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How To Get It - 2Pac 편
- rhythmer | 2013-01-28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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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음반 구매 가이드를 목적으로 만든 시리즈 'How to Get It' - 2탄의 주인공은 투팍(2Pac)이다. 힙합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에게 거리낌 없이 권할 만한 인물이며, 인지도가 넓은 만큼 음반의 구매 또한 가장 용이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투팍을 국외 음반 구매 가이드 1호 뮤지션으로 선정했다. [Thug Life Vol. 1]과 같은 프로젝트 앨범과 [Nu-Mixx Klazzics]와 같은 리믹스 앨범, 그리고 사후 앨범 중 정규 앨범으로 간주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르는 [The Lost Tapes]나 [The Rose That Grew From Concrete]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앨범을 제외하고도 무려 열두 장의 앨범이 힙합 애호가들의 구매 리스트에 올라와 있으니,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 글이 투팍의 앨범에 좋은 추억이 있는 청자에게는 아름다운 과거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아직 투팍의 모든 음반을 섭렵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구매와 청취에 도움이 되는 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Album 1
[2Pacalypse Now] (1991)
그가 고인이 된 후 흔히들 말하는 투팍의 랩 스타일이 아닌, 100% 정립되지 않은 듯한 느낌의 랩이 담긴 데뷔작이다. 라이밍이나 딜리버리가 어설프거나 엉성한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설익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쨌든 발매 당시의 사회적 이슈를 거침없이 묘사한 정치성 강한 앨범이라는 뚜렷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한 이미지로 박혀 있는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미혼모의 이야기를 다룬 "Brenda's Got a Baby",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그 유명한 "Part Time Lover"를 샘플링한 "Part Time Mutha" 등은 상당한 유명세를 탔다. 골드(50만장 판매) 레코드이며, 절판 이후, 2011년 재발매(re-issue)되었으므로 구매에 어려움은 없다.*주요 트랙: "Trapped", "Brenda's Got a Baby", "Part Time Mutha"Album 2
[Strictly 4 My N.I.G.G.A.Z.] (1993)
여러 모로 흥미로운 앨범이다. 농구를 소재로 한 영화 [Above The Rim](국내명: 할렘 덩크)의 OST에 수록된 "Holler If Ya Hear Me"로 포문을 열고, 전작에서 강한 인상을 준 투팍 특유의 냉철함이 고스란히 이어지며, "Keep Ya Head Up"과 같은 희망의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곡과 함께 투팍의 초기 시절 음악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트랙 "I Get Around"가 수록됐다는 것만으로도 앨범은 구입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는 전 작에서 활약하던 프로덕션 - 라이브 스쿼드(Live Squad),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Underground Railroad) 등 - 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동 프류듀서(Co-producer)로도 활약했다. 플래티넘(100만장 판매)을 따내며 흥행 면에서도 호조를 보였으며, 1집과 마찬가지로 2011년 리-이슈 발매되었다.*주요 트랙: "Holler If Ya Hear Me", "Souljah's Revenge", "Keep Ya Head Up", "I Get Around"Album 3
[Me Against The World] (1995)
참으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All Eyez On Me]와 함께 단명한 그를 전설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보다 거친 목소리로 남성미를 배가시킨 첫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뉴욕에서 총격 사건과 성폭행 스캔들이 앨범 발매 이전에 배경으로 깔려 있던 것도 흥미롭지만, 옥중에서 발표한 빌보드 1위 앨범이라는 이색적인 기록도 무척 재미있다. 자기성찰과 세상에 대한 분노라는 상반되는 주제가가 공존하여, 동일 인물이 쓴 가사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소름 돋게 만드는 앨범이기도 하다. 마이크 모슬리(Mike Mosley), 이지 모 비(Easy Mo Bee), 그리고 이후의 앨범에서 자주 발견되는 고(故) 쟈니 제이(Johnny J) 등이 참여하여 기존 앨범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투팍의 타 앨범에 비해 랩 게스트가 굉장히 드문 편이지만, 웨스트코스트의 노장 리치 리치(Richie Rich)가 완벽한 랩을 들려주는 "Heavy in the Game"은 예술 그 자체다. 역시 재발매된 만큼, 구매에는 어려움이 없다.*주요 트랙: "Me Against The World", "Heavy in the Game", "Dear Mama"Album 4
[All Eyez on Me] (1996)
