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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살짝 엿보는 R&B 요정의 계보
    rhythmer | 2012-07-12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모든 여성 R&B 보컬이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처럼 파워풀한 건 아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나 아델(Adele) 같이 풍성한 보이스로 황금기 소울 시대의 감성을 재현해주는 백인 보컬들이 있는가 하면, 요정 같은 보이스로 트렌디 R&B계를 주도해온 보컬들도 있다. 난 이들 후자를 ‘알앤비 요정’들이라 부르고 싶다. 요즘 비교적 침체기인 듯한 바로 이 알앤비 요정 언니들의 간단한 계보를 준비해봤다. 

    1947년에 태어나 1979년에 작고한 과연 요정계의 조상님이라 할만한 분이다. 하이 피치 옥타브를 구사한 여성 보컬의 원조격이기도 하며, 전무후무한 히트곡 "Loving You"를 남긴 주인공이다.  "Loving You"의 유리 구슬 같이 영롱한 목소리를 듣고 상큼한 소녀 비주얼을 상상했던 이가 많았는지, 75년도 라이브 영상(http://www.youtube.com/watch?v=auYCXBzep9o)이 한때 웹상에서 (반전이라는 뜻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Loving You"는 1975년 발매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이 곡이 수록된 앨범 [Perfect Angel]은 골드 히트를 기록했었다.



    90년대 혼성 듀오 그루브 씨어리(Groove Theory)로 데뷔한 아멜 라히유. 트렌디한 스타일보다는 네오 소울 색이 짙은 마이너 계열의 솔로 앨범들을 발표했었다. 매력적인 외모와 잘 어울리는 감각적이지만 자유로운 느낌이 돋보이는 보컬로, 아름다운 소울 앨범들을 남겼다. 올해 새 정규 앨범이 나올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해보자.



    76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감각적인 보컬을 구사하는 티드라 모세스. 딱 듣기에 좋은 음색과 어반 R&B와 트렌디 R&B를 아우르는 소화력이 돋보이는 보컬이다. 릭 로스(Rick Ross)의 MMG(Mayback Music Group) 레이블과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퀄리티 있는 새 정규작을 기대하게 한다. 역시 올해 안에 발매될 예정.



    2002년에 데뷔한 트윗(Tweet)은 이름처럼 새의 지저귐을 연상케 하는 예쁜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이다. 예쁜 외모와 어우러져 데뷔 앨범으로는 꽤 괜찮은 성적을 냈고, 미씨 엘리엇(Missy Elliott)이 피처링한 "Oops"는 단일 싱글로도 히트했지만, 그 후로 이렇다 할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트윗 또한 올해 새 정규 음반을 낸다고 한다. 오랜만에 나오는 정규작이니 기대해볼 만하겠다.



    90년대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던 여성 보컬리스트의 트렌디한 R&B 앨범들은 96년 알리야의 정규 2집 [One In A Million]으로 인해 흔한 상업 음반으로 지위가 하락하였다. 조금 과장된 표현처럼 들릴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여성 보컬들이 주도하는 트렌디한 R&B 씬은 [One In A Million]을 전후로 나누어 얘기할만하다. 그리고 이 리스트만 해도 미모를 갖춘 뮤지션이 많지만, 알리야의 비주얼은 그 중에서도 명불허전. 스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알리야의 데뷔앨범은 총 프로듀싱을 맡은 알켈리의 색이 더 부각되고 빛을 발한 앨범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알켈리와 스캔들로 인해 미성년자였던 알리야는 불미스러운 이슈에 휘말리기도 했다. 알켈리와 이혼하고 팀발랜드(Timbaland)와 함께 작업한 이후의 모든 작업물들은 알리야를 독보적인 위치의 여성 R&B 스타로 올려놓기에 충분했고, 이른 죽음과 겹쳐 여성 트렌디 R&B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게 해주었다.



    배우 같은 외모와 특유의 스타성으로 데뷔할 때부터 이미 슈퍼스타덤에 올랐던 마야는 그 목소리의 개성만으로도 독보적이라 할만 하다. 때문에 피처링 단골 게스트로 많은 뮤지션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기도 했다.



    아샨티의 데뷔 싱글 "Foolish"는 알리야 시대 이후 새 스타 요정의 탄생을 알리는 진짜 히트작이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도 10주 동안 1위 자리에 머물렀던 이 싱글로 아샨티는 전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으며, 데뷔 앨범은 미국에서만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힙합 스타 넬리(Nelly)와 연인 사이였던 걸로도 유명하며, 비록, 2집 이후론 하락세를 띄고 있긴 하나 여전히 요정계의 대표 스타임은 분명하다.



    더-드림(The-Dream)의 전부인이기도 한 니베아(더-드림의 [Love Hate] 수록곡 "Nikki"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데뷔 앨범 발매 당시 알켈리와 듀엣곡 "Laundromat"이 세계 여러 국가에서 사랑 받았었지만, 이것이 앨범의 인기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더-드림이 프로듀서로 진두지휘하고 1집과 마찬가지로 알켈리, B.콕스(Brian Michael Cox) 등이 참여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역시 준수한 차트 성적은 거뒀지만, 큰 히트는 하지 못했다. 후에 니베아는 더-드림과도 결별하고 이렇다 할 뚜렷한 작품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여서 팬들은 소식을 궁금해하고 있다.



    배드 보이즈(Bad Boys)의 공주님 캐시. 캐시의 데뷔작 "Me & U"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늘씬한 모델 같은 프로포션에 나른한 보이스로 노래하며, 전신 거울을 보고 춤을 추는 모습은 씬의 신데렐라로 등장하기에 적격이었다. 데뷔 시절 데프 잼의 리안나(Rihanna)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어 이슈를 끌었으나, 목소리와 스타일, 프로모션에 있어 개성이 돋보인 리안나가 어느덧 월드스타가 되어버린 것에 반해 캐시는 다소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라이브 실력에 대한 논란이 일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그러나 나긋나긋하고 달콤하면서도 시크한 보이스 컬러와 '반삭' 헤어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며, 독특한 포지션을 점하고 있어, 여전히 발매작을 기대하게 하는 가수다. 



    캐샤는 더-드림의 라디오 킬라(Radio Killa)와 데프 잼 소속으로, 피처링 활동과 더-드림의 무료 앨범 [1977]에 참여하여 R&B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신예 보컬이다. "Silly"는 캐샤의 달콤하고 테크니컬한 보컬의 매력이 잘 드러난 솔로 곡으로, 더-드림이 캐샤를 알리기 위해 삽입한 트랙이었다. 더-드림의 후원을 톡톡히 받고 있는 걸로 봐서 조만간 근사한 데뷔작을 들고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니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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