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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프로듀서 노트: 마일드 비츠가 선택한 샘플링 트랙 베스트 10
    rhythmer | 2016-03-23 | 2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소울과 펑크(Funk)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을 재료 삼아 탁월한 비트를 주조해내는 베테랑 마일드 비츠(Mild Beats)는 오늘날 전통적인 샘플링 작법의 묘미를 전해주는 몇 안 되는 프로듀서다. 작년 11월엔 지금은 유명 랩퍼가 된 이들의 만개하기 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힙합사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 그의 데뷔작 [Loaded]가 발매 10주년을 맞기도 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여전히 많은 아티스트와 힙합 팬들의 귀감이 되는 그가 좋아하는 샘플링 트랙은 어떤 곡들일까?

     

    현재 리스너블 프로덕션(Listenable Production)’이란 이름의 독자적인 레이블을 앞세워 음악 영역을 확장하며,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하려는 마일드 비츠에게 가장 좋아하는 샘플링 힙합 트랙’ 10곡을 뽑고, 간략한 이유를 들어보았다. 작법적으로도 잘 만들어졌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을 고른 것이며, 무순위임을 밝힌다.


     

    1. J Dilla Feat. Common and D’Angelo - So Far To Go (2006)

    sample: The Isley Brothers - Don't Say Goodnight (It's Time for Love) (1980)




     

    많은 프로듀서들의 페이버릿 프로듀서인 제이 딜라(J Dilla)의 곡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입니다. 아이즐리 브라더스(The Isley Brothers)의 곡 중간에 짧게 반복되어 나오는 영롱한 사운드를 찾아낸 다음, 원곡의 박자를 해체하여 딜라 특유의 리듬감으로 재해석한 곡이죠. 짧게 나오는 찰나의 소리를 샘플링하여 비트의 메인으로 사용한 점과 그만의 리듬으로 전개한 부분에서 상당히 인상 깊은 곡입니다.”


     

    2. Evidence - You (2011) 

    sample: Mavis Staples - You Send Me (1969)




     

    현재까지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가 프로듀싱한 곡입니다, 그의 스타일답게 샘플의 베이스라인을 바운스감 있게 아주 짧게 샘플링하여 이펙팅과 피치조절 등을 거친 후, 드럼과 배치한 듯합니다. 그리고 환기가 되는 부분에서는 보컬샘플을 가져와 포인트를 준 느낌입니다. 소울풀하고 아름다운 곡이 샘플링을 통해 바운스 있는 붐뱁 비트로 다시 태어나는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3. Cyhi The Prynce - Guitar Melody (2011) 

    sample: The Persuasions - Gypsy Woman (1978)




     

    굿 뮤직(G.O.O.D Music) 소속의 랩퍼 싸하 더 프린스(CyHi the Prynce)의 믹스테잎 수록곡 중 하나입니다. 샘플링한 곡의 인트로에 나오는 보컬을 메인 룹으로 활용한 경우죠. 크게 특별한 샘플링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보컬 샘플을 단순히 피치만 바꿔 배열한 게 아닌 본인이 원하는 곡의 바운스에 맞게 샘플의 박자를 다시 배치했다는 점은 좋은 시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샘플만의 룹에 의지하지 않고 여러 가지 요즘 느낌의 소스와 드럼을 통해서 전통적인 방식의 샘플링 음악 만이 가지는 느낌과 최근의 느낌을 적절히 잘 섞은 곡이라 생각합니다.”


     

    4. Pete Rock - Take The D-Train (2001) 

    sample: Kenny Barron - Sunset (1973), D Train - You're The One For Me (1981)




     

    피트 락(Pete Rock)의 샘플링 방식은 여러 레코드들에서 디깅한 소스를 한데 버무려 어우러지게 하는 곡들이 많았습니다. 샘플들도 이펙터(low - pass filter, wahwha)를 과감하게 적극 활용하여 원 샘플의 소리를 바꾸는 식의 작업물들이 많았고요. 이 시기에 나온 그의 곡들에서 이런 방식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재지한 피아노 룹에 이펙트를 강하게 주고 짧게 자른 다음, 재배열한 듯 보입니다. 후렴에서 과감하게 펑키한 디스코 샘플을 사용하여 평범한 재즈피아노 룹 샘플링 곡과는 완전한 차별을 두었습니다. 이런 과감한 그의 발상이야말로 비범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서 조금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들로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지만, 이 곡은 물론, 곡이 수록된 [PeteStrumentals]은 제 인생의 앨범입니다.”