투팍의 정규 앨범 중 가장 유명하고 완성도 또한 유명세에 뒤지지 않는다. 데쓰 로우(Death Row) 레이블의 전성기 그 중심에 있던 앨범이며, 동-서부의 프로듀서와 랩퍼들이 대거 참여한(그렇지만 주인공이 투팍이라는 점은 늘 확실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아마도 소문난 잔치에 먹거리가 없다는 속담의 예외를 찾을 때면 이 앨범이 적당한 사례가 될 것이다. 손가락으로 'W'를 형상화한 커버에서부터 투팍이 웨스트코스트 솔저로 변모했음을 말해주며, 닥터 드레(Dr. Dre)를 비롯하여 대즈 딜린저(Daz Dillinger)와 쟈니 제이(Johnny J) 등 서부 진영 프로듀서들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 of Amerikaz Most Wanted", "I Ain't Mad at Cha", "California Love" 등 투팍을 거론할 때 막연하게 생각나는 곡의 대다수가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All Eyez On Me]가 투팍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는 짐작이 가능할 듯하다. 2002년에 가사 해석집을 동봉한 라이센스 앨범이 발매되어 몇몇 음반점에서는 재고를 찾을 수 있는데, 가사 해석이 제법 쏠쏠한 재미를 주기에 라이센스 앨범의 구매를 권한다.*주요 트랙: "All Bout U", "Got My Mind Made Up", "2 Of Americaz Most Wanted", "Life Goes On", "California Love (Remix)", "I Ain't Mad At Cha", "Can't C Me", "All Eyez On Me", "Heaven Ain't Hard 2 Find"Album 5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 (1996)
[All Eyez On Me]와 같은 해에 발매된 작품으로, 현대 정치학의 초석으로 평가받는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Machiavelli)의 이름을 딴 유일한 앨범이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투팍이었던 지라 이 사후 앨범은 발매 후 가뿐하게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등극했으며, 현재까지 4백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곡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며, "Hail Mary", "Toss It Up", "To Live and Die in L.A."로 이어지는 초반의 세 곡이 보유한 흡입력은 굉장하다. 그의 죽음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완성됐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만약 그가 죽지 않았다면 조금 더 좋게 포장되어 발매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탄탄한 완성도와 극한의 분노를 표출하는 랩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All Eyez On Me]와 함께 가사 해석집이 동봉된 라이센스 앨범의 구매를 추천한다.*주요 트랙: "Hail Mary", "Toss It Up", "To Live and Die in L.A.", "Against All Odds", “Krazy”Album 6
[R U Still Down? (Remember Me)] (1997)
생전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녹음을 했던 것인지 모를 만큼 많은 흔적을 남기고 떠난 투팍의 열정과 천재성에 박수를 치며, 본격적인 그의 사후 앨범의 세계에 발을 디뎌보자. 참고로 이때부터 투팍의 모든 앨범은 그의 모친이 지인과 의기투합하여 설립한 아마루 레코드(Amaru Records)를 통해 발매된다. 첫 앨범은 투팍이 죽은 다음 해부터 두 장의 CD를 채워 등장했는데, 솔직히 주인공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만큼 사후 앨범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후에 등장하는 모든 사후 앨범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나마 들을 거리가 가장 풍성한 앨범이 본작이라는 의견에 대부분 동조할 것이다. 투팍의 기존 앨범에 참여했던 동서부의 많은 프로듀서 - 마이크 모슬리, 라이브 스쿼드, 쟈니 제이 - 가 그의 첫 사후 앨범에 힘을 실어줬으며, 처음으로 등장하는 위 갓 키즈 프로덕션(We Got Kidz Productions)의 이름이 몇몇 곡에서 보이는데, 이들은 투팍의 몇몇 미발표 곡의 반주를 뒤틀어 재각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Hellrazor", "I Wonder If Heaven Got a Ghetto", "Lie to Kick It", “Nothing To Lose”, "Do for Love" 등등, 괜찮은 멜로디 라인과 타이트한 비트를 갖춘 곡이 상당수 존재하기에 투팍의 사후 앨범을 찾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만하다.*주요 트랙: "Hellrazor", "I Wonder If Heaven Got a Ghetto", "Do For Love", “Nothing To Lose”Album 7
[Greatest Hits] (1998)
