 어떡합니까...'


     

    2.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2008)

     

    손전도사, 오박사, 웨이브 마법사로 이루어진 그룹 진말페의 데뷔작이자 유일무이한 앨범 [2001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에 수록됐다. 앨범 제목이 암시하듯이 곡이 발표된 건 2008년이지만, 만들어진 건 2001년이다. 그러므로 이 곡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7년의 시간 차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태완이 맡은 후렴 보컬의 세련된 구성과 더불어 흡사 구전 동화처럼 시작하여 점점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가사는 지금 들어도 인상적이다. 한국 힙합 초기적의 스토리텔링을 목격하는 것도 또 하나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어린 나날의 나를 키웠던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말할 때 사람 또 사랑을 난 몰랐었지, 나 바라던 걸 항상 말한 만큼 많은 바람들을 달래며, 어머닌 언제나 목이 말랐었지'


     

    3. 다이나믹 듀오 Feat. 라디 - 아버지 (2008)

     

    다이나믹 듀오의 네 번째 정규 앨범 [Last Days]에 수록됐다. 개코와 최자 모두 넉넉하지 못했던 과거의 형편 속에서 선뜻 표현하기 껄끄러웠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 고백을 서정적인 비트 위로 담아냈다. 구체적인 상황은 다를지언정 왠지 아버지와는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았던, 보편적인 부자지간을 겪은 이들이라면, 더욱 공감할만한 곡이 아닐까 싶다. 라디 특유의 감정을 절제한 보컬도 감흥을 더했다.  

     

    '당신의 그늘이 얼마나 아늑한지 몰랐죠, 어릴 적엔 미워 그림자 취급을 했었죠, 술에 취한 당신의 발자국, 귓가에 들릴 때면 자는 척하며 방문을 잠갔죠'


     

    4. M&A (마일드 비츠 & 어드스피치) – Mama & Papa

     

    랩퍼 어드스피치(Addsp2ch)와 프로듀서 마일드 비츠(Mild Beats)의 프로젝트 앨범 [M&A]에 수록됐다. 이 곡 역시 부모에게 바치는 곡이긴 하지만, 여느 곡들과는 무드가 사뭇 다르다. 어드스피치는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의 관점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향한 투정과 그들의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며 느끼는 애잔함, 그리고 감사를 동시에 담아냈다. 이렇듯 복잡한 심경이 담긴 가사와 소울풀하고 멜로디컬한 마일드 비츠의 비트가 만나 깊은 여운을 남긴다.

     

    '25년 전 엄마는 어땠어? 많이 힘들었어? 그 작은 어깨로 두 살 아들을 업고, 엄마가 가졌던 꿈을 뒤엎고, 혹시 자신의 정체성 혼란스러웠어? 난 미안함과 고마움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를 몰라'


     

    5. 마이노스 앤 아티슨비츠 Feat. 소울맨 - 마돈나 (2009)

     

    랩퍼 마이노스(Minos)와 프로듀서 아티슨 비츠(Artisan Beats aka 사탄)의 합작 앨범 [The Lost Files]에 수록됐다. 아티슨 비츠는 미려한 건반을 통해 서정적인 비트를 주조했고, 마이노스는 어머니의 걱정을 뒤로하고 랩퍼가 되려했던 일화를 전하는 전반부에 이어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고 나서 당시와 현재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느끼는 사랑과 가슴 먹먹함을 가득 담아냈다.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일관한 소울맨(Soulman)의 보컬도 여운을 남긴다.

     

    '좌불안석 걱정하시는 어머니, 먼저 가버린 아버지 닮지 마라시면서 가끔 보내시는 문자, 코끝 아픈 마지막은 항상 화이팅 우리 아들아 잘되자, 가슴 먹먹해져'


     

    6. 재지팩트 Feat. 버벌진트 - Mom's Call (2010)

     

    빈지노와 프로듀서 시미 트와이스(Shimmy Twice)로 이루어진 듀오 재지팩트(Jazzyfact)의 첫 번째 정규 앨범 [Lifes Like]에 수록됐다. 팀이 지향했던 재지한 힙합 비트 위에서 두 랩퍼, 빈지노와 버벌진트는 여전히 어린 자식 걱정하듯 하는 어머니와 통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사랑과 애잔함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나이와 성별을 떠나 많은 이가 공감할만한 상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그러한 감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곡을 듣고나면, 평소엔 그렇게 귀찮았던 어머니의 전화가 몹시 그리워진다.

