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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JAZ의 DIMENSIONS & EXTENSIONS: Mighty Zulu Nation!
    rhythmer | 2010-02-04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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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유니버설 줄루 네이션 35주년 기념식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채 3일째를 마무리하게 되어 속상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챠닉(Chanyc)군과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게 되어 어쩌면 필자에겐 가장 아끼는 동생과 더 가까워질 수있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신께서 이런 시나리오를 미리 계획해두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한국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전해줄 특별한 스토리는 없었지만, 챠닉군과 보낸 좋은 시간들이 필자에게 좋은 영감이 되어주고 기쁨을 안겨주었기에 이 시간들은 필자에게 결코 후회할만한 낭비의 시간들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의외로 가벼웠다. 이심전심이었던 챠닉군도 필자와 같은 페이지에 있었는지, 필자와 눈길이 마주쳤을 때 “그래도 정말 재미있었어요.”라는 말과 함께 한바탕 박장대소가 터졌다. 체력은 고갈된 상태였지만, 영혼은 여전히 자유롭게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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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행운이었다. 이미 마음을 비운 상태여서인지, 오히려 더 큰 행운이 찾아오게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모니카 누나에게 연락을 취해 확약을 하게 되었고, 확약함과 동시에 심장이 주체할수없을정도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보다 더 큰 경사가 있을까! 힙합을 만든 세계적인 단체 유니버셜 줄루 네이션의 ‘True School Radio Show’의 게스트 출연이라니! 그것도 게스트로 초청을 해주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당시 필자는 Mighty Zulu Kingz의 멤버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어쩌면 필자가 수년간 미치도록 노력했던 결과에 대한 대가(Paying Dues)가 예상치도 못하게 의외로 찾아오는구나 하며, 이젠 이런 순간이 또다시 불시에 찾아올 수 있으니, 평소에도 항시 준비되어있는 자세로 삶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찬희의 마지막 날이자 필자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줄루 라디오 쇼가 펼쳐지는 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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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 짐을 챙기고 나와 시내구경을 하다 늦은 오후쯤 모니카 누나를 만나 한인타운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우린 바로 택시에 올라타 할렘으로 향했다. 제시간에 맞추어 라디오 방송국 앞에 도착했다. 장소는 3층. 헌데 1층 현관 앞에 유니버설 줄루 네이션의 우의정이라고 할 수 있는 샤카 줄루(Shaka Zulu)가 내려와 우릴 문 앞에서 맞이해줬다. 마주하자마자 필자의 맘속에서 긴장감이 팽 돌았지만, 깊은 심호흡으로 템포를 조절하면서 녹음부스로 들어섰다. 문 앞에서부터 이미 고인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안으로 들어서니 줄루 네이션 기념식 때 뉴욕 본부 챕터(chapter)의 리더로 새롭게 선출된 디제이 요다 엑스(DJ Yoda X)가 턴테이블 위에서 판을 돌려주고 계셨다. 그러자 더욱 긴장되었다.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Top Rock(탑락)’으로 조여지는 긴장감을 천천히 풀어주었다.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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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는 시작되었다. 마이크 앞엔 샤카 줄루, 요다 엑스, 필자, 그리고 카메라 서텨 위에 손가락을 올린 두 명의 도프(Dope)한 포토그래퍼 모니카와 챠닉 등 5명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고, 특별한 형식 없이 유기적으로 방송이 진행됐다.

    JAZ x Zulu Nation True School Radio 



     


    쇼는 대략 70분간 진행되었고, 필자의 소개 및 ‘줄루 킹즈’, 그리고 ‘서울 시티 락커스(Seoul City Rockers)’까지 한국에서 필자가 만들어가는 움직임에 대해 차근차근히 설명하고, 두 차례 필자의 랩도 선보이며 행동으로도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필자의 움직임을 격려하며 조언을 해주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MZNC(Mighty Zulu Nation Corea)를 필자에게 맡겨주세요.” 라디오가 진행되는 가운데 필자는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약간의 뜸들임 이후, “Yes”라는 대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것에 관한 검토 및 내부 회의가 필요하다는 얘기와 함께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움직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 적어도 “No”는 아니었다. 그들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뿌리에 대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공부해야 할 자료들을 소중히 관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건네 받게 되었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되었기에, 더욱 책임의식을 가지고 진중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를 나오기 전 우린 단사를 거행하는 것을 잊지 않고, 여러 장 함께했다. 또한, 문을 나서기 전에 인생에 있어 너무도 자랑스러운 순간을 선물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방송국을 나와 필자와 동료들은 승리의 여유를 잠시 즐기기 위해 담배에 불을 붙였고 필자는 그에 더해 넘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방방 뛰었다. 그렇게 순간을 만끽하며, 챠닉군과 새벽을 보내고 이른 새벽에 찬희군은 군 복귀를 위해 공항으로 떠났다.
     
