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음악을 지향하는 가수 출신 연예 병사의 안마 시술소 출입사건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본인의 주장대로 치료를 목적으로 한 방문이었건 아니면, 안마가 아닌 다른 서비스를 위한 방문이었건 간에 그의 커리어가 이번 스캔들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기사들을 보면서 문득, 성과 관련한 미국의 힙합, 알앤비 스타들의 사례가 몇 개 떠올랐다. 그래서 몇몇 사례를 살펴볼까 한다. ‘섹스’에 발목 잡힌 스타들. 단순히 섹스 스캔들 때문에 곤란했던 이들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상황에까지 처했던 경우다.  

 

Mystikal

 

섹스로 커리어를 망친 스타 1호는 누가 뭐래도 미스티컬(Mystikal)이다. 노 리밋(No Limit)을 통해 데뷔한 그는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버금가는 스피드와 예측 불가능한 플로우, 거친 목소리로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미스티컬의 대표곡은 당시 신예였던 넵튠스(Neptunes)와 손잡고 2000년에 발표한 “Shake That Ass"다. 그런데 이 곡으로 미국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던 그가 순식간에 힙합 씬에서 사라지게 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헤어스타일리스트 성폭행 사건’이다. 미스티컬은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오랄 섹스를 하지 않으면, 8만 달러(한화 약 9천만원)를 훔쳤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 및 강요했고, 결국, 2003년 미스티컬과 공범인 그의 보디가드 두 명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었다. 체포 당시 미스티컬은 합의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사건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되면서 유죄를 인정하고 만다. 결국, 그는 2010년까지 화려한 무대가 아닌 좁은 감방에서 6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는 감옥 출소 후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며 후회하고 재기를 다짐했지만, 아직까지 예전과 같은 활약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만약 그때 그런 사건만 벌이지 않았다면, 미스티컬은 지금의 루다크리스(Ludacris) 못지않은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지 않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Eric Benet

 

국내에도 아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에릭 베네(Eric Benet)는 국내 팬들이 좋아하는 단정하고 착실해 보이는 지금 모습과 달리 초창기에는 아주 관능적이고 섹시한 보컬리스트였다. 마성의 목소리와 무대매너로 여심을 사로잡던 그는 2001년 한 여자의 남편이 된다. 그 상대는 무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 할리 베리(Halle Berry)였다. 그러나 거의 모든 할리우드 스타들의 결혼이 그렇듯 둘의 결혼은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끝나고 만다. 그리고 에릭 베네는 단숨에 추락하고 만다. 이혼에 관대한 미국 연예계에서 왜 유독 에릭 베네의 커리어만 망가졌을까? 그건 에릭 베네가 섹스 중독이라는 루머 때문이었다. 결혼 초기부터 이와 관련해 안 좋은 루머가 끊이지 않았는데, 둘이 이혼한 이유가 에릭 베네가 가정부와 섹스를 하다가 할리 베리에게 들켜서라는 루머까지 돌면서 그의 이미지를 한층 더 나쁘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반성의 의미를 담은 앨범 [Hurricane]을 발표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하는 바람에 제대로 활동도 하지 못하고 앨범을 접고 만다. 훗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섹스중독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착실히 음악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지만, 그때 잃어버린 관능적인 섹시 보컬의 매력은 영영 되찾지 못하고 있다.

 

Rick Ross

 

가장 최근에 섹스로 발목 잡힌 스타는 릭 로스(Rick Ross)다. 음악성과 상업성 두 마리를 모두 잡은 이 성공한 랩퍼가 식은땀을 흘린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데이트 성폭행’ 가사 논란이다. 그는 락코(Rocko)의 싱글 "U.O.E.N.O“에 참여해서 이런 가사를 썼다.

 

"Molly all in her champagne, she ain't even know it"

(그녀의 샴페인에 몰리(*마약의 한 종류)를 넣지. 그녀는 알지 못할 거야.)

“I took her home and enjoy that, she ain't even know it”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서 즐겼어. 그녀는 알지 못할 거야)

 

인터넷을 통해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릭 로스는 황급히 트위터를 통해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여성 단체들이 릭 로스가 모델로 있는 리복(Reebok)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결국, 리복은 릭 로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말았다. 비록, 앞서 언급한 에릭 베네나 미스티컬처럼 커리어 전체가 위협받지는 않았지만, 경솔하게 잘못 쓴 가사 한 줄 탓에 릭 로스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말았다.

 

R.Kelly

 

미국에도 요즘 대한민국에 논란이 되고 있는 ‘아청법’과 아주 가까운 스타가 한 명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알앤비의 거장, 알 켈리(R.Kelly)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 그의 커리어는 물론 화려한 스타로서 삶까지도 모두 사라질뻔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아동 성매매 & 포르노’ 사건이다. 2002년 2월, 시카고 선 타임즈지는 알 켈리가 미성년자와 섹스를 하는 내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있다고 보도한다. 보도가 나가자마자 알 켈리는 그 비디오 속의 남자는 자신이 아니라며 해명했지만, 같은 해 6월에 또다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담은 비디오와 다수의 아동 프로노가 그의 집에서 발견되면서 결국 법정에 서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던 그는 7년이라는 긴 법정공방 끝에 무죄선고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여전히 왕성한 창작욕을 보이고 있지만, 사건이 있기 직전까지 “I Believe I can Fly”, “The World`s Greatest” 등등, 전세계적인 히트곡을 통해 쌓아온 건전하고 긍정적인 명성은 ‘아동 성도착자’라는 굴레에 갇히고 말았다.

 

이상 살펴본 사례 외에도 비록, 심각한 범죄까지는 아니지만, 포르노 배우와 얼굴이 너무 닮은 탓에 포르노 배우 출신이라 누명을 썼던 로이드 뱅크스(Lloyd Banks), 한때는 성직에 몸을 담기도 했지만, 매춘을 했다는 루머가 돌았던 메이스(Ma$e), 성폭행 혐의를 받았던 디엠엑스(DMX) 등등도 섹스 관련 루머와 얽혀서 곤욕을 치렀던 뮤지션들이다. 그리고 아마 더 많은 스타들이 섹스 때문에 발목이 잡혔거나 잡힐뻔했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돈과 막강한 권력을 지닌 스타들마저 이렇게 한방에 무너트리는 ‘섹스 스캔들’. 하물며 돈도 백도 없는 우리는 어떻겠는가? 그러니 무심코 받은 동영상 하나라도 조심 또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