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싱글의 맛: 어려워 정말 (닥터 레게) 편
- rhythmer | 2015-04-23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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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싱글이 정규 앨범의 맛보기용, 혹은 앨범 외적으로 차트를 노리고자 하는 용도가 주인 건 같지만, ‘90년대에 나온 싱글들엔 좀 더 특별한 면이 있었다. 바로 앨범에선 들을 수 없는 리믹스 트랙들이 수록되었던 것. 이는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이기도 했는데, 특히, 3개 이상의 버전으로 구성되던 맥시 싱글(Max-Single)은 음반 수집가들에게 정규 앨범 못지않은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여전히 틈나는 대로 당대의 주옥같은 맥시 싱글을 디깅(Diggin’)하던 차에 여기에 대한 썰을 좀 풀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한 '싱글의 맛', 이번엔 매우 드물게 한국에서 발매됐던 맥시 싱글을 골라봤다.
레게 퓨전 그룹이었던 닥터 레게(Dr. Reggar)의 1993년 싱글, "어려워 정말"이 수록된 "Dr. Reggar With Taavi Mote"이다.
싱글 소개에 앞서 닥터 레게에 대해 설명부터 하고 가자. 1993년도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랩, 힙합처럼 미국에서 유행하던 장르가 가요계로 조금씩 유입되던 시기였고, 이에 따라 새로운 음악을 향한 대중과 매체의 관심이 높아지던 때였다. 특히, 당시 미국의 빌보드 차트(Billboard)에서는 레게를 근간으로 한 뮤지션들의 곡 또한, 위세를 떨치는 중이었는데, 유비포티(UB40)의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를 비롯하여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Sweat (A La La La La Long)", 스노우(Snow)의 "Informer" 등의 곡이 라디오와 TV의 팝 프로그램('배철수의 음악캠프', '지구촌 영상음악' 등등)을 통해 국내에도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다. 보컬을 비롯하여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두 책임졌던 김장윤이 이끈 닥터 레게는 바로 이 시기에 등장했다.
싱글 구성
1. 어려워 정말 (Extended Version)
2. 아픔속의 그대 (Wet Mix)
3. 어려워 정말 (Original Version)
4. 아픔속의 그대 (Rock Vesion)
5. 어려워 정말 (Radio Edit)
6. 어려워 정말 (Funk Mix)
7. 어려워 정말 (Rock Vesion)
8. 어려워 정말 (Rock Version - Raw Vocal Mix)
9. 어려워 정말 (Extended Version Instrumental)
10. 아픔속의 그대 (Wet Mix Instrumental)
그들이 데뷔와 동시에 발표한 싱글 "Dr. Reggar With Taavi Mote"에는 메인 트랙인 "어려워 정말"과 서브 트랙인 "아픔 속의 그대"가 수록되어 있다. 가장 인상적인 건 레게 힙합으로 리믹스된 "어려워 정말 (Extended Version)". 같은 레게 퓨전이지만, 보다 전통적인 레게의 맛을 중시한 'Original Version'과 달리 이 버전은 스노우의 "Informer"와 같이 레게 힙합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닥터 레게가 가장 전면에 내세우며 방송 활동을 했던 것도 바로 이 'Extended Version'이다. 실제 연주와 디지털 소스의 조합으로 연출한 레게 힙합 비트는 무려 22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수준급으로 느껴질만큼 탄탄하며, 소심한 혼잣말 같으면서도 구성진 김장윤의 보컬 또한 인상적이다. 더불어 당시 무명이자 멤버였던 바비 킴의 자메이칸 랩핑을 듣는 맛도 쏠쏠하다. 이 외에 앞서 언급한 'Original Version'과 흥겨운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로 리믹스한 'Rock Version', 그리고 'Extended Version'에서 리듬 파트를 부각하고 보컬은 후렴만 남긴 'Fun Mix'도 듣는 재미를 안기는 곡들이다.
※2005년 컴백했을 당시 모습한편, 서브 트랙인 "아픔 속의 그대"는 'Wet Mix'와 'Rock Version'이 수록되어 있는데(이듬해 발표된 1집 수록 버전으로 봤을 때 'Wet Mix'가 오리지널 버전이라 할 수 있다.), 7-80년대 한국 가요의 애수 어린 감성과 레게가 효과적으로 어우러진 'Wet Mix'가 돋보인다. 다만, 록 발라드 감성 충만한 이 곡의 'Rock Version'은 "어려워 정말"과 달리 굳이 수록하지 않아도 됐을 만큼 아쉬움을 남긴다.
끝으로 아래는 곡 링크.
*아픔 속의 그대 MV: https://www.youtube.com/watch?v=r2bCWGNO2lw
*어려워 정말(Radio Edit): https://www.youtube.com/watch?v=tblwd_3WZG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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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 or nothing (2015-05-09 23:37:45, 119.104.196.***)
- 오랜만에 들으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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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ave4you (2015-04-23 21:03:37, 14.39.155.***)
- 김장윤씨도 음악 안하고, 그의 아내인 신수경씨도 음악 안하고
여러모로 아쉬운 부부 뮤지션 커플..
정확한 워딩은 생각 안나지만
예전에 방송에서 왜 팀명이 닥터 레게냐고 했을때
닥터 레게가 팀명 그 자체는 아니고
자기들 앨범에 힙합을 하면 닥터 힙합
재즈를 하면 닥터 재즈라고 하고 나올꺼다
장르 따라 갈꺼다 뭐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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