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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Nate Dogg (R.I.P) - 이 시대 최고의 후크 마스터 & 힙합 싱어
    rhythmer | 2011-03-24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한 뮤지션의 죽음은 많은 음악팬을 안타깝게 하지만, 유독 그 슬픔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뮤지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에겐 네잇 독(Nate Dogg/본명: Nathaniel Dwayne Hale)의 죽음이 그렇다. 내가 힙합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싱글과 앨범에는 항상 그의 보컬이 있었고, 쥐-펑크(g-Funk)를 미치도록 탐하던 시기 그의 보컬을 듣는 건 아주 흔한 일이었다. 그만큼 네잇 독은 나의 힙합 키즈 시절 추억의 한편을 강하게 지배했던 힙합퍼이자 보컬리스트였다. 그동안 힙합 씬을 수놓은 보컬리스트 중에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커리어와 실력을 뽐냈고,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던 네잇 독.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네잇의 삶과 생전 커리어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난 네잇은 어릴 적부터 그의 아버지가 목사로 있는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했다. 16살이 되던 해에는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집을 떠나 미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는데, 이후, 3년여 간 복무하게 된다. 그리고 1991년, 네잇은 두 죽마고우 스눕 독(Snoop Dogg), 워렌쥐(Warren G)와 함께 웨스트코스트 힙합사의 역사적인 그룹으로 기록될 213를 결성한다. 이들이 롱비치의 상징적인 음반샵인 V.I.P 레코드 사무실 한편에서 첫 데모 작업을 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그리고 이 데모곡은 네잇이 정식으로 데뷔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한 하우스파티에서 워렌쥐의 이복 형이자 당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던 닥터 드레(Dr.Dre)가 이들의 데모를 들었던 것이다. 드레는 스눕의 랩핑과 더불어 네잇의 차지고 소울풀한 보컬에 깊은 감흥을 받았고, 곧 대망의 클래식이 된 [The Chronic]에 네잇을 참여시켰다.

    드레의 앨범에 참여하여 팬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네잇은 곧 당대를 호령한 웨스트코스트 힙합 레이블이었던 데스로우(Death Row Records)와 계약을 맺었고, 영화 [Above The Rim]의 수록곡인 미스타 그림(Mista Grimm)의 “Indo Smoke”에 이어 워렌쥐의 메가히트 싱글 “Regulate”으로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게 된다. 이후, 그는 레이블 동료들의 앨범과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힙합 뮤지션의 곡에 피처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착실하게 자신의 첫 앨범을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앨범이 바로 [G-Funk Classics Vol. 1&2]이다. 앨범 타이틀에서 직감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앨범은 최초 각각 독립된 작품으로 계획됐었다. 스눕과 함께한 첫 싱글 “Never Leave Me Alone”이 공개됐던 1996년, [G-Funk Classics Vol. 1]이 완성되었으나 당시 데스로우가 법적인 분쟁을 치르게 되어 앨범의 발매가 미뤄지게 되었고, 네잇은 결국, 2년여를 기다린 끝에 또 한 장의 새 앨범을 합쳐서 [G-Funk Classics Vol. 1&2]라는 타이틀의 더블 앨범으로 발표했던 것이다. 발매시기를 놓친 건 네잇에게 불운이었다. 워렌쥐와 함께한 새 싱글 “Nobody Does It Better”가 준히트를 기록했고, 앨범의 완성도 또한 탄탄했지만, 한창 팬들의 관심이 고조됐던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그의 데뷔 앨범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네잇 독이 솔로 뮤지션으로서 거둔 최초의 상업적인 성공은 두 번째 앨범 [Music & Me]에서다. 데스로우와 계약을 끝내고 잠깐 동안 독립 레이블 운영을 거쳐 2001년, 메이저 레이블인 엘렉트라 레코즈(Elektra Records)를 통해 발매한 [Music & Me]에서 그는 주무기였던 쥐펑크 사운드는 물론, 힙합과 소울 전반으로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50만장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데뷔한지 무려 9년여 만에 이룬 짜릿한 성공이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네잇 독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삶이란 언제 어디서 강슛을 날릴지 모르는 것. 그는 전처와 불화, 불법무기소지, 총기사용 및 협박, 마약소지 및 복용 등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며 법정을 들락거렸고, 2006년 발표 예정이었던 세 번째 정규 앨범 [Nate Dogg]의 발매는 계속해서 미뤄지기만 했다. 중간에 대망의 213 재결합 앨범이 있긴 했지만, 팬들의 기대를 벗어난 음악 탓에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리고 2007년 12월, 네잇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만다. 동료와 팬들의 충격은 엄청났다. 심지어 2008년에는 그가 사망했다는 루머가 돌 정도였다. 다행스럽게도 이 루머는 거짓으로 밝혀졌었지만, 결국, 지난 2011년 3월 15일, 네잇의 죽음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워렌쥐를 비롯한 네잇의 측근들이 간간이 그의 병세가 호전되고 있음을 알려왔던 터라 그 충격은 몇 배나 더했다.