투팍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곡을 다수 보유한 슈퍼스타인 만큼, 지금껏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됐지만, 공식적인 첫 베스트 앨범은 [Greatest Hits]이다. 1집부터 마카벨리 시절까지 싱글 발매된 대부분의 곡을 포함하고 있으며,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디스곡으로 꼽히는 "Hit 'Em Up"을 비롯한 주옥같은 미발표 곡도 수록했다. 싱글로만 발표됐던 "California Love"의 오리지널 버전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All Eyez On Me]에 실렸던 리믹스 대신 오리지널 버전을 택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이 앨범을 통해 투팍의 음악세계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던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변의 사례를 종합해봤을 때, 투팍 음악 입문용 앨범, 더 나아가서는 국외 힙합 초심자를 위한 앨범으로도 적합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테디셀러로 입지를 굳히며 투팍의 모든 앨범 중 유일하게 다이아몬드(천만 장 이상 판매)를 획득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구매 1순위로 추천하는 바이다.*주요 트랙: 베스트 앨범이므로 주요 트랙을 따로 선정하지 않았다.)Album 8
[Still I Rise] (1999)
투팍이 만든 그룹이었던 아웃로우즈(Outlawz)의 멤버들이 투팍과 녹음했던 곡을 모은 이색적인 앨범이다. 투팍이 죽은 후 두 달 뒤에 숨을 거둔 야키 카다피(Yaki Kadafi)의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투팍의 비중이 가장 큰 편이다. 구성적인 특징을 감안했을 때 콜라보레이션 앨범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투팍의 디스코그래피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론이다. 대즈 딜린저, 쟈니 제이, QDIII, 토니 피자로(Tony Pizarro) 등 전 작에 참여했던 프로듀서 위주로 구성되어 투팍과 아웃로즈의 랩을 잘 엮어보려 하지만, 콜라보레이션 형태인 이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Keep Ya Head Up II'라는 부제가 붙은 "Baby Don't Cry"가 유일하게 싱글 컷 되었으며, 투팍의 유려한 랩 스킬을 맛볼 수 있는 "Homeboyz"와 같은 곡은 의외의 수확이다.*주요 트랙: "Baby Don't Cry", "As The World Turns", "Homeboyz"Album 9
[Until The End Of Time] (2001)
새 천 년이 밝은 후에도 투팍의 사후 앨범 제작은 계속되었다. 2001년과 2002년 두 해에 걸쳐 2CD의 앨범이 연속적으로 발매됐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미발표 곡과 리믹스가 혼재되어 무려 서른 곡이 탄생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앨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CD에 오리지널과 리믹스로 나뉘어 수록되는 동일한 곡이 다수 존재하고, 아웃로우즈를 위시한 측근들의 피처링이 도배 수준에 가까움을 알아차릴 수 있다. 첫 곡 "Ballad of a Dead Soulja"는 리믹스의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귀에 감기지 않는 리믹스가 대부분이다. 쟈니 제이의 원곡을 트랙마스터스(Trackmasters)가 리믹스한 사례가 꽤 있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케이씨 앤 조조(K-Ci & JoJo)의 목소리도 큰 힘을 실어주지 못하며, 그저 그런 사후 앨범으로 분류되곤 한다.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3백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2000년대에도 투팍의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주요 트랙: "Ballad of a Dead Soulja", "Until The End of Time", "When Thugz Cry"Album 10
[Better Dayz] (2002)
구성은 [Until The End Of Time]과 큰 차이가 없고, 질적으로도 나아진 점이 없다. 쟈니 제이의 원곡을 바탕으로 한 10여 곡의 리믹스 트랙을 실었고, 이번에는 동서부의 명 프로듀서인 이지 모 비와 디제이 퀵(DJ Quik)까지 가세했지만, 아쉽게도 원곡의 감흥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이다. 같은 해 나스(Nas)의 [God's Son]에 수록됐던 "Thugz Mansion"은 교묘하게 형태를 바꾸어 이 앨범에도 실렸는데, 두 거성의 랩을 왈가왈부하기 이전에 드럼 루프가 없는 '어쿠스틱 힙합'이 좋은 느낌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비장한 기운이 감도는 "Catchin' Feelins"와 앨범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 추정되는 "Who Do U Believe In?(그나마 이 곡도 이미 데쓰 로우의 컴필레이션 ‘The Chronic 2000’을 통해 소개됐던 곡이다.)"이 배치된 후반부가 그나마 괜찮지만, 리믹스 모음집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늬만 2CD일 뿐, 사실상 1CD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주요 트랙: "Thugz Mansion", "Who Do U Believe In?"Album 11
[Loyal To The Game] (2004)
