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필진이 1차 후보작 선정부터 최종 순위 선정까지 총 두 번의 투표와 회의를 통해 선정한 ‘2015 국내 알앤비/소울 싱글 베스트 10’을 공개합니다. 아무쪼록 저희의 리스트가 한해를 정리하는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2014년 12월 1일부터 2015년 11월 30일까지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 및 뮤직비디오가 제작된 대표곡, 디지털 싱글이나 무료 싱글로 발표된 곡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앨범 베스트와 달리 무순위이며, 순서는 발매일 순입니다.

 

 

리코 – Special

 

Released: 2015-01-14

Label: 데이즈얼라이브, 스톤쉽

 

리코(Rico)의 정규 데뷔작 [The Slow Tape]의 타이틀곡인 "Special"은 그가 꾸준히 추구해온 21세기형 슬로우잼의 성공적인 결실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탁월한 멜로디를 주조하고 2000년대 미 메인스트림 알앤비 사운드로 감싸 섹슈얼한 무드를 연출한 다음, 보컬을 통해 감정을 능숙하게 전달하며, 전반적인 무드를 극대화하는 지점이 인상적. 리코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재능이 확실하게 빛을 발했다.

 

보니 - One In a Million

 

Released: 2015-05-18

Label: 인플래닛

 

보니(Boni)가 드디어 발표한 정규 데뷔작 [Love]의 타이틀곡 "One In a Million"은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진행 사이에서 대곡 구성의 팝 소울로 분위기를 단번에 전환시킨다. 특히, 시작은 다소 진부하지만, 브릿지가 등장하면서부터 귀를 잡아끌고, 멜로디가 폭발하는 두 개의 후럼구가 이어지며 벅찬 감흥을 안긴다. 더불어 한층 발전된 보니의 싱어송라이팅 능력은 이른바 가요와 알앤비의 경계를 완벽하게 허물어트리는 보컬의 좋은 예라 할만하다.

 

자이언티 - 꺼내 먹어요

 

Released: 2015-05-19

Label: 아메바 컬쳐

 

“꺼내 먹어요”는 “양화대교” 이후, 커리어 초반보다 한층 차분히 가라앉은 자이언티 음악의 연장선에 있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곡에서 피아노 라인이 주도하는 단출한 비트 위에 특유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보컬과 무심한 듯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가사로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과 접점을 영리하게 찾아냈다. 이제는 대중적인 스타가 됐지만, 여전히 기성 가요와는 차별화된 자이언티만의 감성이 있음을 보여준 곡이다.

 

오디오라인 - 싶어 (Feat. 레디)

 

Released: 2015-06-03

Label: 티에스앤컴퍼니

 

프로듀서 우기와 태동,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헨미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 오디오라인은 이 데뷔 싱글을 통해 확실하게 가능성을 드러냈다. 리얼 밴드 스타일의 드럼과 넘실거리며 변주되는 피아노 라인이 어우러져 그루브를 만들어내고, 헨미의 허스키한 보컬과 레디의 차진 랩이 얹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맛을 자아낸다. 그들의 정규 앨범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곡이다.

 

서사무엘 – G O Y O

 

Released: 2015-10-02

Label: 크래프트앤준, 스톤쉽

 

서사무엘의 정규 데뷔 앨범 [Frameworks]는 장르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와 괄목할만한 성과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그중에서도 신스 팝 트랙 “G O Y O”는 본래의 호흡과 스타일을 살리면서 무심한 듯 뱉다가 후렴에서 팔세토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매력적인 보컬과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가사로 여운을 남긴다. 커리어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서사무엘의 뛰어난 감각과 재능이 묻어나는 트랙이다.

 

유성은 – 마리화나

 

Released: 2015-08-04

Label: (주)뮤직웍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유성은의 "마리화나"는 건반, 기타, 관악기가 어우러지며 연출하는 블루스 특유의 느긋한 감흥과 감정을 과하게 싣지 않고 무드에 자연스레 녹아든 나른한 보컬이 만나 탄생한 매혹적인 알앤비다. 섹스에 대한 갈망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가사, 더 나아가 그것을 무려 마리화나에 빗대고 제목으로까지 삼은 것이 자극적이라기보다 과감하다고 느껴지는 것 역시 음악적 완성도가 좋기 때문이다. 제목에 끌려 "한 번 들어볼까?" 했다가 "오!" 하게 되는 곡이다.

 

후디 - Let Em Know

 

Released: 2015-09-21

Label: Self-Released

 

후디는 절대적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지니진 않았지만, 미묘한 분위기의 매력적이고 깔끔한 보컬과 이를 잘 살리는 준수한 곡 구성 능력을 갖춘 아티스트다.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Let Em Know”에서 후디는 이펙팅을 가한 보컬로 자신이 가진 장점들을 십분 활용한다. 꽉 찬 소스들과 유려하게 흘러가는 멜로디 역시 돋보이며, 그녀가 발표한 싱글들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결과물이다.

 

박재범 - Solo (Feat. 후디)

 

Released: 2015-09-24

Label: AOMG

 

싱글 "Solo"는 본격적으로 ‘힙합 앨범’을 표방한 [World Wide]와 함께 박재범이 장르 아티스트로서 확실히 거듭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랫칫(Rachet Music)을 표방한 청량한 느낌의 비트 위에 간드러진 박재범의 보컬과 짧지만 재기 넘치는 랩, 분위기를 환기하는 후디의 보컬이 더해져 잘 마감되었다. 가볍게 발표한 곡에서도 그의 발전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한다.

 

딘 - 풀어 (Feat. 지코)

 

Released: 2015-11-05

Label: Joombas Co Ltd., 유니버셜뮤직

 

신예 싱어송라이터 딘(Dean)은 올해 미국을 겨냥하고 발표한 싱글 "I`m Not Sorry"로 눈부신 재능을 과시했다. 그의 정식 국내 데뷔 싱글인 "풀어"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트랩(Trap) 스타일의 하이햇과 단출한 신스를 조합하여 미니멀한 구성을 꾀하고, 멜랑콜리한 무드를 연출한 다음, 보컬을 통해 인상적인 흐름과 멜로디를 만들어낸 지점이 돋보인다. 딘이 트렌디한 알앤비의 영역 안에서도 다양한 스타일 연출에 일가견이 있음을 체감케 하는 곡이다.

 

백예린 - 우주를 건너

 

Released: 2015-11-30

Label: JYP엔터테인먼트

 

탄탄한 보컬 실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백예린이 드디어 발표한 첫 솔로 앨범 [FRANK]에선 그녀의 매력적인 음색과 싱어송라이터로서 돋보이는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곡 "우주를 건너"는 그 대표적인 예다. 과하지 않게 조율되고 맞물린 사운드와 연주, 그리고 잘 짜인 멜로디는 물론, 이 모두를 감싸는 백예린의 깔끔한 보컬이 어우러져 마음을 호리는 팝 소울이 탄생했다. 올해보다는 2016년이 더 기대되는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데뷔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