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몸 사리지 않는 랩퍼들, 몸 사라진 랩퍼들
- rhythmer | 2014-05-08 | 1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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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상투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려한다. 여름이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겨울동안 방한을 위해 입고 있던 지방을 서둘러 태워 없애야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몸짱 랩퍼 특집을 준비하려 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힙합은 대중음악을 통틀어 가장 몸매에 관대한 장르가 아니었던가? 비록,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입지 않지만, XXXL사이즈 후디와 42인치 바지가 힙합 패션의 상징 아니었던가 말이다. 만약 힙합이 몸에 민감한 장르였다면,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 빅 펀(Big PUN), 헤비 디(Heavy-D), 맥텐(Mack 10), 비즈 마키(Biz Markie), 이포티(E-40), 래퀀 (Reakwon) 등은 절대 오늘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뚱보에게 관대한 힙합계에도 최근에는 분명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뚱보 랩퍼의 계보가 거의 끊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저 몸짱 스타들이 아니라 다이어트로 다른 사람이 된 랩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들이 왜 살을 빼게 되었는지, 왜 힙합계에 뚱보 랩퍼들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팻 죠(Fat Joe)팻 죠는 참 아이러니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한때 죽일 듯 서로를 공격했던 앙숙 피프티 센트(50cent)와 화해하고 함께 작업해서가 아니다. 더 이상 ‘Fat’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뚱보 몸매를 버리게 되었을까? 그가 살을 뺀 이유는 건강이다. 빅 펀을 포함한 친한 친구 6명을 과체중으로 인한 사망으로 잃은 뒤 그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무려 158kg까지 나갔던 그는 탄수화물과 육류 섭취를 중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50kg가까이 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틱한 체중감량보다 더 주목할 것은 비만을 대하는 팻 죠의 자세다. 그는 비만이 전쟁이나 에이즈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며, 사회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팻 죠는 날씬해진 몸으로 많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자신만의 다이어트 법을 설파하는 것은 물론, 특히 비만에 노출되기 쉬운 빈곤층 아이들을 위한 사회운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씨 엘리엇(Missy Elliot)만약 2002년 이후에 미씨 엘리엇을 알게 된 독자라면, 그녀가 뚱뚱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하지만 1997년 데뷔 앨범 [Supa Dupa Fly]를 발표하던 당시에만 해도 엘리엇은 어마어마한 존재감의 소유자였다. 창의적인 스타일의 음악뿐만 아니라 몸매로 말이다. 그녀는 그야말로 섹시의 카테고리를 스스로 재창조하며,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런 엘리엇이 2002년 뚱보 여성팬들을 배신하고 30kg를 감량하고 나타났다. 이유는 팻 죠와 마찬가지로 건강이었다. 고혈압 등,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탓에 생명에까지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인 그녀는 한층 날렵해진 몸으로 2000년대 중반 아디다스의 모델로 나서며 전성기를 보냈다. 최근에는 살이 조금 붙었으나 다시 갑상선을 비롯한 건강의 문제로 13kg을 감량했다.
맥텐 (Mack 10)웨스트사이드 커넥션(Westside Connection)의 멤버인 맥텐도 최근 엄청난 감량을 통해 새사람으로 거듭났다. 정준하의 다이어트를 연상케 하는 그의 드라마틱한 변신은 전성기 시절의 무서운 갱스터 포스를 지우고 날렵한 중년을 떠올리게 한다. 121kg에서 90kg으로 약 30kg을 감량한 비결은 스테이크, 햄버거 등의 붉은 고기 섭취를 중단하고 채소와 어류, 닭고기 중심의 식이요법이라고 한다. 그는 왜 살을 빼겠다고 결심했을까? 이유는 그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모습의 아빠로 오래오래 함께 하기위해서 그는 좋아하는 더블 치즈 버거와 소스 가득한 스테이크를 끊었다고 한다.
데이비드 배너(David Banner)
마카로니 앤 치즈의 맛은 아주 간단히 묘사할 수 있다. ‘살찌는 맛’. 이 살찌는 맛의 음식과 유년시절을 함께 한 남자 데이비드 배너에게 비만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한때 115kg까지 나갔던 이 남부 출신의 랩퍼는 90kg로 감량하고 심지어 근육질의 매력남으로 거듭났다. 그가 살을 뺀 이유는 팻 죠와 마찬가지로 건강이었다. 몸이 고혈압, 수면 무호흡, 당뇨로 각종 위험 신호를 보내왔을 때 배너에게 남은 선택은 얼마 없었다. 요절하거나 살을 빼거나. 그렇게 시작된 다이어트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일주일 만에 3kg을 감량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던 그의 다이어트에 영향받은 티페인(T-Pain)은 배너의 트레이너를 고용해 13kg 감량에 성공하기도 했다.
