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힙합음악 속 우리의 자동차를 찾아서
- rhythmer | 2013-06-05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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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벤틀리(Bently)가 두 대나 있어! 뮤직비디오에 나온 그 차도 내 꺼야.”데뷔앨범 [The Truth]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비니 시걸(Beanie Sigel)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이 말은 랩퍼들에게 자동차가 어느 정도로 큰 의미인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힙합 뮤지션들에게 자동차란 성공의 척도이자, 가장 과시하고 싶은 액세서리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가사에는 모터쇼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멋지고 비싼 차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우리 자동차가 등장하는 힙합 음악은 없을까? 과거 루다크리스(Ludacris)가 인터뷰에서 “나는 현대차를 타고 다니는 라디오 방송국 인턴이었어.”라고 언급하거나 재규어 라이트(Jaguar Wright)가 “현대차를 몰고 다니던 시절로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라는 식으로 언급한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노래에서 언급된 예도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한번 찾아보았다. 미국 본토 힙합 속 대한민국 자동차! 라고는 했지만, 수출의 대표주자인 현대차밖에 찾을 수 없었던 점은 함정이다.
Kanye West - Gold Digger아마 우리나라 자동차가 언급된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노래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Gold Digger”일 것이다. 2005년 빌보드 핫 100차트에서 10주 동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었던 이 노래에 '현대(Hyundai)'가 한차례 언급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다.
‘You will see him on TV Any Given Sunday /Win the Superbowl and drive off in a Hyundai’
(그는 애니 기븐 선데이에 나오지 / 슈퍼볼에서 우승하고는 현대차를 타지)
남자들의 등골을 빼먹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 곡에서 칸예는 슈퍼볼 우승이라는 큰 성공을 하고도 돈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현대차를 언급했다.
Jay-Z - Love For Free
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뮤지션 중에 가장 유명한 뮤지션은 제이-지(Jay-Z)일 것이다. 제이-지의 레이블 락카펠라의 신흥 뮤지션들이 참여했던 동명영화의 사운드트랙 [Street Is Watching]에는 “Love For Free”라는 노래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곡에서 그는 우리나라의 자동차를 아주 위트 있게 언급한다.
“Excel-ing Like Hyundai Sunday to Sunday"
(현대차처럼 능숙하지. 일요일부터 일요일까지)
98년 당시 현대차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런 가사를 쓴 건 말장난을 위한 것임이 틀림없지만, ‘Excel’이라는 제품명을 교묘히 활용한 재치는 우리나라 자동차를 활용한 가사 중에 가장 긍정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Nas - Queens Story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뮤지션 중에 가장 존경받는 뮤지션은 아마도 나스(Nas)가 아닐까 싶다. 나스의 최근작 [Life Is Good]에 수록된 “A Queens Story”를 듣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Niggas is very hungry for that bank robbery/Bury money, trying to get to a Benz from a Hyundai’
(검둥이들은 은행강도에 혈안이 되어있지. 돈을 훔쳐서 현대차대신 벤츠를 사고 싶어해.)
칸예 웨스트만큼이나 적나라한 표현이다. 안타깝지만, 상대가 벤츠니 참고 넘어갈 수밖에..... 그런데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전설적인 뮤지션이 한 명 더 있다. 그 이름은.....
The Notorious B.I.G - One More Chance바로 노토리어스 바이이쥐(Notorious B.I.G)다. 그가 95년에 발표한 “One More Chance”에서 현대차는 이런 식으로 언급된다.
‘Baby Benz, traded in your Hyundai Excel’
(현대 엑셀차랑 맞바꾼 벤츠)
절친 제이-지도 엑셀을 가사에 언급했던 것을 보면, 당시 엑셀이 흑인들 사이에서는 흔한 차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돈을 벌면 당장 바꾸고 싶은 차였을지도….
Lil Wayne - In The Morning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뮤지션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뮤지션은 아마도 릴 웨인(lil Wayne)일 것이다. 그가 발표했던 믹스테잎 [The Drought Is Over]에 수록된 ‘In The Morning'에서 웨인은 현대차를 이렇게 언급한다.
‘I see a bad bitch up in a Hyundai/I said baby you supposed to be up in my place’
(나는 현대차에 있는 그녀를 봤지/그녀에게 ‘내 집에 있어야지’라고 말했어)
사실 이 노래 속에서는 차에 관한 특별한 가치 판단이 들어있지 않다. 웨인이 현대를 알고 있다는 것 정도? 어쨌든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금방 지나가니 3분 1초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시길….
A$AP Rocky - Ghetto Symphony가장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노래는 애이샙 록키(Asasp Rocky)의 “Ghetto Symphony”다. 건플레이(Gun Play)와 애이샙 퍼그(Asap Ferg)가 함께 부른 이 곡의 첫 벌스에서 록키는 현대 자동차를 언급한다.
‘Come be fiancee, she fuck in a Hyundai’
(내 피앙세가 되어 현대차에서 나랑 같이 자자)
이 곡도 웨인의 곡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우리나라 자동차에 관한 가치판단은 없다. 앞선 시대의 뮤지션들, 그러니까 나스, 노토리어스 비아이쥐, 칸예 웨스트, 루다크리스, 재규어 라이트 등이 현대차를 못나가던 시절의 상징으로 쓰던 것과 비교해볼 때 이렇게 아무런 비하 없이 그냥 브랜드를 언급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나아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를 언급한 힙합음악은 찾기도 어려웠을뿐더러 현대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의 차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비록, 좋은 뜻으로 쓰인 예는 없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힙합 음악 속에서 우리 차의 이름을 듣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이었다. 희망적인 건 젊은 뮤지션들이 언급한 케이스들에서는 과거처럼 비하하는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져 ‘Benz is Old / Hyundai is my new Gold' 같은 가사가 들리는 날을 기대하며 마무리한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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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후 (2013-06-08 22:23:24, 175.210.7.**)
- 니키미나즈도 인터뷰에서 현대차 씹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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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OSCOPE (2013-06-08 18:24:07, 218.101.238.**)
- 현대차 겁나 나오네
타고싶지 않은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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