     

    JAZ x NewYork Clubs 
     


     


    남은 2주 동안 필자는 큐팁(Q-Tip) 파티, 비보이 다큐멘터리 영화 [Planet B-Boy] 런칭 파티, 힙합계의 거물 러셀 시몬스(Russell Simmons)의 데프잼(Def Jams) 건물 방문, 소울스케이프와 쿨 캄 피트(Cool Calm Pete)와 짧은 만남, EODUB(End Of The Weak) 공연, EODUB 하우스 파티, 아시안 클럽 공연 등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렇게 2주가 흐르고 12월 8일 이른 아침 로드 요다(Lord Yoda)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줄루 자문회(Supreme Council)에서 한국 챕터를 만들기로 결정을 내렸고 그 리더로 필자를 선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던 와중에 안 그래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초조해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결정이 내려질 줄은 몰랐다. 그들은 필자의 진실된 마음을 잘 이해했고 필자의 당찬 각오와 열정 가득한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를 전해왔다. 아무래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쇼에서 과감히 프러포즈를 건넨 게 강하게 피력되었던 모양이다. 조금 성급하게 접근한 게 아닌가 싶어 내심 걱정했었는데, 반대로 그때 당당하게 물어보는 게 올바른 판단이었음을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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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필자의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찾아올 기회가 아니었음을 알았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순간의 직감을 믿고 그것에 충실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필자의 어깨가 더욱 튼튼해졌음을,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대환영하며 흩어진 황금 묘목들을 더욱더 비옥한 땅에 옮겨 심어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넓어졌음을, 체급, 관심사, 가치관과 관계없이, 소통하고 조화롭게 공생하는 법을 조금씩 깨닫고 있음을 실감하니, 필자가 지니게 된 책임의식이 ‘부담’ 이 아닌 미래의 대안에 대한 ‘열쇠’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무래도 그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기쁨이 아닐까?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때 느껴지는 기쁨처럼 훈훈한 느낌도 없는 것 같다. 적어도 필자의 인생에서 필자에게 베푸는 자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알려준 친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감사할뿐더러 몸소 실천하며 배워가는 우리 자신 또한 대견하기만 하다. 진실은 이러하다. ‘Real Recognize Real(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 그리고 ‘Game Recognize Game(게임은 게임을 알아본다)’ 한반도도 이젠 자신이 원하는 색감과 음색, 선택과 안목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왜 남들보다 ‘그것’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그것에 대한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충분히 설득력 있고 확고한 이유들을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뜻하기도 한다. 감출 수 없는 기쁨에 필자는 매일 밤 마음속으로 손뼉을 치며 잠든다. 설사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실질적으로 옹호하고 지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단순히 그 존재에 대해 알아가고, 그 존재에 대해 인정만 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뿐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곧, 가해자도 피해자도 현저히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Know that we are all different. Therefore, let us recognize each others’ differences and show respect. Hip-Hop, we here.”

    JAZ




    기사작성 / RHYTHMER.NET JAZ(MC/Contributor/jazgeem.wordpress.com), 편집 / 리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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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lldeal (2010-02-07 20:36:07, 125.183.234.**) 삭제하기
      2. 오랜만에 보는 jaz 님 영상이네요 ㅋ
        라디오 나오는 영상하고 공연 하신거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네요 ㅠ;
        공연뒤에 영상은 흥이 넘쳐서 좋네요 ㅋㅋ
        정말 대단 하신거 같아요
        마지막 남기신 글을 부족한 지식이라 구글 번역기 돌려서 봤어요
        ㅋㅋ 화이팅!
      1. ET aka S.R.E. (2010-02-07 18:55:10, 218.155.99.**) 삭제하기
      2. respect for J A Z
      1. lucas (2010-02-05 23:44:49, 61.102.73.***) 삭제하기
      2. I see Iron Solomon there !!
      1. Datskat (2010-02-05 10:16:58, 218.235.52.***) 삭제하기
      2.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버퍼링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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