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힙합 아티스트들의 시구 열전
- rhythmer | 2016-06-14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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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스포츠 잔치 중 하나인 메이저 리그에선 유명 인사들의 시구를 보는 것도 큰 재미다. 랩퍼들도 꽤 많이 나서곤 했는데, 지금까지 최고 난이도의 마구를 선보인 이는 피프티 센트(50Cent)였다.
지난 2014년, 피프티 센트는 뉴욕 메츠(New York Mets)와 피츠버그 파이럿츠(Pittsburgh Pirates)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고, 포수와 한참 떨어진 곳에 커브성 공을 던졌다. 당시 그는 너무 민망했는지, 평소 카리스마 가득한 모습과 다르게 아주 해맑게 웃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본 팬들은 시구 영상에 ‘오 마이 갓’, ‘부끄럽다’, ‘랩하길 잘했다’ 등등, 농담과 진담이 반반씩 섞인 댓글로 반응했다.
그런데 최근 피프티 마구의 아성에 도전하는 시구가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 스눕 독(Snoop Dogg)이다. 그는 미국 시각으로 지난 주 화요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San Diego Padres)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 간 경기에 시구자로 등장하여 ‘시구계의 마왕’ 피프티에 도전했다.
그 결과, 피프티의 시구를 보고 장난 섞인 분노를 표했던 팬들은 스눕 독의 시구 영상으로도 몰려가 ‘그래도 네가 아직 걔보단 낫다.(피프티)’, ‘던지기 전에 뭔가를 핀 거 같은데?’ 등의 감상평을 남겼다.
용호상박, 오십보백보, 도긴개긴의 뜻을 모두 아우르는 피프티 센트와 스눕 독의 시구 외에도 많은 힙합 뮤지션들이 투수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한 적이 있다. 이중 깊은 인상을 남긴 시구 영상을 몇 편 소개한다.
키드 잉크(Kid Ink), 시구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안정적인 제구, 깔끔한 무대 매너까지.
음악에 대한 철학과 신념으로 얼마 전 빌보드 차트 200까지 치고 올라간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다. 제구와 볼의 움직임이 좋다. 소싯적에 친구들과 캐치볼 좀 한듯하다. 다만, 제구 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춤을 추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그런지 다소 슬픈 시구가 돼버렸다.
랩과 달리 멋진 시구를 선보인 엠씨 해머(MC Hammer). 피프티 센트와 스눕 독은 Can‘t touch this!
전성기를 날마다 갱신하고 있는 드레이크(Drake)의 시구다. 차분한 투구폼에서 공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빠져나와 포수의 미트에 나비처럼 들어간다. Bling Bling!많지는 않지만, 한국의 힙합 뮤지션들도 시구를 한 적이 있다.
윤미래가 던지고 서정권이 친다. 시구 직전 서정권의 아주 짧은 콘서트도 맛볼 수 있다. 윤미래의 시구에서 얼마 전 한화 팬들의 행복을 극도로 치솟게 한 김태균의 송구가 연상된다.
그리고 랩퍼는 아니지만, 춤꾼 팝핀 현준의 시구. 나에겐 보이지. 한 줄기 땀이. 포수의 등에서 흘러내리는.앞으로도 더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의 시구를 볼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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