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리뷰사각지대: UKO, Miike Snow, Jazz & Milk
- rhythmer | 2016-04-14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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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일권시간은 없고 앨범은 많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음악을 듣는다 해도 세상엔 우리가 놓칠 수밖에 없는 좋은 앨범들이 수두룩합니다. 그중엔 힙합이나 알앤비/소울 영역으로 명쾌하게 분류하기 모호한, 즉, 리드머에서 정식으로 리뷰하기엔 다소 애매한 지점에 있는 작품들도 꽤 있죠. 그런 의미에서 블랙 뮤직 팬이라면, 흥미롭게 들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앨범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가급적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위주로 할 예정이며, 비정기적으로 한 번에 3작품씩 다룹니다.
UKO - UKO (2001)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형제, 위르겐(Jürgen Nußbaum)과 마틴(Martin)으로 이루어진 일렉트로니카 듀오 UKO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앨범에서 형제는 재즈, 브레이크 비트, 힙합, 소울, 덥 사운드 등 여러 장르의 요소를 뒤섞으며, 몽한적인 무드와 오묘한 그루브를 생성해낸다. 2000년에 발표했던 데뷔 EP [Superconductive]보다 완성도는 한층 더 농밀해졌으며, 이들이 최초 표방했던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이나 포티쉐드(Portishead)와는 또 다른 매력의 트립-합 사운드를 선사한다.
게스트 알앤비 뮤지션 타니아 새디스의 보컬과 힙합 비트가 어우러진 "Automatic", 딥 하우스 넘버 "Smile", 건조한 사운드 위로 보코더의 매력을 극대화한 "Mr.Rose", 트립-합 음악의 전형적인 패턴의 비트와 잔뜩 이펙트를 먹인 보컬 샘플이 잘 조화된 "Tioman" 등은 앨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곡들. 여기에 영국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콴틱(Quantic)이 리믹스한 "Automatic(Quantic Remix)"와 또 다른 리믹스 버전 "Automatic(Subsonic Legacy Remix)" 또한, 인상적이다.
Miike Snow – iii (2016)
미스 다이너마이트(Ms. Dynamite)부터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까지, 그리고 케빈 마이클(Kevin Michael)부터 소녀시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스웨덴 프로덕션 듀오 블러드샤이 앤 아방트(Bloodshy & Avant)와 뉴욕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앤드류 와이엇(Andrew Wyatt)이 뭉친 그룹 마이크 스노우(Miike Snow)의 음악은 언제나 팝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경계를 절묘하게 가로질렀다. 이는 이번 세 번째 정규작에서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힙합, 소울, 빅 밴드 사운드 어프로치도 적재적소에서 이루어졌다.
킬러 마이크(Killer Mike)와 엘피(El-P)가 결성한 힙합 듀오 런 더 쥬얼스(Run The Jewels)를 초빙하여 리믹스까지 한 "Heart Is Full"은 그동안 블러드샤이 앤 아방트가 쌓은 다양한 스타일의 이력으로부터 빚어진 곡이며, 마룬 파이브(Maroon 5)의 곡을 연상하게 하는 역동적인 리듬 파트 위로 캐치한 멜로디를 얹은"'My Trigger"는 근사한 오프닝 트랙이다. 다소 평이한 팝 스타일의 곡이 이어진 후반부의 뒷심 부족이 아쉽긴 하지만, 마이크 스노우가 또 한 번 뽑아낸 준수한 앨범이라 할만하다.
Jazz & Milk Breaks (2009)
지난 번 '리뷰사각지대'에서 소개했던 신선하고 미묘한 그루브의 앨범 [Keep It Raw]의 주인공인 더스티(Dusty)가 이끄는 레이블 'Jazz & Milk'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그동안 EP로 발매됐던 'Jazz & Milk Breaks' 시리즈의 정규작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하는데, 앨범의 타이틀은 음악적 주제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재지하고(Jazz) 신선한(Milk) 브레이크(Breaks)'가 그것으로, 이중 브레이크는 앨범에 수록된 음악의 기술적인 면을 설명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겠다.
브레이크는 디제잉에서 유래한 것으로 간주 부분의 멜로디나 퍼커션의 일정 구간을 반복시킴으로써 얻어지는 비트다. 빈티지한 관악 사운드와 재지한 건반이 인상적인 "Jazzhole", 다양한 소스의 구성과 서정적인 연주로 변주되는 브릿지가 돋보이는 "Pepita", 더스티의 원초적인 브레이크를 느낄 수 있는 "Explosion" 등등, 재즈, 펑크(Funk), 트립합, 브레이크 비트를 포함한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CEO가 이끄는 레이블답게 한 곡 한 곡이 주옥 같은 그루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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