죠엘 오티즈(Joel Ortiz)
그렇다면 힙합 스타들은 오로지 건강 때문에 살을 빼는 것인가? 10~20년 전보다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서 갑자기 뚱보 랩퍼들이 살을 빼는 것일까? 그에 대한 또 다른 답을 죠엘 오티즈가 주고 있다. 새벽 5~6시에 스테이크를 먹고 더블 치즈 버거를 몇 개씩 먹으며 무절제한 삶, 즉 랩 스타의 삶을 살던 죠엘 오티즈는 2012년 9월 12일 아침, 그렇게 사는 삶에 지쳐버렸다고 한다. 그러고는 그가 좋아하던 살찌는 음식들을 멀리하고 심지어 담배와 술까지 거의 끊다시피 하며 운동에 매달렸다. 덕분에 그는 30kg 가까운 감량에 성공하고 몸짱 랩퍼로 거듭났다. 여기까지는 보통 랩퍼들의 다이어트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는 살을 빼는 것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레이블로부터 너무 뚱뚱하다는 이유로 계약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다. 게다가 요즘처럼 패션과 음악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기에 뚱뚱한 랩퍼들은 패션 브랜드들과 좋은 계약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음악만큼이나 외형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그는 말한다.
제니퍼 허드슨(Jeniffer Hudson)
랩퍼는 아니지만,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이자, 영화 [드림걸스]의 사실상 주인공, 그리고 비극적인 가정사, 하버드 대학 출신 프로레슬러 약혼자까지 수많은 수식어를 거느린 제니퍼 허드슨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아마도 다이어트 퀸일 것이다. 앞서 살펴본 스타들이 뚱뚱보에서 살짝 뚱보, 혹은 몸짱으로 거듭났다면, 제니퍼 허드슨은 아예 슬림한 체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임신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체중에 충격을 받고 다이어트 업체 웨이트 와쳐(Weight Watcher)와 계약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한 제니퍼 허드슨은 무려 36kg이나 감량하여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친척, 가족까지 다이어트에 동참시켜 총 900kg의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 놀라운 다이어트의 기록을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으며, 자신만의 다이어트 센터를 개업하는 등, 다이어트를 사업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보다 재미있는 건 할리우드에서의 일화다. 이미 27kg을 감량한 상태에서 어떤 할리우드 종사자가 그녀에게 뚱뚱한 여자로 사는 건 어떤 느낌인지 물어봤다고 한다. 처음에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한 질문인줄 알고 주변을 둘러봤었다고. 당시 그녀가 당당하게 했던 대답은 이랬다.
“난 모델만큼 키가 크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입술을 가졌어요.”
자 지금까지는 몸을 만들기 위해 몸 사리지 않고 노력한 뮤지션들의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왕년에는 몸짱이었으나 지금은 몸이 망가진 랩퍼들을 만나보자. 안타깝게도 그들이 몸을 망가트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버스타 라임즈 (Busta Rhythms)지금까지 살펴본 랩퍼들의 변신을 거꾸로 하면 버스타 라임즈의 3단계 변신이 완성된다. 마른 체형의 날렵한 20대에서 근육질의 30대, 그리고 푹신한 지방으로 코팅된 40대. 어쩌면 대한민국 남자들의 체형변화를 가장 익스트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버스타 라임즈. 그래도 혀에는 살이 찌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나 할까.....
노리에가 (N.O.R.E)
노리에가가 왜 자신의 몸에 이렇게 큰 벌을 주는지 아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피프티센트(50Cent)
한때 힙합 커뮤니티에 50센트가 죽을병에 걸린 게 아니냐는 루머가 나오게 한 사진이 한 장 있었다. 나중에 이 사진은 김명민을 연상케 하는 피프티센트의 연기 투혼으로 밝혀졌다. 앞서 살펴본 예들과 달리 몸짱에서 뼈로 변신한 케이스다.
구찌 메인 (Gucci Mane)
아이스크림을 정말로 얼굴에 달고 사니까........
이상 몸을 만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은 스타들과 몸이 사라져 버린 스타들을 살펴봤다. 몸을 만들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고 그렇게 건강해진 몸으로 많은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변에 전파하려는 랩퍼들의 모습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죠엘 오티즈의 말처럼 이제는 힙합도 몸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된 것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적어도 과체중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랩퍼가 우리 곁을 떠날 일은 줄어들테니 앞으로도 더 많은 랩퍼들의 몸짱 변신을 기대해보련다. 특히, 노출 중독인 릭 로스(Rick Ross)는 우리의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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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ym (2014-06-13 19:37:10, 61.106.122.*)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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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sslit (2014-05-17 14:48:20, 114.205.71.**)
- 노리에가에서 완전 터졌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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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b (2014-05-14 15:26:34, 61.77.234.**)
- 팻 조 사진 저거 맞나요?ㄷㄷ못알아 보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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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quip (2014-05-10 18:32:19, 219.241.144.**)
- ㅋㅋㅋ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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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퍼엔 (2014-05-09 10:49:04, 211.56.190.***)
- 건강을 생각해야할 나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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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니웨이 (2014-05-08 21:35:52, 125.130.250.**)
- 재미있네요
노리에가에서 빵터졌으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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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zzy (2014-05-08 21:01:59, 211.108.46.***)
- 데이비드 배너 오른쪽 사진 구찌 메인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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