이 앨범을 듣는 순간부터는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가 존재하긴 하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늘 그래왔듯이, 투팍이 '90년대 초에 녹음했던 곡을 리믹스한 트랙이 절반 이상인데, '에미넴이 프로듀스에 관여한 앨범은 무조건 망한다.'라는 징크스가 무엇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졸작이다. 투팍 목소리의 피치를 마음대로 끌어 올리거나 내리고, 엘튼 존(Elton John)의 목소리를 첨가하는가 하면, 쥐-유닛(G-Unit)이 등장하여 차례대로 랩을 하기도 한다. 에미넴의 단조롭고 허약한 비트는 게스트가 누구이건 관계없이 앨범의 완성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며, 스캇 스토치(Scott Storch)와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의 참여는 참여 자체만이 놀라울 뿐, 분위기를 전환시키지는 못한다. 2012년, 슬로터하우스의 [Welcome To: Our House]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듯이, 에미넴이 앨범 전반에 걸쳐 프로듀스에 관여한 앨범은 일단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가급적 구매하지 말 것을 권한다.*주요 트랙: "Ghetto Gospel", "Thugs Get Lonely Too"Album 12
[Pac's Life] (2006)
[Loyal To The Game]과 함께 투팍 최악의 앨범을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앨범. 투팍 사망 10주년이 되던 2006년, 투팍의 이름에 다시 한 번 먹칠을 하는 졸작이 탄생하고 말았다. 투팍의 모친은 그의 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힙합과 알앤비를 막론하고 다양한 뮤지션들을 불러들여 [Pac's Life]의 참여에 투입시켰으나, 투팍의 팬이라면 누구나 화가 날만한 결과물을 만들고 말았다. 단언컨대, 절대로 구입하지 말자. 투팍의 어머니 아페니 샤커(Afeni Shakur)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투팍이 남긴 랩을 활용하기에 앞서,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조차 느껴지지 않는데, 이런 앨범을 또 만들 계획이 있는지를 말이다. 참고로, "Untouchable"에 쓰인 투팍의 랩은 영화 [The Man With The Iron Fist, 철권을 가진 사나이]의 OST에도 수록되었다.*주요 트랙: "Untouchable", "Pac's Life"
프로덕션 순으로 음반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양지훈)
입문용이나 소장가치를 고려한다면 [Greatest Hits]를 구매 1순위로 택하겠지만, 투팍의 넘치는 남성미를 커버해 주는 비트를 구매의 기준으로 정하면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기준에서 1순위로 꼽고 싶은 앨범은 [Me Against The World]이다. 이지 모 비, 마이크 모슬리, 토니 피자로, 쟈니 제이 등의 프로듀서는 투팍의 랩을 더욱 탄탄하게 받쳐줬고, 최고의 밸런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근소한 차이로 [All Eyez On Me]를 다음 순위로 정하겠다. 닥터 드레, 대즈 딜린저, 쟈니 제이 등이 주축이 된 만큼, 웨스트코스트 팬들이라면 이 앨범을 1위로 택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1~4집의 주요 트랙과 미발표곡이 잘 섞인 [Greatest Hits]도 앞서 언급한 두 앨범과 큰 차이는 없다. 이후부터는 그의 초기 작품과 마카벨리 시절 순으로 듣고, 사후 앨범을 하나씩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몇몇 사후 앨범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사후 앨범들을 놓고 서열을 정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지만, 굳이 정하자면 [Loyal To The Game]만은 반드시 꼴찌로 놓고 싶다. 에미넴과 투팍의 조합은 나의 기억 속에서 최악으로 남아 있다.1. [Me Against The World]2. [All Eyez On Me]3. [Greatest Hits]4. [Strictly 4 My N.I.G.G.A.Z.]5. [2Pacalypse Now]6.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7. [R U Still Down? (Remember Me)]8. [Still I Rise]9. [Until The End Of Time]10. [Better Dayz]11. [Pac's Life]12. [Loyal To The Game]대중성 순으로 음반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예동현)
대중성...이라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듣기 편한 것 우선으로 하고 싶다면 일단 무조건 [Greatest Hits]를 산다. 그럼 답이 나온다. 여기서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 앨범 순으로 구입하면 끝이다. 하지만 들어봤는데 다 좋은 것 같고 아리송하고 사후 앨범은 잘 모르겠다면, 그때 이 글을 다시 봐라. 두 번 봐라. 자, 일단 [All Eyez On Me]가 첫 번째다. 투팍 최초의 넘버원 싱글이 있고, 아무튼 온갖 명곡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이제 [Me Against The World]다. 그 다음은 하드코어 명곡이 엄청 많은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를 구매한다. 자, 이제 투팍 3대 걸작을 다 모았는데, 이다음부터가 문제다. 나는 과감하게 [Still I Rise]를 권한다. 투팍의 작품 가운데 가장 과소평가 받은 걸작이다. 그 다음은 [R U Still Down? (Remember Me)], [Better Dayz] 순서다. 전자는 리믹스가 많지만, 수준 높은 곡이 꽤 많고, 후자는 몇몇 유명한 미발표 명곡의 리믹스하지 않은 원본(이게 100만 배 더 가치 있다)을 들을 수 있다. 생전과 사후의 밸런스가 좀 맞지 않는가? 이제 앞서 구입하지 못한 그의 초기작들을 구입하면 된다. 사실 이 앨범들도 중요한 명곡은 [Greatest Hits]에 있으므로, 천천히 구입해도 되기에 순위가 좀 밀렸다. 다른 기준에서도 꼴찌로 꼽히겠지만, [Pac's Life]와 [Loyal To The Game]은 최후의 최후에 사도록. 기필코 투팍의 디스코그래피를 완성해야겠다면, 이 두 장을 사기 전에 [Thug Life Vol. 1], [Resurrection O.S.T.] 등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먼저 사라. 당신이 로또에 당첨됐어도 마지막 두 앨범은 정말 최후에, 라스트, 마지막 시간에 사라. 아니면, 다른 아티스트의 명작을 사라.1. [Greatest Hits]2. [All Eyez On Me]3. [Me Against The World]4.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5. [Still I Rise]6. [R U Still Down? (Remember Me)]7. [Better Dayz]8. [Strictly 4 My N.I.G.G.A.Z.]9. [Until The End Of Time]10. [2Pacalypse Now]11. [Pac's Life]12. [Loyal To The Game]CD를 전부 모아야 할 생각이라면? (남성훈)
