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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큰소리 Funk! Funk!④ - Latin Funk의 탄생
    rhythmer | 2011-03-30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역사성, 민족성, 지역성, 더 나아가 헤게모니까지. 문화를 형성하는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 무엇이 문화를 형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지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이 변수 모두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은 이 많은 변수 중에서 특히, 지역성에 집착한다. 재즈와 힙합을 이스트 코스트와 웨스트 코스트로 구분하고, 그 특성을 반영하여 잘 정리해놓은 것처럼 말이다. 훵크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재즈와 힙합보다 지역성이 더 강할지도 모르겠다. 훵크의 탄생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웨스트 코스트다.

    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해변에는 선탠을 즐기는 비키니 차림의 여인들과 서핑보드를 옆에 낀 청춘들이 웃고 있다. 바로 LA나 샌프란시스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수많은 영화와 음악이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움을 전해왔기에 알고 있을 것이다. 음악만 들어도 단박에 웨스트 코스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캘리포니아의 날씨와 지형에서 웨스트 코스트 재즈가 탄생했듯이, 훵크 역시 환경적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웨스트 코스트 음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의 음악이 지루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지역 특유의 흥이 있다. 강렬한 퍼커션과 원초적인 리듬, 그것은 바로 라틴리듬이다. 오랫동안 스페인의 통치로 인해 스페인과 인디오, 그리고 아프리카의 리듬이 결합되어 탄생한 라틴리듬은 한이 실려있으면서도 그 어떤 리듬보다 더한 흥을 자아낸다. 맥시코를 포함한 남미 여러 국가의 사람들은 미국, 특히 멕시코의 국경과 가까운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동시에 라틴리듬은 미국의 남서부지방에서 융합이 되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냈다(필자 주: 큰소리 funk! funk! 1부 참고). 하지만, 라틴리듬의 최고의 수혜자는 훵크일지도 모른다. 훵크는 처음부터 그것을 흡수하여 탄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라틴 훵크, 혹은 라틴 록이라고 불렀다.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


    라틴 훵크, 혹은 라틴 록의 시작은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였다. 라틴 리듬을 담은 강력한 퍼커션, 그리고 아프로-쿠반 재즈를 담은 그의 음악은 1969년 열린 우드스탁에서 대박을 터트린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데뷔앨범인 [SANTANA]는 2백만장이 팔려나갔고, “Soul Sacrifice”의 퍼포먼스가 담긴 우드스탁 다큐멘터리 필름의 사운드 트랙은 더블 플레티넘을 기록했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활약으로 라틴 훵크는 70년대 초,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다. 산타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그의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형제인 죠지 산타나(Jorge Santana) 역시 미국의 라틴 훵크의 역사에 한몫 한 인물이다. 비록 카를로스 산타나에 묻히긴 했지만, 죠지 산타나가 몸담았던 팀 말로(Malo) 최고의 수작으로 뽑히는 데뷔 앨범 [MALO]에서는 카를로스 산타나보다 더욱 강력한 라틴 리듬의 브라스를 들을 수 있다.

    추천 앨범: Carlos Santana - SANTANA(1969), MALO - MALO(1972) 



    타워 오브 파워(Tower Of Power)

    브라스의 강력함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타워 오브 파워(Tower Of Power)를 빼놓을 수 없다. 타워 오브 파워의 리더이자 테너 색소포니스트 에밀리오 카스텔로(Emilio Castillo)는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지만, 오클랜드로 거처를 옮기면서 서부 지역의 훵크를 자신의 라틴 리듬으로 소화했다. 브라질 갱스터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씨티 오브 갓, City of god]의 중간 클럽 씬에서 타워 오브 파워의 “So Very Hard To Go”가 나오는데, 이는 타워 오브 파워가 미국의 로컬그룹임에도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국가에서도 꽤 인기가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천앨범: Tower Of Power - TOWER OF POWER(1973)

    워(WAR)

    남부 캘리포니아 롱비치 컴튼 지역에 뿌리를 둔 워(war)는 애니멀스(Animals)의 리더인 에릭 버든(Eric Burdon)에 의해 발탁되어 만들어진 팀이다. 하모니카 연주자로 유명한 밴드의 리더 리 오스카(Lee Oscar)를 필두로 워는 훵크를 통해 라틴의 영향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그들은 남서부의 도시 문화에 대한 찬가들을 만들어냈다. 드라이브에 어울리는 “Low Rider”, 봄 방학 파티에서 각광받는 “Cinco De Mayo”, 풍부한 리듬이 강조된 “Leroy's Latin Lament”, 그리고 멕시코의 산적에서 자유를 위한 투사로 변모한 이야기를 각색한 “Cisco Kid”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추천앨범: War - The World Is A Ghetto(1972)



    엘 치카노(El Chicano)

    엘 치카노의 가장 큰 오명은 산타나의 아류라는 소리일 것이다. 아마도 그들의 이름과 음악스타일 때문에 생겨난 듯한 그들의 오명은 사실 잘못된 것이다. 물론, 산타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몽고 산타마리아(Mongo Satamaria)와 같은 아프로-쿠반 살사 뮤지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그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이것은 미국의 훵크 밴드가 아닌 남미의 로컬 밴드의 음악이 아닐까 하는 착각조차 들 정도다.

    추천앨범: El Chicano - El Chicano(1973)

    그 외 추천앨범

    맥시코계 미국인을 일컫는 치카노(Chicano)는 히스패닉, 혹은 라티노 인구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인구 증가와 그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현상에 대해 미국정부는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치카노 프라이드(chicano Pride)’라고 불리는 남서부 지역의 멕시코 계 미국인 문화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모르겠으나 문화적으로 그들의 영향은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다. 멕시코 민속음악과 텍사스의 블루스, 그리고 미국 소울의 찬란한 융합을 꼭 귀로 확인하길 바란다.

    추천앨범: Sapo - Sapo(1974), Black Sugar - Black Sugar(1971), Tierra - Tierra(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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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승인 (2011-03-30 22:35:37, 122.46.219.**)
      2. 좀 찾아듣기 힘들죠... 개인적인 바람으론 소울갱의 비트따운!!의 꼭지 하나 빌려서 큰소리뻥뻥에서 언급한 노래들을 쫘악 들려드리고 싶은데 말이죠 ㅋㅋ
      1. 남성훈 (2011-03-30 22:28:05, 58.143.27.***)
      2. 아 ㅎㄷㄷ 한데 찾아듣기 너무 힘든 ㅠㅠ
      1. unknownn (2011-03-30 21:02:44, 112.154.228.**)
      2. 추천 밴드 이름만 들어도 ㅎㄷㄷ한 라인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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