     

    '내가 몇 살이게 엄마 뒷바라지 같은 거 없이도,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고 다 커서 잘 해먹고 다니네, 그러니까 그만 끊어 전화비 나와 이제 그만 끊어 


     

    7. 피노다인 Feat. 소울맨 - Nightingale Film (2010)

     

    허클베리피와 소울피쉬(Soulfish)로 이루어진 듀오 피노다인(Pinodyne)의 첫 번째 정규 앨범 [Pinovation]에 수록됐다. 이 곡은 허클베리피가 어머니의 일기를 읽어내려가는 시점, , 철저하게 어머니의 시점에서 쓴 가사가 일품으로, 아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성인이 되고 랩퍼가 된 아들의 공연장을 찾는 순간까지의 기록이 감동적으로 담겨있다. 더불어 벌스마다 삽입된 실제 어머니의 내레이션이 극적인 감흥을 더욱 진하게 전달한다. 여기 소개한 곡들 중에서도 가장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곡이 아닐까 싶다.

     

    '땀으로 젖은 네가 몇 번째인지 모를 노래를 부르면서 뛰고 있어, 엄마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어, 실수 없이 끝낸 너를 향해서 모두가 소리 지르고, 엄만 애써 울음을 참으며 밖으로 나왔어'


     

    8. 레디 - Dear Mom (2013)

     

    레디(Reddy)의 정규 데뷔작 [Commitment]에 수록됐다. 기타 리프와 후렴구에 등장하는 해먼드 오르간 사운드가 아스라한 무드를 조성하는 가운데, 레디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던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과 사랑을 특유의 담담한 플로우로 담아냈다. 랩뿐만 아니라 후렴에서 레디의 보컬 실력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재미다.  

     

    '그녀의 삶의 계단은 나 때문에 멈췄지, 하나님에게 드릴 쪽지에 내 이름만 적었지, 오래된 꿈이라며 괜찮다고 접었지, 날 위해 뛰어오느라 그 꿈이 다 젖었지'


     

    9. 스윙스 - For Mother (Feat. 크루셜 스타) (2013)

     

    스윙스(Swings)의 더블 싱글 [Bulldozer]에 수록됐다. 형과 달리 혼란스러운 유년기를 지낸 자신을 홀로 키우다시피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죄송함을 탄탄한 랩핑으로 담아냈다. 그런 와중에도 미국 랩퍼들의 보편적인 화법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다시 말해 특유의 남성성을 잃지 않고자 한 흔적이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를 제공한다.

     

    '누구한테 맞아야만 경찰서에 갔던 형, 난 항상 반대였어, 경찰한테 잡혀서, 엄마가 오실 때면 눈물이 나, 근데 어머니는 나를 보며 웃으신다'


     

    10. 딥플로우 - Bucket List (Feat. 우혜미) (2015)

     

    딥플로우(Deepflow)의 세 번째 정규 앨범 [양화]에 수록됐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의미하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준비된 이별을 노래한 곡이다. 딥플로우는 생의 마지막을 앞둔 아버지를 바라보며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차분하지만, 묵직하게 내려앉는 랩핑을 통해 담아냈다. 아버지의 현재 모습을 묘사하는 부분은 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지점. 불가항력적인 시간의 흐름 앞에서 점점 세상과 멀어지는 아버지를 향해 띄우는 편지에서 그의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제는 당신을 헤아릴 것만 같은데 근데 이제는 왜 그리 힘이 없는 거죠? 수저를 쥔 손을 왜 그렇게 떠는 거죠? 어눌해진 말투, 초점 잃은 눈으로 내가 아기일 때보다도 천천히 걷는 거죠?'

     

     

    선외 가작(Honorable Mention)

     

    비프리 – Song For Mama

    앤덥 아빠

    팔로알토 – Family

    에픽하이 당신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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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e Lee (2017-09-21 09:40:31, 137.99.179.***)
      2. 젓딧 motherfucker도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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