     

    5. Lord Finesse Feat. Sadat X, Large Professor, Grand Puba - Actual Facts (1996) 

    sample: David Axelrod - The Smile (1968)

     




    큰형님 붐뱁 프로듀서이자 랩퍼 로드 피네스(Lord Finesse)의 곡입니다. 1996년에 발표된 이 앨범에서 전형적인 그 시절의 붐뱁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데이비드 액셀로드(David Axelrod)의 곡들은 수많은 힙합비트에 샘플링 되어왔습니다. 여러 소스들이 여기저기 사용되었죠. 이 곡도 그중 하나인데, 재미있는 건 원곡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짧은 피아노 룹을 피치를 낮춰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좋은 샘플링을 위해선 곡을 즐기는 마음으로 감상하는 게 큰 도움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단지 샘플링을 위한 디깅만으론 금방 비트를 만드는데 지쳐버릴 수 있거든요. 오래된 레코드의 곡들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편히 듣다 보면, 이 곡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미처 캐치하지 못한 여러 소스들이 들릴 테니까요.”


     

    6. The Alchemist Feat. Nina Sky and Prodigy - The Alchemist - Key to the City (2008)

    sample: Love Unlimited Orchestra - Baby Blues (1974)




     

    소울 싱어 베리 와이트(Barry White)의 곡들도 힙합음악에서 수없이 샘플링 되어왔습니다. 소울풀한 스트링이 주를 이루는 곡들이 많기에 여러 아티스트들이 샘플링하였죠. 알케미스트(Alchemist)의 이 곡은 흔한 레코드에서 다른 이들이 사용하지 않거나 듣지 못한 샘플을 찾아내 그루브 있게 만든 멋진 비트입니다. 아주 작게 들리는 단음 키보드 소리를 샘플링해서 그루브한 드럼과 어울리게 재배치해 알케미스트 특유의 묵직하고 깔끔한 비트를 만들어냈습니다.”


     

    7. Slum Village - Jealousy (2000) 

    sample: Bill Evans Trio & Eddie Gomez Are You All the Things (1975)




     

    디트로이트 힙합의 전설 슬럼 빌리지(Slum Village)의 곡입니다. 원곡의 재지한 분위기를 그대로 비트에 가져오지 않고 원곡 뒷부분의 짧게 치고 나오는 키보드소리를 샘플링한 곡이죠. 아주 짧은 단음 샘플을 사용하여 리듬감 넘치는 힙합 비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재즈레코드에서 샘플링한 음악이 재지함을 지니지만, 악기처럼 단음소스로 전혀 다른 느낌의 비트를 만드는 것도 샘플링 음악의 묘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샘플의 평범하지 않은 사용과 배치야말로 비트메이커들이 늘 고민해오고, 고민 중인 부분이 아닐까요.”


     

    8. Hi-Tek Feat. Jonell - Round & Round (2001)

    sample: Jakob Magnússon - Burlesque in Barcelona (1979)




     

    요즘은 활동이 좀 뜸한 프로듀서 하이텍(Hi-Tek)의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하이텍 특유의 그루브 있는 베이스와 깔끔한 드럼라인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제 생각에 이 곡은 원곡에서 샘플링을 한 케이스는 아닌 듯하고 원곡의 코드나 베이스 라인 등을 샘플링한 다음, 세션 연주로 다시 만든 곡인 듯해요. 원곡의 좋은 베이스 라인들이나 코드들을 가져와 루프를 만들고 재연주하는 식의 비트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원곡의 그루브함을 잘 살려 하이텍 특유의 감성으로 멋지게 표현한 곡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피처링한 조넬(Jonell)의 보컬이 신의 한 수였다 해도 될 정도로 중독적입니다.”


     

    9. Joey Bada$$ - Unorthodox (2013) 

    sample: Ennio Morricone - Cosa Avete Fatto a Solange ? (1973)




     

    2000년대 붐뱁의 새로운 기수 조이 배드애스(Joey Bada$$)의 곡입니다. 붐뱁의 큰형님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비트 위에 아들 뻘인 래퍼가 랩을 하는 아주 멋진 광경이 펼쳐집니다. 원곡의 스트링 소스와 피아노 소스를 프리모 특유의 방식으로 짧게 끊어 치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곡입니다. 그래서 다소 뻔한 비트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의 사운드를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이 아직 존재하고 또 젊고 패기 넘치는 래퍼와 함께한 곡이라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뮤지션은 늘 사랑받기 마련입니다.”


     

    10. A$AP Mob feat. Method Man - Trillmatic (2013)  

    sample: War - The World Is a Ghetto (1972)




     

    “2013년에 발표된 곡이지만, 이 곡의 베이스라인은 그야말로 올드스쿨 힙합을 떠올리는 내스티한 곡입니다. 전설적인 펑크 밴드 워(War)“The World Is a Ghetto”라는 곡의 베이스 라인을 적절히 활용해 음침하면서도 펑키한 붐뱁 비트를 만들었습니다. 샘플의 활용은 전형적인 올드스쿨 스타일이지만, 사용된 드럼의 소스나 질감은 올드스쿨 곡들에 비해 더 깔끔하고 청량감 있게 만들어 아주 하드코어한 비트가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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