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2013 한국 힙합/알앤비 올해의 인물
- rhythmer | 2013-12-23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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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힙합/알앤비 씬에서 주목할만한 인물을 선정해보았다. 눈부신 음악적 성과를 올린 이도 있고,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주인공도 있으며, 음악인으로서 기념일을 맞이한 이들도 있다.
선우정아
'선우정아의 재발견! 남들의 시선에 귀를 팔지 않으며, 오지랖 예술의 혼을 불태우다.'
YG 소속 뮤지션들과 작업하며, 작곡가로서 재발견된 선우정아는 무려 7년 만에 2집을 발표하고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소울과 재즈를 핵심으로 그 중간 즈음에서 장르적인 무드와 보편적인 감성을 능숙하게 버무려낸 그녀의 앨범은 각종 음악 매체에서 호평받았고, 처연하고 능청스러우며 달콤하기까지 한 보컬이 많은 이를 매혹시켰다. 미국 빌보드차트 히트곡을 무차별 레퍼런스 삼은 복사본들이 판치는 작금의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문법을 지닌 선우정아는 올해 가장 주목받은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최자
'랩 퇴물 공격받고 설리로 전세역전'
단군 이래 일어난 연예인 열애설의 파괴력을 모두 모아도 이 사람에게는 안 된다. 최강자…
프라이머리
'무도에서 표절시비까지, 그야말로 일장춘몽'무도에 나와 순식간에 인기의 최정점을 찍고, 표절시비로 밑바닥까지 내려간, 그야말로 올해 최고로 '핫'했던 프로듀서. 이번 사건 때문에 '장르의 유사성'이라는 유행어가 생기기도….
이센스
'홀로서기, 그리고 전례 없는 디스 폭격'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시작해서 스윙스가 한국에 불 붙여놓은 '컨트롤 디스전'이지만, 아메바 컬쳐와 계약해지 후, 칼을 갈던 이센스의 곡이 가장 충격적이고 화제가 됐던 곡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다시 언더그라운드 시절의 '이센스 힙합'을 듣고 싶어하던 많은 이들에게 그의 홀로서기 소식은 반가움을 주었다.
데프콘
'극강 마초, 힙합비둘기로 거듭나다.'
한국힙합 씬이 '컨트롤(Control) 대란'을 겪을 때 그는 막 점화된 예능감을 앞세워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둘 접수해가며, '힙합비둘기'로 거듭났다. 흥미로운 건 보통 강한 음악을 하던 뮤지션이 예능에서 희화화되면 팬들이 등 돌리기 마련인데, 데프콘의 팬들 대부분은 더욱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는 점. 여기엔 그동안 데프콘이 묵묵히 해온 음악 속에서 드러난 여러 캐릭터 중 코믹하고 친근한 형의 이미지와 잘 융화되었다는 것도 있겠다. 무엇보다 그는 이전부터 '본인의 대중화'를 '힙합의 대중화' 따위로 미화하지 않는, 정말로 힙합을 사랑하는 뮤지션이었다.
오아이 엔터테인먼트 임직원 일동
'에이샙 록키도 몰랐던 올해 최고의 Fake Event!'
씬에서의 내한공연 낚시야 이제 그 역사와 전통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인데, 그중에서도 이들이 에이샙 록키(A$AP Rocky)를 동원하여 기획한 'BOOMBAP TROHH KOREA'라는 공연은 특히 돋보였다. 문제가 너무나도 많고 심각했기에 간단하게 정리조차 안 된다…
PNSB
'올해의 발견! 홍대힙합 필요 없어. 군산에서만 해먹어도 돼!'
군산을 활동 기반으로 삼는 PNSB는 단연 올해의 발견이라 부를만하지만, 동시에 현재 얼마나 힙합 장르음악 안에서 신인을 올려놓고 주목하는 시선의 영역이 좁아져 있는가에 대한 좋은 예이기도 하다. 그가 무심한 듯 무리한 힘 조절 없이 구사하는 불편한 공격성과 눈치채기 쉽지 않은 유머를 뻔하지 않은 단어선택으로 섞어내는 작법은 신선함과 완성도에 있어 모두 치켜세울만하다. 올해 발표한 [Fractice]는 출신 지역을 향한 애증을 묘한 탁함과 기이함으로 그려 낸 한국힙합에서 보기 드물게 전형성을 피해간 흥미로운 데뷔 앨범이기도 했다. 항구도시로서 영광을 뒤로하고 성장이 멈춰버린 중소도시의 인상이 강한 군산에 PNSB를 포함하여 기대감을 품게 하는 무명의 실력자들이 모여서 독특한 색으로 활동을 펼치는 집단 애드밸류어(Add Valuer)가 등장했다는 것 역시 흥미롭고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인터뷰: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3993&m=view&s=interview
가리온
'데뷔 15주년! 진정한 힙합 1세대가 나아가야 할 모습'
흔히 말하듯 가리온의 15년을 한국힙합의 15년이라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들의 존재가 홍대를 기반으로 한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여전히 큰 의미를 전해주고 있지만, 가리온의 음악이 지난 15년간 한국힙합음악의 모양새에 가시적인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가리온의 첫 앨범과 긴 공백 후의 짜릿한 컴백, 그리고 15주년 앨범까지 긴 시간차를 둔 활동에 큰 변화보다 견고함을 더함으로써 그들은 고유성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리온은 많은 부분 기형화된 한국힙합의 위치 때문에 점점 더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허울뿐인 1세대라는 수식어에 도취되어 발전은커녕 어설프게 시류에 편승해보려 하거나 시대착오적인 행보를 거듭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 속에서 가리온은 진정한 힙합 1세대가 나아가야 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일드 비츠 & 라임어택
'데뷔 10주년! Message From Underground'
한 앨범에서 만난 두 뮤지션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2003년에 온라인 공개했던 데뷔 EP [story At Night]의 주인공 라임어택(RHYME-A-)과 해당 앨범에서 많은 곡을 썼던 프로듀서 마일드 비츠(Mild Beats)가 그 주인공이다. 꾸준하고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마일드 비츠는 올해 대망의 정규 2집 [Beautiful Struggle]과 인스트루멘탈 EP [Touch Of Memories]를 발표하며, 10주년을 자축했고, 라임어택은 그동안 몸담았던 스탠다트 뮤직을 떠나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또 다른 10주년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글: 강일권, 남성훈, 이경화,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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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2013-12-30 00:39:12, 180.66.18.***)
- 푸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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