만약 당신이 단번에 투팍의 모든 앨범을 CD로 사들일 여유 자금이 충분하다면 한 번에 12장, 아니 10장을 구매하면 된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Loyal To The Game]과 [Pac's Life]는 사지 말자). 하지만 오랜 기간을 두고 한 장씩 꾸준히 구매하려는 사람의 경우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단 투팍의 대표작이자, 힙합 역사의 가장 중요한 앨범인 [All Eyez On Me]를 소장하자. 2순위로 밀리긴 했지만 같은 이유로 [Me Against The World]를 다음에 사도록 한다. 그리고 비록 사후 앨범이지만, 투팍을 전설로 남게 한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까지 구매하면 일단 그의 대표작은 CD로 다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그의 초기작까지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까지 그 옆에 끼워 넣으면 금상첨화다. 이제 다른 아티스트의 CD 구매로 넘어갈 것인지 결정하여야 한다. 만약 이렇게 된 김에 투팍의 앨범은 한번 힘닿는 데까지 모아보겠다고 결심했다면, 그의 초기 앨범 두 장과, 사후 앨범을 하나씩 CD수납장에 채워 넣자. [R U Still Down? (Remember Me)]을 제외하고는 사후 앨범의 구매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누누이 말하지만, 마지막 두 장은 CD로 사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도 덜 받고 좋다. 차라리 그 돈으로 투팍의 라이브 앨범 [Live At The House Of Blues] (2005)나 시중에 꽤 풀려있는 싱글 CD를 사 모으는 것을 추천한다.1. [All Eyez On Me]2. [Me Against The World]3. [The Don Killuminati: The 7 Day Theory]4. [Greatest Hits]5. [Strictly 4 My N.I.G.G.A.Z.]6. [2Pacalypse Now]7. [R U Still Down? (Remember Me)]8. [Better Dayz]9. [Still I Rise]10. [Until The End Of Time]11. [Loyal To The Game]12. [Pac's Life]
구매 시 참고할 사항
힙합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인물 중 하나인 만큼, 이 글에서 거론된 열두 장의 앨범 중 구입이 까다로운 앨범은 다행히 한 장도 없다. 단, 2CD 형태의 음반이 꽤 많은데, 라이센스가 아닌 수입 음반을 구입할 경우 3만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가격의 부담 때문인지 투팍의 앨범은 중고 거래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편이니, 2CD 앨범 중 꼭 소장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고 음반 사이트를 검색해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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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버섯전성시대 (2013-02-04 18:37:17, 124.194.83.**)
- http://diskheaven.co.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18856&main_cate_no=69&display_group=1
올아즈온미 여기 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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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튜드 (2013-01-30 18:12:53, 58.180.234.*)
- Loyal To The Game도 그렇지만
Pac's Life 자켓사진 진짜 가관이네요.
그냥 당장 구글 뒤져서 대충 나오는 투팍 이미지 붙여넣어서 인쇄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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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sslit (2013-01-29 18:40:17, 211.36.137.***)
- ㅋㅋㅋㅋ 절대 사지 말아야할 앨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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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현 (2013-01-29 01:42:35, 1.247.186.***)
- 어이쿠...2년이 거의 다 된것같네요;;; 이시리즈 거의 잊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2번째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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