    네잇 독은 보컬과 래핑의 경계를 절묘하게 무너뜨리는 독특한 보컬 체계를 확립했다. 그의 보컬은 높낮이의 변화가 거의 없는 중후한 톤을 유지하며 리듬을 타다가 마디의 끝에서 약간의 바이브레이션을 줌으로써 구수한 맛을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인데, 좋은 곡의 빛을 더더욱 발하게 하고, 설령 그 느낌이 별로인 곡이라 할 지라도 다시 한번 플레이시키고픈 여운을 남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만나는 그의 보컬은 더욱 반갑다. 그 예로, 스눕 독의 "Bitch Please"나 닥터드레의 "The Next Episode"에서 피처링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아 방심하고 있는 사이 곡이 끝날 무렵 갑자기 치고 나오던 네잇의 보컬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무엇보다 그는 수많은 곡을 통해 갱들의 삶이나 거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동료애 등, 단지 하드코어 랩의 소재로만 인식되어 왔던 것들을 하드코어한 가사에 담아 노래로 표현해낸 최초의 뮤지션이라는 점에서도 그 존재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많은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던 이 시대 최고의 후크 마스터(Hook Master)이자 독보적인 힙합 싱어 네잇 독. 그가 남긴 수많은 족적은 여전히 뜨거운 온기를 간직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났다.

    Nate Dogg 편히 잠들길….
    1969.8.19 – 2011.3.15


     

    Nate Dogg Discography

    G-Funk Classic vol.1(1997)
    G-Funk Classic vol.1&2(1998)
    Music & Me(2001)
    Nate Dogg(Unreleased)

    Singles

    One More Day(from ‘Murder Was the Case’)
    Never Leave Me Alone (Feat. Snoop Dogg)
    Hardest Man in Town
    These Day (Feat. Daz Dillinger)
    Nobody Does It Better (Feat. Warren G)
    I Got Love (Feat. Fabolous & Kurupt)
    Keep It G.A.N.G.S.T.A
    Your Woman Has Just Been Sighted (Ring the Alarm) (Feat. Jermaine Dupri)
    Get Up (Feat. Eve -The first single off ‘Nate Dogg’)
    I Need a B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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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ka 진옹 (2011-11-11 20:47:10, 218.38.69.*)
      2. 힙합 송대관!!! 더 이상 그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제가 한참 힙합을 들어온 시절의 뮤지션들이 하나 둘 죽어 나가는 요즘의 시대가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는 랩퍼보다는 후커를 좋아하기에 네잇의 죽음은 더더욱 서글픕니다. 다시는 그의 심심하면서도 귀에 착착 감기는 그 특유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1. unknownn (2011-03-25 13:11:12, 210.99.50.***)
      2. ▶◀ 더욱 서운한 것은 그의 자리를 채워줄 포스트 네잇독이 없다는 사실이네요.
      1. 우동수 (2011-03-25 11:18:09, 211.45.56.*)
      2. 저는 NATE DOGG하면 떠오르는 인터뷰가 몇가지 있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흐릿하지만....

        같이 살던 여자친구와 자신이 아끼던 사촌동생이 바람피는 걸 직접 목격한 후 그 충격으로 입대했었다는 인터뷰와
        리무진 사업을 시작했는데 자기 리무진을 타는 사람들에게 그 순간만큼은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주겠다는 인터뷰,
        3번째 앨범을 준비할 때 ELECKTRA RECORD의 간판 스타였던 BUSTA RHYMES가 레이블을 떠났기 때문에 이제 자기가 레이블의 탑스타가 될 차례라고 자신하던 인터뷰.

        다른 뮤지션들보다 더 친근하게 여기고 더 잘되길 바랬던 뮤지션이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내니...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났다는게....

        R.I.P NATE DOGG
      1. nasty (2011-03-24 20:56:42, 112.145.238.***)
      2. 진짜 네잇독은 '네잇독'이라는 하나의 장르라고 봐도 무방했죠...
        힙합씬에 다신 없을 독보적인 싱어... R.I.P Nate Dogg
      1. 남성훈 (2011-03-24 20:46:13, 14.59.3.**)
      2. nobody does it better 제 팔목 겁니다
      1. 최규승 (2011-03-24 20:40:17, 118.32.89.**)
      2. ㅜㅜ R.I.P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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